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름만 무거운 '어버이연합', 불쌍하다고? 천만에

 

냉소보다는 '냉정한 국민의식'으로 어버이연합 사태 책임 규명해야

16.05.06 10:51l최종 업데이트 16.05.06 10:51l

 

기사 관련 사진
▲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하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주간지 <시사저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의 지시로 보수단체 집회를 개최했다고 보도한 <시사저널>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어버이연합을 둘러싼 수억 원대의 거래 및 관제데모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인들 무료 급식이나 여비 지급 등에 대해 적극적 해명을 내놓던 당사자들은 아예 입을 닫고 책임자의 위치에 있는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아예 잠적 상태다. 수억 원의 돈을 지원했다는 전경련과 청와대도 발뺌하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들의 반응도 차갑다. 주변만 보더라도 "그럴 줄 알았다.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 않냐?" "'정권, 검찰, 언론 다 똑같은데..."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평소 정치 문제에 비판적이던 후배조차도 관련 뉴스를 보면서 "원래 그랬다"라는 말로 화제를 돌린다. 

'원래', '본디 그러한'으로 풀이되는 낱말, 묘하다. 원래 그랬을까? 원래 그랬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못 본척해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버이연합의 패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어버이연합은 2006년 활동을 시작하면서 정권의 대북관에 시비를 걸었다. 2007년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반대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다른 보수 단체와 비교해도 특이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냉전적인 대북관에 입각해 노무현 정권을 비난하고, 보수 대권 후보였던 이회창을 지지하는 것도 사회적 비판 기능 수행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용인되는 수준은 여기까지였다. 삼성 떡값 검사 논란에서 특검팀 수사를 방해하고 김용철 변호사 신변을 위협했다.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낸 미국산 수입 소고기 반대 투쟁을 국가를 망치는 괴담으로 규정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여당 대표 화형식을 감행하고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천막농성장을 습격하기도 했다.

사자가 된 전직 대통령을 관에서 불러내는 퍼포먼스, 부관참시라 불리는 만행을 하는 곳에도 어버이연합이 있었다. 또 단식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으며 조롱을 일삼는 자리에도 그들이 있었다. 부끄러움이 없는 만행에 시민들은 두려워했고 언론은 눈감았으며 공권력은 무력했다. 이처럼 어버이연합의 걷잡을 수 없는 패행은 '원래 그랬던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괴물의 자양분을 공급해 오면서 키운 것이다.
 
기사 관련 사진
▲  세월호참사 유가족 일부가 '대리기사 폭행'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로 한 2014년 9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앞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폭행사건에 관련된 유가족과 술자리에 함께한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드러난 일면은 추악하다. 경제인단체 전경련에서 매번 수천만 원의 돈을 지원했고 노인들에게는 2만 원이 상시로 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은 직접 관제데모를 협의하거나 지시했다. 퇴직경찰관의 모임인 '경우회'도 이들에게 집회 자금을 제공했다.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법의 테두리를 넘었다. 

차명계좌를 이용한 송금 부분은 전경련과 어버이연합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전경련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업무상 배임·횡령죄를 위반했을 확률이 높다. 청와대 행정관의 관제데모 지시가 사실이라면 공무원 중립의 의무도 피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JTBC와 몇몇 언론을 제외하면 보수 언론들은 아예 사실 보도를 하는 것조차 인색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닉슨정권의 사임의 단초가 된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한 헌정 유린이다. 추선회 사무총장의 잠적, 전경련의 침묵,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느긋한 검찰의 대응은 이해하기 힘들다. 권력의 눈치 보기가 아니라면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구명로비가 큰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백억 원대 원정도박, 50억 원 수임료, 이를 둘러싼 전·현직 판검사의 이합투구와 형량 낮추기, 입점 로비 등, 사법 권력과 자본 권력이 유착이 낳은 최악의 사법비리다. 이는 어버이연합 사태와도 비슷하다. 정치권력(청와대·국정원)과 자본권력(전경련)이 직접 법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본질은 같지 않은가.

그런데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 어버이연합이라는 악마의 카르텔을 단죄 않고 정운호 구명로비만 법의 심판대에 올린다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어버이연합 사태. 국민의 힘으로 단죄해야 
 
기사 관련 사진
▲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어버이연합 배후 의혹을 규탄과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1960년, 이승만 정권 몰락의 시초가 된 4.18 고대생 습격사건을 주도한 건 대한반공청년단이었다. 이들은 자유당 정권의 비호 아래 친위대를 자처했던 정치깡패였다. 어버이연합의 탄생과 활동, 거기에서 드러난 정치·자본권력의 검은 거래는 우리 사회가 정치깡패 시대로 퇴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버이연합. 이름만 무거웠을 뿐 어버이의 품성도 노인의 지혜로움도 보여주지 못했다. 보수 언론 일부에서는 '2만 원 알바에 내몰린 불쌍한 노인들'이라며 동정 여론을 조성하고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엄연한 범죄행위다. 진상규명이 우선이고 드러난 정치·경제 권력과의 검은 거래는 냉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용서 또한 진실로 뉘우치는 자들에게만 해당할 일이다. 잠적한 책임자, 묵묵부답인 당사자들에게 베풀 관용이 아니다. 용서의 주체 또한 국민이지 그들을 은근슬쩍 두둔해오던 보수언론이 아니다.

원래 악하고 나쁜 사람은 없다. 그래도 되는 사람도 없다. '그 사람들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냉소적인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여소야대 정국이다. 정권이나 검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야당을 압박해서라도 정치·자본 권력을 이용해 친위대를 만든 정권과 전경련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 앞에선 만인이 공평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옥시 불매운동'이 불붙고 있다. 이 불매운동은 옥시에만 적용할 일도 아니다. 어버이연합에 더욱 관심을 갖고, 그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어버이연합을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7년 전 아이 응급실 실려간 그날 영국 옥시 본사로 항의 방문 떠나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경북 구미에서 소방관으로 재직 중인 김씨는 4일 오전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과 함께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 주주총회장에 항의 방문하고, 검찰에 고발하기 위한 2차 항의 방문길에 나섰다. 승준이가 처음 열이 올라 응급실에 실려간 2009년 5월4일로부터 꼭 7년이 지난 날이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놀러 가자고,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는 승준이와 행복하게 보냈어야 할 어린이날이 김씨에겐 레킷벤키저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슬픈 날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방문 때는 레킷벤키저 본사 관계자를 문전박대 끝에 만났지만 본사와 한국 지사는 별개라면서 책임이 없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행위에 대해 (본사가) 관리하고 감독했다는 게 검찰 수사에 나타나고 있다”며 “그 사실을 듣고 분노해서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ㆍ가습기 살균제에 아들 잃은 소방관 아빠의 ‘슬픈 어린이날’

“영국 옥시 본사로 항의 방문”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아들을 잃은 김덕종씨(왼쪽에서 두번째)와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맨 왼쪽)이 4일 오전 7박8일 일정으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영국 본사 항의 방문을 떠나면서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영국 옥시 본사로 항의 방문”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아들을 잃은 김덕종씨(왼쪽에서 두번째)와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맨 왼쪽)이 4일 오전 7박8일 일정으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영국 본사 항의 방문을 떠나면서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승준이는 다섯 살이던 2009년 5월4일 갑자기 열이 올라 응급실에 갔다. 다음날 폐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고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이틀 후인 7일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승준이가 세상을 떠난 지 5년 뒤인 2014년 환경부의 2차 피해조사에 승준이 조사를 신청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2011년 유해하다고 발표하기 전까지 계속 옥시 제품을 사용해 온 동생 둘이 아직까지 이상이 없다는 점만이 위안이라고 할 수도 없는 위안이다.

김씨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도 환경단체와 전문가, 피해자와 유족들로 이뤄진 레킷벤키저 영국 런던 본사 항의 방문단에 참가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무원 신분이 마음에 걸린다면서도 “우리 승준이를 위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와 정부의 무책임한 모습에 분개하는 마음이 들었다. 누구 하나는 나서야지 뒷짐 지고만 있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당시 옥시레킷벤키저 측은 김씨와 다른 피해자들, 최예용 소장 등으로 이뤄진 항의 방문단과의 대화에 나서긴 했지만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태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유감스럽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지만 소송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는 뻔한 대답만 반복할 뿐이었다. 최근 옥시레킷벤키저가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영국 본사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김씨와 최 소장은 5일 오전(현지시간)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의 주주총회장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및 시위를 벌이고, 현지 검찰에 이 업체를 고발할 예정이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민단체들의 도움도 받는다. 6일에는 역시 다국적기업으로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유통시킨 테스코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테스코 역시 영국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12일에는 가해기업 중 하나인 세퓨의 원료공급업체 덴마크 케톡스사에 대해 덴마크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朴, 42조 불완전 수주에 이란에 250억 달러 퍼주기?

 

변상욱 대기자 “돈 없어 한은에 돈 찍으라 압박 넣는 판에 이란에 250억불 푼다?”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박근혜 정부가 한-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당장 42조원의 경제효과를 얻을 것처럼 발표하고 언론들도 이를 그대로 받아 “잭팟 수주”라며 성과 부풀리기에 나섰지만, 양국의 경제효과 계산법에 상당한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현지 영자 신문사인 ‘테헤란 타임즈’는 2일자 (현지시각) 보도에서 한국과 이란 양국이 연간 60억 달러 무역규모를 향후 180억 달러 규모로 늘리는데 결의했고, 이란과 한국이 19건의 협정을 체결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 <☞ 테헤란 타임즈 해당기사 보러가기>

특히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이 이란에 250억 달러(약 29조)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는 한국이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 제시한 최대 금융패키지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즉, 한국은 42조원의 경제효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이란은 한국이 2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뉴스타파>는 3일 “난데없는 ‘잭팟’…낯뜨거운 대통령 외교 부풀리기”란 제목의 기사에서 “상식적으로 정상 외교에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잭팟’을 터트린다는 게 가능한 일은 아니다”면서 “청와대와 한국 언론의 표현처럼 한국이 42조 원의 대박을 내거나, 이란 언론의 표현처럼 이란이 250억 달러의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CBS 변상욱 대기자는 “정부가 MOU, 투자유치 약속 등 그럴 듯한 말로 국민을 현혹하는데 언론은 늘 받아만 쓴다”며 “이번에도 우리는 박대통령이 52조(or42조) 땡겼다고 홍보하지만 이란 언론은 박대통령이 이란에 250억 달러 풀기로 했다고 홍보한다. 돈이 없어 한국은행에 돈 찍으라고 압박 넣는 판에”라고 일갈했다.

<시사인> 고재열 문화팀장도 “이런 게 윈윈외교??? 이란 쪽에서는 한국이 250억 달러 투자한다고 구라치고, 한국쪽에서는 42조 투자 유치했다고 구라치고. 둘이 부루마블 게임하냐? 250억불 받고 42조 더???”라고 비꼬았다. 

   

 

   

 

   

 

   

 

   

 

 

[관련기사]

 
김미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명박근혜, 7년간 법인세 41조 깎아줬다!

이명박근혜, 7년간 법인세 41조 깎아줬다!
 
2016.05.05 08:12:16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법인세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해법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책 중의 하나는 '증세 없는 복지'일 것입니다. 추상적인 담론이 아닌 증세의 구체적인 해법이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법인세 부담률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다 높습니다. 2013년 OECD 평균 법인세 부담률이 국내총생산(GDP) 2.9%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013년에 3.4%이고, 2014년과 2015년에 3.2%입니다. 2014년 이후 차이가 줄었다고 하나, 여전히 OECD 평균보다 0.3%포인트 높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조 원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법인세 부담이 가중하니, 법인세 증세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통계에서 보고 싶은 면만 본 것입니다. 소득이 많으면 자연히 세금이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국민총소득은 크게 보면 기업과 가계로 나누어지는데, 우리나라는 기업 소득 비중이 OECD 평균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 법인세 연간 10조 원 덜 부담 

한국은행 국민 소득 통계를 보면, 2010년 이후로 국민총소득 중 기업 소득의 비중이 약 25% 내외입니다. 반면, 최근 3년간 OECD 국가의 기업 소득 비중은 대략 18∼19% 수준입니다. 국민총소득 중 기업 소득으로 분배되는 비율이 OECD 평균보다 6∼7%포인트 높게 나옵니다. 

기업 소득 비중이 다르다면, 국민 총소득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기업 소득과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7년에 법인세를 기업 소득으로 나눈 유효 세율이 17.2%였는데 2009년 14.4%로, 2013년 13.3%로 하락하였고, 2015년에는 12.9%까지 떨어졌습니다. 
 

▲ OECD 회원국 법인세 유효 세율은 지난 3년간 평균 15.6%로 한국보다 높다. ⓒ프레시안

  

▲ 표 1 : 한국의 기업소득과 법인세 비교(단위 : 조 원). 자료 : 기업 소득은 한국은행 자료, 법인세는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활용, 유효 세율 계산시 지방세 10% 포함하여 계산. ⓒ프레시안


같은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유효 세율도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OECD 통계상의 기업 소득 비중과 법인세 부담률을 활용하면 됩니다. 국내총생산(GDP)와 국민총생산(GNI)의 차이가 있지만, 비율에 영향을 줄 정도의 차이는 아닙니다. 기업 소득 대비 법인세로 계산한 OECD 국가들의 유효 세율은 3년 평균 15.6%로 최근 우리나라의 유효 세율보다 많이 높습니다. 
 

▲ 표 2 : OECD 국가의 기업 소득과 법인세 비교. (자료 : 우리나라의 가계·기업 소득 현황 및 국제 비교, <경제동향 & 이슈> 30호, 국회 예산정책처) ⓒ프레시안


우리나라가 OECD 평균 정도의 유효 세율을 가지고 있었다면, 법인세가 어느 정도일까요? 우리나라의 기업 소득 비중에 OECD 유효 세율을 곱해주면 됩니다. 그 비율은 최근 3년간 GDP 3.8∼3.9%로 산출됩니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보다 0.5∼0.7%포인트 높게 나옵니다.  

2014년의 GDP를 고려하면 0.7%는 10.4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2015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발표한 2015년 GDP와 법인세 집계액을 고려하면, 2015년에도 법인세를 적게 부담한 금액이 10.2조 원으로 계산됩니다. 3년을 합하여 28조 원이 넘습니다.
 

▲ 표 3 : 적게 부담한 법인세. ⓒ프레시안


게다가 이 추산 방식으로는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 나라가 누진세 제도를 운용하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할수록 유효 세율이 올라갑니다. 좀 더 정확하게 계산해 보면 더 큰 차이가 날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과중한 것이 아닙니다. 가계로 가야 할 소득을 기업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법인세가 늘어나 보이는 것뿐입니다.

시급한 이명박 정부 감세의 원상 회복  

실질적인 법인세 부담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 조치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해 준 감세 효과는 얼마였을까요? 국세 통계 연보를 활용하여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법인 세율 인하는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만 정리하면, 2009년에 2억 원 초과의 구간을 25%에서 22%로, 2012년에 2억∼200억 원 구간을 신설해서 22%에서 20%로 인하했습니다.  
 

▲ 표 4 : 법인 세율 변경 추이. (*) 2007년 이전에는 최저세율 구간이 1억 원 이하였음. (자료 : <조세의 이해와 쟁점(법인세편)>, 국회예산정책처) ⓒ프레시안


법인 세율 인하 자료에 근거하여 각 구간별 감세 비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세 표준이 2억∼200억 원에 해당할 경우, 2009년에 25% 세율을 적용 받아야 하는데 22%를 적용 받기 때문에 그 구간에서 12%(3%/25%)의 법인세가 줄었습니다. 과세 표준이 2억 이하인 기업이라면, 감세 비율이 더 높습니다.  

과세 표준이 2억∼200억 원에 해당하더라도 2012년 이후에는 25% 대신에 20%를 적용받기 때문에 20%(5%/25%)의 법인세가 감소합니다. 과세 표준이 20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2009년 이후로 25% 대신에 22%의 세율을 적용 받았으므로 역시 12%(3%/25%)의 법인세가 줄어듭니다.  
 

▲ 표 5 : 2007년 이전 대비 구간별 감세 비율. ⓒ프레시안


한편, 국세 통계 연보를 보면 과세 표준 구간별로 기업이 얼마의 세금을 부담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자료를 200억 원 이하 구간과 200억 원 초과 구간으로 구분하여 집계해 보면, 2014년의 경우 총 법인세 부담액이 35.4조 원인데 과세 표준이 200억 원 이하의 기업들이 11.5조 원의 세금을 부담했고, 과세 표준이 200억 원을 초과하는 기업들이 23.9조 원의 세금을 부담했습니다. 

감세 비율을 적용하기 위해서 과세 표준 200억 원 초과 기업들이 부담한 세금 중 높은 감세 비율을 적용받은 200억 원 이하 분을 따로 집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2년 이후 이 조건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숫자는 각각 926개, 918개, 998개 입니다. 2014년의 경우 4.0조 원(998개 × 200억 원 × 20%)이 과세 표준 200억 원 이하에서 발생한 세금입니다.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해 보면 과세표준 200억 원 초과 기업이 부담한 세금 중 상대적으로 높은 감세 비율을 적용받은 세금이 2012년부터 각각 3.7조 원, 3.7조 원, 4.0조 원입니다. 이 금액의 분류를 조정한 결과가 아래와 같습니다. 2008년의 경우, 2억 원 미만의 구간에서만 세율 인하가 있어 집계를 생략했습니다. 
 

▲ 표 6 : 연도별 과세 표준 구간별 부담 세액 재분류(단위 : 조 원). (자료 : 각 연도별 <국세 통계 연보>) ⓒ프레시안


이제 표5의 감세 비율과 표6의 과세 표준 구간별 부담 세액을 활용하면 감세액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과세 표준 200억 원 이하 중 2억 원 이하 구간에서 감세 비율이 더 높지만 금액이 크지 않아 별도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즉, 200억 원 이하 구간은 2011년 이전 12%, 2012년 이후 20%의 감세 비율을 적용했습니다. 과세 표준 200억 원 초과 구간은 2009년 이후로 동일하게 12%의 감세 비율을 사용했습니다. 한편, 2015년의 경우 아직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최소한 2014년의 감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 표 7 : 이명박 정부의 감세 효과 추정(단위 : 조 원). ⓒ프레시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감세액을 더해 보면 총 41.2조 원입니다. 2012년에 7조 원을 넘었고 그 이후로 6.6조 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빠져 있는 금액이 있습니다. 법인세 징수는 주로 자진 신고로 이루어지지만 세무조사로도 이루어집니다. 2014년 세무조사에서 부과된 법인세는 6.4조 원입니다. 세무조사 대상 기간을 확인할 수 없어 감세 비율을 적용하지 않았지만 2009년 이후가 조사 대상이어서 세율 인하 효과를 봤다면 여기에도 감세 효과가 있습니다. 

복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 기업들이 최소한 자기 몫은 해야 합니다. 법인 세율을 당장 원상 회복하여 6조∼7조 원의 세수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OECD 평균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사내 유보금 과세로 청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에게 희망을

앞에서 살펴본 대로 이명박 정부는 7년간 최소 40조 원 이상의 법인세를 감소시켜 주었습니다. 여러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업에게 세금을 깎아준 이유는 감세를 통해 경제가 활성화 되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법인세를 줄여주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가계 소득이 증가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명시적인 것은 아니지만 국민과 기업 간의 약속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기업은 투자를 늘리지 않았고 고용도 증가시키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사내 유보금과 단기 금융 자산만 불어났을 뿐입니다. 한국은행 기업 경영 분석 자료를 보면, 2008년 말부터 2014년 말까지 기업의 단기 금융 자산 증가액이 180조 원을 넘습니다. 사내 유보금 과세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사내 유보금 과세의 가장 강력한 반대논리는 이중 과세가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유보금이라는 것은 1년 동안 영업을 해서 벌어들인 이익 중 이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하고 남은 돈이 쌓인 것입니다.  

법인세를 한 번 납부하고 나면, 그 돈으로 배당을 할지 신규 투자를 할지는 기업의 선택입니다.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하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법인세를 납부하고 쌓아 둔 돈에 또 과세를 하게 되면 이중 과세의 주장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감세액은 좀 성격이 다릅니다. 경제를 살리자는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기업에게 법인세 절감액만큼 추가 자금을 지원한 것인데, 사용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걷어서 직접 사용할 수도 있지만, 기업이 그 역할을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위탁해 둔 금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위에서 추정한 감세액은 법인세가 한번 과세된 것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별도로 쌈지에 모아둔 성격의 돈입니다. 전체 사내 유보금이 아니라 법인세 감세액에 해당하는 돈을 원래 목적대로, 국민과 약속했던 대로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업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과 투자가 늘어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쌓여 갔지만, 어떤 기업은 그 감세액으로 고용과 투자를 늘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은 회사 내에 가용 가능한 현금이 없을 것입니다. 이 문제는 법인세 감세액과 같은 기간에 증가한 단기 금융 자산 금액을 비교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별로 지난 7년간 법인세 감소 효과를 계산합니다. 이와 함께, 이미 고용이나 투자에 사용한 기업을 배려하기 위해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단기 금융 자산 증가액을 계산합니다. 두 금액 중 작은 금액을 사내 유보금 과세 기준 금액으로 한다면 무리가 없습니다. 그 금액을 1년 동안에 사용할 수는 없을 테니 일정 기간, 예를 들어 10년 동안 사용하도록 하면 기업에게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세율 차이로 법인세가 줄어든 금액이 삼성전자 3.8조 원, 현대자동차 1.3조 원입니다. 반면, 2008년 말에 비해 2015년 말에 증가한 사내 유보금 중 단기 금융 자산에 해당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 금융 상품, 단기 매도 가능 금융 자산 금액을 계산해 보면, 삼성전자가 27.2조 원, 현대자동차가 10.1조 원입니다. 
 

▲ 표 8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단기 금융 자산 증가액(단위 : 조 원). (자료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감사보고서) ⓒ프레시안


이 경우, 사내 유보금 과세 대상 기준 금액은 아래와 같이 계산됩니다. 

삼성전자 Min(3.8조원, 27.2조원) = 3.8조 원 
현대자동차 Min(1.3조원, 10.1조원) = 1.3조 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사내 유보금 과세 대상 기준 금액은 전체 단기 금융 자산 증가액의 13∼14% 수준입니다. 사내 유보금 과세라고 하면 이익 잉여금 증가액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이익 잉여금 증가액은 각각 88.2조 원과 33.0조 원입니다. 이익 잉여금 증가액과 비교하면 4% 정도입니다. 

실제 사내 유보금 과세는 기업 소득 환류 세제(기업이 1년 이익의 80% 이상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분 등에 사용하지 않으면 미달 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일종의 사내 유보금 과세 제도)와 유사한 형태로 하면 됩니다. 다만, 기업 소득 환류 세제가 배당이나 투자액까지 공제해 주는 것에 비해, 사내 유보금 과세의 공제 대상은 청년 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하청기업의 임금 인상에 사용하도록 한정해야 합니다. 

즉, 사내 유보금 과세액은 아래와 같이 계산됩니다. 

사내 유보금 과세액 = 회사별 7년간 법인세 감세액/10 - (청년 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용, 하청 기업의 임금 인상액) × 50% 

기업들이 정부 정책 방향에 협조하여 청년 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하청업체 임금 인상의 효과가 나타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이명박 정부의 감세액이 총 41.2조 원이니, 10년간 나누어 적용한다고 하면 연간 약 4조 원이 사내 유보금 과세 대상 기준 금액이 됩니다.  

절반 정도의 기업이 정부 정책에 호응한다면, 4조 원의 투자와 2조 원의 증세가 예상됩니다. 투자에 따른 효과는 청년 고용의 임금을 1인당 3300만 원이라고 한다면, 연간 12만 명이 신규 고용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하청기업의 임금 인상에 1인당 2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연간 20만 명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가계 소득 증가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대기업 공제 감면 축소해야 

전반적인 법인세율 이슈와 별개로 세부적인 정비가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공제 감면입니다. 대기업은 과거 고도 성장기 친일 재산 불하, 외환 제공, 낮은 금리, 경쟁 제한 및 세제 혜택 등 집중 육성 정책의 혜택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대기업 집중 육성 정책은 가계의 희생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과거에 희생한 것들 이외에, 현재에도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제도가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산업용 전기요금, 고환율, 세금 감면 정책입니다. 

산업용 전기를 원가 이하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택용 전기 요금을 올려야 합니다. 얼마 전 미국이 한국을 환율 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했는데,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은 수입품을 사용하는 가계에 피해를 줍니다. 즉, 이러한 정책은 제로섬 게임 성격이 있어 대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서 일반 가계들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중 세금 감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국세 감면액에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 상 필요하다고 무한정 세금을 깎아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득세를 깎아줄 것인지 법인세를 깎아줄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만약, 일반 가계의 살림살이가 어려워 세금을 더 깎아주려고 해도 법인세 감면액을 줄이지 않고서는 해 줄 수가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2016년 조세 지출 예산서를 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기업에 감면해 준 금액이 연 평균 10조 원 정도가 됩니다. 이 중에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깎아준 금액을 제외하면 연 평균 4조 원 정도를 상호 출자 제한 기업 등 대기업에 감면해 주고 있습니다.
 

▲ 표 9 : 조세 지출의 수혜자별 귀착. (자료 : <2016년도 조세 지출 예산서>, 기획재정부) ⓒ프레시안


과거에 주었던 혜택도 모자라 현재까지 가계의 희생을 기반으로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합니다. 대기업이 받는 공제 감면은 큰 폭으로 축소되어야 합니다. 최저한세율이 현재 17%인데(과세 표준 1000억 원 초과), 이를 3%포인트 정도 올려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2조∼3조 원의 세수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복지 재정 확보는 법인세로부터 

누리 과정, 기초 연금, 고용 안전망 확충, 청년 고용 등 복지 지출 수요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매년 30조∼40조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재정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존의 복지 제도마저 후퇴할 수 있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런 위기감 속에 대기업이 이러저러한 혜택만 누리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법인세율 원상 회복과 사내 유보금 과세 그리고 대기업 공제 감면 축소는 그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홍순탁 회계사는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차별' 내세운 기독자유당의 정치세력화 뒤에 도사린 무지와 오해

도덕의 '화신', 보수 기독교의 가혹한 역설

[게릴라칼럼] '차별' 내세운 기독자유당의 정치세력화 뒤에 도사린 무지와 오해

16.05.04 19:13l최종 업데이트 16.05.04 19:13l

 

기사 관련 사진
▲  기독자유당이 지난 4월 11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에서 동성애 반대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원순 서울 시장 각성"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사퇴"등의 구호를 외쳤다.
ⓒ 조혜지

관련사진보기


입만 열면 '애국'을 외쳐온 이들이 있다. 어버이연합이 대표적일 텐데, 이 단체가 재계의 뒷돈과 정치권력의 사주를 받고 활동해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 경찰, 검찰이 한 목소리로 비난하던 '전문시위꾼'들이 바로 이들이었던 셈이다.

'애국'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이 또 있는데, 청와대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다. 이들 말을 들어보면, 자신들의 활동 가운데 '국익'이나 '애국'과 관련되지 않은 일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유유상종이라고, 애국자들끼리 통하기 마련인지, 어버이연합은 청와대 행정관의 지시를 받고 움직여 왔고, 전경련은 어버이연합에 억대의 활동비를 제공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애국 3인방'이 벌여온 활동을 보면, 세월호 유가족 규탄이나 한일 위안부 합의 옹호 집회 따위였다. 가족을 잃고 오열하는 가족들과 국가에 의해 인생을 유린당한 노인들을 비난하고 겁박하는 것이 이들이 벌여온 '애국 활동'이었다. 이들의 파렴치한 행태는 '애국' 간판을 내건 이들이 애국과 가장 거리가 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일깨운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앞세운 종교가 도리어 혐오를 부추기고, '도덕'을 내세운 종교단체가 가장 부도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는 이런 사례로 차고 넘친다.

사랑 대신 혐오 내세운 한국의 보수 개신교
 

기사 관련 사진
▲  기독자유당의 핵심정책을 살펴보면, '동성애가 에이즈를 유발한다', '할랄단지가 조성되면 테러위험국이 된다', '반차별법이 통과되면 학교에서 개인적으로도 성경을 읽을 수 없게 된다' 등의 잘못된 주장으로 가득하다.
ⓒ 기독자유당

관련사진보기


내가 30년 넘게 교인으로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온 말은 '빛과 소금'이다. 이 표현은 목사가 힘주어 전하는 설교에서, 기도자의 간절한 기도문에서 빠지는 법이 없다. 빛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소금이 음식의 부패를 막고 맛을 더하듯, 교회가 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가 이 일을 제대로 해왔다고 믿는 사람들은 교인들 가운데서도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주류 교회가 권력의 비리, 재계의 부패에 목소리 높여 비판하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교회는 세상의 불의에 목소리를 높이기는커녕, 교회 안의 불의에도 쉽게 눈을 감아왔다. '세상'의 대학에서는 논문을 표절한 교수가 해임되는 게 상식이지만, 논문을 표절한 목사는 멀쩡히 자리를 지킨다. '세상'의 공직자들은 성희롱 발언만으로도 제명 당하는 게 상식이지만, 여러 건의 성폭행 혐의를 받는 목사는 처벌은커녕 억대의 '전별금'을 받고 새 교회를 세워 승승장구한다.

물론 교회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인간적인 실수와 오류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 일탈이 교회의 존재 목적 자체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개인적 일탈이 다수의 옹호나 묵인에 의해 보호받게 된다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수의 교인들이 논문 표절과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도리어 피해자들을 고소하고 비판자들을 제명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처럼 내부적으로는 무감각한 도덕주의가 교회 밖으로는 매우 공격적으로 표출된다는 점이다. 총선 당시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이슬람교 반대"의 기치를 내걸고 참여했던 기독자유당의 경우가 그렇다. 비록 국회 진출에 실패했으나, 2.6%의 득표율은 보수 개신교의 정치세력화가 코 앞에 다가왔음을 보여주었다.

올해 초 <기독교한국신문>은 "'기독자유당' 창당이 주는 의미와 배경"이라는 사설에서 이 정당의 정치적 실험을 높이 평가하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화해의 정신으로 전국교회의 기독교인을 하나로 묶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지역선거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썼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과 다른 성적 성향과 종교를 지닌 사람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외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화해의 정신"을 말한다는 점이다.

오해, 무지, 모순의 연대

명분은 사람을 결속시킨다. '애국'이 그렇고, '도덕'이 그렇다. 이 두 가지는 상대적 우월감을 제공해 사람을 끌어들이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을 자극함으로써 유대를 강화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저쪽편'에 대해 지나치게 단순화되거나 완전히 그릇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성 사이에 성행위만 존재하는 게 아니듯 동성 사이에도 성행위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성의 관계에 사랑, 우정, 존경, 배려, 희생, 인내 등이 존재할 수 있다면, 동성 사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수개신교는 동성애를 혐오스러운 '행위'의 차원으로 단순화하기 위해 '에이즈'나 '항문성교'를 끌어들인다.

에이즈가 동성만이 아니라 이성 간의 성관계를 통해서도 전파된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항문성교'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들보다 이성애자가 훨씬 많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한국처럼 성적으로 보수적인 듯 보이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2003년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라고 밝힌 비율은 각각 0.3%와 0.2%였고, 항문성교를 시도해본 사람들의 비율은 약 10%였다. 물론 한국 사회는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큰 편이어서 응답자들이 솔직히 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외국처럼 1~4% 비율을 대입한다 해도, 항문성교를 시도하는 이성애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증오의 정치'에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 아니다. 오직 '적'에 대해 혐오감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동성애 혐오자일수록 동성애에 흥분?
 

기사 관련 사진
▲  로랑 베그의 책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표지.
ⓒ 부키

관련사진보기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로랑 베그는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를 썼다. 그는 이 책에서 스스로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도덕과 거리가 먼 행동을 하는 경향을 분석했다. 그는 이것을 '가혹한 역설'이라고 부른다.

로랑 베그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를 인용한다. 이 대학 연구팀은 피험자에게 '공정', '관대' 등의 언어로 자신을 높이 평가하게 한 후, 이것이 행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관찰했다. 결과는 무척 흥미로웠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도록 지시받은 사람일수록 타인들에게 가혹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기부나 자원봉사에 훨씬 소극적이었다. 이 '도덕의 화신'들이 기부한 액수는 다른 사람들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도덕주의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남을 비난할 구실을 마련해줄 뿐이다.

로랑 베그는 동성애 혐오자의 '가혹한 역설'도 언급한다. 그는 '방어기제'라는 심리학 이론을 통해, 동성애 혐오가 자신의 동성애 충동을 부정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이 가설은 '플래티스모그래피'라는 과학적 방법을 통해서 입증된다.

우선 설문조사를 통해 동성애에 매우 비판적인 사람들을 파악한다. 그에게 동성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를 보여주고, 기계장치를 통해 그들의 음경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그들은 말로는 혐오감을 표현하며 '아무 흥미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그들이 발기할 확률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높았다. 동성애에 거부감을 표하지 않는 사람들은 34%만이 발기했으나, 극단적 혐오자들의 '발기율'은 무려 80%였다.

혐오가 언제나 자신의 충동을 부정하려는 방어기제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혐오를 앞세우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는 사람들임은 분명하다. 자신의 삶이 아름답고 정의롭고 행복하다면 '이렇게 살라'고 말하지, '저렇게 살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정권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왔다면 말끝마다 '종북'이니 '좌빨'이니 하며 증오의 정치에 기대어 연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들이 잘 해 왔다면,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주며 '우리 삶이 이렇게 나아졌으니 계속 지지해 달라'고 말할 테지만, 보여줄 게 아무 것도 없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얼마나 끔찍한가'를 끊임없이 되뇌지만, 이 땅에서 탈북자는 생활고에 쪼들린 채 돈 2만 원을 받고 시위에 동원되고 있다. 보수 개신교가 동성애자와 무슬림에 대한 혐오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안, 교회 내의 도덕과 상식은 (그들이 교화의 대상으로 여기는) '세상'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타인에 대한 혐오는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게 한다. 로랑 베그 관점에서 보면, 혐오는 자신의 허물을 은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동원되는 수단이다. 혐오 때문에 자신을 보지 못하든, 자신을 보지 못하게 의도적으로 혐오를 끌어들이든, 타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곳은 온전할 수 없다. 그게 국가든, 정당이든, 종교단체이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무소불위의 국정원이 거기에 있었다”

단체들,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반대 시민의견서 제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6.05.04  13:28:01
페이스북 트위터
   
▲ 4일 오전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테러방지법 시형령(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테러방지법 및 시행령(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49개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정원 전횡, 인권침해, 헌법위반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반대 시민의견서 제출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의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일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과 4월 15일 국무조정실과 국가정보원이 입법예고한 이번 시행령(안)이 테러방지법의 범위를 넘어 시행령으로 국정원의 권한을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테러를 명분으로 민간시설에 군부대 투입을 허용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로 가득 차 있다며, 이 시행령(안)이 국무회의를 그대로 통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29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상임위원회가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에 일부 위헌소지가 있으며,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해 정부는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해 5월 6일까지 의견수렴, 직제규칙 보완 등을 통해 6월 4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향후 추진 일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야당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 필리버스터를 무릅쓰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제정된 테러방지법은 지난 제20대 총선 결과로 확인된 민심을 감안해서도 그렇고 국무조정실과 국가정보원이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이 모법의 규정을 뛰어넘는 문제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국회는 전면적인 수정 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은 전날 자정까지 온라인으로 취합한 3,800여 명 시민들의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반대 의견을 국무조정실에 전달했으며, 앞으로 제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테러방지법 폐지 결의안을 청원하는 등 테러방지법의 폐기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국무조정실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이 △정체불명의 대테러센터, △전담기구를 통한 국정원의 권한 확대, △헌법상 포괄 위임 금지원칙 위반, △민간시설을 상대로 대테러특공대 투입 허용, △조사권한 없는 인권보호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권침해 가능성 확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 요건과 절차 부재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테러방지법과 시행령(안)의 폐기를 거듭 촉구했다.

먼저, 대테러 활동의 실제 권한을 쥐고 있는 ‘대테러센터’의 조직구성과 운영에 대해 시행령으로 세부사항을 규정하도록 위임했지만 지난달 15일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아, 사실상 국정원이 테러 대응의 실권을 장악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테러방지법이 국정원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해 왔으나 이번 시행령(안)을 보면 우리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무소불위의 국정원이 거기에 있었다”며, “대테러센터는 국정원이 좌우할 수 없도록 하자는 협의가 있었으나 정부는 대통령령과 직제규칙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꼼수를 부렸고 현재 시행령(안)으로만 보면 국정원 산하조직처럼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테러방지법 제8조 ‘테러 예방 및 대응을 위하여 필요한 전담조직을 둘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시행령(안)에서는 ‘테러정보통합센터’와 ‘대테러합동조사팀’, ‘지역테러대책협의회’, ‘공항·항만 테러대책협의회’ 등 10개 조직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의견서에 따르면, 법률에 ‘전담조직’이라는 문안을 정하고 시행령에서 10개의 세부 전문조직을 두는 것은 “결국 국정원이 스스로 자신의 기구에 수권 규정을 두고 입법을 하는 것으로 헌법상의 포괄위임금지 원칙과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중 ‘지역테러대책협의회’와 ‘공항·항만 테러대책협의회’는 과거 5공시절 국가안전기획부가 주관하던 일명 관계기관대책회의의 확대판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되는 것은 주요 국가기관 및 지자체, 각종 공기업을 포괄하는 협의기구를 만들어 통할하게 함으로써 국정원의 직무능력이 무한 확장될 수 있다는데 대한 경계인 셈이다.

이태호 정책위원장은 “법을 넘어서는 시행령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폐기를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의견서는 이와 함께 시행령(안) 제18조에 따라 사실상 군사작전 부대라고 할 수 있는 ‘대테러특공대’를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심의·의결만으로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특히나 테러사건대책본부장의 요청만으로 별도의 민주적 통제절차도 없이 국방부 소속의 ‘대테러특공대’를 군사시설 밖에서 작전할 수 있게 한 것도 문제 삼았다.

또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권보호관을 두도록 하고 있으나 시행령(안)에서는 인권보호관의 직무를 인권침해 관련 민원 처리 등으로 한정하고 조사권한을 두지 않고 있어 유명무실한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3일 자정까지 온라인으로 접수된 테러방지법 시행령(안) 반대 3,768명 시민의견서를 국무조정실에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테러방지법 제정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우려했던 것은 국정원이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서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며, “시행령에서는 야당과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인데, 전혀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적되었던 테러방지법 제9조 제3항. 국정원장이 개인정보(민감정보 포함)와 GPS 위치정보를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시행령(안)에도 아무런 규제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사례로 꼽았다.

그는 최근 수사기관들의 요청에 따라 통신사들이 통신자료를 무단 제공해 온 사실로 미루어볼 때 국정원의 정보수집 권한은 개인의 정보인권을 침해할 것이 분명한데도 최소한의 요건과 절차도 규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국정원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때 아닌 강풍’에 전국에 사건사고···‘폭탄 저기압’ 때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5/04 11:10
  • 수정일
    2016/05/04 11: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때 아닌 강풍’에 전국에 사건사고···‘폭탄 저기압’ 때문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4일 오전 7시 52분쯤 강원 강릉시 포남동 도로변에 조립식 건물 지붕이 강풍에 날아와 도로를 막자 119구조대원들이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릉소방서 제공

4일 오전 7시 52분쯤 강원 강릉시 포남동 도로변에 조립식 건물 지붕이 강풍에 날아와 도로를 막자 119구조대원들이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릉소방서 제공

3일까지 거세게 내리던 비가 그쳤지만 4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방에 바람이 여전히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현재 강원도 강릉, 동해, 속초 등과 산간 지방, 울릉도, 독도에는 강풍 경보가 발효돼 있다. 서울, 경기도, 인천, 경북, 대구, 충북 등에도 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요 지점 일 최대 순간풍속은 미시령(고성) 45.7m/s, 청하(포항) 31.7m/s, 백령 27.3m/s, 강현(양양) 25.1m/s, 장호원(이천) 23.1m/s, 음성 22.8m/s다.
 

■비행기 항로변경에 축대 붕괴, 정전까지

 

이틀째 전국적으로 강풍이 몰아치면서 사건사고가 빈발했다. 비행기가 비상착륙했고 축대가 무너진 곳도 있었다. 강풍으로 정전이 돼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30분쯤 대구공항에 티웨이항공 TW718편 여객기가 비상 착륙했다. 이 비행기는 승객 189명을 태우고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은 오후 6시40분쯤 제주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던 중이었으나 강풍 때문에 항로를 변경했다. 항공사 측은 전세버스와 열차 편으로 승객을 김포공항 등으로 이송했으나 일부 승객은 불편을 호소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4일 새벽에는 강풍으로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에서 축대벽이 무너져 지나가던 차량이 전복됐다. 이날 오전 0시20분쯤 경기도 의왕시 이동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 서울 방향 신부곡 IC 부근에서 시멘트 축대벽(총 높이 30m 중 2m)이 무너져 ㄱ씨의 포르테 차량이 낙석을 들이받고 전복돼 운전자 ㄱ씨가 다쳤다. 뒤따르던 i30 운전자 ㄴ씨는 사고 현장을 목격한 뒤 2차 사고를 막으려 차에서 내렸다가 지나가던 택시가 밟고 튕긴 낙석에 다리를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경찰은 사고 직후 굴착기를 동원해 낙석을 모두 제거했지만,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 3차로 가운데 PE 드럼방호벽과 LED 펜스를 설치하는 등 2∼3차로를 통제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교통 통제로 도로가 좁아진 탓에 낙석이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100m 뒤떨어진 곳에서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나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내린 비와 강풍으로 산 절개지가 무너져내리면서 축대벽을 건드린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2시쯤 강원 태백시 통동에서 강풍에 의해 전깃줄이 끊어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태백소방서 제공

4일 오전 2시쯤 강원 태백시 통동에서 강풍에 의해 전깃줄이 끊어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태백소방서 제공

3일 오후에는 강풍으로 아파트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강풍으로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30여분만에 복구됐다. 이 사고로 주민 1명이 20여분간 승강기에 갇혀있다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아파트 700여가구도 불편을 겪었다.

조사결과 강풍을 타고 온 나뭇잎 등 이물질이 아파트 단지 전기시설에 끼면서 전기 차단기가 작동해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력 인천본부 관계자는 “전기공급시설 고장이 아니라 바람으로 인해 전기시설 전원이 차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3시40분쯤 경북 경주시 천북면 동산리 도로 가에 세워진 전신주 1개가 쓰러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변압기 파손으로 이 일대 전기 공급이 끊겼다. 또 사고 여파로 다른 전신주 2개도 피해가 났다.

한전은 강풍으로 전신주가 쓰러진 것으로 보고 주변 통행을 차단한 뒤 복구하고 있다.
 

■강풍 원인은 ‘폭탄 저기압’
 

3일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의 고양꽃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의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의 고양꽃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의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같은 강풍은 급격히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3일에는 하루에 중심 기압이 24hPa이상 떨어져 ‘폭탄 저기압’이라는 말이 붙기도 했다.

봄철이나 초겨울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대륙의 동안지역에서 종종 발생하는 ‘폭탄 저기압’은 저기압의 급격한 발달에 따른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저기압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대류가 왕성해지면서 만들어진다. 봄철에는 아직 차가운 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초겨울에는 아직 따뜻한 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찬 공기가 유입돼 대류 현상이 활발하다.

대륙의 동안 지역은 따뜻한 공기를 쉽게 공급해주는 해안을 끼고 있어 이같은 저기압이 생기기 더 쉽다.

이번에는 일본 부근에 강하게 형성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한반도 북쪽의 저기압과 남쪽의 고기압 간 큰 기압차이 때문에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가 강한 남풍을 발생시켰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기압 경도가 커져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었다”며 “일본 부근의 발달한 고기압능은 저기압의 진행을 더디게 해 바람의 강도와 지속시간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강한 저기압이 한반도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낮부터는 강풍이 사그라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강원도영동과 경북북부는 밤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고, 그 밖의 중부지방과 경상북도에는 매우 강하게 불다가 낮부터 점차 약해지겠다”며 “시설물과 농작물 등이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동권리헌장’이 지켜지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본주의 문화를 체화시키는 어린이날은 이제 그만!
 
‘아동권리헌장’이 지켜지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택 | 2016-05-04 09:12:4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이다. 싱그러운 오월이 오면 아이들 세상이다. 학교를 나가면 갈 곳이 없던 청소년들에게 지자체며 교육단체에서는 어린이날, 청소년행사준비에 분주하다. 어린이날 노래처럼 5월을 푸르기고 싱그러운 어린이 세상, 청소년들의 세상이다. 엄마아빠와 모처럼 손잡고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지는 행사장에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들도 덩달아 즐겁고 행복하다.

내일은 94회째 맞는 어린이날이다. 곳곳에서 이벤트성 어린이날 행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어린이날 하루만 즐거운 우리나라 어린이날. 어린이날이 끝나도 아이들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마을에서 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그런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어린이날, 청소년의 날… 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웃을 여유도 없이 바쁘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이 말은 아프리카 어떤 부족의 속담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해서 유명해진 말이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이 키우는데 마을 사람들이 좀 희생해라(?)는 뜻이 아니라 공동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이다.

마을은 둘째 치고 우리나라는 엄마 아빠라도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고 있을까? 평소 해주지 못하던 관심을 오늘 하루라도 아이가 원하는 무엇이라도 해 주겠다는 미안함의 다른 표현이라면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보장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모든 오늘을 포기하라는 부모는 좋은 부모가 아니다. 모든 오늘이 모여 미래가 되고 오늘의 작은 행복들이 모여 행복한 삶이 된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왜 모를까?

‘어릴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이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게 학원으로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어린이 헌장이 보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빼앗고 어머니의 뜻이 곧 아이들의 뜻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모들은 왜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모는가?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학원에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이다. 넘치도록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부모의 사교육비를 벌려고 부모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을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일류대학을 나와야 하고 판검사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회경제적인 지위를 누리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책임이라고 굳게 믿는 것일까?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가치관… 얼짱문화니 몸짱문화가 그렇고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곧 그 사람의 인품이라는 부모의 가치관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자신의 소질과 특기를 살려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성실하게 사는 삶이 왜 가치가 없는가? 우리사회는 지금 자본이 만든 상업주의 문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이 되는 것,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요,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로 승패를 가리는 문화는 더불어 사는 가치관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상류층이 되고 사회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어야 행복할 것이라는 왜곡된 가치관은 바뀌어야 한다. 내가 어떤 희생을 해서라도 내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자녀들에게는 시켜줘야 한다는 왜곡된 사랑이 아이들에게서 오늘을 빼앗고 특정한 내일을 위해 모든 날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아이이기 때문에 내 생각이 곧 자녀의 생각일 것이라는 가치관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7월, 매년 공개하는 ‘한국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보면 공개된 올해 행복지수에서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100)을 기준으로 6년째 최하위(74.0)를 기록했다. 청소년은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7.6%로 OECD 국가 평균(85.8%)보다 크게 낮았다. ‘가정 등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청소년들은 13%(OECD 평균 6.7%), ‘외롭다고 느낀다’는 청소년은 18%(OECD 평균 7.4%)로 OECD 평균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나 상황’에 대해서는 ‘성적에 대한 압박’(23.3%)과 ‘학습 부담’(20.8%)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어린이 5명 중 한 명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자살 충동을 3회 이상 경험한 아이들도 5%나 된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제이누리>

다행히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발효된 지 27년 만에 우리나라에도 ‘△부모ㆍ가족의 보살핌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보호와 지원 △차별받지 않음 △교육 △생각과 느낌 표현하고 의견을 제시 △휴식과 여가를 누릴 자유 △사생활 보호 △학대 및 착취로부터 보호 △위험으로부터 보호’라는 내용을 담은 ‘아동권리헌장’이 발표됐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부족의 속담을 94번째 맞는 어린이날 아동권리헌장과 함께 새겨 들어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가 불행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시험문제풀이로 지칠 대로 지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이벤트성 어린이날 행사에 데리고 나가 하루를 즐겁게 해 준다고 행복한 어린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날을 자본주의의 소비문화, 왜곡된 축제문화를 체화시켜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아이들은 하나 하나는 독립된 인격체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토론해 모든 날이 행복한 청소년의 삶을 만들 수 있도록 ‘아동권리헌장’이 지켜지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332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역사는 망각과의 투쟁이다

<새연재> 임영태의 ‘한국 현대사, 망각과의 투쟁 1’
임영태  |  ytlim20@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6.05.03  01:23:27
페이스북 트위터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연재를 시작하며 

과거사 청산은 근대 국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있었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으로 세계의 보편적인 현상이다. 과거사 청산은 민주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일로써 왜곡․은폐된 과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은폐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기 위한 과거사 청산 노력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래서 이러한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여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그 성과가 희미해지고 있다. 

역사는 진실을 밝혔다고 해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 역사의 진실이 영원히 기억되지 않으면 역사의 정의는 없다. 진실은 공식 기록으로 표기되고, 교육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망각과의 투쟁이 필요하다.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권력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과 테러, 의문사, 고문에 의한 조작 등과 관련된 사건들을 되짚어 봄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망각하지 않고 기억하고자 한다. / 필자 주

 

다시 민주주의가 문제다

이명박 정권에서 시작된 역사 되돌리기가 박근혜 정권에서 위험 수위를 벗어나 폭주하고 있다. 2012년 12월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 직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가톨릭대학교의 안병욱 교수는 ‘박근혜가 관심을 가진 것은 오직 아버지 박정희의 명예회복뿐이다’라고 했는데 그 예언은 적중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차원을 넘어서 이승만을 ‘국부’로 만들고 박정희의 치적을 부풀리려는 시도는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런 수준을 훨씬 넘어선 폭주를 거듭했다.
 

   
▲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과거를 지배한다.(조지 오웰) 역사는 기억과의 투쟁이다.

박근혜 정부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수준 미달의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승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역사교과서를 아예 국정화해 ‘역사에 대한 해석권’을 독점하겠다고 나섰다. 박 정권은 ‘역사 해석의 독점권’을 바탕으로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횡행했던 국가주의와 반공애국주의를 재차 불러들이고 있다. 냉전시대에나 가능했던 '북한 위협론'을 바탕으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국정원에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쥐어주었다. 국정원이 15년 전부터 그렇게도 열망해왔던 그 법이 통과됨으로써 국정원은 박정희․전두환 시절의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에 버금가는 사찰과 공작을 할 수 있게 됐다.

국정원과 검찰․경찰 등 공안기관은 군부독재정권 시절에 통용된 반공․공안논리를 동원해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경찰은 물대포를 마주잡이로 쏘아대고 컨테이너로 ‘산성’을 쌓은 채 민주적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누르고 있다. 국정원은 탈북자를 간첩으로 만들고,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인과 시민운동가를 감시, 사찰한다. 검․경 또한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통신내용을 마구 들여다보면서 시민을 감시하고 있다. 정부에 의해 언론이 통제되면서 공중파는 허수아비가 됐고, 언론의 자유는 끝없이 추락했다. 이런데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최근에 어버이연합이 청와대와 국정원 등 권력핵심의 지원․지시 아래 전경련으로부터 돈을 받아 반민주시위에 동원할 ‘할배’들의 일당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을 보면서 우리는 해방 직후 남한에서 기승을 부리며 무수한 사람들을 테러․살상한 ‘서북청년단’등 극우반공청년조직의 활동을 생각하게 되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 정부의 조종을 받는 관제데모대가 떠올리게 된다. 불쌍한 탈북자들을 동원하고 그들에게 2만원씩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그 액수가 수억 원에 달한다. 아마도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행정부와 국정원, 헌재가 공동으로 합작해 10년 이상 합법적으로 활동해온 진보정당을 하루아침에 해산시켰다. 헌재의 해산 결정 이유의 밑바탕을 지배하는 논리는 낡고 낡은 냉전시대의 ‘북한 위협론’이다.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문은 국가보안법 판결문과 차이가 없다. 박근혜 정권이 이런 수구적 행태를 벌이는 것은 정권이 맞은 정치적 위기를 해소하는 데 이용하려는 목적이 크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건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종북딱지’붙이기에 여념이 없다.

정권 차원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극우인사들을 내려 보내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한편, 정권에 비판적인 소셜미디어와 개인미디어에 대해서는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종편과 조중동의 ‘막장언론’이 활개를 치고 권력의 하수인이 상층을 장악한 KBS․MBC 등 공영방송은 정권의 시녀가 되어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다. 건전한 비판과 여론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엔과 해외에 나가서 새마을운동을 선전하고, 정부는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누리집 무상보육’마저 국가 재정이 부족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떠넘기면서도 새마을운동 지원에 들일 돈은 있는 모양이다. 박정희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그의 공적 부풀리기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를 ‘부친의 명예를 회복하려는’박근혜 대통령의 소박한 ‘효심’탓으로 돌리기에는 걸리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한 박정희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나아가 독재의 역사를 왜곡, 미화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만에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이루어 놓은 민주화의 성과가 다 망가져 버렸다.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노태우 정권을 넘어서 전두환․박정희 정권 수준으로 전락했다. 민주주의는 한번 성취되었다고 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 미래를 지배한다”

일찍이 조지 오웰은 『1984년』에서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보면서 마치 조지 오웰의 명언을 금과옥조로 삼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그들이 과거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작함으로써 미래까지 지배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국정교과서가 그들의 미래 지배를 자동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그걸 확인했다. 1970, 80년대의 민주화운동 세대도 대부분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웠지만 오히려 그들은 왜곡된 역사를 부정하고 진실을 위해 투쟁했고, 결국 승리했다. 그렇게 해서 국가에 의한 ‘역사 해석의 독점권’도 폐지되었다.

하지만 지금 또 다시 무덤 속에 들어갔던 독재의 망령들이 되살아나려 하고 있다. 인권이 유린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관제데모대가 등장하고 국정교과서가 부활하고 있다. 정치권력을 장악한 ‘독재자의 후대들’이 역사를 옛날로 되돌리는 무모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도는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진실이 그냥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정치권력에 의한 역사왜곡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역사에 대한 무관심과 망각일 것이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 장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신채호 같은 역사학자는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역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역사를 지키는 일은 ‘역사를 기억하는 투쟁’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지금 우리의 가슴을 이렇게도 아프게 만드는 ‘세월호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져 갈 것이다. 10년만 지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월호의 내용조차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절대로 잊혀서는 안 되는 사건이다. 잊히면 또 다시 그런 일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그 사건의 진실을 찾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싸워야 할 뿐 아니라 그러한 모든 일을 기록하여 후대가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이라고 했다. 역사도 민주주의도 결국 ‘망각과의 투쟁’, ‘기억을 위한 투쟁’이다.

망각과의 투쟁, 기억을 위한 투쟁

얼마 전 <한겨레>에 ‘희망도 슬프다’란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김선주 전 논설위원은 다음과 같이 썼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봤다.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는 대통령의 극찬 이후 공영방송이 자사 드라마를 기다렸다는 듯 홍보하고 있다. 잘생긴 육군 대위가 청와대와 연결된 전화에 대고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국가, 뭐 아무렇게 대하면 어때. 이렇게 내뱉고는 납치된 애인을 혼자서 구하러 간다. 며칠 전 읽은 세월호의 기록이 오버랩되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은 방대한 재판 기록과 증언 등 모든 사실을 토대로 시간대별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구할 수 있었다.”마지막 세 장에서 반복되는 결론이었다. 모든 상황이 구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것이다.
“이런 염병 해경이 뭔 소용이여. 눈앞에 사람이 가라앉는디. 일단 막 갖다대서 살리고 보는 게 이상적이제. 지시들었다가는 다 죽이는디.”세월호에서 이물을 무조건 들이대고 승객들을 잡아내려 20여명을 구한 어선의 선장이 내뱉은 말이다.
육군대위의 말과 선장의 말은 동의어였다.
대통령의 발언이 3월 21일이었고, 나는 그 뒤에 보았다. 애국심 고취와 국가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드라마라고 했어야 마땅했다. 의사와 군인을 극한상황에 놓고, 작가 말대로 판타지 러브 스토리를 펼치고 있는데, 애국심과 연결시킨 것은 모든 사안을 애국심으로 연결시키고 싶은 대통령의 애국심 판타지의 발로이다.(
1)

   
▲ 세월호 사건은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정말이지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존재인지 의심스럽다. 국가를 책임지고 있다는 인간들의 행태에서 최소한의 사명감이나 책임의식도, 가장 초보적인 도덕성조차도 느낄 수 없다. 그런 나라에서 사는 국민은 불행하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지금만 그런 나라가 아니다. 처음부터 그런 나라였고, 70년 동안 그다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부가 수립될 때부터 자기 국민을 죽이며 시작했고, 그 뒤에도 전쟁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을 학살했다. 학살의 시대가 지난 다음에도 폭력으로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고문하고 처벌하는 군부독재, 인권유린의 시대가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런 고통의 시대를 지나 민주화를 성취했지만 또 다시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한국현대사를 들춰보면 그런 대한민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는 2006년 6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진실화해위원회(진실위)에 근무하면서 국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과 무자비한 고문과 인권침해의 적나라한 실상을 들여다보았다. 진실위는 한국현대사에서 벌어진 반민주적․반인권적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을 조사하여 왜곡․은폐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국가기관이다. 국가기관이 국가권력기관의 과거 잘못을 파헤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인권국가, 선진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성찰과 반성의 노력이었다. 왜곡되고 뒤틀린 과거사를 바로잡지 않고는 소위 ‘일류국가’,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진실위는 활동내용을 조사보고서로 정리하여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외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었는데, 그것이 나의 업무였다. 진실위는 왜곡․은폐된 현대사를 조사해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했는데, 진실위의 활동 결과를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진실위의 조사결과가 한국 현대사와 사회․정치 연구자들에게 연구의 기초자료로 이용되기를 바랐다. 년 2회 발간된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보고서는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다음, 정부기관과 언론사, 전국의 대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 관련단체와 연구자 등에 배포되었다. 조사보고서는 전체 진실위 활동상황과 통계자료, 조사관들이 작성하여 진실위 회의에서 의결된 개별사건조사보고서 등으로 구성되었다. 조사보고서에는 진실위 활동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왜곡된 현대사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진실위의 주된 일이었고 그 성과는 고스란히 조사보고서에 담겼다.

나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일하는 동안 진실위에서 의결된 모든 조사보고서를 검토했다. 개별사건조사보고서는 사건을 담당한 조사관이 작성하여 소위원회와 전원위원회에서 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의결되었지만, 대외에 공개되는 공식보고서 작성․발간 업무를 담당한 때문에 나는 모든 사건보고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실위의 보고서에는 대한민국의 국가범죄 행위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당시에는 생생했던 보고서의 내용들이 진실위 업무가 종료된 지 5년여가 지난 지금은 가물가물하다. 새삼 역사가 망각과의 투쟁, 기억을 위한 투쟁임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로 되돌아가는 역사

진실화해위원회는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되어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과거사 정리 활동의 종결판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진 국정원․경찰청․군의 자체 과거사정리활동(국정원과거사위원회, 경찰청과거사위원회, 국방부과거사위원회), 대통령 산하에 있었던 친일반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군의문사위원회, 의문사위원회, 거창위원회, 제주4.3위원회 등은 특정 부문이나 개별사건의 진실규명과 후속처리를 위한 과거사 기구였다. 반면,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시기의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과 권위주의 정권시기의 인권침해사건,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과 해외동포사 등 한국현대사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을 다 다루는 ‘포괄적인 과거사 정리기구’였다.

진실화해위원회는 1년간 신청을 받아서 11,175건의 사건을 처리했고, 그 가운데 75%인 8,450건을 진실규명으로 결정했다.(2) 다른 과거사 위원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사건수이지만 이조차도 실제로는 대상이 되는 사건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특히 한국전쟁 전후 시기의 민간인학살사건과 권위주의 시절의 인권유린 사건 가운데 재일교포사건과 납북어부사건이 제대로 신청되지 않았다.

민간인학살사건의 경우 냉전시대 진실규명에 나섰다가 공안기간으로부터 당한 피해경험 때문에 알면서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재일교포의 경우 해봐야 뭐하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아예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재신청과 조사기간의 연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는 진실화해위원회가 2009년 상반기에 건의한 최소한의 후속조치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3)
 
박근혜 정권의 역사에 대한 역주행이 심각한 이 시점에서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사했던 수많은 사건들을 다시 기억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노무현 정부시절 국정원은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저질렀던 과거사의 잘못을 스스로 정리하고 국가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하기 위한 환골탈퇴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권위주의 시절의 정보기관으로 완전히 되돌아가고 말았다.

국정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오른팔인 원세훈이 원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전교조, 시민단체 등 진보적인 단체에 대한 이념공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제압 공작, 반값등록금 반대 공작 등 불법적인 정치공작과 여론공작을 벌였다. 2012년 18대 대선에 개입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되돌리기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아래서는 국정원이 정부기관과 여당 국회의원, 극우보수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NLL(북방한계선) 논쟁,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 작업과 더불어 ‘테러방지법’ 통과를 주도했다.

국정원이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비밀정보기관, 폭압적 인권억압기구로 되돌아가는 만큼 이명박․박근혜 정부 또한 과거의 독재정권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한 권력기관의 퇴행과 더불어 진실화해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과거사 기구들이 왜곡․은폐 진실을 밝혀 바로잡은 불행한 과거사에 대해서도 이를 부정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를 비롯하여 극우인사들이 시도 때도 없이 4.3사건에 대해서 ‘폭도들의 반란’이라며 4.3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가 그 단적인 예이다.

역사의 기억과 반복적 교육의 필요성

역사는 진실을 밝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기억하고 반복해서 교육하고 재차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거꾸로 가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일본은 과거의 침략행위와 식민지지배에 대해 한국․중국에 제대로 된 반성을 한 적이 없으므로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만 반성과 사죄를 한 독일을 보더라도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은 주변 국가들에 나치의 침략행위와 집단학살에 대해 반성하고 보상했으며, 내부적으로도 나치의 범죄행위를 알리는 기념물과 역사공간을 설치해 후대가 그러한 과거의 범죄행위를 계속해서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폴란드 바르샤바 나치 유대인 희생자 기념탑 앞에서 무릎 꿇은 빌리 브란트.

독일은 나치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과를 한번으로 끝내지 않았다. 독일은 기회가 될 때마다 재차 재삼 주변국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계속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나치의 범죄 행위를 알리는 교육을 계속하고 있고, 나치 범죄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두지 않고 영원히 추적해서 처벌하고 있다. 이것은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투쟁의 일환이다. 이러한 투쟁을 계속하지 않으면 후대는 나치의 범죄 행위를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걸 알았던 세대도 기억이 희미해지고 망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언제 또 다시 나치와 같은 전쟁범죄와 인류에 반하는 범죄행위를 재현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만 역사를 망각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기억하는 투쟁을 제대로 벌여야 한다. 우리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행위에 대해서 진정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며, 우리 내부의 국민을 향해 저지른 민간인 학살과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하고 반성하고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그나마 진척되었던 과거사 정리, 과거사 청산 노력도 금방 제자리로 되돌아가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다루게 될 이야기는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끄러운 역사에 관한 것이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를 통해 그동안 은폐되고 왜곡되었던 진실이 밝혀진 사건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다른 과거사 위원회 사건을 포함하여 한국 현대사를 통해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집단학살과 인권유린 등 국가범죄 행위와 관련된 사건을 포괄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를 통해 너무나 많은 국가공권력의 범죄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개별 사건을 모두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사건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권력의 범죄행위를 드러내는 데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건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
<주>

1) <한겨레>, 2016. 4. 6

2) 진실화해위원회, 2010,『종합보고서 1』, 32쪽

3) 진실화해위원회는 활동 후속조치(화해와 기념사업, 기록․연구사업, 조사․유해발굴사업 등)를 위한 ‘과거사연구재단’설립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에 대한 배․보상특별법’제정 등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건의 내용은 진실화해위원회, 『2009년 상반기 조사보고서 01』(2009)에 수록되어 있다.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출판기획자, 저술가. 청년시절 민주화․사회운동에 관계했으며, 지금은 한국 근현대사와 세계사, 인문․사회 관련 대중서의 기획․집필에 주력하고 있다. (사)현대사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공식 보고서 발간을 총괄했다.

저서로는 『스토리 세계사 1~10』, 『두 개의 한국 현대사』, 『산골대통령, 한국을 지배하다』, 『국민을 위한 권력은 없다』,『대한민국사 1945~2008』, 『대한민국50년사』, 『북한50년사』, 『거꾸로 읽는 한국사』(공저), 『거꾸로 읽는 통일이야기』 등이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통령은 왜 손발 묶어놓고 문제 풀라고 하나"

"대통령은 왜 손발 묶어놓고 문제 풀라고 하나"
 
2016.05.04 07:36:46
[기자의 눈] 양적 완화가 아니라 정책 금융이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인가. 박정희 정부가 내걸었던 '한국적 민주주의' 구호 안에 민주주의는 없었다. 유신 쿠데타를 분칠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한국판 양적 완화' 역시 비슷하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감추는 효과가 있다. '한국판 양적 완화' 논란을, 정부와 중앙은행의 갈등으로만 이해하는 건 위험하다. 한국은행 독립성을 둘러싼 갈등만 부각되면서, 다른 정책 수단은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좋은 정책 수단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판 양적 완화' 한 가지로 정책 수단이 고정돼 있다. 훨훨 날아다니면서 답을 찾아도 풀기 힘든 문제를, 손발 묶어 놓고 해결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돌출 발언, 그리고 고집 때문이다.   


박근혜판 양적 완화는 목적이 다르다 

"기업 구조 조정을 지원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원은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들이 펼친 무차별적인 돈 풀기 식의 양적 완화가 아닌 꼭 필요한 부분에 지원이 이뤄지는 선별적 양적 완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다. 양적 완화 정책의 원조는 일본이다. 지독한 디플레이션(자산 가치 하락)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엔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뒤따랐다.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목표는 비슷했다. 통화량을 늘려서 물가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물가 폭등으로 고생한 기억이 생생한 입장에선, 물가가 낮은 게 왜 문제인가 싶다. 그렇지 않다. 물가가 계속 떨어지면, 사람들은 돈을 안 쓰고 버틴다. 내일이면 100원에 살 수 있는 걸, 왜 오늘 200원에 사느냐는 게다. 기업이 어려워지고, 일자리가 줄어든다. 이 늪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아주 힘들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 경제가 잘 보여준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디플레이션 기미가 보이면, 중앙은행을 압박해서 자산(주로 채권)을 사들이게 한다. 사들인 자산의 가격 총액만큼, 돈이 시중에 풀려 나온다. 그게 양적 완화다. 

반면, 박 대통령이 이야기한 '선별적 양적 완화'(한국판 양적 완화)는 목적이 다르다. 디플레이션 방지가 아니라 국책 은행 지원이 목적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이 해운 및 조선 업계에 약 20조 원을 빌려줬다. 이 가운데 일부를 떼일 수 있다. 이들 국책 은행도 함께 부실해진다. 문제는, 앞으로도 구조 조정 도마 위에 오를 산업이 많다는 점이다. 국책 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국책 은행의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그걸 '양적 완화'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국책 은행에 필요한 건 유동성이 아니다" 

정부 정책은 목적과 수단을 함께 봐야 한다. 한국판 양적 완화의 목적은 '국책 은행 지원'이다. 수단이 양적 완화다. 한국판 양적 완화를 둘러싼 온갖 논란은, 정책 수단을 둘러싼 것이다.  

문제는 결국 자본 건전성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미 자본 건전성이 최악이다. KDB산업은행은 그보다 낫지만, 곧 나빠질 전망이다. 그걸 개선하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 '양적 완화'는 과연 적절한 수단인가, 혹은 유일한 수단인가. 질문은 이렇게 나와야 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미 답을 이야기했다. 지난달 26일 구조조정 관련 브리핑에서, 그는 "현재 논의 중인 국책 은행 자본 확충 방안은 새누리당이 총선 이전에 공약으로 들고 나온 한국판 양적 완화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의 공약은 산은채 등을 한은이 사줘서 산은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이지만, 현재 국책 은행에 필요한 것은 유동성이 아니다"라고 했다. 

산업은행채(산은채)를 한국은행이 사들이면, 즉 한국판 양적 완화를 실시하면, 분명히 산업은행으로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건 부채 계정에 잡힌다. 자본 확충 수단은 아니라는 말이다. "국책 은행 자본 확충 방안은 (…) 한국판 양적 완화와 별개의 사안"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국책 은행에 필요한 것은 유동성이 아니"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부채가 아니라 자본 계정이 문제라는 것이다.  

정책 수단을 못 박아두고 시작하는 논의 

그런데 같은 날, 대통령이 다른 말을 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꼬였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은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를 진행하며 '한국판 양적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양적 완화'는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와 함께 물 건너갔다는 게 당시 분위기였다. 현행 법을 고쳐야 가능한데,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판 양적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니,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대통령은 분명히 못 박았다. 이 글 도입부에 소개한 발언이다. '한국판 양적 완화란, 선별적 양적 완화다. 그걸 추진하겠다.'

박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히 확인됐다. 결국 임 위원장도 자기 말을 뒤집어야 했다. 지난달 29일, 임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국가적 위험 요인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판 양적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적 완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의 경우,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 관계 기관이 매크로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로 공을 떠넘긴 모양새다. 

오는 4일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국책 은행 자본 확충 정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 역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한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각각 실무자를 파견한다.  

기획재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정책은 대개 목적이 정해져 있고, 수단이 가변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적과 수단이 모두 고정돼 있다. 둘을 연결하는 게 과제다. 

 

일단 나온 아이디어가 '코코본드(CoCo bond, contingent convertible bond)' 활용이다. 의무 전환 사채, 조건부 자본 증권 등으로 번역된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라서,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된다. 산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한국은행이 사들이면,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언급한 문제가 풀린다. 한국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으로 산업은행의 자본을 쌓게 된다. 현행법을 바꾸지 않아도, 정부가 보증하기만 하면 즉시 가능하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5월 중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금융계에선 산업은행이 향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할 자본금 규모를 최대 4조 원으로 추산한다. 코코본드 발행만으로는 안 된다. 나머지 돈은 어쩔 건가. 그 문제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양적 완화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 한국판 양적완화는, 정책 수단을 정책의 브랜드로 삼은 경우다. 만약 정책의 목적을 브랜드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예컨대 지금 필요한 정책은 국책 은행 지원이다. 정부 TF 이름을 빌자면,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국책 은행 자본 확충"이 목적이다. 이런 목적에 맞춰 정책 명칭을 정하면, '정책 금융' 또는 '구제 금융'이 된다. 실제로 이렇게 말하는 경제학자들이 있다. 한국판 양적 완화보다 그게 더 적절한 표현이라는 게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 기고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판 양적 완화'는 '양적 완화'라기보다는 중소기업 대출용으로 한국은행이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던 기존의 '금융 중개 지원 대출'이라는 정책 금융이 대기업과 주택담보 대출까지 확대된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특정 부분에 자금 지원을 대규모로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는 어렵다." 

예컨대 "국책 은행에 대한 구제 금융이 필요하다"라고 대통령이 말했다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한국은행 독립성을 둘러싼 갈등도 덜했을 게다. 어떤 면에선 한국은행의 위상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모든 금융기관이 마지막에 기댈 곳은 한국은행뿐이라는 걸 보여주니까 말이다. 금융위원장의 민망한 말 뒤집기도 없었을 게다.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의 폭도 넓어진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집권 초기였다면, 달랐을 게다. "국책 은행의 건전성이 엉망이다. 자본 확충을 위한 구제 금융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게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집권 4년차다. 국책 은행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책임에서 현 정부도 자유롭지 않다. 그러니까 국책 은행의 부실, 정부의 책임 등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은 꺼리게 된다. 대신, 경기 부양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양적 완화라는 표현을 썼다. 성태윤 교수의 지적처럼, 실제로는 '양적 완화'보다 정책 금융에 가까우므로, '한국판'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정말 양적 완화 맞느냐'라는 지적을 피할 길을 열어둔 것이다.

 

책임도, 사과도, 대화도 싫다는 대통령 

 

여기에 몇 가지 족쇄가 더 겹쳤다. '증세'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거부감이 있다. 실제로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머리 숙이는 게 싫은 것일 게다. '어쩔 수 없이 나랏돈을 예상보다 더 쓰게 됐다. 죄송하지만 세금을 더 내달라'라는 말은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정부 재정을 쓸 생각은 아예 못한다. '양적 완화'를 한다지만, 관련 법 개정 역시 어렵다. 대통령은 야당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  

책임은 지기 싫고, 국민에게 머리 숙일 마음도 없으며, 야당과 대화할 줄은 모르는 대통령. 그 까다로운 조건에 맞추느라 관료들이 고생한다. 코코본드 발행과 같은 아이디어를 몇 번은 더 내야 한다. 부처 수장이 말을 바꾸는 망신을 더 겪을 수도 있다. 관료가 진땀 빼도 답이 안 나오면, 그때는 국민이 눈물을 흘린다. 대통령의 고집 때문에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이 더 흘러야 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신포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이 없다

[개벽예감202] 신포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이 없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6/05/03 [21:1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측정선박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
2.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 장착한 ‘북극성’
3. 낙하돌진비행 중에 핵기폭장치 가동한 ‘북극성’
4. 현장에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 전략잠수함 한 척이 더 있었다
5. ‘북극성’ 쏘아올린 최신형 전략잠수함의 정체

 

▲ <사진 1> 2016년 4월 2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받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의 수중시험발사가 또 다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로써 조선은 세 차례 수중시험발사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위의 사진은 이번에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연안에서 진행된 제3차 수중시험발사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측정선박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4월 2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받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의 수중시험발사가 또다시 진행되었다. 2015년 5월 8일, 2015년 12월 21일에 이어 진행된 제3차 수중시험발사였다. 조선은 세 차례에 걸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사진 1>


조선이 ‘최후결전’에 대비하여 만든 최강의 핵공격수단인 ‘북극성’을 전략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는 미국은 조선이 2015년 11월 28일과 2016년 3월 16일에도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실패설을 날조, 유포하였다. 저들의 허구적인 실패설에 관해서는 2015년 12월 7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는 없었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4597


그런데 이번에 한국 국방부는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고 서둘러 발표하였다가, 미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이라고 일제히 보도하자 ‘부분적 성공’이었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꾸더니, 며칠 뒤에는 익명의 소식통을 내세워 공중폭발설을 또 다시 날조, 유포하였다.


그러나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진행된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가리켜 “주체조선의 핵공격능력을 비상히 강화해나가는 길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탄도탄수중시험발사의 눈부신 성공”이라고 격찬하였다.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 <사진 2>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세 번째로 성공하자, 현장에 나가 있던 30여 명의 국방과학전사들이 감시소에서 시험발사를 지도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러러 만세를 불렀다. 그들은 '북극성'의 성능지표를 판정하는 각종 장비들이 탑재된 측정선박을 타고 수중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기술요원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현장을 보여주는 조선의 언론보도사진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사진 2>다.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성공하자, 30여 명의 사람들이 함상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러러 만세를 부르는 장면을 담은 보도사진이다. 사진 속의 그들은 안전모를 쓰고 구명조끼를 입었다. 그들 가운데는 여성도 있다. 사진에 나타난 그들은 잠수함 승조원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일반 민간인은 전략무기를 시험발사하는 현장에 접근할 수 없으므로, 사진 속의 그 민간인들은 수중시험발사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성능지표를 판정하기 위해 현장에 나온 기술요원들인 것이 분명하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들을 “국방과학전사들”이라고 하였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국방과학전사들이 탄 배는 ‘북극성’의 성능지표를 판정하는 각종 장비들이 탑재된 측정선박이다. 측정선박을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였을까? 그들은 수중발사체계의 안정도를 판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발사명령이 하달되자 “잠수함은 최대발사심도까지 신속히 침하하여 섬멸의 탄도탄을 쏘아올렸”고, 그로써 “최대발사심도에서의 탄도탄 랭발사체계 안정성”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잠수함이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치를 냉발사체계(cold launch system)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수중배수량이 2,000~3,000t급인 잠수함은 해수면으로부터 수심 200~300m까지 침하할 수 있는데, 해수면으로부터 수심 200~300m까지 이르는 바다 속에는 서로 다른 해수온도층이 여러 겹으로 형성되어 흐르면서 수중음파를 굴절시키거나 소실시킨다. 그래서 잠수함탐색작전에 나선 수상함이 수중음향탐지기를 가동해도 여러 겹으로 형성되어 흐르는 해수온도층 아래에 있는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 <사진 3> 위의 두 사진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 캄캄한 바다 속에서 '북극성'이 사출되는 장면이다. '북극성'은 수심 50m의 최저발사심도에서 사출되었다. 강력한 압축공기를 발사관 안으로 쏘아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사출시킨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잠수함이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면 해수면 가까이 올라가야 한다. 잠수함의 최저발사심도는 해수면으로부터 50m 정도다. 그보다 더 깊은 바다 속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쏘지 못한다. 수심 50m의 바다 속은 햇빛이 비치지 않아 어둡다. <사진 3>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 캄캄한 바다 속에서 ‘북극성’이 사출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날 ‘북극성’이 수심 50m의 최저발사심도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바닷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수심 50m로 침하한 잠수함이 무거운 탄도미사일을 사출하여 해수면 위로 밀어올리고, 해수면 밖으로 출수한 탄도미사일을 공중으로 또 다시 40~50m 솟구치게 하려면 엄청난 사출력이 요구된다. 비좁은 잠수함 속에서 그처럼 엄청난 힘을 분출하는 수중사출장치는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수중사출장치는 강한 사출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고, 그 장치를 장착한 잠수함도 강한 사출진동을 받을 때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조선이 그런 냉발사체계와 그것을 장착한 잠수함을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 <사진 4> 발사관에서 사출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는 순간 수직상승비행을 할 수 있도록 비행자세를 잡아주어야 하며, 수직상승비행을 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면 탄도비행으로 전환하도록 비행자세를 또 다시 잡아주어야 한다. 위의 사진들은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그 미사일이 해수면을 뚫고 나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며 로켓엔진을 점화시키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 장착한 ‘북극성’


측정선박을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은 ‘북극성’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고 상승비행을 하는 항공동력학적 과정(aerodynamic process)을 측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는 “탄도탄의 수직비행체제에서의 비행동력학적 특성”을 확정하였다고 한다.


‘북극성’은 순항미사일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므로, 지상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아주 높은 고도로 상승하여 포물선을 길게 그리며 고고도-장거리비행을 하게 되는데,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고 일정한 고도에 이를 때까지는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수직상승비행을 한다. 수직상승비행이 끝나면, 비행자세를 바꿔 탄도비행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는 순간 수직상승비행을 할 수 있도록 비행자세를 잡아주어야 하며, 수직상승비행을 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면 탄도비행으로 전환하도록 비행자세를 또 다시 잡아주어야 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이처럼 비행자세를 두 차례 자동적으로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비행자세제어기술을 요구한다. <사진 4>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언급한 “수직비행체제에서 비행동력학적 특성을 확정하였다”는 말은 수직상승비행을 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러 탄도비행으로 전환하도록 비행자세를 두 차례 제어하는데 성공하였다는 뜻이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를 리용”하여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이 최근에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가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극성’에 장착되었음을 의미한다. 고체발동기라는 말은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고체로켓엔진이라는 뜻이다. 모든 로켓은 연료(fuel)와 산화제(oxidizer)의 혼합물을 연소하여 분출하는 추력(thrust)으로 날아가는데, 연료와 산화제의 혼합물을 추진제(propellent)라 한다. 추진제는 액체추진제와 고체추진제로 분류되는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경우 러시아는 액체추진제를 주로 사용하고, 미국은 고체추진제를 주로 사용한다. 액체추진제는 출력이 강하지만 주입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고, 고체추진제는 주입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액체추진제보다 출력이 약한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액체추진제만큼 출력이 강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만들면, 로켓추진제로서는 최상급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고체추진제를 사용해온 조선은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최근에 새로 만들어냈다. 그런 최상급 고체추진제를 자체 기술로 만드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군사강국들밖에 없는데, 조선이 그런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였다니 놀라운 일이다.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만들면, 그것을 사용하는 로켓엔진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에 고체추진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기존 로켓엔진에도 고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할 수 없다.

 

▲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분출시키고 단을 분리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로켓엔진을 분출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와 신형 고체추진제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래서 조선은 고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신형 로켓엔진을 만들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발동기를 분출시키고 단을 분리시키는 시험이 2016년 3월 23일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발동기를 분출시키는 시험이 2016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 엔진연소시험시설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진 5> 지상분출시험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면, 신형 로켓엔진이 매우 크고, 대출력 고체추진제의 화염분출력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력 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된다. 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신형 로켓엔진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면, 사거리가 비상히 늘어나 지구를 반바퀴 이상 돌 수 있고, 그 신형 로켓엔진을 위성운반로켓에 장착하면, 추력이 엄청나게 강해져 정지궤도위성은 물론 달탐사위성도 쏘아올릴 수 있다.


2016년 2월 7일에 발사된 광명성호 1단 추진체의 추력은 150t으로 추산되는데, 조선이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 4기를 위성운반로켓 1단 추진체에 장착하면 그 추력이 400t급으로 강해질 것이다. 400t급 추력을 가진 1단 추진체를 만들면 정지궤도위성과 달탐사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다. 


그처럼 ‘북극성’에 강력한 신형 로켓엔진이 장착되었으니, 기존 ‘북극성’과 다른 신형 ‘북극성’이 등장한 것이다. 이번 제3차 수중시험발사에 사용된 ‘북극성’은 이전에 진행된 두 차례의 수중시험발사들에서 사용된 ‘북극성’과 다른 신형 ‘북극성’이다. 그래서 미사일동체에 이전에 써넣었던 ‘북극성-1’이라는 명칭 대신에 ‘북극성’이라고 써넣었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분출시키고 단을 분리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로켓엔진을 분출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와 신형 고체추진제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4년 8월 초 외신들은 조선이 사거리 2,500km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보도하였고,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5년 10월 13일 서울에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 ‘북극성’의 사거리를 2,800km로 추산하였다. 기존 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의 사거리가 그 정도라면, 그보다 더 강력한 대출력 로켓엔진을 장착한 신형 ‘북극성’의 사거리는 3,000km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미국 본토의 지상타격목표로부터 3,000km나 멀리 떨어진 공해 해저에 매복하고 있다가 핵탄을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막강한 핵공격력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3. 낙하돌진비행 중에 핵기폭장치 가동한 ‘북극성’


조선의 국방과학전사들은 ‘북극성’의 탄도비행 중에 단분리체계(stage separation system)가 제대로 작동되었음을 확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계단열분리의 믿음성”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계단열분리”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조선에서는 로켓추진체에 대해 말할 때 단(stage)이라고 하지 않고 계단이라고 하며, 단계적이라고 하지 않고 계단적이라고 한다. ‘북극성’은 2단 탄도미사일이므로, 높은 고도에서 포물선을 길게 그리며 탄도비행을 하는 중에 1단과 2단이 차례로 분리되고, 마지막으로 전투부(탄두부)가 타격목표를 향해 극초음속으로 낙하돌진비행을 하며 내리꽂히게 된다.


그런데 이번 ‘북극성’ 시험발사에서 ‘계단분리’가 아니라 ‘계단열분리’라고 했으니, 1단과 2단을 열장치로 분리하였다는 뜻이다. ‘북극성’의 1단과 2단을 각각 분리시킨 열장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로켓동체의 단연결부에 내장된 소형 폭약을 터뜨려 1단과 2단을 차례로 분리시키는 장치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단분리장치는 조선이 이전에 발사한 위성운반로켓들에서 여러 차례 사용된 바 있으므로, 이번에 그 기술을 ‘북극성’에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의 단분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은 응당한 결과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 소식통들은 2016년 5월 1일 <연합뉴스> 기사에서 ‘북극성’이 30여 km를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터져 2~3개로 깨졌다고 하면서 이른바 공중폭발설을 또 다시 꺼내놓았다. ‘북극성’ 동체의 단연결부에 내장된 소형 폭약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터지면서 1단과 2단이 성공적으로 분리되었는데, 그들은 ‘북극성’이 공중에서 폭발하여 2~3개로 깨졌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이다.

 

▲ <사진 7>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낮시간부터 어둠이 깔리는 시각까지 현장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 전 과정을 줄곧 지켜보았고, 수중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치하하여 국방과학전사들, 잠수함 승조원들과 함께 잠수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어처구니 없는 공중폭발설을 날조, 유포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낮 시간부터 어둠이 깔리는 시각까지 현장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 전 과정을 줄곧 지켜보았고, 수중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치하하여 국방과학전사들, 잠수함 승조원들과 함께 잠수함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는데, ‘북극성’이 공중에서 폭발하였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이다. 얼마 전 한국 국방부는 조선이 발사하지도 않은 화성-10호가 공중에서 폭발하였다는 공중폭발설을 날조하더니, 이번에는 ‘북극성’ 공중폭발설을 또 다시 날조하여 유포하는 한심한 작태에 집착하고 있다.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북극성’ 탄두부가 낙하돌진비행을 하는 중에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 이르렀을 때 핵기폭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판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미리) 설정된 고도에서 전투부 핵기폭장치의 동작 정확성”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탄두부라고 하지 않고 전투부라고 하므로, 위의 인용구는 ‘북극성’ 탄두부에 내장된 핵기폭장치가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측정하였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핵기폭장치는 핵탄두 격발기를 뜻한다. 핵탄두를 기폭시키는 핵탄두 격발기에는 열축전지, 점화장치, 격발지령회로, 활성회로, 중수소-삼중수로 혼합가스통 등이 들어가는데,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서 그것이 작동하여 핵탄두를 기폭시키게 된다. <사진 8>

 

▲ <사진 8> 이번에 진행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는 '북극성' 탄두부에 내장된 핵기폭장치를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서 작동시키는 시험도 포함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핵기폭장치는 핵탄두 격발기를 뜻한다. 위의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촬영된 보도사진에 나타난 핵탄두 격발기다. 이 핵탄두 격발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에 장입되는 것인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에도 그런 모양의 핵탄두 격발기가 장입된 것으로 생각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서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수직상승비행을 탄도비행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하였고, 탄도비행 중에 1단과 2단을 차례로 분리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낙하돌진비행 중에 탄두부의 핵기폭장치를 작동시키는데 성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북극성’이 수중발사체계 성능판정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우리식 수중발사체계의 믿음성이 완전히 확증, 공고화되였”다고 보도한 것이다. 


‘북극성’이 탄도비행 중에 1단과 2단을 차례로 분리한 다음, 최고도에 이른 탄두부가 낙하돌진비행을 하다가 미리 설정된 비행고도에서 핵기폭장치를 작동시키려면, 매우 높은 고도까지 상승시켜 아주 멀리 날아가게 하여야 한다. 그렇게 높은 고도로 상승하여 아주 멀리 날아가려면, 45도 각도를 유지하는 고고도-장거리비행을 해야 한다.


그런데 ‘북극성’이 고고도-장거리비행을 하면, 고체추진제를 조금만 장입하여 사거리를 줄인다고 해도, 탄두부가 조선 영해를 훨씬 벗어나 200~300km밖의 공해 상에 탄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조선의 국방과학전사들이 탄 측정선박은 일본 영해에 가까운 공해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요즈음처럼 극도로 긴장된 정세에서 조선의 측정선박이 일본 영해에 가까운 공해 상에 나타나 ‘북극성’ 탄착상황을 측정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일이다. 적함들이 나돌아 다니는 공해 상에 비무장 측정선박을 내보낼 수 없기 때문에 무리가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험발사현장에 나와 현지지도를 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측정결과를 즉각 보고하려고 해도 측정선박을 그렇게 멀리 보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북극성’에는 아주 적은 분량의 고체추진제만 장입되었으며, 수직에 가까운 발사각을 유지하며 매우 높은 고도로 가파른 상승비행을 하도록 쏘았던 것이다. 그러했으니 사거리가 3,000km나 되는 ‘북극성’이 200~300km 떨어진 공해 상으로 날아가지 않고 30km 밖의 연안해상에 탄착하였으며, 측정선박은 공해로 나아가지 않고 연안해상에서 사출, 출수, 비행, 탄착의 전 과정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진 9>

 

▲ <사진 9> 이번에 수중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에는 아주 적은 분량의 고체추진제만 장입되었으며, 수직에 가까운 발사각을 유지하며 매우 높은 고도로 가파른 상승비행을 하도록 쏘았다. 그렇게 하였으므로 사거리가 3,000km나 되는 '북극성'이 200-300km 떨어진 공해 상으로 날아가지 않고, 30km 밖의 연안해상에 탄착하였으며, 따라서 측정선박은 공해로 나아가지 않고 연안해상에서 사출-출수-비행-탄착의 전 과정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위의 두 사진은 이번에 수중에서 발사된 '북극성'이 높은 고도를 향해 수직으로 상승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이 300km 정도 비행해야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이번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이 약 30km밖에 비행하지 못했으므로 실패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조선이 어떤 특수한 환경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는지 알지 못하는 엉뚱한 주장이다. 한국 국방부는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 중에 사거리를 판정하는 시험도 진행된 것으로 추정하여 그런 엉뚱한 주장을 꺼내놓았지만, 탄도미사일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를 알아보는 사거리판정시험발사는 로켓추진제와 로켓엔진의 성능을 시험하는 초보단계의 시험발사다.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엔진분출시험을 이전에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신형 로켓추진제의 성능과 신형 로켓엔진의 성능을 이미 판정한 조선이 이제 와서 그런 초보적인 시험발사를 또 다시 진행할 필요는 없다.

 

 

4. 현장에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 전략잠수함 한 척이 더 있었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신포급 잠수함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신포급(Sinpo-class) 잠수함이라는 이름은 미국의 군사전문가 조섭 버무디즈(Joseph S. Bermudez)가 2015년 1월 8일 <38 노스(North)>에 발표한 글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신포는 함경남도에 있는 항구도시다. 조섭 버무디즈는 당시 상업위성사진에서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신형 잠수함 한 척이 정박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신형 잠수함을 신포급 잠수함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신포급 잠수함을 근접촬영한 보도사진에서 그 잠수함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 <사진 10>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중발사시험이 시작되기 전 정박장에 있는 신포급 잠수함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다. 신포급 잠수함 함교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근접촬영된 언론보도사진은 이것밖에 없다. 함교 맨 위쪽에 있는 전망대에 구명조끼를 입은 3명의 잠수함 승조원이 올라가 있다. 그 전망대 아래쪽 함교 정면에는 함교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직사각형 창문 6개가 일렬로 나 있다. 전망대 측면에 약간 돌출된 창문이 하나 더 있다. 함교 아래쪽에 있는 출입문은 열려 있다.     © 자주시보


첫째, <사진 10>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가까운 거리에서 신포급 잠수함을 바라보는 가운데, 함교 맨 위쪽에 있는 전망대에 구명조끼를 입은 3명의 잠수함 승조원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전망대 아래쪽 함교 정면에는 함교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직사각형 창문 6개가 일렬로 나 있다. 전망대 측면에 약간 돌출된 창문이 하나 더 있는데, <사진 11>에서 보는 것처럼 실내조명불빛이 그 돌출된 창문에서 내비치고 있다. 위에 열거한 정황을 살펴보면, 신포급 잠수함의 함교 전반부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11> 신포급 함교에 나 있는 약간 돌출된 창문에서 실내조명불빛이 비치고 있다. 그 뒷쪽에는 창문처럼 생긴 구멍 16개가 두 줄로 나 있다. 이 사진은 신포급 잠수함 함교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둘째, 신포급 잠수함의 함교 후반부 윗부분에 조그만 창문처럼 보이는 사각형 구멍 16개가 두 줄로 가지런히 뚫려있는 것이 보인다. 윗줄에 9개, 아랫줄에 7개가 나 있다. 함교 후반부에 그런 사각형 구멍 16개가 뚫려있는 것을 보면, 신포급 잠수함의 함교 후반부에도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만일 함교 내부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었다면, <사진 12>에서 보는 것처럼 한 변의 길이가 3m 정도인 사각형 덮개가 설치되어야 하는데, 신포급 잠수함 함교 후반부에 사각형 구멍 16개가 뚫려있으니 미사일발사관을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는 것이다.

 

▲ <사진 12> 이 사진은 소련의 킬로급 잠수함에 있는 미사일발사관 사출구의 덮개가 열려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만일 함교 내부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었다면,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한 변의 길이가 3m 정도인 사각형 덮개가 설치되어야 하는데, 신포급 잠수함 함교에는 사각형 구멍 16개가 뚫려있으니 미사일발사관을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서 서술한 두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신포급 잠수함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고, 따라서 그 잠수함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아 수중시험발사를 할 수 없는 신포급 잠수함이 시험발사현장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왜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은 신포급 잠수함을 수중발사현장에 내보냈으며, 신포급 잠수함을 근접촬영한 사진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그 잠수함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암시한 것일까? 


그 날 ‘북극성’ 시험발사현장에는 해수면 아래서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다른 잠수함 한 척이 더 있었는데, 그 비공개 전략잠수함에서 ‘북극성’이 시험발사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조선은 자기의 잠수함전력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고, 비공개 전략잠수함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보도하면서 언급한 “전략잠수함”은 신포급 잠수함이 아닌 다른 잠수함을 지칭한 것이다. 조선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전략잠수함은 어떤 잠수함일까?

 

 

5. ‘북극성’ 쏘아올린 최신형 전략잠수함의 정체


2014년 11월 2일 <연합뉴스>와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여 조선이 “골프급 디젤 잠수함을 (소련에서) 수입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해 최근 진수했”는데, 그 “신형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기 위한 지상, 해상실험도 수십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였다.


조선이 골프급 잠수함 10~12척을 소련에서 수입했다는 외신보도는 1994년에 나왔으므로,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는 조선이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한 뒤 무려 20년이나 지나서 그 잠수함을 역설계한 잠수함을 복제하였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조선이 소련산 잠수함을 복제하는데 20년이나 걸린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40년 동안 잠수함을 독자적인 기술로 건조해온 조선이 20년 전에 수입한 노후한 잠수함을 이제 와서 복제하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잠수함을 처음 만들어보는 나라도 5~6년 만에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데, 4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풍부한 잠수함개발경험을 쌓아온 조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기간은 3~4년이면 충분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2010년경에 신형 잠수함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2014년 하반기에 건조, 진수하였다고 보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 <사진 13> 골프급 잠수함이 해수면 위로 떠올라 항해하는 장면이다. 그 잠수함을 소련에서 수입한 나라는 조선과 중국밖에 없다. 조선은 1994년에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하였고, 그 잠수함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신형 잠수함을 독자적인 설계기술로 건조하였다. 조선이 독자적으로 건조하여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그 신형 잠수함은 신포급 잠수함보다 나중에 건조된, 성능이 더 우수한 잠수함이다. 신포급 잠수함이 신형 잠수함이라면, 2014년 하반기에 진수된 잠수함은 최신형 잠수함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 나온 골프급 잠수함은 어떤 잠수함일까? 소련은 1958년부터 1979년까지 골프급 잠수함의 성능개량을 거듭하면서 골프-1급으로부터 골프-6급까지 6등급을 만들었는데, 그 잠수함을 수입한 나라는 조선과 중국밖에 없다. <사진 13>

 

▲ <사진 14> 중국은 1978년 11월 골프급 잠수함의 성능을 개량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는데, 위의 사진에 나타난 031형 잠수함이 바로 그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 함교에는 미사일발사관 2문이 장착되었다. 그래서 함교 길이가 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중국은 소련으로부터 골프급 잠수함 건조기술을 전수받아 1966년에 골프급 잠수함을 복제하였고, 1978년 11월에는 골프급 잠수함의 성능을 개량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는데, 그 신형 잠수함이 031형(Type 031) 잠수함이다. <사진 14>


조선은 1994년에 소련으로부터 골프-2급 잠수함을 수입하였다. 당시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해체하면서 설계기술을 습득하였고, 그렇게 습득한 설계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골프-2급 잠수함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신형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하였다. 


조선이 독자적으로 건조하여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잠수함은 신포급 잠수함보다 나중에 건조된, 성능이 더 우수한 잠수함이다. 신포급 잠수함이 신형 잠수함이라면, 2014년 하반기에 진수된 잠수함은 최신형 잠수함이다.


미국 군부는 그 최신형 잠수함을 고래급(Gorae-class)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함체 외형이 고래처럼 큼지막하게 생겼으므로 그런 별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신포급 잠수함의 외형은 비교적 날씬하므로 고래급이라는 별칭에 어울리지 않는다. 고래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이 미국 언론에 처음으로 나온 때는 올해 2016년 3월이다. 조섭 버무디즈는 2016년 3월 17일 <38 노스>에 발표한 글에서 고래급 잠수함에 대해 처음 언급하였는데, 그는 고래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같은 것이고, 이름만 서로 다르게 부르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는 고래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을 혼동한 것이다.


조섭 버무디즈는 2015년 1월 초에 신포조선소 정박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신형 잠수함을 발견하고, 그 잠수함에 신포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였는데, 미국 군부는 그보다 앞서 2014년 하반기에 조선 동해를 촬영한 첩보위성영상에서 신포급 잠수함과 다른 최신형 잠수함을 발견하고 그 잠수함에 고래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보도한 기사에서 “전략잠수함”이라고 부른 잠수함은 미국 군부가 고래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인 최신형 전략잠수함이다.


고래급 잠수함으로 알려진 최신형 전략잠수함을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조선은 2015년 5월 8일 그 잠수함에서 ‘북극성’을 처음 쏘아올리는 제1차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번에 제3차 수중시험발사도 그 잠수함에서 진행한 것이다.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은 수상배수량이 2,500~3,000t이고, 길이는 약 67m, 폭은 약 6.6m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이 2,500~3,000t이면, 수중배수량은 3,200~3,700t으로 늘어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은 수중배수량 3,500t급 최신형 잠수함을 실전배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는 2014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서 신형 잠수함의 길이가 약 67m, 폭이 약 6.6m인 것으로 추정하였으나, 그것은 오류다. 3,500t급 잠수함의 길이를 67m로 짧게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고래급 잠수함과 마찬가지로, 골프-2급 잠수함의 수중배수량도 3,500t인데, 그 잠수함의 길이는 99m이고, 폭은 8.2m다. 그러므로 조선이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최신형 전략잠수함의 길이와 폭도 그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련의 골프-2급 잠수함, 중국의 031형 잠수함, 조선의 고래급 잠수함을 비교한 도표는 아래와 같다. 

 

 

 

골프-2급 잠수함에 미사일발사관이 3문 장착되었으니, 그 잠수함과 수중배수량이 같은 고래급 잠수함에도 미사일발사관 3문이 장착된 것이 확실하다. <사진 15>에 보이는 잠수함은 미국 군부가 칭급(Qing-class)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032형 잠수함인데, 이 잠수함 함교에 미사일발사관 3문이 장착되었다. 그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함교에 미사일발사관 3문을 장착하면, 함교 길이가 매우 길어진다. 미사일발사관 3문을 장착한 고래급 잠수함도 함교 길이가 그처럼 긴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 15> 위의 두 사진은 미국 군부가 칭급(Qing-class) 잠수함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032형 잠수함과 그 모형을 촬영한 것이다. 이 잠수함 함교에는 미사일발사관 3문이 장착되었다. 그래서 함교 길이가 031형 잠수함보다 더 길다. 미사일발사관 3문을 함교에 장착한 조선의 고래급 전략잠수함도 위와 같은 모습인 것으로 생각된다. 고래급 잠수함 함교에 장착된 미사일발사관 안에는 300킬로톤급 전략핵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이 들어간다. 고래급 잠수함에는 그런 전략핵탄미사일 3발이 탑재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고래급 잠수함 함교에 장착된 미사일발사관 안에는 300킬로톤급 전략핵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이 들어간다. 고래급 잠수함은 300킬로톤급 전략핵탄을 장착한 ‘북극성’ 3발을 수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초강력한 전략무기인 것이다. 조선이 이미 실전배치한 최신형 전략잠수함에 300킬로톤급 전략핵탄 3발을 탑재하면, 핵공격력을 최강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미국태평양사령관이 불안감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코리아연대2인 18차미대사관진격투쟁

  • <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퇴진!코리아연대탄압중단!> ... 
  • 임진영기자
    2016.05.02 16:08:55
  • 코리아연대(자주통일민주주의코리아연대) 두회원들이 제18차미대사관진격투쟁을 전개했다.
     
    코리아연대 남윤호·박소현회원은 5월2일 오후12시30분경 미대사관정문을 향해 진격했다. 이들은 <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는 가로막을 들고 <북침전쟁연습 중단하라!>·<북미평화협정 체결하라!>·<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박근혜정부 퇴진하라!>·<코리아연대 그만 탄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구호와 함께 준비한 전단을 배포하며 미대사관앞에서 완강히 투쟁했다. 두회원은 폭력경찰에 의해 아스팔트에 쓰러지며 다쳤다.
     
    4월24일에 작성된 글에서 남윤호회원은 <미국은 계속해서 한반도에 전쟁위험을 야기시키고 있다. 각종 전략자산을 가지고 한반도에 들어와 북측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참수작전이니 하면서 한반도에서 핵전쟁연습을 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미국에게 경고한다.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한반도에 전쟁위험을 불러오는 미군은 이땅을 당장 떠나라.>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짜의 글에서 박소현회원은 <미국은 오랜 역사를 가진 코리아를 분단시킨 원흉이자 아직도 북침전쟁연습을 벌여가며 온겨레와 세계를 전쟁의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그 꼭두각시에 지나지않다는 것이 만천하게 드러난 박근혜는 이미 총선으로 심판을 받아 <정권>이 아니라 <정부>로 전락했다.>면서 <자주성을 가진 사람이 이런 시대에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은 너무도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집단성추행으로 악명높은 종로서와 서울시경기동대는 이번에도 남성경찰들이 여성회원의 몸에 손을 대며 성추행과 폭력진압을 자행했다. 코리아연대측은 최근 KT민주동지회집회때 연대활동을 한 여대생에게 자행한 종로서의 집단성추행을 규탄하며 당사자의 엄중처벌과 서울시경청장·종로서장의 해임과 박근혜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지난 4월22일 개최했다. 
     
    두회원은 현재 모두 종로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있다. 두회원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보장과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당당히 묵비단식으로 항의중이다. 코리아연대회원들은 18차에 이르는 진격투쟁의 과정에 연행된 회원들이 모두 예외없이 원칙적인 묵비단식을 전개하였다. 코리아연대측은 이날 오후6시 종로서앞에서 두회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이어 미대사관앞에서 철야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리아연대의 김대봉회원은 지난 2월29일부터 사드배치중단·키리졸브중단·북미평화협정체결·박근혜정권퇴진을 요구하며 수원구치소에서 10일간 옥중단식을 전개했다. 그 이후 3월17일부터 키리졸브중단·독수리연습중단·북미평화협정권체결·박근혜정권퇴진을 요구하며 대전구치소에서 최민회원, 서울구치소에서 이상훈공동대표, 대전구치소에서 김경구회원, 성동구치소에서 이미숙회원이 연속적으로 10일간씩 옥중단식을 전개하였다. 최근에는 4월28일 불구속재판에서 법정구속된 이동근회원이 5월2일 현재 5일째 옥중단식을 진행중이다. 
     
    코리아연대회원들은 이 구속회원들의 이미지피시와 그 구호판을 들고 매일 미대사관앞에서 24시간 철야시위를 전개했다. 5월2일 현재 철야시위는 총 64일째가 된다. 
     
    종로서와 서울시경은 미대사관의 요청이라면서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정당하고 합법인 미대사관앞1인시위를 불법·폭력적으로 5월2일 현재 64일째 탄압하고 있다. 불법채증과 불법경고방송을 뉘우침 없이 계속 남발하며 평화적인 1인시위마저 폭압적으로 탄압해 길가던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있다. 코리아연대의 미대사관앞 1인시위는 5월2일 현재 346일째 벌어지고 있다. 
     
    코리아연대측은 <비록 독수리연습이 끝났지만 코리아반도에는 여전히 전쟁기운이 감돌고 있다. 코리아반도에 핵전쟁의 먹구름을 불러오는 어떤 전쟁연습도 다시는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북미간에 바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남미군은 이땅을 즉각 떠나야 한다. 남의 종미사대<정부>, 반북호전<정부>인 박근혜<대통령>은 총선참패로 드러난 민의를 반영해 즉시 퇴진해야 한다. 그리고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해 정당한 주의주장을 펴는 코리아연대에 대한 야수적인 공안탄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미 <식물정부>가 된 박근혜<정부>가 아무리 코리아연대를 파쇼적으로 탄압한다고 해도 우리는 절대로 굴복하지않을 것이며 참다운 민주주의와 자주와 통일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앞장에서 투쟁할 것이다.>라고 변함없는 불굴의 투쟁의지를 강조했다. 
     
    아래는 관련 사진과 자료들이다.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2.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3.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4.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5.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6.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7.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8.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9.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0.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1.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2.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3.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4.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5.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6.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7.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8.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19.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20.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21.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22.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23.jpg

     

    18차,미대사관,남윤호,박소현_24.jpg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보수 편향 대법원 바꾸자…다음 대통령은 못 한다

보수 편향 대법원 바꾸자…다음 대통령은 못 한다
 
2016.05.03 08:11:32
[20대 국회 시험대 ⑨] 여소야대 국회, 사법 권력 제대로 견제해야
오는 6월 20대 국회가 시작된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되는 결과는, 의회 권력이 2008년 총선 이후 전면적으로 재편됐다는 점이다. 사실상 의회 권력의 기능이 마비됐던 2006년 지방 선거 이후로 치면 약 10년 만에 의회가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된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총선에서 압승했던 열린우리당은 2006년 지방 선거에서 참패,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야당(한나라당)에, 그리고 행정부(이명박 정부)에 내줘야 했다. 
 
이명박 정부를 계승한 박근혜 정부는 2012년 총선에서 승리했고,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의 정국 운영은 2008년부터 따지면 8년 가까이 진행돼 왔다. 의회는 사실상 행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123석),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 의석수는 167석에 달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내려 앉았다. 야당이 정국을 주도할 기회가 생겼다. 보수 정당의 집권 기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부자 감세, 테러 방지법 등, 숱한 논란 속에 '보수 혁명'이 일어났다. 이제 균형을 맞춰야 할 시점이다. 20대 국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프레시안>은 전문가 등과 함께 20대 국회에서 꼭 추진해야 할 과제를 짚어 본다. 
 
유권자의 선택이 대법원장을 바꿀 수 있다. 무슨 말일까? 20대 총선 결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 중 하나가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변화다. 유권자는 20대 총선에서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 인선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보수화된 사법 권력에 대한 견제가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따져보자. 현재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은 모두 2008년 이명박 정권 이후 임명된 사람들로 채워졌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50대 남성 중심"이라는 세간의 평처럼,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 기간 보수 편향 판결을 많이 내 왔다.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는 사실상 거부돼 왔다. 그런데 여소야대 정국 하에서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이 교체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6년)는 2017년 9월까지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그에 앞선 2017년 1월까지가 임기다. 다른 장관급과 달리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한다. 대법관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교체될 대법관도 있다. 이인복 대법관이 2016년 9월, 이상훈 대법관이 2017년 2월, 박병대 대법관이 2017년 6월에 임기가 끝난다. 대법관 12명(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제외) 중 3명이 향후 박근혜 정부 하에서 새로 임명되는 셈이다.  
 
왜 이번 인사가 중요한가? 차기 정부는 대법원장 임명을 못한다. 만약 야당이 2017년 12월에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19대 대통령의 임기는 2023년 2월에 끝난다. 그런데 오는 2017년 9월 이후 임명되는 대법원장의 임기는 2023년 9월까지다.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도 6년이지만, 대법원장과는 결이 다르다. 헌재 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서 나올 수 있다. 현직 헌법재판관이 헌재소장에 지명될 경우, 재판관 임기까지 더해서 6년 임기를 마쳐야 한다. 즉 차기 정권에서 헌재소장 교체 가능성은 남아 있게 된다. 
 
이 때문에 특히 내년 대법원장 임명 과정에서 야당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하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 기관의 판단은 각종 하급심 재판에 영향을 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의 규범을 만들어나가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논리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사법기관의 중요성은 정치의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조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력은 유권자의 총의로 선택되는데 반해 대법원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이때문에 '책임제'의 구현이 어렵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견제가 필요하다. 사법부를 견제하는 것은 입법부의 가장 중요한 의무 중 하나다. 정치 권력의 교체를 통해 사법 권력을 견제할 절호의 기회가 이번 총선을 통해 주어졌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석기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TV 화면 갈무리)

보수 일색의 대법원 구성서울대 법대, '아재' 대법관 
 
2012년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마지막 대법관인 전수안 전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현직 대법관 전원이 보수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이 됐다. 현재 대법관 구성은 양승태 대법원장 외에 박상옥, 이기택,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 대법관 등이다. 이 중 이인복 대법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고, 고영한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다. 박보영, 김소영 등 2명은 여성 대법관이다. 14명 중 박보영(한양대 법대), 김창석(고려대 법대)를 빼면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2014년 현재까지 임명된 84명의 대법관 중 서울대 법대 출신이 63명(75%)에 달했다. 서울대 비법대 출신은 3명(3.6%)였다. 또한 판사 출신이 68명(81%)였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대법원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기업에 유리한, 권력에 유리한 판결들을 생산해 왔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전교조 교사 시국선언 사건 판결, 한명숙 정치자금 사건 판결 등 노동 이슈, 정치 이슈에서 소수 의견을 내왔던 이인복, 이상훈 대법관이 퇴임하면 대법원 구성이 보수 일색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의 보수화는 2008년 초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다. 당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이명박 정부는 대법관 교체 시기 때마다 보수적인 법관을 추천했다. 
 
박정희의 긴급조치가 '고도의 정치 행위'라는 대법원 
 
MB정부 시절인 2009년 2월 취임한 신형철 전 대법관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이른바 '촛불 재판' 개입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가 대법관 시절 내린 판결 중에도 황당한 것들이 많다. 박정희 정권의 '사법 살인' 사건이었던 인혁당 판결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은 2011년 1월 원심을 뒤집고 지연손해금 가산일을 변경하는 파기 자판을 했다. '사법 살인' 판결이 나온 1975년 4월 9일부터가 아니라 재심 결과 무죄 판정이 난 2008년부터 배상금 이자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배상금을 받은 인혁당 피해자들에게 이자 비용을 다시 토해내라는 의미였다. 그러자 국정원이 나섰다. 인혁당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달라는 황당한 소송을 냈다. 이 판결의 주심이 바로 신영철 대법관이었다.  
 
2011년 9월 취임한 양승태 대법원장은 사회 제반 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지만, 유독 시국 관련 사건이나, 노동 관련 사건,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이슈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 앞서 대법관 시절에도 그는 용산 참사 주심을 맡아 철거민들에게 중형을 선고했고, 노사분규 관련 사건에서 특히 노조 측에 가혹한 판결을 내려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4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낸 국가 배상 청구와 관련해 "긴급조치 발령행위는 고도의 정치 행위이므로 정치적 책임은 물을 수 있지만 국민 개개인에 대하여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 대법원은 긴급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한 바 있다. 그런데 위헌적인 조치로 인한 피해를 두고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이 판례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와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대법원 판례를 거스르는 하급심 판결이 줄을 이었다. 광주지법은 지난 2월 긴급조치 비방 유인물 제작 배포 혐의로 옥살이를 한 손모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통령 1인의 판단으로 행해진 긴급조치 발령은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정치적 책임만을 추궁하는 국회의원의 입법 행위와 동일시할 수 없는데도 대법원이 국회의 입법 행위에 관한 기존 법리를 무비판적으로 불완전하게 원용한 잘못이 있다"고 판결문에 적시,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재판부는 특히 대법원이 내놓은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내린 긴급조치 위헌 결정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현직 대법관들 (대법원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가들은 보수적 엘리트 출신 판사들이 대법관직을 이어 받으면서 이같은 '보수 편향성'이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향은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심화됐다. 특히 임명동의권을 가진 국회가 8년 동안 새누리당에 의해 과반 의석을 점유당해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마음껏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장 최근 임명된 박상옥 대법관이다. 그는 대법관에 지명된 후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 시도에 가담했다는 의혹으로 대법관 자격 논란에 휘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은 박 대법관 임명안을 밀어붙였고, 소수파였던 야당은 제대로 제동을 걸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헌법 104조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국회, 특히 야당은 국회의 동의를 거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반대하면 대법관 임명은 불가능해 진다.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대법원장을 비롯해,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담보해 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우리의 대법원 격인 최고재판소 15명의 재판관 중 5명은 비법률가를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당장 제도를 손볼 수 없지만, 정권의 의지가 투영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막아내고, 대법관 추천 절차를 제대로 감시하며, 나아가 대법원의 지나친 보수화를 견제하는 게 필요하다. 야당이 이런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공안 검사 출신 헌재소장, 최선입니까? 
 
헌법재판소 역시 마찬가지다. 헌법재판소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정당 해산 심판을 해 통합진보당을 공중분해시킨 업적을 가지고 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지난해 5월 강연에서 "(통진당의) 강령으로는 뚜렷하지 않았지만 교육 자료, 이석기 내란음모 재판 과정에서 나온 주요 인물들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고 있고 그 주도 세력이 통진당의 중요한 의사 결정 등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령상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한다고 할 수 없지만, "종합"해 봤을 때 종북으로 판단된다는 해석이다. 헌재는 통합진보당이 주장하는 진보적 민주주의가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거의 모든 점에서 같거나 매우 유사하다는 식의 자의적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9명의 재판관 중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은 김이수 재판관이 유일했다. 
 
각종 이슈에서 헌재가 보수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헌법재판소장 임명 과정에서 야당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통령의 7시간’ 제작 이상호 기자 또 ‘정직 6개월’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5/03 08:57
  • 수정일
    2016/05/03 08:5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MBC 사측, 해고 무효 복직 9개월 만에 이중취업·SNS 활동 등 징계 사유… 인사위 절차 논란 예고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16년 05월 02일 월요일
대법원 해고무효 판결로 복직한 후 정직 6개월의 재징계를 받았던 이상호 MBC 기자가 2일 또다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정직 기간 중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구조 실패 책임을 묻는 다큐멘터리 ‘대통령의 7시간’을 제작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달 25일 이 기자에 대한 징계안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결과 이 기자가 취업규칙을 어기고 회사를 비방했다는 등의 사유로 정직 6개월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 기자는 대법원 해고무효 확정판결 후 지난해 7월 복직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정직 6개월의 재징계를 받고 지난 2월5일 심의국 TV심의부로 복귀한 후 석 달 만에 다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게 됐다.
 
앞서 사측은 이미 지난 3월7일 이 기자의 징계안에 대한 1차 인사위원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못 내린 후, 지난달 20일 이 기자의 모욕죄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재차 25일 인사위 개최를 통보해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상호 MBC 기자가 지난 2월 2일 SNS에 공개한 ‘대통령의 7시간’ 제작 영상
 
사측은 이 기자가 인터넷 매체 ‘고발뉴스’에 출연하고 해고 기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연출 및 홍보, 정직 기간 다큐멘터리 ‘대통령의 7시간’을 연출한 것 등이 취업규칙 상 이중취업 금지 조항과 대외 발표 시 회사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사측은 또 지난 1997년 대선 직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위해 당시 안기부가 북측에 판문점에서의 총격을 요청했다는 이른바 ‘총풍사건’ 관련 트위터 글 등 각종 트위터 글들이 회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신뢰를 실추한 점과 지난해 7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회사에 신고 없이 하면서 회사를 비방한 점 등을 징계 사유로 들었다. 
 
이 기자는 당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MBC 복귀 이상호 “당연한 결과다, 난 고맙지 않다”)에서 “시용기자 등이 양심을 팔고 들어온 MBC 보도국은 일제 치하나 유신시절의 편집국보다 더 심하게 망가진 게 아닌가 하는 슬픔이 느껴졌다”며 “부사장 재직 중 인사위원장으로서 내 목을 날렸던 안광한 MBC 사장은 자격미달이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지난달 21일 MBC 파업 기간 중 고용된 전재홍 MBC 기자와 회사 모욕 혐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을 통해 드러난 민의라는 것이 정권적으로는 국민과 소통하라는 뜻이고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과 종편 언론에 대해선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라는 소환 신호인데도 회사가 다시 징계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기 위해 마지막 비상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대통령의 7시간’ 제작 이상호 기자 중징계 예고)
 
반면 사측은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는 MBC 조직의 활기를 흩뜨리고, 회사가 부여한 자신의 위치와 자격을 망각한 채 구성원의 결속력을 저해하는 이상호와 같은 어떤 유형의 발언과 돌발행태에도 당당히 대처해 나갈 것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정원 저격 다큐' 상영할 멀티플렉스, 어디 없나요?

 

영화 <자백>,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던 날... "자기검열 공포가 가장 힘들어"

16.05.02 16:07최종업데이트16.05.02 20:24

4월 30일 전주영화제에서 '자백' 첫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갖고 있는 최승호 감독ⓒ 성하훈


영화를 관람한 한 외국 관객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간첩 사건) 조작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국가정보원은 왜 그러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최승호 감독은 이렇게 답변했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다. 국정원은 그런 단서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국정원은 공포를 통해서 컨트롤하고 지배할 수 있다. 국정원 안에 있는 개개인들은 간첩을 잡으면 어마어마한 포상을 받는다. 개인적 조직적 세력의 이해관계 등이 간첩을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17회 전주국제영화제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자백>이 지난 4월 30일 오후 첫 공개 됐다. 국정원의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을 비롯해 국가권력의 전횡을 파헤친 영화는 모든 좌석이 매진될 만큼 높은 관심 속에 상영이 이뤄졌고, 이후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 역시 열띤 분위기가 가득했다.

영화 <자백>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을 고리로 국정원이 은밀히 자행하고 있는 반인권적 행태와 국가권력의 간첩 조작으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을 조명했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했던 <뉴스타파>가 그간의 기록을 정리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금기와 성역에 카메라를 들이댄 최승호 감독의 근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권력이 휘두르는 검에 맞선 카메라의 창
 

<자백>의 한 장면.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최승호 감독이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타파


2013년 발표된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사건'은 결국 재판 과정을 통해 국가기관이 허위 문서를 동원해 평범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아 누명을 씌운 '간첩 조작 사건'으로 공식적으로 결론난 매우 드문 사례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후 서울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던 유우성씨는 오빠를 찾아 남으로 온 여동생에 의해 간첩으로 몰린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의해 6개월 동안 한 곳에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돼 조사를 받던 여동생이 국정원의 강압에 못 이겨 오빠가 간첩이라고 진술하면서 시련의 나날이 시작된다.

다큐멘터리 <자백>은 이 여동생의 눈물로부터 시작한다. 국정원의 압박에 오빠가 간첩이라고 허위 자백한 여동생 유가려씨는 카메라 앞에서 계속 훌쩍이며 국정원의 조사 과정을 증언한다. 영화는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몰린 유우성씨가 간첩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과정에 집중한다.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고자 했던 정보기관의 조작 행태와 40년간 이어오고 있는 비슷한 조작 피해자들의 실태를 고발한다.

<자백>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진실을 찾아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끝내 거짓과 조작을 밝혀내는 저널리즘의 모습이다. 묵직하게 다가오는 영화는 음험한 권력의 생리를 까발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권력이 휘두르는 검 앞에 카메라의 창으로 맞대응하는 모습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킨다. 거짓으로 점철된 국가기관의 민낯을 드러나게 하는 기자의 올곧은 정신에 경외감이 생길 정도다. 결국 진실이 드러나고 죄 없는 자가 풀려나는 모습을 보며, 언론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정보기관 관계자들이나 조작의 주체들을 향해 거침없이 질문을 던지고 한마디 사과라도 듣기 위해 몸싸움도 마다치 않는 집요함은 이 작품이 안겨주는 쾌감이기도 하다. 이런 언론인들이 있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여전히 답답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드러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일말의 양심이나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철면피한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과 전 국정원장 원세훈의 모습은 씁쓸함을 넘어 분노를 갖게 만든다. 뻔히 드러난 증거에 대해서도 궤변만을 일삼는 자들이 국가권력의 중추 기관에 있다는 사실은 절망스럽다. <자백>은 이런 행태가 수십 년을 이어오며 얼마나 많은 피해를 만들었는지 목도하게 한다. 마지막 자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최승호 PD, 다큐 영화 감독으로 입봉
 

<자백>의 한 장면. 유우성 사건 수사 검사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최승호 감독ⓒ 뉴스타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방송사 PD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 입봉한 최승호 감독은 제작 의도에 대해 "3년 동안 놓지 않고 취재를 해온 것이었는데, 국민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국정원이라는 게 중앙정보부부터 시작해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공포로 지배해 왔다, 40년 전 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지 않으면 후손이나 자식들도 공포에 지배당한다는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제작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최 감독은 "공포"라고 답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도 되나? 더 취재해도 되나? 등 자기검열에 대한 공포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최 감독의 고뇌가 특히 엿보이는 부분은 국정원 합동심문센터에서 조사받다 숨진 한종수씨의 북쪽 가족에게 한씨 사망 사실을 전해주는 장면이다. 휴대전화로 연결된 딸에게 자신을 아버지의 친구라고 밝히며 소식을 전하는 감독의 표정은 무겁고 어두웠다.

최 감독은 통화 시도를 두고 여러 고민이 있었음을 밝히면서 "딸과 전화를 할 때는 북한에 들어왔는지 알아야겠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딸에게 아버지 죽음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그 사람을 간첩으로 믿었다면 북한 정부에 알렸어 하고 가족에게도 알렸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묻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최 감독은 또한 국정원이 그간 발표한 다른 간첩 사건에 대해서도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없다가 이명박 정부 때 정보기관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간첩 조작이 시작됐다"며 "원정화 사건도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는 조작으로 본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합동심문센터 6개월 동안 '계속 너 간첩이지' 하면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탈북자 간첩 조작을 밝혀낸 것이 13건"이라며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저격' 다큐 상영, 전주영화제는 무사할까?

한편 관객들의 관심은 다큐 <자백>을 공개한 전주영화제가 무사할지로 이어졌다. <다이빙벨> 상영 후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는 최근 부산영화제 사태에 따른 여파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상영작에 대해서는 전주시도 몰랐고 어떤 전화도 없었다"면서 "요즘 부산영화제가 곤혹스러운 입장이지만, 전주는 괜찮을 거다"며 "개봉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 감독도 "어떻게 해야 많은 분께 이 영화를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과연 이런 영화를 한국의 극장에서 받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CJ와 롯데가 다 두려워한다, 시민들과 함께 뭔가를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