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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미룰 수없는 절박한 과제”

 

김정은 원수 798자에 새긴 조국통일 방향?
 
“더는 미룰 수없는 절박한 과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1/02 [11:59] 최종편집: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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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일 세계의 눈과 귀가 평양으로 쏠렸다.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 중단 되었던 북 최고 지도자의 육성 신년사를 듣고 보기 위해서다.

북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육성을 통해 발표한 새해 신년사는 1994년 1월 1일 김일성 주석의 마지막 연설이었다.

한해를 결산하고 한 해 동안 나라의 정책과 시책, 경제문제들의 과제를 제시하는 신년사는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에는 로동신문과 조선인민군보, 청년전위 등의 3개 신문이 발표하는 ‘공동사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김정은 원수 출범 이후 첫 육성 ‘2013년 신년사’가 발표 되어 내외의 커다란 관심을 모은 것이다.

국내의 방송과 신문은 김정은 원수의 신년사가 발표되기가 무섭게 “김정은 제1비서 육성 신년사 발표” “김정은 원수 남북대결 해소해야” “김정은 제1위원장 공동선언 이행해야” 등의 제목으로 자막방송이나 언터넷을 통해 신속히 보도했다.

국내외 언론들의 주요 관심사는 남북관계와 대미관계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정세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는 북의 대남, 대미 정책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육성으로 발표한 '798자로 구성 된' 김정은 원수(조선)의 대남 통일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의미를 담고 있을까 분석 해보기로 한다.

김정은 원수의 신년사 중 조국통일 부분은 “조국통일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민족최대의 절박한 과제이며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필생의 염원이고 유훈”이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이는 2012년 공동사설에서 밝힌 “조국통일의 확고한 토대가 마련되어 있고 애국열의에 불타는 7천만 겨레가 있기에 민족의 세기적 숙망은 머지않아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발언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즉 올해의 신년사에서는 조국통일을 “더는 미룰 수없는 민족 최대의 절박한 과제”라고 언급해 2012년 “민족의 세기적 숙망은 머지않아 실현 될 것”이라는 공동사설과는 시기와 중요성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김정은 원수는 두 번째 단락에서 “민족의 어버이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이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서는 민족분열의 고통을 누구보다 가슴아파하시며 우리 겨레에게 통일된 조국을 안겨주기 위해 한평생 온갖 노고와 심혈을 다 바치시어 나라의 자주적통일과 평화번영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주시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대 지도자들의 유훈을 관철 할 것을 강조하는 것인데 작년과 달리 ‘노고와 심혈을 다 바쳤다.’는 문안이 첨가되어 유훈관철의 의지를 높인 것으로 풀이 된다.

김정은 원수의 “우리는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조국통일 성업에 쌓아올리신 불멸의 업적을 견결히 옹호고수하고 빛내어 나가며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민족최대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반드시 실현하여야 합니다.”라는 세 번째 단락 역시 선대 지도자들의 숭고한 역사적 위업을 실현 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다.

네 번째 단락은 “올해에 온 민족이 단합하여 거족적인 통일애국투쟁으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아야 합니다.”라는 내용으로 2012년 공동사설 조국통일부분의 결론에 해당하는 “조국통일운동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올해에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놓아야 할 것”라는 부분에 비해 ‘돌파구’가 ‘전환적 국면’으로 발전해나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섯 번 째 단락을 살펴보면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라는 부분은 한국 언론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룬 내용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남쪽 언론들은 바로 이어 지는 “지나온 북남관계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동족대결로 초래 될 것은 전쟁뿐입니다.

남조선의 반통일 세력은 동족대결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라는 여섯 번째 단락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다. 이는 박근혜 차기 정부와 남녘 동포에게 보내는 조선의 화해와 단합을 통한 통일 메시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왜 공중파를 포함한 종편은 물론 거의 모든 언론에서 여섯 번째 단락을 게재하지 않았을까? 이는 국민들에게 북은 호전적 도발 세력이며 남은 대화와 협력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있다는 그간의 보도를 감춤과 동시에 북의 정확한 의도를 보여 주기 싫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은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 이후 지속 된 대북적대정책으로 일관한 한국 정부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신년사를 통해 화해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을 제시한 것은 박근혜 차기정부에게 이명박 정부의 대결정책을 고수할 것인지 대화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로 나설지를 선택 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본다.

또한 남녘 동포들에게는 동족대결정책은 전쟁이라는 불행을 가져 오지만 화해와 협력은 평화와 통일을 담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발언이라 하겠다.

일곱 번 째 단락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전제입니다.”라며, 여덟 번째 단락에서는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새 세기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이며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려나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이어갔다.

이는 한국의 박근혜 당선자가 남북교류와 대화협력의 전제 조건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사과, ‘핵 포기’로 내건 것과 차이가 있어 남북관계가 쉽게 풀릴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다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의 경우 국내외적으로 많은 논란이 제기 되고 있는 만큼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와 10.4 정신을 기본 전제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이 지점이 박근혜 차기정부가 전환적 자세로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건적 문제로 되는 것이다.

만일 박근혜 차기 정부가 이명박 정부처럼 반북 대결정책을 변함없이 고수한다면 전쟁이라는 참담한 결과도 배제 할 수 없다는 것이 여섯 번째 단락으로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아홉 번째 단락은 “조국통일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전체 조선민족이며 온 민족이 힘을 합치면 이 세상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라며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은 민족우선, 민족중시, 민족단합의 입장에 서서 전민족적위업인 조국통일의 대의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고 지향시켜나가야 합니다.

전체 조선민족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 침략과 전쟁책동을 단호히 반대배격하며 조국통일을 방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우리민족끼리 정신인 자주적 통일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이 단락은 2012년 공동사설에서 직접적으로 ‘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것과는 다르게 ‘지배와 간섭’ ‘침략과 전쟁 책동’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은 이 번 신년사가 미국에 관한 대미정책에 관한 내용이 빠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북이 ‘외세’로 지목하는 국가가 어떤 국가이겠는가? 결국 북은 신년사를 통해 한국에 배치된 미군과 전쟁 무력, 한미일 군사행동은 물론 미국의 국회와 유엔에서 거론하는 북핵, 인공위성 발사, 북 인권, 미정보기관의 활동 등 일체의 대북적대 행위를 배격하고, 통일에 난관을 조성하는 어떤 행동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대미 압박의 정도가 더 심화 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김정은 원수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조국통일의 앞길에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가로놓인다 하여도 온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삼천리강토위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강성국가를 기어이 일떠세우고야말 것입니다.”라고 결론지었다.

열 번째 단락에서 밝힌 김정은 원수(조선)의 조국통일에 대한 2013년 결론은 “삼천리 강토위에 통일되고 번영하는 강성국가 건설이다. 조선의 조국통일에 관한 2013년도 의지는 이렇게 밝혀졌다.

중요한 것은 차기 한국정부는 김정은 원수가 798자의 글자속에 세긴 조선의 통일정책 대남정책 의도를 확실하게 파악하여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며 이보다 더 중요 한 것은 남과북, 해외동포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조국통일의 성스러운 과제를 이루겠다는 마음과 자세, 실천이 필요하다고 본다.

부디 2013년도 한반도에 분열과 전쟁의 고통과 긴장이 사라지고. 평화와 통일의 민족적 대업이 성취되는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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