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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충돌이냐 좌초냐 결함이냐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21 [11:15]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쿵 소리가 나면서 배가 이상해졌다는 세월호 탑승 학생의 카톡문자     © 자주민보


필자가 사건 발생 3일째 잠수함 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초기 구조 시간은 지났고 이제 에어 포켓에 살아 있을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고 원인 파악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잠수함 충돌이라면 구멍이 아래나 옆에 뚫렸을 것이기 때문에 당시 배 앞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공기주머니 주변에 대한 수색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고 잠수함 충돌이 아니라 급회전에 따른 전복이라면 세월호 전반적 영역에 칸칸에 다 공기주머니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동시에 입체적인 구조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본인은 선박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상식적인 선에서 이 정도로 생각하고 구조를 더 잘하기 위해 사고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에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세월호는 전혀 암초가 없는 허가된 안전한 항로를 운항했다고 했기에 충돌이 있었다면 그것이 고래가 아니라면 잠수함밖에 더 있겠는가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그런데 신상철 대표가 사건 직후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항로를 정밀 분석한 결과 다도해 군도 사이 지름길로 세월호가 들어갔다고 했다. 그렇다면 배의 바닥이 바다 바닥이나 암초에 얼마든지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게 된다. 좌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그런 위험한 항로로 배가 들어갈 수 있게 허락한 정부도 엄중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지금도 세월호는 허가된 안전한 항로로 운항했으며 배의 정비불량과 미숙한 운전으로 침몰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합동수사본부의 발표도 일관되게 이런 방향으로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어떤 충돌도 없었으며 배를 급선회할 만한 위험한 정황이 조성된 것도 아님이 선장과 항해사 등 선원들 조사에서 밝혀졌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침몰 직전 학생들이 카톡으로 보낸 자료를 보면 배의 앞쪽에서 쿵하는 충격을 받고 배가 위험에 빠졌다는 주장을 한 두 명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앞쪽이라면 짐이 실려있는 공간도 아니기에 컨데이너가 떨어진 소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16일 모든 방송사에서는 이런 증언을 토대로 좌초에 의한 침몰로 보도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배의 앞 쪽 선실에 있다가 구조된 한 승객은 배의 앞쪽에서 뭔가에 긁히는 큰 소리를 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그곳은 암초가 없는 안전한 항로라고만 하니 그러면 충돌할 구조물이란 잠수함밖에 없지 않냐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었다.

신상철 대표 말대로 늦게 출발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세월호를 조수가 빠르고 주변에 섬이 산재해 있는 낮은 바다 지름길로 운항했다면 바다 바닥과의 충돌이나 암초와의 좌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판단된다.

 
▲ 단원고 상황판에 연락두절이라는 최초 상황발생 시간이 정부발표보다 훨씬 빠른 8시 10분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성남시장 트위터     © 자주민보


특히 지금 단원고 상황판에 세월호와 연락두절이라는 최초 상황발생 보고가 정부가 발표한 8시 50분보다 훨씬 빠른 8시 10분으로 적혀있어 그전에 뭔가 사건이 발생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배를 건져서 정밀 조사를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든 배의 옆이나 아래에 구멍이 뚫려 있지 않는 침몰이라면 지금 선실 앞부분만이 아니라 배의 후미에도 잠수부를 보내 혹시 그곳에 형성되어 있을 공기주머니에 생존자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정부에서 사고원인을 알고도 선박 안전운항지도과실 등 잘못을 숨기기 위해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를 꺼려했다면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왜 사건 초기 달랑 해경 헬기 두 대만으로 구조활동을 펴면서도 산림청과 119구조헬기 10여대는 물론 미군의 구조 지원마저 거부하며 현장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만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이런 이해못할 행동도 자신들의 과실을 숨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 떠나서 정부에서는 항적기록과 선장과 선원들 대부분이 생존해 있는 조건에서 사고 원인이 급선회에 따른 복원력 상실이라고 발표하면서 그 급선회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조타기가 멋대로 핑핑 돌아버렸다는 조타수의 말을 믿고 잠자코 있으라는 것이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해당 관계자들은 솔직하게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고 그에 맞는 구조활동을 펴야 할 것이다.
초보적인 양심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제는 사건의 진실을 빨리 공개해야 할 것이다.

공기주머니가 형성된 선실 어딘가에서 추위와 공포로 떨고 있을지도 모를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것이 비단 나만의 심정일까. 

전 국민은 지금 그 아이들만 생각하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고문도 이런 고문은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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