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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을 모르나?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 개혁 의지 거스를 수 없어”

황준범 논설위원의 직격 인터뷰 |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준범기자

수정 2025-06-11 07:40등록 2025-06-11 07:00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5선)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6·3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을 넘겼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인선을 시작으로 새 정부 진용을 채워가고 있고, 미국·일본·중국 정상과 순차적으로 통화하며 정상외교도 개시했다. 거대 야당에서 여당으로 위치가 바뀌어 국정의 견제자에서 공동책임자가 된 더불어민주당의 발걸음도 바쁘다. 오는 13일 새 원내대표 선출로 이재명 정부와 호흡맞출 1기 여당 체제를 구축하고, 7~8월엔 새 당대표도 뽑는다.

이 대통령의 38년지기로 민주당 내 원조 친명 그룹 ‘7인회’ 일원이자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5선,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은 9일 이 대통령의 일주일을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준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가장 유능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을 갖고 있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변호를 맡아온 이승엽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이해충돌이 발생할 일 없다”면서도 “대통령실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명 재산 보유 전력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참모는 대통령 책임하에 쓰는 것”이라며, “민정수석이 대통령의 확고한 검찰 개혁 의지에 반대되는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987년 사법연수원 18기 시절,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며 공부하는 ‘언더 서클’(이듬해 노동법학회로 공식화)에서 이 대통령과 함께 활동하며 연을 맺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문무일 전 검찰총장, 문병호·최원식 전 의원, 민유숙 전 대법관 등도 이 학회 소속이었다. 정 의원은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문재인 후보의 요청을 고사하고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이재명 후보를 도운 이후 줄곧 이 대통령 곁을 지켰다.

온건 성향인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려고 중도적 목소리를 내다보니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수박’(비명계를 비하하는 표현) 소리를 듣는다”고 자조한다. 지난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했다가 중도에 사퇴했던 그는 여전히 하반기(2026~2028년) 의장 후보로 꼽힌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뒤 일주일 행보를 평가한다면.

“역시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줬고, 이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어도 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국민들에게 주는 시간이었다. 인사도 유능한 사람들로 했고, 특히 첫날 국회에 와서 취임선서 뒤 여야 대표와 대화하며 소통 의지를 보여준 점이 보기 좋았다.”

―그동안 진행된 인사에 몇 점을 주겠나.

“90점 주겠다. 정치·경제적 복합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국정 안정을 목표로 한 인사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나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등 모두 바로 투입해도 되는, 능력이 검증된 분들이다.”

―그 가운데 오광수 민정수석은 차명으로 재산을 보유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공직기강, 인사검증, 검찰개혁 등을 책임질 사람으로 부적절하지 않나.

“언론 보도만 봐서는 적절치 않아 보이지만 고의적 땅 투기는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의 참모는 대통령 책임하에 쓰는 것이고, 잘못이 있을 때 자르면 된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오 수석이 검찰 개혁 부적격자라는 우려도 여당 안팎에서 나온 바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을 아직도 국민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다. 검찰의 행태를 지난 3년 동안 대통령 본인이 직접 경험했다. 제1야당 대표를 표적수사하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 처벌하려고 들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수사 하나 제대로 못하고. 대통령이 확고한 검찰 개혁 의지를 갖고 있는데 민정수석이 자기가 검찰 출신이라며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 뜻에 반해서 태만히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 체제에서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변호를 맡은 이승엽 변호사를 대통령실이 헌법재판관 후보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렇게 따지면 유명한 변호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 있는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간다는 보장도 없어, 이해충돌될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 대통령실도 고민하지 않겠나.”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 대리인이던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완규 지명은 윤석열과 친분의 문제가 아니라, 한덕수 대행이 월권해서 임명한 점과 이완규가 내란죄 피의자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이승엽 변호사 경우와는 다르다.”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중지하도록 민주당이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될 수 있지 않나. 또한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제84조 해석도 헌재 심판대에 오를 수 있는데.

“그게 논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헌법 84조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사법적 논란에서 자유롭게 함으로써 직무 집행의 안정성을 갖게 하자는 취지다. 그러니 ‘수사와 기소’는 물론이고, 진행 중인 ‘재판’도 당연히 불소추에 포함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국민도 그 점을 알고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다. 서울고법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 일정을 ‘헌법 84조에 따른 조치’라며 무기한 연기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위증교사 사건 등 이 대통령의 나머지 4개 사건 재판부도 서울고법과 같은 결정을 내릴 걸로 보나.

“법원이 통일적으로 그렇게 내부 논의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른 재판부도 이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대통령 재판 중지’ 형사소송법 개정을 안 해도 되지 않나

“법적 안정성에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형사소송법을 신속히 개정해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게 깔끔하다. 대법원에서 일괄적으로 결정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개별 판사에 따라 판단이 바뀔 수 있다. ‘제2의 조희대’가 안 나온다는 보장이 있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의 구성 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그대로 추진하나. 이게 통과되면 이 대통령은 처벌 근거가 사라져 퇴임 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면소가 되는데.

“이 문제는 여야 국회의원 모두가 해당되는 거다. 늘 선거 끝나면 허위사실 유포 때문에 기소되거나 수사 받는 의원들이 많지 않나. 어떤 평가나 주관적 ‘기억’을 갖고서 ‘행위’로 만들어서 유죄 판결을 하는 거다. ‘사실’인지 ‘의견’인지 늘 애매하다. 미국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토론할 때 실시간으로 언론이 팩트체크를 하지, 그걸 갖고 허위사실이냐 아니냐 논쟁하지 않는다. 이 문제 또한 차제에 명확하게 정리하는 게 좋다. 이미 이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제 내년 지방선거와 2년 뒤 국회의원 선거 나올 사람들에 해당하는 문제여서, 여야가 시간을 갖고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 대통령 인선에서 좌우 통합이나 여성 기용이 눈에 띄지 않는데.

“인수위 기간 없이 곧바로 임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그동안 호흡을 맞춰 온 사람들 중에서 능력이 검증된 사람을 쓸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결국 국민통합은 어느 지역을 안배하겠다는 말로 일시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등 정책으로 해결될 문제다. 여성 인재들을 더 기용하는 문제는 고민을 하고 계실 것이다.”

―대통령의 첫 100일 동안 무엇부터 집중해야 하나

“우선 공직사회의 분위기 쇄신 또는 공직기강 확립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빠른 시일 안에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생경제가 최우선이다. 이 대통령 취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니까 코스피도 반등하고 있고 해외 전문가들도 올해 한국 성장률을 상향조정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비상경제점검태스크포스(TF)에서 지시했듯이 신속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집행해야 한다. 올해 국민들이 경제 회복 조짐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내란 청산도 핵심 과제인데.

“내란 심판과 경제 회복, 국민통합이 상충하는 게 아니다. 각 분야에서 내란을 방조·동조했던 세력이 있다. 청와대 경호처는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 또 전임 대통령실이 필기도구 하나 없이, 컴퓨터 인터넷도 연결해두지 않고 싹 정리하고 떠난 것은 그 정도로 국정이 망가져 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내란 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야 하고, 그래야 경제 위기 극복에 집중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에도 내란 세력이 있다고 말했는데.

“만약 윤 전 대통령의 지시나 요청을 받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고 했다면 내란 공범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어떤 국회의원이 거기에 동조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대법관 증원도 그대로 추진하나.

“대법원의 재판 지연 문제는 너무 심각하다. 대법관 1인당 1년에 재판이 3천건이다. 대법원에서 좀 빨리 진행되도록 하려면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야 된다는 게 서초동에 다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대법원이 요구해온 대로 상고법원을 설치하더라도, 국민들은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관 증원이 옳고, 국민들도 이 사정을 알면 동의할 것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이게 조희대 대법원에서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결정한 뒤에 제기되면서 문제가 된 거다. 여야가 논의하면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다수 야당에서 거대 여당이 됐다. 여당의 역할은.

“대통령도 국회도 국민이 선출한 권력이다. 입법부와 행정부가 좀 대등한 위치에서 역할해야 된다. 여당도 무조건 대통령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국회의 역할, 건강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 윤석열 때의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 상명하복 관계였지만 민주당은 그럴 가능성 없다. 정부가 잘못 갈 때 여당이 국민 목소리를 대통령께 전달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매우 강해서 ‘쓴소리’를 제대로 못할 수 있지 않나.

“그동안 민주당 안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쓴소리가 부족했다는 면이 충분히 있다. 그런데 그것은 대통령 권력이 야당 대표를 구속해서 처벌하려 모든 공력을 기울이고 있어 야당 내부에서 다른 소리를 할 수 없던 사정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통령이 됐으니 내부에서 할 말을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정부·여당과 야당 관계가 최악이었는데.

“여당이 야당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압도적 다수 여당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그 점을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입법·예산 과정에서 소수 야당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고 협력하고 설득하는 관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도 야당을 존중하고 형식 따질 것 없이 자주 만나서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야당이 대통령을 비난만 하고 모욕 주려 하면 국민들이 바로 심판할 것이다.”

―현재의 국민의힘을 야당으로 상대할 수 있다고 보나.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는데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을 철회하거나 무효화하지 않았다. 정부·여당이 성공하려면 건강한 야당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어떻게 대화할지 걱정된다.”

―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걸로 확신하나.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공할 거라고 본다. 첫째, 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하고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유능하다. 경제에 대한 식견과 상황 판단 능력, 문제 해결 방안을 바로 찾아내는 능력, 이를 집행하는 추진력이 탁월하다. 둘째는 사회 약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공감 능력이다. 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거라고 본다.”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국회에서 여야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 게 대통령을 돕는 거라고 생각한다. 중진이니까 야당 의원들 자주 만나 대화하고,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국민들의 목소리도 전달해야 하지 않겠나.”

―후반기 국회의장에 재도전하나

“훌륭한 분들이 많다. 1년 뒤에 의원들이 뽑는 거니까 의원들이 하라고 한다면.”(웃음)

황준범 논설위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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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법 마침내 공포…속전속결로 '국가 정상화'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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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6.10 20:25

  • 수정 2025.06.10 23:14

  • 댓글 1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일만…'1호 법안' 상징적

"내란 심판, 헌정 회복 열망하는 국민 뜻 받들어"

"멈췄던 나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

윤석열 거부권에 망가진 국회 권한 복구 의미도

특검 이르면 이번 주 임명, 7월 초부터 본격 수사

역대 최대 규모 '윤건희' 정조준…"신속 단호하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2025.4.11 [공동취재] 연합뉴스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권력형 비리의 극단을 치달았던 '윤건희 정권'의 갖은 패악을 파헤칠 '3대 특검법'이 마침내 공포(公布)됐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일주일만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또는 다음 주에 각각의 특별검사가 임명되고 다음 달 초부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그간 진실과 정의에 목말랐던 국민들에게 해갈의 시간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을 심의·의결했다. 이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즉각 관보에 게재해 공포했다. 대선 이틀 뒤인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전날 정부로 이송된 법안을 이날 하루 만에 심의, 의결, 재가, 공포까지 전부 완료한 것이다. 더 할 수 없는 속전속결이다. 시간을 끌지 않고 내란 종식 및 민주 회복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다.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면서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석열이 거부권 남발로 망가뜨렸던 입법부 고유의 권한을 복구한다는 의미도 담아 특검 출범의 정당성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2025.6.10.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상징성이 큰 '1호 법안'을 지체없이 공포함에 따라 특검 임명 절차도 곧바로 시작됐다. 3개 법안에 따르면 특검 임명까지 내란·김건희 특검은 최장 11일, 채상병 특검은 최장 12일이 걸린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 시행일로부터 이틀 안에 이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특검 임명을 요청하면 이 대통령은 사흘 이내에 국회에 후보 추천을 의뢰해야 하는데, 우 의장은 시간 허비할 필요 없다는 듯 이날 바로 3개 특검 임명 요청서를 이 대통령에게 보냈다. 우 의장의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국회에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3개 특검 모두 국민의힘은 배제한 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후보자를 1명씩 추천하게 되고, 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사흘 이내에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남은 단계별로 규정된 기간을 각각 하루씩만 쓴다고 가정하면 사흘 만에 특검이 임명될 수 있다. 금요일인 오는 13일 특검이 정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후 특검보 임명 등 수사팀 구성과 사무실 확보 등을 위해 최장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본격 수사에 돌입하게 된다. 수사 기간은 내란·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본 90일에 30일씩 2회 연장해 최장 170일(준비기간 포함)이다. 채상병 특검은 최장 140일간 수사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의혹을 다루지만 최종적으로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정조준하고 있는 3개 특검의 수사 인력은 역대 특검 최대 규모다. 내란 특검이 최대 267명으로 가장 많다. 종전까지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됐던 국정농단 특검팀 105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특검 1명에 특검보 6명, 검사 60명, 파견 공무원 100명, 특별수사관 100명을 둘 수 있다. 김건희 특검은 205명으로 특검 1명에 특검보 4명, 검사 40명, 파견 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이 투입된다. 3개 특검 중 인력이 가장 적은 채상병 특검은 105명으로 특검 1명, 특검보 4명, 검사 20명, 파견 공무원 40명, 특별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3대 특검법안(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채상병특검법)'이 10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연합뉴스

민주당도 '국가 정상화' 차원에서 3대 특검을 조속히 가동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특검 후보자를 추천해서 각 특검이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으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게 될 뿐이다. 3대 특검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제부터 특검의 시간이다. 왜곡된 정의를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 운영에 400억 원이 들어간다는 일각의 비판을 두고 "다시는 내란이 없는 나라, 군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는 나라, 주가 조작을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 투입해야 할 예산"이라며 "검사 120명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5개월 이내에 사건들이 다 종료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을 갖추고 있기에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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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님, 4년 전 '그 보고서' 다시 꺼내셔야 합니다

[이동철의 노동 OK] 경기도지사 시절 근로감독 권한 지방정부 위임 주장...임금체불·산업재해 예방에 효과적

25.06.11 06:36최종 업데이트 25.06.11 06:36

지금도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있다. 연합=OGQ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A씨는 원장에게 임금과 퇴직금 수천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고용노동지청에 원장으로 상대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했습니다만 원장은 고용노동부 조사에 두달이 넘도록 한차례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원장은 전화로 근로감독관에게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인 만큼 고용노동부 진정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항변했다고 합니다.

A씨는 자신이 원장의 지휘 감독 아래서 월급을 목적으로 일해온 근로자임을 충실히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근로감독관은 고용노동지청 대면 조사에 한차례도 응하지 않은 원장의 주장을 이유로, '양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린다'라며 A씨의 임금체불 피해를 곧바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원장의 조사 일정이 잡혔지만, 사건은 이미 7월 초로 연기되었습니다.

근로감독관은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려 사건이 늦어질 수 있으니,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을 도모해 보라고 권고했다고 합니다. A씨는 변호사 선임에 드는 비용이며 복잡한 절차를 생각하면 막막해집니다. 3월 말에 제기한 임금체불 진정이 한여름이 될 때까지 진척이 없습니다. 고용관계에서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의 노동 행정이 왜 이리 더딜까? A씨는 답답합니다.

윤석열 정권 3년 동안 민주주의만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도 훼손됐습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인 임금을 받지 못한 임금체불 피해액이 윤석열 정부 들어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2023년부터 연간 임금체불액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연도별 임금체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1조 5830억 원, 2021년에는 1조 3505억 원, 2022년에는 1조 3472억 원으로 감소하던 임금체불 피해액이 갑자기 2023년에는 1조 7845원으로 치솟더니, 2024년에는 최초로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해야 할 노동 행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임금체불 피해액은 그냥 자연적으로 증가하지 않습니다. 사업주의 임금체불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새롭게 탄생한 이재명 정부는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인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노동 행정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가장 시급한 민생과제이기도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노동자의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대지급금의 한도를 높이는 것을 공약했습니다. '대지급금'이란 기업이 도산하는 등 임금 지급 능력이 없는 경우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에게 정부의 임금 채권 보장 기금으로 사용자를 대신해 체불임금액을 지급하고, 이를 나중에 사용자를 상대로 받아내는 제도입니다.

현재 퇴직 전 3개월의 임금과 3년 치 퇴직금을 기준으로 도산 대지급금의 한도는 2100만 원이고 재직 중 신청할 수 있는 간이 대지급금은 1000만 원입니다. 해당 금액 내에서 임금을 체불 당한 피해 노동자에게는 임금체불 피해 복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상담을 하다 보면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피해 노동자들 다수는 대지급금의 한도를 넘어서 장기간의 임금체불에 시달립니다. 한두 달을 넘어 길게는 수십 개월의 임금을 받지 못해 퇴직할 시점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양당 대선 후보의 임금체불 공약, 좋지만 충분하진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현재는 '퇴직 전 3개월'을 한도로 체불된 임금, '퇴직 전 3년'을 한도로 체불된 퇴직금만을 대지급금으로 구제해 줍니다.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모두 대지급금 한도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구체적으로 퇴직 전 3년의 체불임금 전액을 대지급금으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는데요. 김문수 후보는 구체적 액수를 공약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만으로는 임금체불 피해의 확대를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습니다. 대지급금은 임금체불이 발생한 후 '대응 정책'에 해당하며 그 재원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지급금을 통해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를 구제하더라도 이를 체불 사업주를 상대로 돌려받는 회수율은 4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는 임금체불 피해의 대부분이 영세한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한 세계적 경제 위기와 저성장이 굳어진 뉴노멀 시대에, 중소 영세 기업의 어려움이 계속하여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 영세 사업장의 경우에는 비단 '임금 지급 능력 문제'만이 아니라, 사업주가 임금 지급에 관한 법률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하여 노사 임금 분쟁이 발생하고 이러한 분쟁이 임금체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퇴직금이나 법정 수당 산정에 있어서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시급한 과제는 중소 영세 사업장의 근로감독을 상시화하여 임금체불이 악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업주가 임금 지급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제대로 이해시켜 노사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갈등을 예방하는 행정도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동 행정을 수행하는 핵심이 바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입니다. 근로감독관은 고용노동부 공무원으로 사업장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지도 활동, 임금체불 진정과 같은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에 대한 조사 등을 담당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근로기준법 위반 사용자에 대한 강제구인과 구속영장 신청을 할 강력한 물리력도 부여받고 있습니다.

16년이 필요한 사건을 1년에 처리해야 하는 근로감독관

2024년 5월 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광역근로감독과 근로감독관들이 임금체불 단속에 앞서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A씨의 사건에서 피해 노동자인 A씨는 진정 사건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질질 끄는 담당 근로감독관이 원망스럽지만, 담당 근로감독관도 할 말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에 무관심한 나쁜 근로감독관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근로감독관이 A씨와 같은 피해 노동자들의 진정 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지막지한 업무량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6~2020 사이 고용노동부의 신고사건 수는 연간 평균 42만 1697건입니다. 이를 처리해야 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수는 2021년 정원 기준 3122명(산업 안전 근로감독관 포함) 에 불과합니다. 2015년 1675명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큰 폭으로 증원되었으나 여전히 근로감독관 1인당 연간 신고사건은 평균 135건에 달합니다.

2016~2020년 사이 5년간 신고 사건에 대한 평균 처리 기간은 47.4일입니다. 단순 계산하면 근로감독관 1명이 1년간 135건의 사건을 맡게 되고 1건당 평균 처리 기간 47.4일이 소요되므로 6402일이 필요합니다. 약 16년에 걸쳐 할 일을 1년 동안 해결해야 하니 구조적으로 A씨와 같은 피해 노동자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근로감독관은 신고 사건만 처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임금체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6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에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증원 검토를 지시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 증원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17개의 노동관계 법령, 수사 능력 등 전문성을 갖춘 근로감독관을 적절하게 증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설 중앙정부에 제안했던 '근로감독관 업무의 지방정부 위임 정책'이 좋은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적 특성에 맞는 다양한 노동정책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중앙정부의 역량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노동 행정의 과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임금체불 피해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감독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한다면 현지의 산업 특성을 잘 이해하는 지방정부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현지 특성에 맞게 예방적 근로감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임금체불에 대한 조사와 처벌 사업장에 대한 지도 감독,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각종 의무 부여 등 노동법을 집행하는 노동 행정은 원칙적으로 국가의 사무에 해당합니다. 법률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인 고용노동부에 전적으로 권한이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역시 노동 행정은 전국적으로 통일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경기도가 2021년에 발표한 <지방정부의 근로감독 권한 공유협력 모델 도입 및 효과성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로감독관의 업무 내용 중 현지성이 두드러져 지방정부가 수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업무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가령 법령 해석 등은 중앙정부가 담당하되, 지역의 산업 특성에 맞는 산재 예방 활동이나 영세 사업장에 대한 임금체불 사건 조사처럼 지역주민의 생활밀착형 업무는 지방정부 근로감독관이 수행하는 것이지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재선 의원 시절인 2024년에도 중앙정부의 근로감독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하기 위한 근거 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대통령께서 해당 보고서를 다시 꺼내 들고 지방정부와 진지한 논의와 검토를 하셔야 할 시점입니다.

#임금체불 #이재명대통령 #근로감독관 #대지급금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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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권한' 남발해 과잉 조치"…트럼프 LA 군 투입에 "권위주의" 비판 쇄도

 FT "트럼프, 목표 달성 위해 국가 전시 상태로 만들고 행정권 한계 시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진 이민 단속 항의 시위에 주방위군에 이어 해병대를 파견하며 편법적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 시위에 대한 군 투입이라는 극단적 선례를 만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비상사태를 남발하며 과잉 조치를 정당화하고 정치적 이득을 꾀해 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 북부사령부는 해병대원 700명을 "활성화"했고 이들이 LA 시위에서 "연방 인력과 자산 보호"를 위해 기배치를 명령한 2100명의 주방위군과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령부는 "활성화" 목적은 이 지역 연방 기관 지원을 위한 "충분한 수의 병력"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통령 명령으로 국방부가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2000명을 추가 동원"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LA에 배치되는 군 인력은 예비군 격인 주방위군 4100명에 현역 해병대원 700명으로 대폭 늘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에 군을 파견해 대응하는 것이 시위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캘리포니아주 정치인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 가운데, 9일 시위대는 주방위군에 "나가라"고 외치며 정부의 과잉 대응에 반발했다. 영국 BBC 방송은 9일 LA 연방 청사 앞에서 시민들이 "주방위군은 LA에서 나가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 지역 소재 의류업체 등 직장을 급습해 이민자를 단속한 데 항의해 시위를 벌여 온 시민들은 "이민국은 LA에서 나가라"고 주장해 왔다. 주방위군은 이날 청사 앞에 주둔 중이었다.

"정부 정책 반대 시위 땐 군 투입 우려스런 선례…트럼프, 목표 달성 위해 국가를 전시 상태로"

 

시위대에 대한 군 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결정이 "연방 권한의 도를 넘은 충격적 확장"이며 일부 학자들이 이것이 "정치적 규범와 헌법에 대한 공개적 거부"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이 특정 주에 연방군 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스런 선례"이자 "(이민자) 추방을 막으려 할 경우 유사한 조치에 직면할 수 있다는 민주당 집권 주 및 도시들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백악관이 주 정부의 위기 대응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면 연방군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전조"로 이민 뿐 아니라 "여행 금지, 환경 보호 철회, 과학 및 대학에 대한 공격 등 다른 대통령 정책에 대한 반대 시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많은 트럼프의 정책의 분열적 속성"을 고려할 때 이번 이민 단속 반대 시위 같은 "더 많은 분노의 폭발점"이 있을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군 배치는 국내 법집행에 군인 투입을 제한하는 포세 코미타투스법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일단 이 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군 배치 목적을 시위 진압이 아닌 연방 인력과 재산 보호로 한정한 상태다. 군이 직접 시위대 체포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군이 시위 직접 진압에 나서려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한 미 연방법전 10편12406조(10 U.S.C. 12406·미국 정부 권위에 대한 반란이 있을 때 주방위군 파견 허용)가 아니라 국가 비상사태 때 군의 법집행 기능 수행을 허용하는 반란진압법을 발동해야 한다.

 

다만 <AP> 통신은 9일 국방부가 LA에 배치된 군의 무력 사용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입수한 지침 초안과 복수의 미 당국자 인터뷰를 근거로 해당 지침에 해병대가 법집행 기관에 인계할 때까지 민간인을 일시적으로 구금하는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해병대의 경고 사격은 금지되지만 자기 방어 행위는 허용될 수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당국자들은 현재 반란진압법은 발동되지 않았으며 향후 발동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를 전시 상태로 만들고 행정권을 한계를 시험할 의지가 있음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민주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지사 체포 위협…"정치적 반대자 위협은 권위주의" 반발

 

이번 조치가 권위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하버드대 정부학 교수 라이언 에노스가 이를 "명백한 권위주의적 힘의 과시"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레드스테이트(공화당 집권 주)가 아닌 (민주당이 집권하는) LA를 겨냥해야 할 정책적 이유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현 상황이 "2025년에 미국 대통령이 현직 주지사인 정치적 반대자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현대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며 전세계 권위주의 정권에서 목도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로부터의 감시를 없애고 판사 탄핵을 위협해 사법부 감시도 없애고 법원 명령 관련해선 한계까지 도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여러 전쟁에서 명예롭게 복무한 미 해병대"가 "독재 대통령의 정신 나간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 땅에 자국민과 마주해 배치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 주지사 체포를 위협하기도 했다. 미 ABC 방송을 보면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뉴섬 주지사 체포에 대해 "내가 톰(호먼 국경 차르)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뉴섬 주지사가 체포될 만한 범죄를 저질렀냐는 질문을 받고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게 주요 범죄"라고 답했다.

 

이날 앞서 호먼은 폭스뉴스에 뉴섬 주지사 체포 가능성 관련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 선을 넘어 범죄를 저지르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언급하고 "뉴섬 체포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관련해 소셜미디어에서 "권위주의를 향한 명백한 발걸음"이라며 반발했다.

 

9일 캘리포니아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를 우회해 LA에 주방위군을 배치한 것이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다수가 위기가 아니라고 보는 상황을 '비상사태'로 선언하고 광범위한 조치 취하는 패턴 구축"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과장해 비상사태를 남발하며 정치적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내 군 배치는 역사적으로 "엄청난 사회적 위기"가 있다는 신호였지만 이번 LA 주방위군 투입 시점은 지역 당국이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힌 때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움직임은 점점 더 뚜렷해지는 패턴을 반영한다"며 "트럼프는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다고 보는 상황에서 비상사태나 위기를 선언해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지지자를 결집하며 자신이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정치적 지형에서 싸울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관세, 에너지, 이민 정책 등에 비상사태 선포가 폭넓게 활용됐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이 침을 뱉으면 우린 때릴 것"이라며 LA 이민 정책 항의 시위에 대한 강경 입장을 밝혔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6일 미 의사당 폭동에 가담한 이들은 경찰관 구타 등 더 심한 폭력을 저질렀는데도 사면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 등 과잉 대응으로 상황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를 보면 미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이민 연구 책임자 데이빗 비어는 "그들(트럼프 정부)은 이민자들이 매우 많이 거주하는 도시들에서 대량 추방을 단행하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며 "그들은 이런 종류의 반응을 충분히 예상하고 바라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왜냐하면 이것이 그들에게 유리한 정치이며 대량 추방과 다른 권력 장악을 더 정당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LA 시장은 이번 혼란이 정부의 이민 단속으로 촉발됐고 군 투입으로 격화됐다고 주장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미 CNN 방송에 이민국 급습이 있던 6일 이전 LA는 "평화로웠다"며 정부가 혼란을 초래했고 주방위군 투입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LA가 연방 권한에 대한 "실험장"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 파견 결정을 한 전날 밤 시위가 "다소 다루기 힘든" 상황이 돼 27명이 체포됐지만 군이 배치될 "이유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9일 시위는 대체로 전날보다 차분했고 밤 11시까지 LA 시내 및 인근 산타아나에서 시위가 대부분 해산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LA 연방청사 앞에서 늦은 오후까지 비교적 평화로운 시위가 진행됐지만 저녁 6시께 시위대 안쪽에서 경찰을 향해 물병이 날아왔고 다른 시위 참여자들이 "평화 시위"를 외치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경찰이 이를 계기로 비살상탄을 발사하며 대응해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텍사스주 댈러스 및 오스틴, 뉴욕 등에서 LA 시위에 대한 연대 시위가 열렸다. 신문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1000명 이상이 평화로운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후 일부 시위자가 기물 파손 행위 등을 저질러 여러 명이 체포됐다고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밝혔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미션 지구에서 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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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종식은 사회대개혁 1번 과제”.. 광장과 함께한 ‘비상행동’ 7개월

기자명

  •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5.06.10 18:06
  •  
  •  댓글 0
 
 

비상행동 활동 종료.. “주권자 시민의 승리”
“가장 중요한 사회대개혁 과제는 ‘내란종식’”

여의도에서, 광화문에서,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광장시민들과 함께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파면하고, 내란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한 ‘내란 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임무를 마치고 활동을 종료했다. 1700여 단체가 함께 한 7개월 대장정의 마무리다.

비상행동은 광장에서 외친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의 관계에 대해 “가장 중요한 사회대개혁 과제는 ‘내란종식’”이라고 강조하면서, 새 정부가 광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도록 “새 정부에 대한 개입과 연대 전략을 만들어가야 할 숙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 박근혜 퇴진 투쟁 이후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의 적폐청산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전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비상행동은 “완전한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은 어느 것 하나도 마무리되지 않았다”면서 “광장의 힘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란 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활동종료 선포 기자회견 ⓒ민주노총
▲ ‘내란 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활동종료 선포 기자회견 ⓒ민주노총

“위대한 주권자 시민의 승리”

“주권자 시민이 이겼습니다. 고맙습니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광장투쟁 7개월의 소회를 밝히며 “주권자 시민의 승리”를 치하했다.

박석운 공동의장은 “윤석열을 파면하고, 극우내란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했다. 위대한 시민들의 승리, 한국민주주의 승리”라고 말했다.

정영이 공동의장은 “농민들도 주권자 시민의 연대행동으로 남태령을 넘었고, 마침내 함께 승리할 수 있었다. 광장시민과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12.3 비상계엄 직후 전국 1,739개 단체가 함께 모여 만든 연대기구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윤석열의 불법 계엄쿠데타 이후, 전국 곳곳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이 타올랐다. 비상행동은 전국에서 들끓는 민심을 하나의 촛불로 모으는 디딤돌이자 투쟁체였다.

비상행동 출범 후 광장은 100만, 200만의 응원봉으로 더 크게 타올랐다.

비상행동은 광화문, 한남동, 남태령 등 서울에서만 70여 차례 집회를 열었고, 시민총파업,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100만 시민 긴급 탄원 등의 활동을 벌였다. 전국 각지에서도 지역 비상행동의 이름으로 연인원 1천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장을 메웠다. 3월8일 윤석열 석방 직후 내란수괴 파면의 시간이 지연되자 광화문 앞에 농성장을 차렸고, 공동의장단은 목숨을 건 단식까지 불사했다. 시민들의 동조단식이 이어지며 광장을 지킨 결과, 마침내 내란수괴 파면에까지 이르렀다.

윤석열 파면 후 비상행동은 ‘내란 청산·사회대개혁’의 기조를 담아 명칭을 변경했다. 내란세력의 재집권을 막아낸 6.3 대선까지 윤석열 재구속을 비롯한 내란 청산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광장의 과제.. 잊지 않고 투쟁”

 

“윤석열 즉각 퇴진(탄핵·체포·구속)”, “내란청산”, “국민의힘 해체와 내란 동조자 처벌”, “국민주권실현과 한국사회 대개혁”... 광장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다. 아직 실현하지 못한 과제가 남아있다.

공동의장단은 “광장의 과제, 주권자 시민들에게 남겨진 과제를 잊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이나영 공동의장은 “내란 청산, 민주주의 수호 염원으로 하나가 된 광장에서 파면과 재집권 저지라는 첫 번째 우선과제를 달성했을 뿐”이라며 “지난 시기 광장의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윤복남 공동의장은 “비상행동 활동은 종료되지만, 남은 숙제에 대해 책임을 다해갈 것”이라며 시민들을 향해 “새 정부가 내란 청산, 사회대개혁이라는 광장 목소리에 벗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관심과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장의 단결된 힘을 확인한 비상행동은 ‘광장의 힘을 잊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정 공동의장은 “파면이 하루아침에 일어난 게 아니듯,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이라는 남은 과제 역시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며 각계각층의 더욱 가열찬 투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하 공동의장은 “각계각층의 차이를 넘어 단결할 때 승리할 수 있다는 걸 광장에서 확인했다”면서 “더 큰 단결 더 강한 연대정신으로 내란을 종식시키고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사회대개혁 과제.. “내란 종식”

△연인원 1000만명 △1천개의 발언 △시민행진 145km △220여개 공연 1100명의 예술인 △1천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166명의 수어통역사 △2천여 의료지원단(연인원) △1천명의 변호인 인권침해감시단,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진 △푸드트럭과 난방버스, 생수와 핫팩 지원 등. 전 세계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며 내란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하고 내란 주범을 심판대에 세운 7개월간의 기록.

하루하루 위대한 기록을 남기며, 광장의 위력을 확인한 비상행동과 시민들.

비상행동은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발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극우내란세력을 뿌리 뽑고 윤석열 내란일당의 최후를 맞이해야 한다”면서 “내란종식은 사회대개혁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비상행동에 소속 단체들은 앞으로 지역에서, 일터와 현장에서, 학교 등지에서 각 단위별 활동을 통해 완전한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

이지현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1700여 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더 큰 목소리로 연대할 것임을 약속하며 “광장의 힘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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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알아야 할, 트럼프의 미국을 상대하는 법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신뢰가 아닌 거래, 미국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25.06.10 06:53최종 업데이트 25.06.10 06:53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저지주 모리스타운공항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듣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은 동맹국을 지키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

최근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가 외교전문매체 <포린어페어>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이 말은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는 선언이다. 미국 중심의 전후 질서가 해체되고 있는 오늘, 동맹국들은 '우정'이 아닌 '이익' 위에 외교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외교무대의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그는 조만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미 미국과의 첫 정상 통화를 마쳤다. 취임 초기의 외교 행보는 단순한 의전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국제 환경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향후 수년간의 전략적 지형을 규정할 정도로 긴박하다.

가장 주목되는 상대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며, 그의 외교 노선은 첫 임기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한미동맹이 여전히 그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공동의 가치가 아니라 철저히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한국이 마주한 외교적 과제는 단순히 예의와 신뢰를 지키는 것을 넘어, 시대 변화에 맞는 외교 전략을 능동적으로 새로 짜는 일이다. 우리는 '동맹은 신뢰로 작동한다'는 말에 익숙하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동맹을 신뢰가 아닌 거래의 조건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의 경찰'에서 '정글의 지배자'로

무엇보다 미국은 더 이상 과거의 미국이 아니다.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미국 내 헌정 질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연방의회, 사법부, 독립기관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하고 있다. 대통령령과 비상명령을 통해 입법 기능을 우회하며, 정치적 충성도를 기준으로 주요 요직을 교체하고 있다. 2025년 초부터 진행된 연방대법원 개편 논쟁은 그 전형적 사례다.

입법·사법·행정이 상호 견제하며 작동하던 삼권분립이 지금 미국에서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헌정 쿠데타의 점진적 진행'이라 부른다. 미국은 지금, 우리가 오랫동안 이상적으로 바라보던 자유민주주의의 원형이 아니다. 구조가 흔들리는 거대한 선진국일 뿐이다.

둘째, 미국의 재정 상황은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5년 현재 연방정부의 연간 이자 비용만 1조 달러를 초과하며, 이는 국방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미국의 부채가 2027년까지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지금의 부채 위기는 과거와 달리 정치적 시간표가 빠듯하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금의 미국은 군사력이나 달러 패권으로 세계를 압박하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경로를 걷고 있다. 과거의 미국이 '강하면서도 이성적'이었다면, 오늘의 미국은 '강하지만 자기파괴적'이다. 이 점은 미국과의 외교에 있어 가장 중대한 전략 포인트다.

셋째, 통상정책에서도 미국은 스스로를 해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알루미늄·철강 관세는 그 직접적인 예다. 캐나다산 원자재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미 제조업의 생산 비용이 상승했고, 이는 다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우방국들은 이 조치를 '경제적 배신'으로 해석했고, 그 결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같은 미국 배제 다자무역 질서가 본격화되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를 반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거래 외교'를 밀어붙이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문제는 이런 외교가 단지 다른 나라만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자신에게도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통상의 기본 원리인 비교우위를 무시한 채, 강압적 수단을 남발하면 결국 시장은 미국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넷째, 미국은 자신이 만들어온 전후 국제규범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 파리기후협정, 세계보건기구,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탈퇴는 단순한 정치 제스처가 아니라, 제도적 리더십 포기의 신호다. 이는 단지 '세계의 경찰'이라는 역할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규범의 수호자에서 '정글의 지배자'로 스스로를 전환하는 선언이다.

한국 외교의 자립을 위한 유일한 길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에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미동맹을 신뢰와 헌신의 문제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그런 접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은 '미국이 보호해야 할 약소국'이 아니라,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고 미국산 무기를 사야 하는 부유한 동맹국'으로 간주되고 있다.

즉, 신뢰가 아니라 거래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미국이 신뢰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거래의 테이블 위에서 우리 몫을 확보해야 한다. 더 이상 '미국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믿음에 기대어선 안 된다. 필요한 것은 '우리를 돕는 것이 미국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 실용적 전략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외교 기술은 '상대의 약점을 읽고 기민하게 협상하는 능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에 신뢰를 주는 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조건에서만 움직인다. 그렇다면 한국 외교는 '우리가 미국에 어떤 전략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기존 외교 관료 시스템은 이러한 전환에 익숙하지 않다. 지금까지의 외교는 주로 워싱턴 외곽의 싱크탱크와 공화·민주 양당의 인맥을 통해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한미동맹의 상징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에서는 그런 접근이 무력하다.

이재명 정부는 과거의 관성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계 유지형 외교'가 아니라 '관계 전환형 외교'다. 대통령의 외교 데뷔 무대가 G7이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외교 패러다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G7에서 디지털 무역 규범이나 글로벌 기술 협약 분야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 또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구상에 참여하되 유럽이나 중견국과 공동 입장을 통해 주권적 이해를 함께 지켜나가는 시도를 할 수 있다.

또한, 통상 문제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들을 국제무대에서 지지하고, 중견국 연합체로서의 발언권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는 반미가 아니라, 미국조차 스스로 파괴되지 않도록 돕는 전략이다. 미국이 더 강한 동맹이 되려면, 비판적 동맹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가 바꾸어야 하는 것은 '미국 중심 질서에의 종속'이 아니라, '국제 질서 속에서의 자율'이다. 이 자율은 충돌이 아니라 균형과 조율을 통해 얻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중견국 외교의 미덕이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커다란 국제질서의 변화 앞에 서 있다. 외교무대의 첫 발걸음이 관성의 반복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그 길은 외롭고 위험할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한국 외교의 자립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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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이재명 대통령, 국민에게 장·차관 인사 추천받는다

10일부터 일주일간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

고경주기자

수정 2025-06-10 09:33등록 2025-06-10 09:25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10일부터 일주일간 국민들로부터 각 부처 장·차관 등 주요 공직자들을 직접 추천받는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히며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는 국민주권정부라는 국정철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 추천제다. 국민 여러분의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하는 ‘진짜 인재’를 널리 발굴하겠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이번 인사 추천 대상은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주요 공직”이라며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국민추천제 홈페이지에 추천 글을 남기거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에스엔에스(SNS) 계정 또는 이메일(openchoice@korea.kr)로 의견을 보내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접수된 인재들은 데이터베이스화되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인사검증과 공개검증을 거쳐 정식임명된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추천 시스템으로 국민을 섬기는 진짜 인재를 발굴해서 국민주권정부 문을 열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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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사유] 정보은폐 윤정부는 끝났다. 무너진 알권리, 불가역적으로 개혁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광장에서 열린 칸 영화제 수상기념 영화 관계자 초청 리셉션 및 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06.12. ⓒ뉴시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다. 반헌법적 비상계엄으로 인한 민주주의 퇴행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절박함이 만들어낸 선택이었다. 그러나 진짜 변화는 지금부터다. 윤석열 정부 3년간 시민의 알권리는 체계적으로 무너졌다. 대통령비서실은 공공기관이라면 당연히 공개해야 할 직원 명단이나 업무추진비, 업무규정 등을 숨기며 정보공개라는 행정의 기본원칙을 외면했다. 최고 권력기관의 이러한 인식과 태도는 정부 전체에 ‘정보는 감추는 것이 당연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며, 정보은폐를 묵인하는 분위기를 고착화시켰다. 그 결과 많은 공공기관들이 정보공개 의무를 방기한 채 무책임한 비공개 관행을 따르게 되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산업재해를 일으킨 기업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았고, ‘윤석열 사단’으로 불렸던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임기 내 업무추진비 내역조차 비공개해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특수활동비에 대해 수차례 법원이 공개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례들은 특정 기관의 일탈이 아니라, 정부 전반에 걸쳐 정보공개 원칙이 무너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법원의 판단마저 외면한 채 시민의 알권리를 구조적으로 무력화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던 것이다.

이제 새롭게 수립된 정부가 이러한 관행을 허물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과제는 정보공개법의 전면 개정이어야 한다. 현행법은 정보부존재 통보에 대한 불복 절차가 없고, 행정심판은 1년 넘게 걸리는 등 권리구제 수단이 지나치게 지연된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에서 제출한 개정안조차 ‘과도한 청구는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오히려 알권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공공기관이 법률이나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자의적인 비공개 결정을 반복해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아무런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정보공개법에는 위법하거나 반복적인 비공개 처분에 대해 조사하거나 시정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담당 공무원에 대한 책임 규정조차 모호하다. 이로 인해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사실상 자의적으로 청구를 무력화하는 관행이 공공기관 전반에 만연해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보공개심판원을 별도로 설치해 신속하고 독립적인 판단을 보장해야 하며, 공익 목적의 정보공개 소송에서 패소한 시민에게 과도한 소송비를 떠넘기지 않도록 비용 감면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행정안전부 소속의 정보공개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의 독립기구로 격상돼야 하며, 실질적인 조사권과 시정명령 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 위법한 비공개에 대해 행정적 책임을 명확히 물을 수 있어야만, 정보공개법은 권리를 보장하는 실질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이 먼저 달라져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관저 이전 비용이나 직원 명단 등 언론과 시민이 요구하는 정보에 대해 철저히 숨겨왔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 조직도, 직원 명단, 주요 업무를 즉시 공개해야 하며, 보안상 문제가 없는 계약 내역은 나라장터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는 지지율과 여론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정치적 도구가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시민의 권리를 실현하는 기본 정보다. 대통령실이 먼저 나서서 정보공개의 모범을 세우고, 투명한 공개를 국정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선언한다면, 그것 자체가 정부 전반의 메시지가 된다. 다른 공공기관들 또한 더 이상 비공개의 관행에 안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5.06.04 ⓒ민중의소리


정보공개법의 전면 개정과 대통령실의 투명한 운영은 시작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는 무너진 국가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선택받은 정부다. 그렇다면 이제는 흩어져 있는 알권리 침해의 지점을 면밀히 짚어내고, 각 영역에 고착된 정보은폐 구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국가정보원의 비밀기록 해제와 불법사찰 피해자에 대한 정보 제공, 공공기관 회의의 실시간 공개, 판결문 열람 접근성 확대, 산업재해 정보공개 강화 등은 모두 시민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또한 공공데이터를 기계가독형 형식으로 개방하고, 성별임금공시제 대상을 확대하며, 반복적으로 청구되는 정보는 AI를 통해 사전 공개 대상으로 전환하는 등, 정보공개를 데이터 기반의 민주적 인프라로 전환하는 행정 혁신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정부가 먼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시민은 보다 정확히 감시하고, 사회는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변화할 수 있다.

시민이 묻는 사회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부, 감추지 않고 설명하는 권력만이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진심으로 그 길을 선택하려 한다면, 정보의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정보공개는 개혁의 수단이 아니라 개혁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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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이민 시위에 주방위군 보낸 트럼프. 결국 해병대까지 투입했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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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06/10 10:06
  • 수정일
    2025/06/10 10: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캘리포니아 주지사 "주방위군 불필요·트럼프 개입 전엔 아무 문제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3일째 일고 있는 이민 단속 항의 시위에 예비군 격인 주방위군을 투입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해병대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했는데 실제 해병대 투입이 이뤄졌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 본토 방위를 담당하는 북부사령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광역권 내 로스앤젤레스, 패러마운트, 콤톤에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약 300명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북부사령부는 국방장관 지시에 따라 약 2000명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연방 지휘 및 통제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나 폭력 행위가 법 집행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경우 미국 정부 권위에 대한 반란으로 간주한다"며 로스앤젤레스에서 6일 시작된 이민 단속 항의 시위에 최소 2000명의 주방위군을 투입해 개입할 것을 명령했다. 주방위군은 일종의 예비군으로 대부분 다른 민간 직업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고 필요시에만, 주로 홍수·산불 등 심각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투입돼 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7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결정을 지지하며 "폭력이 지속될 경우 현역 해병대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160km 가량 떨어진 캠프 펜들톤의 해병대원들이 "고도의 경계 태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8일 북부사령부는 약 500명의 해병대원이 배치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병대원 배치 준비는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해병대 투입은 현실화됐다. 미 북부사령부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주말 동안 경계 상태에 있었던 해병 보병 대대를 활성화했다"며 "제1해병사단 산하 제7해병연대 제2대대에 속한 해병대원 약 700명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연방 인력과 재산을 보호하는 '태스크 포스(TF) 51' 산하에서 운영되는 '타이틀 10' 부대와 원활하게 통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령부는 "해병대의 투입은 주요 연방 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태스크 포스 51'에 해당 지역을 지속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령부는 "'태스크 포스 51'은 미 육군 북부의 비상 지휘소로, 국토 방위 및 국토 보안 작전에 대응하여 민간 당국 및 국방부 기관과 신속하게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사령부는 "'태스크 포스 51'은 '타이틀 10'에 속한 약 2100명의 주방위군 병사와 700명의 현역 해병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태스크 포스 51 병력은 병력 증강, 군중 통제, 그리고 병력 사용에 대한 상비 규칙에 대해 훈련받았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10'은 미 연방법전 10편으로 미국 군대의 역할을 명시한 연방법 조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해병대 투입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본인 계정에서 "미 해병대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여러 전쟁에서 명예롭게 복무해 왔다. 그들은 영웅"이라며 "이들은 독재 대통령의 망상을 실현하기 위해 자국민들에 맞서는 미국땅에 배치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도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에 군을 추가 투입해, 현역 군인을 법집행에 투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포세 코미타투스법(Posse Comitatus Act) 위반 우려를 받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장관이 현역 군인의 경계 태세를 강화할 순 있지만 실제 배치는 대통령만 할 수 있고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반란진압법(Insurrection Act)이 발동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해병대가 법집행 목적으로 배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1992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로스앤젤레스 폭동 진압을 위해 캠프 펜들톤의 해병대를 파견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섬 주지사는 8일 국방장관에 보낸 서한 및 이를 공개한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주지사 권한을 우회한 주방위군 배치는 "불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트럼프가 개입하기 전까진 아무 문제도 없었다"며 "로스앤젤레스엔 현재 주방위군을 배치할 필요가 없고 이러한 장기적인 불법 배치는 주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상황을 악화시키려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법전 10편12406조(10 U.S.C. 12406)를 이용해 주방위군을 배치했는데, 이 조항은 "외국에 의한 침략이나 침략 위험", "미국 정부의 권위에 대한 반란이나 반란 위험"이 있을 때 주방위군을 파견할 수 있게 한다. 다만 그 파견 명령은 주지사를 통하도록 돼 있다. 대통령이 주지사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마지막 사례는 1965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이 앨라배마주에서 시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견한 주방위군 역할을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을 포함한 연방직원 및 연방재산 보호로 한정했다. 군의 법집행 투입을 제한하는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8일 미 조지타운대 스티브 블라덱 법학 교수는 포세 코미타투스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주방위군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민국 요원들에 대한 일종의 방호 및 물류 지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블라덱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방위군이 이민국 직원 "보호"를 명목으로 결국 무력을 사용하게 될 수 있어 군 주둔이 "폭력 고조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또 이 경우 정부가 이번 조치가 '실패'했다며 더 공격적인 군 배치를 할 구실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민자 직장 급습이 시위 촉발…LA 시장 "행정부가 혼란 유발" 비판

 

8일까지 사흘째 이어진 시위는 6일 이민국 요원들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민자 대량 단속을 위해 직장을 급습하면서 촉발됐다.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을 보면 6일 로스앤젤레스 시청 인근 패션거리에 위치한 한 의류업체 등 이 지역에서 최소 세 건의 이민자 단속 작전이 벌어졌다. 이후 수백 명이 이에 항의해 로스앤젤레스 연방 청사 밖에서 시위를 벌였고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시위는 7일 이민국이 히스패닉계 주민이 80%에 달하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패러마운트에 위치한 소매업체 홈디포를 급습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이 부근에서 격화됐다. 패러마운트에서 시위대는 법집행 차량을 발로 차는 등 당국과 충돌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이들을 저지했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 파견 각서에 서명한 뒤 밤 늦게 시위는 더욱 격화돼 시위대는 경찰에 돌, 유리병, 폭죽 등을 던졌고 경찰은 고무탄과 섬광탄을 사용했다. 이날 저녁 로스앤젤레스 시내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밖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이 시설엔 단속된 이민자들이 구금돼 있다.

 

주방위군이 배치된 8일에는 로스앤젤레스 곳곳으로 시위가 더 확산됐고 500km 떨어진 다른 도시 샌프란시스코까지 번졌다. 이날 아침부터 로스앤젤레스 메트로폴리탄 구치소 앞에 시위대가 모였고 오후엔 그 규모가 수백 명으로 불어났다. 주방위군 20명이 아침부터 구치소 앞을 지켰고 경찰은 최루탄, 후추탄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하려 시도했다. 시위대 일부는 한때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이 지역 패서디나에서도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에서 27명, 7일엔 29명이 체포됐다.

 

8일 로스앤젤레스 시위와 연대를 표명해 일어난 샌프란시스코 시위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소 60명이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 시장 캐런 베이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혼란은 행정부가 유발한 것"이라며 "직장을 습격하고 부모와 자식을 갈라 놓을 때" 시민들이 "공포와 공황"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서 "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시위자들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가 도시를 군사화하고 민주주의를 우회하기 위한 구실로 당신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체포"를 압박했다. 그는 "많은 평화적인 시위자"를 향해선 "기본권"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8일 시위 상황이 악화되며 로스앤젤레스 경찰 당국이 "통제 불능"을 호소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소셜미디어에서 이를 인용해 로스앤젤레스에 "군을 보내자"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로스앤젤레스 시청에서 이 지역 연방 청사까지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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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의 악마 프레임을 극복한 이재명 대통령!

그가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을 확신한다
 
시골목사  | 등록:2025-06-10 09:04:38 | 최종:2025-06-10 09:06:20  
 


 

기득권의 악마 프레임을 극복한 이재명 대통령!


재명이는 1964년 경북 안동군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 화전민 가정의 5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7남매를 데리고 산전을 일궈 살던 중 재명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을 나갔다. 그래서 어머니 혼자 7남매를 키웠다.

어머니는 남의 밭일 대신해 주고 겉보리 한 되 좁쌀 한 됫박씩 얻어먹으며, 사람이 굴러내릴 정도의 급경사 산비탈을 일군 산밭에서 키운 감자로 어린 자식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다.

재명이는 자식들을 위해 모든 걸 버리는 어머니가 애처롭고 불쌍하고 고맙고, 해서 어머니 돌아가시면 자신도 따라 죽겠노라 맹세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재명이의 전부였다.

재명이는 1976년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성남으로 이사를 왔다. 반지하 단칸방에 9식구가 오글거리며, 다시 결합한 아버지는 상대원 시장 청소부로 일하시고, 어머니는 초등학생인 여동생을 데리고 시장 화장실을 지키며 10원 20원 이용료를 받아 생활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화장실 앞에 앉아 남자 손님에게 돈 받는 걸 정말로 싫어하셨지만 그야말로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다. 온 가족이 진학을 포기하고 전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재명이는 초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공단에서 5년간 ‘소년 노동자’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는 야구 글러브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는데, 프레스 기계에 팔이 끼는 사고를 당해 평생 팔 장애자가 되었다.

그는 소년공으로 프레스 공장을 다닐 때 군복을 입고 군기 잡는다며 출퇴근 때마다 ‘빳다’를 치는 관리자가 부럽고 매 맞기 싫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공장 내 폭력과 착취 속에서도 ‘남에게 맞지 않고 살자’, ‘가난에서 벗어나자’, ‘자유롭게 살자’는 세 가지 목표를 가슴에 새겼다.

사춘기 장애 소년으로 아침마다, 교복 입고 학교 가는 학생 대열을 거슬러 기름때 묻은 작업복에 공장으로 향하는 자신을 비관하여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17살 때 두 번째 자살 시도로 상대원동 한 약국에서 수면제 수십 알을 사서 먹고 죽으려고 했는데 약사가 이상히 여겨 수면제 되신 소화제를 주어서 죽지 않았다.

그는 두 번의 자살 시도가 실패한 후 죽을힘으로 살자며 공장 노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주경야독한 끝에 검정고시를 통해 중졸·고졸 학력을 취득하고, 중앙대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대학에서 받은 생활 보조비를 집에 생활비 보내면서 정비공으로 일하던 셋째 이재선 형을 공부시켜 대학도 가고 공인회계사가 되게 했다.

재명이가 성남시장이 되었을 때 셋째 형이 결혼 후 재명이에 대한 시기 질투심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에 지나쳐 병적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셋째 형은 시장 친형을 내세우며 공무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고 폭언을 했다.

급기야 형은 어머니에게 찾아가 5천만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어머니를 “그 돈 가지고 뒈지라, 뒈져도 상가집 안 간다”라고 폭언하며 심지어 ‘어머니 xx구멍을 칼로 쑤셔 죽인다’라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 말을 듣고 분노하여 형수에게 “당신 아들이 당신에게 xx찢겠다고 하면 당신은 어떤 심정이겠는가”하고 버럭 화를 내고 싸웠다.

형과 형수는 동생 재명이가 형수에게 한 말을 녹화하고 살짝 조작하여 이재명 형이 어머니에게 한 말을 마치 이재명씨가 형수에게 한 말로 조작하여 선거에 나갈 때마다 악의적으로 시중에 퍼뜨려 미운 동생 죽이기에 앞장섰다.

또 형수는 자신이 이재선 형을 정신병원에 신고한 것을 이재명 시장이 강제 입원시켰다고 인터넷에 거짓말을 퍼뜨렸다. 형은 음성파일 조작된 것을 유포금지도 부인하므로 벌금 판결, 음성 유포 금지 명령서도 받았다.

거대 기득권은 배우 김부선을 이용하여 이재명을 파렴치한 불륜아로 만들었고,또 이재명 변호사가 살인범 조카와 흉악범을 변호한다면서 국제 마피아 조폭 연루를 제기했다.

검찰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이권을 취했다고 죽이려고 했고,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가혹 수사에 못 이긴 자들의 자살도 간접적으로 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넌지시 암시했다.

거대 기득권은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최종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제거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법에서 무죄가 된 것을 대법원 평균 상고 심리 3개월도, 고법 판결문조차 읽지 않고, 단 9일 만에 파기 환송하여 이재명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려고 시도했다.

윤석열 검찰은 이재명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고 온갖 죄 명을 만들고 수 십명의 검사를 투입하여 먼지털기 수사를 했지만 뚜렷한 비리나 뇌물 받을 것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전 경북지사 홍준표씨가 말하길 “검찰이 그렇게 이재명을 탈탈 털었는데 찾은 것이 무엇인가? 검찰은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일갈했다.

윤석열의 지지기반인 거대 기득권은 2010년 이재명씨가 성남시장이 되고부터 2025년 대선 전까지 “끝없는 이재명 죽이기”를 계속했다. 이재명은 그토록 끈질긴 거대 기득권 세력의 ‘이재명 죽이기’를 어떻게 이겨냈을까?

아마 내가 생각할 때는 소년공 시절 삶의 무게에 눌려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난 경험, 극한 가난 속에서 자신을 사랑했던 어머니, 또 자신과 같은 가난하고 차별받는 밑바닥 인생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는 굳은 사명감(使命感)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 절대적 지지로 윤석열-김건희 내란을 극복하고, 기득권의 악마화 프레임인 ‘이재명 죽이기’를 이겨내었다. 그는 운명을 거스르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다. 이는 한 편의 드라마이다. 나는 그가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을 확신한다.

김후용 목사(서해 중앙교회 담임목사)는 포항고등학교를 75년 졸업하고, 구로세관근무 중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총신대학 신학과, 총신대학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15년 11월 도둑맞은 주권 (불편한진실) 저서를 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6053&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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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아닌 구조 바꾸자”…청년, 대한민국을 다시 설계하다

HERI 이슈: 2030이 주도한 연속 정책토론회

정은주기자

수정 2025-06-09 07:15등록 2025-06-09 06:00

2030 세대가 주도하는 ‘다시 만드는 대한민국’ 연속토론회가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제7간담회에서 △여성안전 △군과 안보 △주거 △교육 △외교·평화 △저출생 등 6개 주제로 열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저출생 분야의 마지막 토론회가 끝나고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2030세대가 주도하는 ‘다시 만드는 대한민국’ 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 국가미래정책위원회 주최로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6차례 열렸다. 새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분야를 △여성안전 △군과 안보 △주거 △교육 △외교·평화 △저출생 등 6개로 나누고, 각 분야를 직접 경험한 청년들이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기존 청년 담론이 경제적 어려움 등 결과적 문제에 집중했다면, 이번 토론회는 사회 구조적 문제와 패러다임 전환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한겨레는 ‘다시 만드는 대한민국’ 연속토론회에서 발표한 패널 6명과 기획자를 인터뷰해 이 시대 청년들이 말하는 대한민국의 과제를 정리했다.

여성안전 분야 발표자 이화여대 대학원생(사회학) 유하영(27)씨

“여성 안전은 기초적 권리…성범죄 생태계 없애야”

여성 안전 분야 토론회에서 이화여대 대학원생(사회학) 유하영(27)씨는 “20~30대 여성들이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는 것조차 꺼릴 정도로 불안이 크다”며, 디지털 성범죄 관련 플랫폼 운영자·소비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연구소 인턴 시절 겪은 디지털 스토킹 피해 경험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깊이 인지하게 됐다. 그는 “현행 제도는 디지털 성범죄의 개념이 협소하고 처벌 기준도 높아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기 어렵다”며, 피해자 지원 확대와 근본적 예방책, 그리고 강력한 생태계 차단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피해자 보호에 있어 보완할 점은.

“피해자 보호를 넘어서 회복까지 나아가야 한다. 상담, 법률, 사회적 지원을 강화하고, 피해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견지해야 하며, 피해 경험을 이야기할 때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

―예방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젠더 감수성 교육과 사법부 훈련, 남성 커뮤니티 내 혐오 콘텐츠 감수 체계 강화 등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단순한 장난이나 실수가 아니라, 성범죄가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시키는 교육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은.

“여성 안전은 가장 기초적인 권리다. 이재명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 회복에 실질적이고 강력한 정책을 펼치길 기대한다. 단순한 감시나 삭제를 넘어서, 성범죄 생태계 자체를 차단하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군·안보 분야 발표자 ‘경기청년랩’ 대표 이중민(36)씨

“군 초급간부 지원 급락…처우 개선 시급”

군·안보 분야 토론회에서 ‘경기청년랩’ 대표 이중민(36)씨는 최근 군 초급 간부 지원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정책적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지원율 하락으로 우수 인재 선발이 어려워지고, 군 조직의 신뢰도 저하 및 사회적 인식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군 초급 간부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초급 간부란 보통 소위부터 대위, 하사·중사 등 1~5년 차의 군 간부를 말한다. 이들은 주로 육군3사관학교나 학군장교(ROTC) 등 비육사 장교 임관 과정, 부사관 시험 등 다양한 경로로 임관하며, 군의 실무를 담당하고 현장에서 병사를 직접 통솔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이씨는 육군 3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초급 간부로 군 생활을 했다.

―최근 초급 간부 지원율은.

“2014년 학사장교 지원율은 6대 1이었지만, 2023년에는 2.39대 1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사관 지원자도 5년 새 50% 넘게 줄었다.”

―지원율 하락한 이유는.

“일반 병사 월급은 2013년 13만 원에서 현재 205만원으로 10배 이상 올랐지만, 하사 월급은 95만원에서 117만 원으로 소폭 인상에 그쳤다. 하사보다 병장이 더 많이 받는 역전 현상이 생긴 것이다. 학사장교의 실수령액은 260만원 안팎이지만, 세금과 4대 보험료를 빼면 병장 월급과 실질 차이가 없다. 반면 복무 기간은 학사장교가 병사보다 10개월 이상 더 길다.”

―처우 개선 방안은.

“진급을 못 해도 우수한 간부가 장기 복무할 수 있도록 진급 제도와 계급 직책 등 군 체계를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또 초급 간부가 사회에 나와도 경쟁력이 있도록, 복무 경험이 취업 등에서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복무 기간에 따른 군 가산점제를 논의해봐야 한다.”

주거 분야 발표자 전세 사기 피해자 안산하(28)씨

“전세 사기는 개인 부주의가 아닌 시스템의 실패”

주거 분야 토론회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인 안산하(28)씨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 신축 빌라에 전세로 입주했다가 집주인 파산으로 보증금을 잃게 된 사례를 공개하며, 현행 전세 사기 특별법의 구제 사각지대와 금융·중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전세 사기는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이자 사회적 재난”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선구제 후구상 청구’ 등 실질적 대책을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6월 현재 특별법 인정 3만400명) 75% 이상이 20~30대이며, 사망자만 9명에 이른다. 단일 부동산 사기 사건 가운데 역대 최다 인명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 사기 피해를 어떻게 겪게 됐나.

“지난해 12월 영등포구 대림1동 빌라에 전세로 들어갔다. 중소기업 청년대출을 받아 계약했고, 1월에 입주했는데 한 달 만에 집주인이 파산을 선언했다. 집 전체에 14억 원의 근저당이 잡혀 있었고, 23가구가 피해를 보았다. 내 전세금은 1억2500만원이다.”

―피해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느꼈나.

“공인중개사가 건물 시세와 임대인 정보를 속였다. 은행도 임대인의 재정 파악 등 대출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다른 피해자는 세무사와 함께 등기부 등본도 확인했지만, 제공된 정보만으로는 위험을 알기 어려웠다. 피해자 책임으로만 돌리는 구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엔 ‘내가 더 꼼꼼히 알아봤어야 하나’ 자책했지만, 이제는 더는 나를 탓하고 싶지 않다.”

―전세 사기 특별법의 한계는.

“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임대인의 ‘의도적 기망’을 피해자가 직접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피해자로 인정받아도 실질적 구제가 어렵다. 예를 들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 지원은 실제 집행률이 3%대에 불과하고, 무이자 상환도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피해자로 인정받더라도 50만원씩 20년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실효적인 예방과 구제 대안이 절실하다 ”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은.

“실효성 있는 특별법 개정과 함께, 금융·중개 시스템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억대 빚을 떠안고 사회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전세 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식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교육 분야 토론회에서 발제한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문화교양학) 이우창(39)씨

“대학의 위기, 국가경쟁력의 위기”

교육 분야 토론회에서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문화교양학) 이우창(39)씨는 “한국 대학 정책이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에만 매몰돼, 대학의 질적 성장과 연구 인재 육성이라는 본질적 과제를 외면해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처럼 인재가 대학원을 떠나고 연구가 위축되는 구조가 지속하면, 20~30년 후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심각하게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학의 질적 성장이 왜 중요한가.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와 인재 양성의 핵심 공간이다. 고등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가 줄면, 장기적으로 국가의 성장동력과 혁신역량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대학원과 연구자 지원의 현실은.

“등록금 동결 이후 대학들은 신규 교수 채용을 줄이고, 대학원 투자도 크게 위축됐다. 대학원생들은 연구보조, 행정, 아르바이트 등 ‘그림자 노동’에 시달리고, 박사 후 연구원은 물론 이공계조차 대학원 진학을 꺼리는 상황이다. 유능한 인재들은 해외로 떠나는데, 한국에서는 연구자로 성장할 경로와 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재정지원과 생애주기별 연구자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의 위기를 방치하면, 한국 사회 전체의 역량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은.

“고등교육 재정교부금 등 안정적 재정확보 장치를 마련해 대학이 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유치·육성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원과 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국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인재 재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외교·평화 분야 토론회에서 발제한 한반도 청년미래포럼 국내지부 대표 박준규(32)씨

“진영 논리에 ‘탈북’하는 북한 전문가들”

외교·평화 분야 토론회에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국내지부 대표 박준규(32)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이 180도 달라지고, 이로 인해 국민 여론이 분열된다”며, “이런 반복이 청년 세대까지 전이되어 통일에 대한 인식이 점점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영 논리가 미치는 영향은.

“남북문제는 본래 객관적 사실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보수는 친일파’, ‘진보는 빨갱이’라는 극단적 프레임이 만연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널뛰고, 국민들도 진영 프레임에 갇혀 있어서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논의가 불가능해진다. 실무 인재들이 현장을 떠나는데 북한 분야를 떠난다는 의미로 ‘탈북’이라고 말한다.”

―왜 현장을 떠나나.

“진보·보수 진영 논리에 휘말려, 어느 한쪽에 속하지 않으면 ‘회색분자’나 ‘기회주의자’로 낙인찍혀 학계·연구기관에서 일하기 어렵다. 북한학과 통일연구기관 출신 인재들이 갈곳이 없어 헤매거나 생계를 위해서 전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높이려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일관된 대북·통일 정책을 법제화·제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세대 교체가 절실하다. 기성세대는 정치나 이념이 다르면 소통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경직돼 있다. 사고의 유연성을 갖춘 2030세대 젊은 인재들이 대거 유입돼야 한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스템을 구축해 실무자·연구자·활동가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남북관계가 필요한가.

“이념 기반 남북관계의 시대는 끝났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장점을 추출해 시행착오를 학습하고, 일관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구도가 필요하다.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비전과 국민적 합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저출생 분야 발표자 전남 강진군의원 노두섭(40)씨

“육아수당을 지역화폐로…두마리 토끼 잡았다”

저출생 분야에서 강진군의회 의원 노두섭(40)씨는 강진군이 육아 수당 정책을 도입해 저출생 문제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강진군 육아수당 조례는 노씨의 주도로 2022년 10월에 제정됐다. 핵심 내용은 자녀 수와 상관없이 출생아 1명당 매달 60만 원씩, 만 7살(84개월)까지 총 504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강진군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점을 고려해 지역 화폐(모바일 강진사랑 상품권)로 지급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했다.

―육아수당 정책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나도 아이를 키워봐서 알지만, 부모들이 처음 아이를 낳을 때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 국가가 실질적으로 지원해주면 아이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지역화폐로는 아동에게 필요한 물품 구입이 어렵다는 불만이 컸다. 학부모들이 ‘강진군에서 유모차를 팔지 않는데 지역화폐로 어떻게 사냐’고 항의했다. 토론회와 공청회를 수차례 거치고, 반대하는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설득했다.”

―정책 시행 이후 변화는.

“정책 시행 3년 만에 출생률이 전국 2위까지 올랐다. 2022년 93명이던 출생아 수가 2023년 154명, 2024년 170명으로 급증했고, 둘째 이상 자녀를 낳는 가정이 크게 늘어 다자녀 출산 비율이 50%에 달했다. 강진군으로 전입하는 가정도 많아져 인구 유입 효과까지 나타났다.”

―강진군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출산과 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고, 지역경제까지 살린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기간에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18살 미만까지 확대하고 대상은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지방에서부터 먼저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은.

“부모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 필요하다. 아이가 시골에 살아도 도시에 사는 아이들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도록, 문화공연·교육·의료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

‘다시 만드는 대한민국’ 연속토론회를 기획한 ‘다시 만난 세상’ 대표 봉한나(32)씨

“2030세대는 내 편, 네 편 아니다”

‘다시 만드는 대한민국’ 토론회를 기획한 ‘다시 만드는 세상’ 대표 봉한나(32)씨는 “12.3 내란 이후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이 크게 흔들”린 뒤 “이념이나 당파를 떠나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각자의 전문성과 식견으로 새로운 나라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시 만드는 세상’은 정책 제안에서 입법과 실행까지 이어지는 ‘정치적 밸류 체인’을 설계해 정책을 실질적 변화로 이끄는 시민 참여 정책 플랫폼이다. 청년 정치인인 봉씨와 경제·정책 전문가인 이원재씨가 공동운영한다.

―토론회에서 발견한 긍정적인 점.

“20명 미만의 소규모로 진행했지만, 대부분의 토론회가 시간을 넘길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20·30세대는 이기적인 세대가 아니라, 나라 걱정을 많이 하며, 단순히 수혜자가 아니라, 사회 변화를 이끌 주체임을 확인했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깊이 토론했다. ”

―20·30세대와 기성세대의 정치 인식 차이는.

“기성세대는 특정 정치인이나 그의 서사에 자신을 투영하는 방식으로 정치를 바라보지만, 2030세대는 정책과 이슈별로 자신의 입장을 바꾼다. 기성세대는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피아 식별’ 문화가 강한데 반해 2030은 훨씬 유연하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

“변화한 시대와 삶에 맞는 구조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가 창조적 혁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목소리와 젊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등용해 새로운 정책 실험에 나서야 한다.”

글 정은주 경제사회연구원 기자 ejung@hani.co.kr 사진 봉한나 제공

정은주 기자

오늘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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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수출입은행과 무역공사를 상대로 소송 낸 까닭은?

 기후활동가 3인-모잠비크 기후단체, 한국 공공기관 '자원 착취' 가스 개발 참여 금지 가처분 신청

한국의 청년 기후 활동가들이 기후 위기 심화 및 현지 공동체 파괴 논란이 거센 모잠비크 천연가스 사업에 대해 한국 공공기관의 투자 철회를 주장하며 모잠비크 기후 단체와 함께 소송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나랏돈으로 추진되는 해외 화석연료 개발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국제적 기후불평등을 심화시키며, 헌법상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청년기후긴급행동 등 단체의 청년 기후활동가 3인은 지난달 29일,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모잠비크 '코랄 노스(Coral North) 가스전 FLNG(부유식 액화가스 설비) 사업'에 2조 6000여억 원(약 19억 달러)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원고엔 한국인뿐 아니라 모잠비크 환경단체 '주스치사 앙비엔타우(Justiça Ambiental!·포르투갈어로 환경정의)도 참여했다. JA는 모잠비크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모잠비크 천연가스 사업을 반대하는 현지 단체 중 하나다. 소송을 지원하는 기후솔루션은 이번 소송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연대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코랄 노스 FLNG'는 모잠비크의 1~6광구 중 4광구에서 진행되는 천연가스 사업이다. FLNG는 해상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육지가 아닌 수면에 떠 있는 플랜트에서 바로 액화해 저장하고 운반하는 방식을 이른다. 2027년부터 2047년까지 약 340만 톤(t)의 가스 생산이 목표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 ENI(이탈리아), 엑손모빌(미국), CNODC(중국)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데, 한국가스공사도 10%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이에 더해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도 약 19억 달러의 자금 투자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청년긴급기후행동 등의 활동가들이 지난 5월 29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후.인권 위기 부르는 모잠비크 가스전, 공적자금 19억 달러 지원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후솔루션

 

 

그런데 코랄 노스 사업은 국제사회에서 줄곧 논란이었다. JA를 포함한 11개 국제 기후운동 단체는 지난해 11월, 이 사업에 돈을 투자하는 금융기관 모두에 금융 지원을 중단하고, 모잠비크 내 다른 가스 사업에도 금융지원을 중지해달라고 공개서한을 보냈다. 또한 파리협정의 약속인 1.5°C 목표에 부합하도록 금융 정책을 수정해 '신규 화석연료 개발을 모두 중지해달라'고도 요청했다.

 

당장 국제사회가 약속한 탄소 중립 선언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이유가 컸다. UN 산하의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모두 기존 화석연료 개발 시설만으로도 탄소 예산(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데 허용되는 탄소 배출량)이 고갈된다며 신규 개발 중단을 강조해 왔다. 국제 에너지 감시 단체인 링고(LINGO)에 따르면, 코랄 노스에서 배출될 온실가스는 총 4억 8900만 톤가량이다. 한국 2023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3에 달한다.

 

또한 현지에 미치는 경제적·환경적·사회적 악영향도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공개서한을 발송한 11개 단체는 "유류 유출, 가스 응축물, 해양생태계 및 해양 생물종에 대한 영향 평가가 부실하고, 해양 소음의 영향, 해저 생태계에 대한 영향도 과소평가됐다"면서 "어업과 같은 지속 가능한 생계 기반에 대한 영향도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채굴되는 가스와 이로 인한 수익이 모잠비크 주민들에게 분배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코랄 노스의 전신과 같은 '코랄 사우스' 사업의 경우 생산된 가스를 모두 영국 에너지 기업 BP가 구매해 해외 시장에 판매했다. 모잠비크에선 20년 가까이 천연가스 채굴이 진행됐음에도, 전력을 쓸 수 있는 시민은 전체의 약 33%에 지나지 않는다. JA 등은 "지역 주민을 위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나 에너지 접근성도 개선되지 않았고 경제적 이익은 대부분 가스 업계에 집중된다"며 "강제 이주당한 586가구 중 상당수는 농지, 어업권 등의 생계 수단을 잃고 극심한 빈곤 상태에 처했다"고 밝혔다.

 

결국 코랄 노스를 포함한 가스 사업이 집중된 모잠비크의 카보 델가도(Cabo Delgado)는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분쟁 지역이 됐다. 카보 델가도는 풍부한 가스 매장량으로 인해 아프리카 최대 규모 가스 개발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러나 생계 박탈, 자원 추출·착취, 빈곤 심화 문제가 누적되면서 무장 반군이 확대되는 등 불안정한 정세가 초래됐고, 산발적인 유혈 사태까지 벌어졌다. 2021년 3월 발생한 '팔마 학살'에선 1190여 명의 주민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 지역 가스 사업을 주도한 프랑스 에너지 기업 TotalEergies는 가스시설만 보호하고 민간인 보호는 유기했다는 이유로 과실치사 등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다.

 

▲기후솔루션 보고서 '불가항력 선언:기후 및 인도적 위기에 휩싸인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 중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개요를 그린 그림. '코랄 노르떼'가 코랄 노스 사업이다. ⓒ기후솔루션

 

이번 소송 원고단이 모잠비크의 활동가들과 연대 소송에 돌입한 이유다. 원고단은 29일 보도자료를 내 "수출입은행, 무역공사의 금융 지원은 헌법과 국제적 책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35조 제1항, 그리고 공공기관이 탄소중립 목표에 협조하고 기후위기 영향을 최소화할 의무를 부여한 탄소중립 기본법 5조 위반이라는 것이다.

 

원고단은 "특히 모잠비크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21%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사이클론, 가뭄, 해수면 상승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대표적인 기후취약국"이라며 "공적금융의 이름으로 한국이 기후위기를 수출하는 행위는 모잠비크 시민들에 대한 가해 행위와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원고단은 이미 지난 3월 코랄 노스 사업에 직접 지분 투자로 참여한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도 가처분 신청을 냈다.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한국가스공사 소액 주주 3명 등 10명의 원고는 약 7900억 원(5억 6200만달러)의 투자 결정을 한 한국가스공사의 자금 집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대구지법에 제기했다.

 

기후솔루션, 청년기후긴급행동 등 원고인단은 이 소송이 "단순한 투자 반대가 아니라, 기후위기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한국 공공기관이 국내외 환경법과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하도록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 청년긴급기후행동 등의 활동가들이 지난 5월 29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후.인권 위기 부르는 모잠비크 가스전, 공적자금 19억 달러 지원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후솔루션

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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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예고된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6/09 06:52
  • 수정일
    2025/06/09 06:5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이정훈 반도평론 대표
  •  
  •  승인 2025.06.08 14:10
  •  
  •  댓글 0
 
 

1. 변화된 조선(북한)과 국제 정세에 대한 무감각
2. 한국-조선 관계(남북관계)의 현실
3. 민족 내부의 통일지향 관계에서 국가 간 관계로
4. 조-미 관계 전망
5. 통일 그리고 한-조 관계와 이재명 정부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합참)을 방문해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합참)을 방문해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1. 변화된 조선(북한)과 국제 정세에 대한 무감각

지난겨울 시작된 윤석열의 내란과 그를 추종하는 사법부, 행정부, 입법부의 내란 카르텔 그리고 거리에 태극기부대로 포진된 내란 세력을 1차 제압하고 6개월 만에 어렵게 이재명 정부가 탄생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진보개혁 세력과 국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높고 절실하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앞에 놓인 쌓인 여러 과제(내란척결 민주주의 회복, 경제, 평화, 외교 관계)는 쉬운 과제가 하나도 없다. 이렇게 누적되어 풀기 어려운 무거운 난제가 된 책임은 윤석열과 국민의힘 뿐아니라 이전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크다.

이재명 정부가 현재 한국 경제를 ‘제2의 IMF 위기 수준’이라고 현실적으로 진단하고 있는 반면, 현재 남북 관계(한국-조선관계)나 한-러 관계가 얼마나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파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해 보인다. 한-미 관계 역시 과거 문재인-트럼프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전반적 대외 정세 인식은 매우 안이해 보인다.

문재인, 윤석열의 통일정책과 대외관계 실정으로 나라의 통일문제와 주요 주변국의 대외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지 오래다. 여기서는 한국의 여러 대외관계 중에서, 한국-조선 관계(남북관계)와 조-미(북미)관계에 대해서만 다룬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과거처럼 민족 내부의 특수한 내부 관계가 아닌, 한국-조선의 대외 관계로 분석해야 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러나 이것이 냉정하고 엄연한 한국-조선 관계의 현실이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평화와 통일정책) 공약을 보면 여전히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낡은 대북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즉 과거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시대의 남북관계 복원과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모두 실패할 것이라 보며 현재의 남북관계와 조-미관계와 매우 동떨어진 정책이라 판단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6.15 공동선언 복원은 불가능하다.

2)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 합의 복원도 불가능하다.

3) 트럼프의 대조선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 주한미군은 미국의 작전과 의도에 따라 부분 철수할 수 있다.
(미군은 전면 철수하지 않으며, 이것은 한반도 평화와 아무 관련이 없다)

새 정부는 돌아가는 대외정세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해법 비슷한 것이라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국진보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 앞에 기다리고 있는 난제의 실체를 하나씩 직시해보자.

2. 한국-조선 관계(남북관계)의 현실

2023년 12월 말 조선로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의 역사, 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필자는 여러 회에 걸쳐 칼럼을 썼다. 이 결정의 의미를 정보가 제한된 남측에서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아마 정보가 풍부한 조선로동당 간부조차 처음에 이 결정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 결정의 핵심은 8차 당대회(2021년) 노선인 강대강 ‘대미 굴복 제압전략의 강화’, 대남 통일전략의 폐기와 남북관계를 조선-한국의 적대적 국가 관계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조선)은 통일을 배제한 조선 중심 자력갱생의 독자적 사회주의 국가 발전전략을 새롭게 결정했다. 아마 이 결정의 기조가 내년 9차 조선로동당 당대회(2026년 예정)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북의 이 결정은 기존 통일정책에 대한 냉정하고 현실적인 평가와 국제 정세 분석에 기초한 쉽지 않은 중대 결정이자 결단으로 보인다. 이후 조선의 사회주의 국가발전 전략과 통일정책은 이 회의를 중심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게 보면 해방 후 가장 큰 통일정책 변화이며 전후 반세기만의 거대한 정책 변화이다.

위 전원회의 결정에 대한 해석은 자유이고 다양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의미에 대해서 민주당은 물론이고 한국 진보조차 여전히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고 본다. 그것이 여전히 진보민주세력이 관성적으로 주장하는 ‘6.15 복원주의’ 경향의 뿌리라고 판단한다. 이미 지난 글에서 여러 번 언급한 내용인데, 이러한 결정의 배경과 원인을 다시 간단히 요약해보자.

1) 북(조선)에서 조국통일 정책은 김일성 주석의 건국 이래 제1 국시였다. 북(조선)의 평화통일 방안은 60년대 이후 연방제 통일방안이다. 북이 연방제의 수준을 다양하게 낮추어 변화시킨 적은 있으나 북(조선)이 이 대원칙을 수정한 적은 없다. 6.15 남북공동선언도 연합제와 연방제의 공통성을 인정한 내용이다. 북은 이 통일방안을 처음으로 공식 폐기했다.

2) 북(조선)의 통일의 상대는 남한 정부다. 수구보수 정권과는 통일이 아예 불가능하다. 이는 결국 남한 정부의 성격이 무엇이냐가 통일과 연방제 실현 가능성의 기준이었다는 의미이다. 지난 시기 조선은 남한 민주정부(중도 보수정권인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와 정상회담을 통해, 20 여년 동안 낮은 수준의 연방제, 더 낮은 수준의 6.15 연합연방제 가능성을 열고 다양한 교류협력을 논했으나 모두 휴지 조각 되었다. 북(조선)은 그 근본원인이 한국정부(민주정부 또는 중도정부)의 대미 종속성 극복 불가에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북(조선)은 남측 정부와의 통일협상을 처음으로 공식 폐기했다.

3) 북(조선)은 통일이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기반한 민족의 단합과 민족적 차원의 자주성 회복운동으로 보는데. 문재인 정부의 미국 추종, 민족 대결정책(대북적대정책)을 다시 확인하고 그 가능성이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그간 한국 민주당, 그리고 중도 정부의 통일에 대한 입장과 태도 대한 최종 판단이 되었다. 이는 쉽게 말해 한국에서 차베스 정도의 진보정권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통일(연방제통일)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북은 상당한 미래까지 남한에 민주당의 한계를 극복할 자주적 진보정권 출현을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기약 없는 막연한 미래로 판단하고 있다.

4) 북(조선)은 기존 통일전략의 일환으로, 현 정전체제를 해체(평화협정으로)하면서 남북관계를 통일과 평화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이중적 목표를 폐기하였다. 전원회의 이후 남북관계에서 통일을 제외하고 평화적 국가관계를 실현하는 하나의 목표로 좁혔다. 즉 앞으로 정전체제 전환과 종전처리의 방향도 통일지향이 아니라, 남북 국가관계 지향의 공식적 출발로 삼는다는 뜻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더는 민족 내부의 특수한 관계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은 남북관계를 민족내부의 특수 관계로 처리하던, 남북 기본합의서(1991년)의 대원칙을 자동적으로 폐기한 것으로 된다. 이것이 앞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더 살펴보자.

3. 민족 내부의 통일지향 관계에서 국가 간 관계로

북(조선)은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도 대미 종속성 탈피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통일정책(남측과 민족 통일전선)을 폐기한 북은 한마디로 이재명 정부에 대해 큰 기대가 없다. 아마도 기대가 있다면 윤석열처럼 미국보다 앞서 전쟁 광기를 부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북(조선)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처럼 이재명 정부와 통일을 목표로 무슨 새로운 통일과 평화 선언을 하거나 교류협력을 추진할 생각이 전혀 없다.

지난 시기 북(조선)의 대남정책은 대미정책과 항상 연동되어 있었다. 이것은 남한의 국방과 통일정책의 실질적 권한을 미국이 행사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의 대미 정책의 방향 역시 항상 ‘조미관계 정상화’와 ‘남북통일문제’의 해결 과제가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병행되었다. 이 병행 원칙은 북반부 조선의 사회주의 발전 문제와 남반부와의 남북 통일 문제를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병행해 풀어가는 대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도 폐기되었다.

조선은 앞으로 조-미관계에서도 남북통일 혹은 남북관계 연계 문제를 분리할 것이다. 조선의 한국 정책이 과거처럼 더 이상 조국통일을 위한 제1 국시 정책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통일목표를 지운 조선의 대남관계는 국가간 관계로 전환될 것이며, 한국을 자주권이 없는 미국의 종속국으로 보기에 조선의 한국 정책은 대미 정책의 하위 정책으로 변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조선과 한국 관계는 외교 관계가 없는 일본과 같이 전쟁대비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비 정상적 국가 관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은 참으로 비참한 결과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됨으로, 한국-조선 관계가 국가간 정상적 외교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북(조선)의 한국 정책은 민족단합이나 통일, 교류협력은 고사하고, 답답한 무 교류 상태 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9.19 군사합의 복원을 제안해도, 과거와 같은 민족적 입장에서 이를 대하지 않을것이며 자신의 합의를 지키지도 못하는 한국과 지난 합의를 복원시키는 조치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 간의 모든 합의는 사실상 폐기되었다. 당연히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각종 납북합의서는 모두 폐기되었다. 이를 북(조선)이 나서서 한국정부와 복구할 가능성은 없다. 북 전원회의 결정은 단순히 반민족적 전쟁 대결 광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전술적 항의 조처가 아니라, 조선의 대남정책과 통일정책의 근본적 전략적 변화의 결과이다.

이를 회복하는 일은 앞으로 간단치 않다. 조선은 앞으로 이러한 합의를 국가 간 외교적 차원으로 처리할 것이다. 즉 한국과 조선이 국가간 정상적 관계를 수립한 후에야 비로소 재합의와 재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조선 간 정상적 국가관계 성립조차 매우 어려운 난제라는 점이다. 이는 일본이 내심 조선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데도 쉽지 않은 것과 유사하다.

북(조선)은 한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이상, 북(조선)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미동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선 근본문제(대결 정책과 제도청산) 해결 없이는 앞으로 어떤 대북 교류와 합의도 가능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북 적대 제도와 정책이란 무엇인가? 1) 한국 헌법 (영토조항, 흡수통일조항) 2) 북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국가보안법 3) 한미 연합 군사훈련 4) 대내적 반북 선전과 대외 정책에서 미국추종 대북 적대 정책 편승 등이다.

여전히 미국을 따라 비핵화란 철 지난 이야기를 하는 이재명 정부가 과연 이 문제에 대해 손이나 댈 수 있을 것인가? 이재명 정부가 내란 세력을 척결하는데 선전할 수는 있어도 이것을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는 교류와 통일은 커녕, 조선과 정상적 국가 간 관계수립(수교)조차 추진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 앞서서 먼저 대조선 관계 개선에 나설 판단력이나 의지는 전혀 없다. 따라서 한국-조선 관계는 윤석열 내란 수괴와 같은 돌발적 전쟁 도발 시도가 없다 뿐이지 결국 무시와 비난, 무반응의 상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4. 조-미 관계 전망

이번에는 미국을 살펴보자. 트럼프 집권 후 북(조선)에 계속 긍정적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는 미국은 조선과의 관계를 과연 개선할 수 있을까? 필자는 지난 글에서 여러 번 이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썼다. 그 판단에는 변화가 없다.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조선은 앞으로 핵문제를 누구와 협상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다음은 한미일 3국의 비핵화 촉구에 대한 김여정 부부장의 지난 4월 9일 성명이다.

“실제적이고 매우 강한 핵억제력의 존재와 더불어 성립되고 전체 조선 인민의 총의에 따라 국가의 최고법, 기본법에 영구히 고착된 핵보유국 지위는 외부로부터의 적대적 위협과 현재와 미래의 세계 안보 역학구도의 변천을 정확히 반영한 필연적 선택의 결과”라며 “그 누가 부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 누구의 부정도 인정도 우리는 개의치 않으며 우리는 우리의 선택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며 “우리의 확고부동한 선택”이다. (로동신문)

조선은 지난 수십 년 미국과의 협상에서 흥미를 완전히 잃었다. 또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트럼프 정부를 포함한 가까운 미래에 전혀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북(조선)이 비핵화 협상에 응했던 2018~9년 싱가포르, 베트남 조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킨 것은 트럼프의 실책이자 미국의 큰 역사적 실책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국의 대응이 조선을 불가역적 핵 대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조선은 베트남 하노이 조-미 정상 회담(2019년) 실패 이후, 미국의 복귀를 기다리다 결국 강대강 대미 정책을 결정했다. 이후 조선로동당 8차 당대회 결정(2021년, 미국 제압 굴복 전략, 핵무력 고도화 정책), 이후 핵무력 강화법령 (불가역화 법령), 그 최종 결정판인 조선로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 결정까지 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대미 정책의 수정이 아니라, 조선의 국가발전 전략의 대 수정 차원으로 발전했다. 조선은 통일정책만 폐기한 것이 아니라 대미 정책의 목표와 방식, 그리고 미국과의 대결과 경제재제를 상수로 놓은 장기적 자립적 사회주의 전면적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앞으로 조선은 부동의 국가정책으로 핵무력을 무한 증강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비핵화는 커녕 핵동결을 할 의사도 없다. 북이 핵동결 의사가 있었던 것은 트럼프와 협상을 하던 과거의 이야기다. 일부에서 여전히 조선이 트럼프와 조선의 핵동결을 조건으로 대 조선 제재나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조미 관계 정상화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하는데 이 가능성은 없다.

조선은 미국과 세계 핵강국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핵을 먼저 폐기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반대로 미국과 핵강국들 이상으로 핵무력을 더 빠른 속도로 현대화 고도화 할 목표만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첨단 미사일, 핵 기술패권을 쥐려 하고 있다. 조선은 핵문제가 더는 통일과 평화, 대미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 대상인 시대는 끝났다고 반복해 공표하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비핵화와 핵동결을 말하고 있다면 이것은 누구의 문제인가? 조선 핵문제는 조선의 국가방어와 사회주의 발전의 안정성, 대외적 전략국가 정책을 뒷받침하는 불가역적 국가 기본 정책으로 확정되었다.

트럼프 대북 정책의 기본 오류는 그가 여전히 조선에 대해 과거와 유사한 조건이나, 과거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면 조선이 다시 협상에 응하리라 판단하는 데 있다. 더 유리한 조건이란 미국이 조선 비핵화를 포기하고 조선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후, 북과 핵 동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트럼프의 새로운 후퇴한 협상안 일 수는 있다. 그러나 조선은 이것조차 응할 생각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미국이 자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조선과의 관계를 개선할 유일한 방도는, 전제 조건 없는 일방적 대조선 적대정책 폐기 뿐이다. 이것이 현재 조미관계의 현주소다. 트럼프의 이러 저러한 궁리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 조미관계의 현안 문제는 관계개선 문제가 아니라 반대로 ‘전쟁억제’ 문제로 된다. 가능치도 않은 핵 협상이 아니라 변함없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정책에 대비하는 것 더 현실적 과제이다.

조선이 트럼프의 의도를 모르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나, 조선이 상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이다. 트럼프의 어설픈 구상은 이미 지나간 버스다. 실제로 그의 대조선 정책은 말만 요란할 뿐 공전 상태이며, 그것을 세우고 실행할 작전과 실무진은 사실상 없는 상태이다. 종이 쪼가리인 조-미 종전선언 이야기는 공수표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조미 관계를 성사시킬 시간은 사실상 임기 초반 2년 정도인데, 현재 그의 구상으로 조선이 응할 가능성은 없다. 더구나 미국의 네오콘과 트럼프의 내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가 네오콘(영구전쟁론자)의 반대를 제압하며 대조선 적대정책을 폐기할 동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종종 보도되는 주한미군 철수 논의에 대해서도 그 의도를 간단히 살펴보자. 주한미군의 성격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했다. 대북 군사력으로 주한미군의 군사적 역할과 지위는 한국군의 성장과 현대전의 장거리 첨단 무기체계 변화로 날이 갈수록 낮아졌다. 또 주한미군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 따라 대북 군사력뿐 아니라 미국의 글로벌 순환 배치군이자 미국이 새로 설정하려는 아시아 통합전구(戰區)의 대중 억제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군사적 대북 억제력 기능과 역할은 계속 낮아졌으며 정치적 상징적 의미가 더 크게 남아있다. 주한미군이 한국전쟁 이후 군사 정치적으로 사실상 한국 정치지배와 통제의 기본 수단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북이 핵전략 국가로 부상하면서 군사적으로는 주한미군은 조선의 핵 볼모의 딱한 처지로 전락했다. 조선이 다량, 다종의 극초음속 전술핵을 개발하면서 현재 주한미군이 조선의 핵을 사드나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4)로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실제 주둔 미군은 전시에 일시 다량 전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괌이나 주일미군이 더 안전하다. 변화된 군사전략과 군사 환경에 맞게 특히 세계최대의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의 주한미군을 축소하거나 재배치하는 것은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맞는다.

미국의 주한미군 부분 철수 주장은 미국의 자신의 요구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조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처지를 활용하여 조선에는 이를 긍정적 대화 신호로 활용하고, 한국에게는 이재명 정부를 길들이고 압박하며 여기에 더해 한국 방위분담금을 더 뜯어내려고 한다. 설사 주한미군 부분 철수가 이루어 지더라도 이는 전면 철수로 이어지지 않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5. 통일 그리고 한-조 관계와 이재명 정부

북(조선)의 남북 적대 국가 선언은 일차적으로 남북 관계가 ‘내전’이 아니라, 전쟁 중인 국가관계 라는 새로운 현실 인정에 있다. 이를 장기적으로 해석하면 방점은 ‘적’을 넘어 조선이 앞으로 남북관계를 국가관계로 전환하려는 데 있다. 조선은 남한에 대한 ‘통일전쟁’ 노선도 공식 폐기했다. 조선은 앞으로 미국이나 한국이 먼저 전쟁을 도발하지 않는 이상 한미를 상대로 통일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혔다. 한편, 만약 한-미가 전쟁을 일으킬 경우 핵전쟁으로 한국을 평정, 편입, 수복한다는 것도 공식화했다.

남북관계 파탄으로 길을 잃은 통일운동을 한국에서 계속하는 것은 한국민중의 자유이다. 여전히 우리는 오 천년 하나의 민족이며 궁국적으로 하나의 나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한국 통일운동의 변함없는 순수한 마음이다. 이것을 막을 이유도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통일의 한 주체(조선)가 통일노선을 폐기했으며, 그 실현 방도(연방제)가 사라진 환경에서 통일운동의 목표와 역할은 당연히 이전과 같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흐름이 ‘6.15 복원주의’로 나간다면 실현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연방제 통일도 6.15 선언 복원도 당면 정책으로 폐기되어 불가능하다.

통일을 전제로 한 남북관계는 이미 사라졌으며, 한국과 조선의 국가간 평화관계 없이 미래에 통합이나 통일로 나가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 이후, 이 한국-조선 국가관계가 국가연합이나 혹은 연방제를 다시 살릴지 여부는 미래 한국 정부의 자주성과 연방제 실현의지에 달려있다. 그리고 앞서 논의했듯이 한국과 조선의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정상적 외교관계 수립(수교)조차 미국과 한국의 ‘대조선 적대정책 폐기’라는 근본 문제 해결 없이는 수립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결국 당면 남북관련 운동의 초점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 평화운동’(=대결정책 폐기, 평화운동)으로 모아진다. ‘대결정책 폐기, 평화운동’은 앞서 말한 1) 헌법 수정(영토, 흡수통일 조항) 2) 국가보안법 폐기 3)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군사훈련 중단 4) 3국 평화협정(한-미-조), 한국-조선 평화관계 수립 5) 조선 바로알기 등이다.

조선이 통일을 폐기하고 불가피하게 설정하는 조선-한국 관계는 지난 시기 한국 일각(최장집, 김상준)에서 주장했던 양국체제론(兩國體制論)과 차이가 크다. 양국체제론이 정전체제(전쟁의 원인과 구조)의 대결구조를 그대로 인정한 영구 분열론이자 정전체제 봉합론이라면, 조선의 조선-한국 국가관계론은 대조선 적대정책 폐기를 전제로한 국가간 평화체제론이다. 따라서 이는 현상적으로 유사해 보이나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노선이다. 따라서 기존 일각에서 주장했던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는 양국체제론은 논외로 한다.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주장하다가 실패한 현실 발전과 동떨어진 정책인 ‘포괄적 단계적 비핵화’ 제안이나 ‘한반도 평화구축 프로세스’를 우선 접고 변화된 현실에 대한 판단부터 해야 한다. 6.15 복원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것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가 한국-조선 관계로 바뀌고 있으며, 그것이 조선-일본 관계보다 못하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인정해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민주주의와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본다. 아마도 한국 중도보수 정부가 갈 수 있는 최대치의 지점까지 갈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그 길의 끝에 미국이라는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곧 발견할 것이라 본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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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현 노동자 빈소 찾은 우원식 "7년 전에 해결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고 죄송"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12시경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에서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 신문웅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민생'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7년 전 김용균씨 사망 사고 때 제대로 끝났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고 죄송하다."

8일 오후 12시경 태안화력 발전 비정규직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를 찾은 우원식 국회의장은 유족들과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 "이번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께 정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는 조의를 표했다.

고 김충현 노동자의 영정 양쪽으로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화가 자리 잡았다. 고인을 조문한 이후, 우원식 의장은 유족들의 손을 잡으며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신 고인을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원만하게 해결 방안이 마련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일하자 죽지않는 사회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 신문웅

이어 우 의장은 빈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인의 동료이자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50여 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가짐을 갖고 이곳에 내려왔다"며 "국회의 소임은 무엇보다 법과 제도를 통해서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다. 국가의 가장 소중한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은 "특히 국회가 법과 제도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며 "7년 전(2018년)에도 이곳에서 똑같은 일이 있었다. 저는 그때 국회의원으로서 또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이 일을 어떻게든 끝장을 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임했었고, 그래서 사회적 합의도 이루고 그것에 따라서 특별조사위원회도 구성했다"고 회고했다.

고 김충현 노동자의 빈소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읜 조화가 나란히 놓여 있다. ⓒ 신문웅

그러면서 그는 "많은 약속이 있었고 또 거기에 부족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말 반성적으로 성찰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곳에 내려오면서 참으로 착잡했다. 7년 전 그때 끝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 점들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다. 김충현씨의 사망 사고를 접하면서 남다르게 여러 가지가 느껴진다. 국회가 해야 할 도리를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우 의장은 "이번에 여러분들과 함께 문제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조사 결과에 따라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여러분들과 충분히, 또 유가족과 상의해 가면서 대책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오늘 다시 이렇게 고인 앞에 다시 모이게 된 게 참으로 유감스럽고 다시는 이런 유감스러운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태성 집행위원장이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민생이다'라고 우원식 국회의장에서 호소하고 있다. ⓒ 신문웅

엄길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노동자 대표 발언을 통해 "그동안 발전사에서 여러 사고가 있었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사망자가) 100% 비정규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었고 아마 의장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과 경험이 가장 많은 거로 알고 있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7년 전 김용균 특조위의 약속이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약속이 지켜졌으면 지금 같은 이런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엄 위원장은 "유족, 대책위가 포함된 당정 협의 기구 구성과 정부 차원의 대화 창구 책임자 선정을 반드시 최대한 빨리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건의를 경청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 신문웅

고인의 동료인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노조위원장은 "고인은 기능장에 오를 정도로 누구보다 성실한 전문가였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족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모든 관계 회사들, 서부 발전부터 한전 KPS, 한국 파워 ONM까지 포함하는 사과와 유족에 대한 대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인과 함께 일했던 한 노동자는 "지금 '위험의 외주화'라고 하고 있는데 이제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서 안전 책임에 대한 것도 외주화가 되고 있다"며 "일반 노동자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까지 물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내가 관리 책임자인 서류를 원청에서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노동자는 "꼭 원청 담당자가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사망사고 7일 됐는데 아직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질타한 이유 고 김충현 대책위

고 김충현 노동자의 사고 현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의를 표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 신문웅

특히 김용균 특조위원으로 우원식 의장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산파 역할했던 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 집행위원장은 우 의장에게 "의장님, 18년에 의장님이 저를 국회로 부르셨다. 그때 '정규직은 안 해도 좋으니까 노동자가 현장에서 제발 죽지만 않게 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라고 회상했다. 이 위원장은 "그때 의장님도 그 말에 화답하셨다. 하지만 김용균의 죽음을 저희도, 의장님도 막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 집행위원장은 "그리고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맞이한다.엄청나게 많은 동료들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아파하고 있다. 그때 의장님이 말씀하셨던 것 중에 하나가 '능력도 되지도 않는 퇴직자들이 회사 만드는 구조도 끝나야 된다'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게 바로 김용균 노동자 특별안전조사위원회에서 권고안으로 내려온 것인데, 그런 것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의장님이 당정청 발표에서, 백브리핑에서 말씀하셨던 내용들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위험을 넘어서 죽음을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태성 위원장은 "이제 국회와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더이상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도 민생을 가장 우선해서 얘기하는데, 노동 현장에서 죽는 문제가 진짜 민생 문제다. 죽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진짜 민생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에 의장님이 꼭 함께, 책임 있게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사고 현장에서 어의 없는 사고에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 신문웅

우원식 의장은 마지막 발언을 통해 "'죽지 않게 하는 게 민생'이다 라고 하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난 3년 동안 저도 국회의장으로 있으면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라며 "중대재해 처벌법을 만들 때, 김용균의 죽음 이후 많은 산재 사고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하다가 죽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누군가 책임을 분명하게 해야 된다, 이런 생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후퇴할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지냈던 시간들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우 의장은 "이제 새로운 출발이 시작됐다. 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저 형용사에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점에 대해 국회의장도 가슴 깊이 생각하고 있고, 또 새롭게 출발하는 이 정부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하고 있는 만큼, 차근차근 대책을 세워서 여러분들이 이야기하시는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조문과 간담회를 마친 우원식 국회의장은 바로 사고 현장인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화력발전소로 이동하여 한전KPS 태안사업처장의 브리핑을 받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의 관련 보고를 들었다. 또, 고용노동부의 안일한 자세와 사고 회사의 무성의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하며 신속한 대책과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회 차원의 강력한 대책도 지시했다.

#우원식국회의장#이재명대통령#고김충현노동자#발전비정규직#위험의외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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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 기념 음악회 ‘화혼(花魂)’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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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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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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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오후 7시, 민주화운동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 개관 기념 음악회 ‘화혼(花魂): 민주주의의 노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6월 8일 오후 7시, 민주화운동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 개관 기념 음악회 ‘화혼(花魂): 민주주의의 노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6월 8일 오후 7시,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 민주광장에서 개관 기념 음악회 ‘화혼(花魂): 민주주의의 노래’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국가폭력의 상징이었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반목과 단절의 시대를 마감하고, 평화와 생명의 시대가 마침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경기가창을 위한 국악관현악곡 ‘태평’을,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인 최수정이 노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반목과 단절의 시대를 마감하고, 평화와 생명의 시대가 마침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경기가창을 위한 국악관현악곡 ‘태평’을,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인 최수정이 노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악으로 편곡된 창작곡 ‘사노라면’, ‘희망가’, ‘꽃이 피었네’, ‘꽃타령’ 등을 박애리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 교수가 차례로 노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악으로 편곡된 창작곡 ‘사노라면’, ‘희망가’, ‘꽃이 피었네’, ‘꽃타령’ 등을 박애리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 교수가 차례로 노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공연은 경기가창을 위한 국악관현악 ‘태평’(작곡 황호준, 노래 최수정 -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을 시작으로, 도살풀이춤(이정희 - 경기도 무형문화재 경기시나위춤 보유자), 국악 편곡 창작곡 ‘사노라면’, ‘희망가’, ‘꽃이 피었네’, ‘꽃타령’(노래 박애리 -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 교수)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노래 모임 ‘새벽’에서 활동했던 윤선애 가수가 ‘오월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노래 모임 ‘새벽’에서 활동했던 윤선애 가수가 ‘오월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또한, 5·18민중항쟁 이후 얼어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1981년 처음으로 침묵을 뚫고 나온 노래였던 ‘오월의 노래’와 ‘부용산’, ‘그날이 오면’을 노래모임 ‘새벽’에서 활동했던 윤선애 가수가 피아니스트 장경아의 반주에 맞춰 부르며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정신을 기렸다.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 명인이 이끄는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무대에 올라,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제3악장 ‘놀이’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 명인이 이끄는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무대에 올라,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제3악장 ‘놀이’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공연의 마지막은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 명인이 이끄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무대로,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3악장 ‘놀이’가 연주되며 사물놀이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공연은 박애리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천지 교수(동국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의 지휘로 관현악단이 함께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내빈소개와 인사말을 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내빈소개와 인사말을 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공간은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딛고 민주주의를 기념하고 성장시키는 시민들의 장이 될 것”이라며 “오늘 공연을 통해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국가폭력의 상징이던 공간을 시민들의 민주주의 기억과 실천의 장소로 전환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그 정신을 계승·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이 뜨거웠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이 뜨거웠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화운동기념관은 6월 항쟁 기념식을 겸해 6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한다.

한편, 박선주 인권기념관추진 시민사회 공동대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 윤석열이 임명한 이재오가 취임하면서, 남영동 대공분실 인권기념관 사업이 왜곡되고 훼손되어 왔다”며 “6월 10일 오전 10시 개관식 직전에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 남영동 대공분실, 위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건물 5층의 작은 창문들이 바로 악명 높았던 고문실이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구 남영동 대공분실, 위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건물 5층의 작은 창문들이 바로 악명 높았던 고문실이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남영역 1번 출구로 나와 첫 번째 골목길로 들어서 조금 걷다 보면, 높은 회색 담벼락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1970~80년대에 대표적인 고문 시설로 악명을 떨쳤던 구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는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악랄하게 유린당하며, 고문과 학살로 목숨을 잃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983년에 결성된 민청련의 초대 의장으로 활동하던 중, 1985년 ‘고문 기술자’에게 무자비한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했다. 이 사실은 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그로 인해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실체가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당시 서울대학교 3학년생이었던 박종철 열사는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받다가 14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사건 초기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터무니없는 해명을 내놓으며 책임을 회피했으나, 시신 부검 결과 물고문과 전기고문에 의한 타살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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