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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살인마"... 실종자 가족들, 청와대로 행진

 
특별취재팀  
진도 : 취재 - 이주빈 강성관 선대식 소중한, 사진 - 권우성 유성호 기자  
안산 : 김시연 최지용 기자
총괄 : 최경준 기자  
편집 : 홍현진 장지혜 기자

[2신 보강 : 20일 오전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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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진 가로막는 경찰 '세월호 침몰사건' 5일째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더딘 구조작업에 항의하며 진도대교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행진을 벌이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이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청와대 행진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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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실종자 가족 "경찰 왜 가로 막냐" '세월호 침몰사고' 5일째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에서 경찰이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의 행진을 저지하자, 한 실종자 가족이 "길을 열어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이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청와대 행진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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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대교가 놓인 지 30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에게 진도는 여전히 고립된 섬이었다. 

20일 오전 1시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 100여 명이 더딘 수색작업에 항의하며 도보 행진에 나섰지만 진도에서 육지로 넘어가는 진도대교를 2km 앞두고 경찰에 막혔다. 이들은 도보 행진을 하며 "마지막 믿을 건 대통령"이라며 "청와대로 가자"고 외쳤다. 

경찰은 오전 7시께 4개 중대 35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왕복 4차선 도로를 막았다. 약 6시간을 걸어 온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가 죄인이냐" "내 자식 구해달라고 내 발로 가겠다는 게 왜 막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경찰 측은 "교통사고 문제 등 (실종자 가족들에게) 진도대교가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과 경찰은 오전 7시께부터 약 1시간 동안 거세게 충돌했다. 100여 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 병력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경찰이 배치되지 않은 곳으로 돌아 들어가려 시도했지만 경찰에 번번히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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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실종자 가족 채증하는 경찰 '세월호 침몰사건' 5일째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더딘 구조작업에 항의하며 진도대교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행진을 벌이자, 경찰이 이를 막고 채증을 하고 있다. 이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가 범죄자이냐"며 "청와대에서 시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청와대 행진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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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꿇고 청와대 행진 요구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세월호 침몰사건' 5일째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에서 경찰이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의 행진을 저지하자, 한 실종자 가족이 무릎을 꿇고 "길을 열어 달라"며 애원하고 있다. 이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청와대 행진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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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실종자 가족은 경찰 병력을 뚫어 경찰과 거친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후 잠시 소강상태에 있다가 오전 10시께 실종자 가족은 또다시 경찰에 거칠게 항의했다. 

단원고 학생의 학부모인 이금희씨는 "내 딸 얼굴 못 알아보기 전에 어서 바다에서 건져달라"며 "이렇게 (막으러 나온 경찰만큼) 많은 숫자를 바다에 풀었으면 이미 우리 딸을 살렸을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단원고 학생의 이모인 길옥보씨도 "왜 수색이 더딘지 답을 줄 수 있는 사람(대통령)을 만나러 가겠다는데 왜 길을 막냐"며 "정부는 수색할 땐 굼뜨더니 이런 곳엔 빨리도 나온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실종자 가족이 "내 딸", "내 아들"을 찾으며 울부짖자 일부 경찰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경찰에 도보 행진이 막히자 실종자 가족들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현장에 나온 경찰은 오전 10시 현재 "총리실 관계자와 취했지만 이곳에 직접 오긴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단원고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학교 다녔던 안산까지 걸어가겠다는데 왜 길을 막나, 막으려면 청와대 앞이나 막아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 땅을 걷겠다는데 왜 막나, 우리가 폭도냐"고 항의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로부터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정홍원 총리와 면담을 약속받고 오전 10시 20분경 차량을 이용해 체육관으로 돌아갔다. 

[1신 : 20일 오전 7시 7분]
청와대행 가로막는 경찰과 몸싸움... 정홍원 총리 차량 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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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실종자 가족, 청와대로 행진 '세월호 침몰사건' 닷새째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더딘 구조작업에 항의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100여 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는 살인마", "아들, 딸 살려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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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에 갇힌 정홍원 총리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 일부가 "청와대로 가자"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아가지 못한 채 3시간 가까이 차안에 머무르며 항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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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에 가겠다면서 도보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진도대교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13km가량 걸으면서 "정부는 살인마", "아들딸 살려내라"고 외쳤다.

앞서 경찰이 청와대로 가겠다는 실종자 가족들을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정홍원 국무총리가 탄 차량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3시간가량 둘러쌌다. 가족들은 정 총리에게 "바다 속에 있는 우리 아이 시신이라도 꺼내 달라, 추운 곳에서 울고 있다", "대화를 하자면서 왜 문 닫고 나오지 않느냐"고 외쳤다.

침몰 5일째 생존자 없어... 실종자 가족 '분노 폭발'

실종자 가족들의 말을 종합하면, 19일 오후 11시 30분께 가족들 사이에서는 "청와대로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실종자 가족 송아무개(46)씨는 "세월호가 침몰한 지 5일을 맞는 상황에서 구조는 더디고 단 한 명의 생존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자세하게 설명해주지도 않았다"며 "지금까지 쌓였던 분노가 폭발해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듣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수백여 명은 20일 0시를 전후해 진도실내체육관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막아섰다. 이인선 경찰청 차장은 "대통령을 만나는 데도 절차가 있다"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법을 준수해야 하는 경찰의 입장도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과 경찰의 대치가 이어지자, 오전 2시께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총리를 데려오라"고 요구했고, 곧 정홍원 국무총리가 가족들 앞에 섰다.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를 어떻게 구출하겠느냐"고 물었고, 정홍원 총리는 "기술적인 문제는 모른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가족들은 정 총리에게 "세월호가 침몰된 지 5일 됐는데 아직도 방법을 모르느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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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로 향하는 실종자 가족 "정부는 살인마" '세월호 침몰사건' 5일째인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의 더딘 구조작업에 항의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100여 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는 살인마", "아들, 딸 살려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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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에 둘러싸인 정홍원 총리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 일부가 "청와대로 가자"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아가지 못한 채 3시간 가까이 차안에 머무르며 항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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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리 구출 나선 경찰들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 일부가 "청와대로 가겠다"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 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아가지 못한 채 몇시간째 차안에 갇혀 있자 경찰들이 투입되고 있다. 가족들의 항의로 경찰은 곧 철수하고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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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시 30분께 정 총리가 가족들과의 면담을 끝내고 차량에 탑승하자, 가족들은 차량을 막아섰다. 이들은 차량을 둘러싸고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고 외쳤다. 정 총리는 차 안에서 미동 없이 자리를 지켰다. 대치는 3시가량 이어졌고, 가족들은 오전 6시께 차량에서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실종자 가족 100여 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도로를 따라 진도대교 방향으로 걸었다.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이들은 담요와 우비를 쓰고 행진을 이어갔다. 일부 가족은 건강상의 문제로 구급차에 호송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13km를 걸어 진도대교를 2km 앞둔 곳에 다다르자, 경찰은 "위험하다"며 행진을 막아섰다.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다.

실종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인 김아무개(42)씨는 "아무리 튼튼한 아이라도, 어떻게 5일 동안 배안에서 생존할 수 있겠느냐"면서 "1분 1초가 급한데, 정부는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정부와의 소통 채널이 없다, 가족들은 정부가 어떻게 구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게 정부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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