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퇴진’ 8차 촛불집회
청와대·총리공관 ·헌재 행진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304명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고, 대통령의 7시간의 진실을 밝히라는 의미에서 7이란 숫자가 써진 구명복을 입었다.사진 이정아 기자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304명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고, 대통령의 7시간의 진실을 밝히라는 의미에서 7이란 숫자가 써진 구명복을 입었다.사진 이정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8차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보수단체들은 탄핵 반대 맞불 집회를 열어, 경찰이 양쪽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애썼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 집회를 열었다. 추운 날씨를 고려해 이날 집회는 사전행진 없이 초대가수 공연으로 사전행사를 연 뒤 본 행사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전날 박 대통령 쪽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탄핵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을 규탄하며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헌재의 신속한 심리도 촉구했다. 퇴진행동은 “국민의 명령은 ‘박근혜 즉각 퇴진'뿐”이라며 “지금 대통령 행세를 하며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강행하는 황교안 총리는 즉각 사퇴하고, 헌재는 한치 머뭇거림 없이 박 대통령을 신속히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쪽은 오후 8시 기준으로 광화문 일대에 연인원(누적인원) 65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오후 7시께 한시점 최다 운집인원을 6만명 가량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본 행사가 끝난 오후 6시30분께부터 청와대와 총리공관, 헌재 방면으로 4개 경로를 이용한 행진과 집회가 이어졌다. 행진을 마친 대열은 저녁 8시께 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여 정리 집회를 가졌다.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도 맞불집회를 열었다. 박정희대통령육영수여사숭모회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앞 삼일대로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은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동으로 억지 탄핵을 당했다”며 “좌파세력은 헌재 협박을 당장 멈추고, 헌재는 탄핵심판 기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심판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주최 쪽은 집회에 1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후 3시 기준 최다 인원을 약 3만3000명 정도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부대봉사단 등 다른 보수단체들도 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로소공원에서 같은 성격의 집회를 열어 탄핵안을 의결한 국회를 규탄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 자리에 참석해 “지난주 국회가 의결한 탄핵은 잘못된 것이고 헌재가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며 “좌파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박 대통령을 버렸다고 선동했지만 아직도 대통령을 버리지 않은 시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재판관들이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당선된 것을 언급하며 “우리 원내대표 선거가 그나마 무사히 잘 끝났다”며 “어제 선거결과가 바뀌었다면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까지 이룬 보수정당 명맥이 완전히 끊길 뻔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헌재에 탄핵심판을 기각하라고 촉구한 뒤 서울역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병력 228개 중대(1만8200여명)를 배치해 촛불집회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간 충돌 방지와 안전관리에 전력했다. 행진 과정에서 양쪽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박수지 고한솔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