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평양-DMZ-서울 여성평화 걷기, 종북 매도말라”

 

위민크로스DMZ 북한 공작원 지령 따른 행사 주장에 “사실무근, 소송으로 사실관계 가릴 것” 주장

차현아 기자 chacha@mediatoday.co.kr  2016년 05월 21일 토요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걸어서 비무장지대(DMZ)를 건너는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CrossDMZ) 행사에 대해 일각에서 북한공작원의 지령에 따른  '종북 행사'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위민크로스DMZ 측은 이에 성명을 내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올해 위민크로스DMZ 행사 진행을 맡은 2016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최근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몇몇 보수단체들이 사실과 다른 발언으로 이번 행사의 순수성을 왜곡하는 상황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위민크로스DMZ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 등과 국내외 여성활동가들이 평양을 출발해 비무장지대를 통과한 뒤 서울을 거쳐 걸어내려오면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로 진행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다. 조직위원회는 이 행사가 한국 정부의 공식 승인 하에 많은 시민의 후원과 참여로 이뤄진 행사라고 말한다.  

지난해에 이어 열린 이번 행사에 대해 보수 단체 등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연관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위민크로스DMZ가 북한의 정치적 기획에 의해 진행된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미국 내 북한 전문가라고 알려진 로렌스 펙(Lawrence Peck)이라는 인물의 증언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위민크로스DMZ 행사의 기획자인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은 주 유엔 북한대표부의 박철이라는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북한을 오가며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안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운동가다.

로렌스 펙의 주장에 따르면 크리스틴 안과 박철이라는 인물은 이번 행사가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북한의 목표를 진전시키는데 이용돼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 보수 성향의 한 단체 기자회견을 보도한 언론 보도들.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측은 일부 언론이 사실관계 검증 없이 로렌스 펙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러한 주장을 편 로렌스 펙은 미국 내 종북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인터넷 매체인 블루투데이의 로렌스 펙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그는 미국 UCLA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친북 성향 강의가 열리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에서 대형 로펌과 여러 대기업에서 근무했으며, 한국에서 친북좌파세력과 종북 세력 등에 대해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의 친북좌파에 대한 연구로도 유명세를 타며 동아일보, 월간조선, 블루투데이 등 국내 일부 언론에서 '종북좌파'의 실태 등의 내용으로 인터뷰를 한 바 있다.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측은 한국 정부에 이번 행사 관련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내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와 행사 관련 논의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것이 공작원의 지령에 의해 기획하는 과정이라는 주장은 억지라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3일에 열린 기자회견에 이어 18일에도 재차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일부 보수 단체들은 이번 행사가 북한의 대남공작이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측은 해당 내용을 다룬 일부 언론들이 '종북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로렌스 펙 박사와 보수 성향 시민단체의 주장만을 받아 사실 검증 없이 기사화했다고 비판했다.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측은 “지난 3일 기자회견 내용은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의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로렌스펙의 잘못된 정보에 맹목적으로 동조해 급조한 것”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갈등을 야기시키는 이러한 구태는 없어져야 한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지라도 상호존중과 배려가 함께하는 성숙한 시민운동이 뿌리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평화걷기 조직위원회 측은 “국제 위민크로스DMZ 측은 사실관계를 따지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여부는 곧 미국 재판정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