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월X>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이후 줄곧 온라인 포털 실시간 이슈 상위권을 차지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당초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유튜브 공개를 예고했지만 거대 용량으로 인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 영상 공개가 늦어졌다.
‘자로’는 전날 JT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이규현의 스포트라이트>에 이어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외력에 의한 침몰, 즉 잠수함 충돌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도 VTS 레이더 영상에 나타났던 주황색 괴물체가 있다”며 당시 VTS 관제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주황색 물체를 컨테이너로 봤지만 컨테이너라고 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자로는 진도 VTS 관제 영상에 나타난 주황색 물체가 과연 컨테이너인지 아닌지, 이 궁금증으로부터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실마리에 접근해왔다고 설명했다.
자로는 “당시 세월호가 우회전 하면서 급회전을 하게 됐는데 물리학적으로 봤을 때 우회전을 시작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곧바로 컨테이너가 떨어지지 않으면 괴물체가 나타난 그 지점에 컨테이너가 있을 수가 없다”면서 “그런데 문제는 컨테이너가 떨어진 그 시점에는 세월호가 충분히 기울어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가 기울어지기 전 세월호 좌현 선수 쪽에서 충격음을 들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에도 주목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자로는 정부 측이 잠수함 충돌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해군은 세월호 참사 다음해에 세계 최초 200만 미터 무사고 세계 신기록을 세운다”며 “한국 해군이 세운 신기록은 23년 동안 무사고 행진을 이어간, 해군 잠수함 역사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적인 추론일 뿐”이라는 전제하에 “작년에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세계 다섯 번째로 잠수함을 수출한 국가가 됐다”며 “이는 몇 조 단위의 경제적 효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로는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군3함대 레이더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괴물체가 컨테이너냐, 아니냐 이거면 답이 끝난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면서 “그게 바로 레이더 영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외력임을 증명하려면 결국 군을 수사하고 청와대를 수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특조위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 특조위가 지금 아무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조위 부활에 명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세월X> 제작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제작한 <세월X>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뉴스타파> 김성수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JTBC가 미리 뉴스를 통해 보도했듯이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자로의 주장은 이른바 ‘외력설’로 귀결된다”며 “이 주장에 이르기까지의 논리 전개 과정은 나름대로 치밀하고 꼼꼼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로의 주장에 대한 재반론은 생각보다 간단한 지점에서 가능하다”며 “일단 그는 외력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찾아낸 것이 아니라, 외력이 아닐 가능성을 모두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 외력설에 다다른다. 즉 ‘직접증명’이 아니라 ‘반증’을 통해 자기주장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물론 반증을 위해 동원한 과학적 지식들과 수식들은 이를 데 없이 정확한 것들”이라면서 “문제는 그 수식에 대입된 ‘raw data’들이다. 내가 보기엔 그가 수식에 대입한 수많은 데이터들은 아직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하다’고 확정되지 않은 것들이 다수다. 아무리 계산을 철저하게 했다 해도 애초에 대입된 값들이 실제와 다르다면 결론은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다. 자로 영상 공개 이후 예상되는 공방들은 이 지점에 초점을 두고 이뤄져야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영상에서 자로가 분명히 기여하게 될 부분이 있다. 기존에 제기되었던 심각한 수준의 음모론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 그리고 처절한 분쇄”라면서 “사실 이는 기존 언론들이 했어야 할 일이다. 그걸 실행하지 못한 책임에선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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