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창출을 요구한다!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
(사람일보 / 박해전 / 2025-05-28)
박해전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상임대표는 28일 “역사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창출을 요구한다!” 제목의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을 발표했다. 전문을 싣는다. <사람일보 편집자>
역사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창출을 요구한다!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
우리는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는 ‘국민주권정부’ 뜻을 밝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가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대단결하여 윤석열 일당의 내란반란을 종식시키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주권을 완전히 실현할 것을 열렬히 호소한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을 바로세우는 역사적 분수령이다. 국민주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민주헌정을 파괴한 윤석열 일당의 내란반란의 전모를 철저히 밝히고 범죄자들을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이 땅에서 되풀이된 악몽 같은 내란반란을 영원히 종식시키고 헌법의 핵심요구인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완수해야 할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최근 사람일보에서 발간한 『조국통일의 진로』는 윤석열 내란반란의 근원을 밝히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적시한 헌법의 요구에 따라 신을사오적의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과 조국통일을 한국정치의 핵심의제로 제기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세기 외세에 의한 식민과 분단은 우리 민족을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불행에 빠뜨린 국난이며 이에 기생한 사대매국노들의 내란반란의 근원이다.
윤석열 일당의 위헌 위법한 2024년 12.3 비상계엄 내란반란사태는 지난 한 세기 청산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식민과 분단 적폐가 총폭발한 21세기 대한민국의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우리 민족이 겪은 1910년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주권 침탈과 1945년 외세에 의한 분단의 역사를 반영하여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라고 명시하여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 자주독립과 조국통일을 이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주권자들은 이러한 헌법 정신에 따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민주헌정을 바로세워 윤석열 내란반란의 근원인 식민과 분단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고 헌법의 핵심요구인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을 완수함으로써 역사정의와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일제에 나라를 팔아넘긴 사대매국노 이완용을 비롯한 을사오적 못지않게 한국 현대사에서 식민과 분단 적폐 청산에 역행하여 국민주권의 헌정을 파괴한 적폐 중의 적폐 반민족적인 신을사오적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근혜 윤석열 일당이다.
이승만은 19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4.19혁명으로 대통령 권좌에서 쫓겨났지만, 반인륜적인 국가폭력범죄인 1948년 4월 제주도민 학살과 1953년 10월 1일 한국의 군사주권을 미국에 넘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관련한 역사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우리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절대로 양도할 수 없는 헌법 제1조의 국민주권을 침해한 것으로 원천무효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이완용을 비롯한 사대매국노들이 1910년 대한제국의 국가주권을 불법으로 일본에 넘긴 한일합방조약에 비견되는 사대매국조약이다. 이에 근거해 미국은 한국의 군사주권을 지배함으로써 주한미군을 배치하고 천문학적인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해왔다.
이 사대매국조약에 근거하여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가로막고 핵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한미일 군사동맹과 연합군사훈련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사명으로 하는 국민주권과 헌법을 파괴하는 것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외세에 의한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 없이 그 원흉들과 군사동맹을 맺고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불러오는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자행하는 사대매국범죄를 국민주권과 헌법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일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박정희가 미국의 사주 아래 1965년 일본과 체결한 한일기본조약도 불법적인 일제식민지배의 사죄와 정당한 배상 없이 일제식민통치에 면죄부를 준 사대매국조약으로 원천무효이다.
일본 총리 아베는 이 조약을 근거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무시하고 적반하장의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 사대매국조약을 폐기해야 우리 민족의 일제식민통치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심판과 올바른 친일잔재 청산의 길이 열릴 것이다.
유신독재로 장기집권을 획책한 박정희는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을 맞고 죽었지만, 반민족적인 한일기본조약 체결과 유신독재에 저항한 무고한 민주인사들을 사법 살해한 반인륜적인 인혁당재건위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에 대한 심판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두환은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1980년 5.17 비상계엄에 대한 사법절차는 거쳤지만, 민주공화국을 유린한 반인륜적인 1980년 5월 광주학살과 5공 아람회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에 대한 엄정한 심판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명박근혜는 부정비리와 국정농단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채택한 6.15공동선언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 정상선언을 짓밟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천추에 씻지 못할 반민족 반통일 범죄에 대한 죄값을 치르지 않았다.
윤석열은 민주헌정을 파괴한 신을사오적의 끝판왕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무장계엄군을 동원해 불법 침탈하고 노상원 수첩에서 드러난 대로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학살극을 모의한 윤석열의 내란반란범죄는 21세기 대한민국 최악참사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윤석열 내란반란수괴는 애초 태어나서는 안될 것이었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서 손바닥에 쓰인 왕(王)자를 노출하기도 하고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약속한 남북공동선언을 부정하며 선제타격을 공언했다.
윤석열은 헌법 제66조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에 반하여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한 문재인 대통령의 4.27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모조리 파탄내면서 외세와 결탁해 일촉즉발의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불러오고 남북관계를 회복불능의 최악의 상황에 빠뜨렸다.
헌법과 국민주권을 유린하는 사대매국노예조약을 폐기하지 않고 외세의 간섭과 방해책동을 물리치지 못하면 백년이 가도 우리 민족의 살길인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남북공동선언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남북관계 파국의 위기상황이 알리는 엄중한 교훈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하고 근본적인 내란종식과 민주헌정수호는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한 헌법적 요구에 따라 식민과 분단 적폐를 일소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남북공동선언을 완수하는 데 있음은 분명하다.
6.15 공동선언이 탄생하고 4반세기가 되도록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을 방치하고 남북공동선언을 완수하지 못한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 직무유기와 배임이 더 이상 연장되어서는 안된다.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통하여 헌법과 국민주권을 침해하는 사대매국노예조약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일기본조약의 폐기하고, 그 대신 국민주권을 보장하는 한미상호주권존중평화번영우호조약과 한일불법강점식민지배완전청산조약을 맺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와 함께 신을사오적의 반민족적 사대매국범죄와 반인륜적 국가폭력범죄 처벌특별법(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법, 독일과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청산처럼 사건 발생 시점부터 완전한 단죄까지 시효 배제)을 제정하여 민주헌정을 유린한 내란반란의 근원을 제거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을 대혁신하여 사회정의와 역사정의를 바로세우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 거론한 1980년 5월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 논의는, 이와 함께 제폭구민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동학혁명 정신과 우리 민족의 살길인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방향으로 수렴되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개혁을 공약했고, 참여정부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더라도 형법으로 충분하다고 밝혔음에도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한 것은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준다.
한국정치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고 언론개혁특별법을 제정하여 일제 식민지배에 부역한 언론과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에 역행하여 민주헌정을 파괴한 신을사오적을 비호한 언론, 부정비리 언론을 청산함으로써 사회적 공기인 언론을 바로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국어기본법을 정비하여 진정한 문화강국의 길을 열어야 한다. 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프랑스 ‘재화’의 프랑스어 사용의무를 규정한 프랑스 언어정책 못지않게 국어기본법을 강화하여 외국 말글이 마구잡이로 침범하여 잡탕말글로 전락한 우리 말글살이를 온전하게 살려야 한다. 국내용 상품이나 모든 재화를 우리 말글로만 표기하고 사용토록 하여 우수한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문화강국을 실현해야 한다.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는 역사적 대전환기인 올해 6.3 대통령선거에서 내란종식과 국민주권 실현을 위하여 식민과 분단 적폐의 완전한 청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청사진인 남북공동선언 완수를 핵심의제로 올리고 대단결함으로써 신을사오적의 식민과 분단 적폐를 일소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대강령인 남북공동선언을 실현할 국민주권 민주헌정 대통합정권을 세워야 한다.
국민주권자들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을 계승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수립에 성공하여 국민주권과 헌법을 침해하는 식민과 분단 적폐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일기본조약을 폐기하고 한미일연합군사훈련금지법을 제정함으로써 남북공동선언 완수의 확실한 담보를 마련한다면 우리 민족의 염원인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활로가 새롭게 활짝 열릴 것이다.
우리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주권주의 관철을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제21대 대선에서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가 대단결하여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를 창출할 것을 다시 한번 열렬히 호소한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5월 27일 대전광역시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퇴임 후 첫 공개 강연을 하고 있다. ⓒ 박소희
27일 오후 4시 대전광역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과학기술정책대학원. 300명 안팎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 좌석은 대부분 꽉 차 있었다. 그들이 기다리는 사람은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었다. 이날 문 전 재판관은 퇴임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섰다. 주제는 '법률가의 길에서 과학자를 만나다.'
그는 처음 강연 요청을 받고 의아했지만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왜 지금 만났나. 이미 오래전에 만나야 했다"며 "헌법 판례를 찾아보니 과학기술이 이미 들어와 있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후 44분 동안 문 전 재판관은 기후소송 등의 경험을 소개하며 "기본권 제한과 과학기술의 진보, 이게 제가 여기 온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과학기술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법률가, 의사에 대한 과도한 평가를 하고 있다. 나는 이 사회에서 마지막 한 명이 남아야 한다면 과학자가 남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법률가는 어떤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 수 없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질문이 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질문이 많았다.
탄핵 인용론과 기각론 "당연히 둘 다 썼다, 그래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탄핵심판이 인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11시 22분 파면되었다. ⓒ 사진공동취재단
주로 카이스트 재학생들이었던 질문자들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뒷이야기, 문 전 재판관의 소회 등을 궁금해했다. 문 전 재판관도 허심탄회하게 답변을 내놨다. 그는 '대통령 파면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만장일치를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에 놀랐다'는 말에 "기각론은 성립할 수 없다. 인용론만 가능하다. 이게 우리 (재판관들의) 생각이었다"면서도 "그런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설득'을 위해서였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런 사건은 당연히 인용론과 기각론 둘 다 쓴다. 그래서 인용론 입장에서 기각론을 비판하고, 기각론 입장에서 인용론을 비판한다. 그러면 인용론을 계속 수정한다. 기각론도 이렇게 간다. 가다 보면 공통적인 것을 갖고 이견이 해소된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여름이 오기도 전에 반팔을 입는 사람이 있고, 여름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긴팔을 입는 사람이 있다. 그걸 갖고 '너는 왜 내 속도에 못 맞추냐' 이렇게 할 수 없다.
헌법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틀림없이 한 지점으로 모일 거라고 생각했고, 모였다. 왜냐? 기각론은 성립할 수 없다. 인용론만 가능하다. 이게 우리 (재판관들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걸린 거다. 이게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표결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표결이란 건 끝까지 해보고 정말 안될 때, 예를 들면 곧 10초 뒤에 폭파가 일어난다면 결론을 내야될 것 아닌가.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설득에는 그렇게 시간을 아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게 저는 설득이라고 본다. 짐짓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하는데, 며칠 계속 얘기해보면 별로 다른 것도 없다.
기각론은 왜 성립불가였을까. 문 전 재판관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탄핵심판 과정에서 야당의 줄탄핵, 예산 삭감 등을 내세워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려 했던 점을 언급하며 "군인을 동원해서 해결할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헌법은 상식"이라며 "아마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이게 정상이다' 생각한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도 했다. 자신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란 자막을 보고 "해외토픽"인 줄 알았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쉬운 결정문이 나온 까닭
헌법이라는 상식에서 출발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학생은 그에게 '어떤 노력을 통해 쉬운 말로 된 결정문이 나왔냐'고 질문했다. 문 전 재판관은 "결정문은 TF에 속한 연구관들이 초안을 써왔고, 저희들이 토론하면서 고치는 식으로 됐는데, 선고 시간이 늦어짐으로 해서 수정본이 많아졌다"며 "제가 알기론 인용론은 열 몇 번 수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선고가 늦어짐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속이 탄 것도 사실이지만, 그 대가로 문장이 쉬워졌다. 또는 정확해졌다 생각하고. 그 글을 잘 쓰는 방법이 뭐냐. 많이 나오지 않나. 많이 읽고,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써보는. 그래서 제가 블로그를 계속하지 않나.
탄핵 반대 세력이 공격의 빌미로 삼았던 블로그에 관한 문 전 재판관의 작은 '뒤끝'에 청중은 파안대소했다. 다만 그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언론 인터뷰를 한 적 없다. 그 이유는, 탄핵 결정에 수긍할 수 없는 20% 내외 국민들한테 좀 뭐랄까, 좀…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며 그들 또한 '국민'임을 짚었다. 여전한 신변 위협으로 강의실 주변에 경찰이 배치된 상태였지만 "이름이 알려지는 게 사라질 때쯤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사라질 것"이라고 봤다.
8대 0이 말하고 싶었던 것
▲문형배 전 재판관이 밝힌, 우리가 '8대 0'을 만든 이유박소희
이 모든 과정을 거쳐 헌법재판관 8인이 전원일치로 결정문에 꼭 남기고 싶었던 내용은 "관용과 자제"였다. 그는 "우리가 8대 0을 만든 이유"라며 "'비상계엄 사태는 전적으로 대통령 잘못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분명 국회에도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비상계엄은 아니다.' 이게 우리 생각이지, 국회는 아무런 잘못 없고 대통령이 느닷없이 어느 날 그런 일을 했다' 이렇게 쓸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향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관용과 자제를 잃는 순간 좋은 일만 있지 않을 것이다.
관용과 자제는 설득의 힘을 키운다. 문 전 재판관은 헌재의 무기 또한 '설득'이라고 했다. 그는 "헌재는 칼도 없고, 지갑도 없다"며 "결국 국민에 대한 설득, 설득 그 하나 가지고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관이 겸손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문 전 재판관은 '재판관한테 판단할 권리를 누가 줬다고 봐야 하는가'란 물음에 "국민이 헌법을 통해 줬다. 그래서 재판관의 덕목은 겸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이 사회에서 그런 합의를 했기 때문에 내가 재판하는 거지, 사법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에 재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성적이 좋아서 판사 하는 게 아니다. (법관들이) 그걸 계속 착각하는 것 같다. 저도 그렇고. 이 사회가 우리에게 그런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 예를 들면 '배심 재판을 하라' 이렇게 명한다면 우리 권한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는 '우리에게 재판권을 주신 건 국민이다. 그러므로 그분들의 뜻을 받들어서 재판을 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한다.
법관이 정치의 사법화 막는 법
법관은 신이 아니다. 따라서 판결을 비판하는 일 또한 가능하다. 문 전 재판관은 하지만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니까 저 판결은 못 믿겠다'는 식이면 답이 없다"며 보수 진영의 색깔론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인종차별을 많이 이야기하는 이유가 (인종을) 고칠 수가 없어서 아닌가. 고칠 수 있는 걸 갖고 얘기해야 하는 건데, 우리법 출신인데 어쩌라는 것인가"라며 "차라리 내가 제시한 근거 중에 잘못된 것은 비판할 수 있고, 얼마든지 고칠 수 있고 그런 것 아닌가"라고 했다.
법관을 겨눈 과도한 공격은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관련 질문도 여러 차례 나왔다. 문 전 재판관은 "정치의 사법화는 사실 우리(사법부)가 막을 방법은 없다"며 "대신 급하고 중요한 사건을 먼저 처리함으로써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은 제가 볼 땐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임에도 대통령의 헌법재판관 추천권을 행사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우리가 그걸 미적미적하다 보면 그냥 재판관을 임명해 버린다. 그걸 (재판관) 아홉 명이 만장일치로 '안 된다'고 선언한 것이지 않나. 정치의 사법화를 막을 방법은 만장일치로, 때를 놓치지 않고 선고하는 것, 저는 그것이라고 본다."
"61% 국민이 헌재 신뢰, 가장 보람"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펄럭이는 깃발. ⓒ 권우성
문 전 재판관은 사법 신뢰가 흔들리는 지금, 헌법재판소가 그나마 국민의 믿음을 지켜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는 "다른 기관은 말할 입장은 못되고, 2025년 4월 18일 현재(본인 퇴임일 – 기자 주) 헌재는 신뢰해도 된다"며 "여론조사 결과 61% 국민이 신뢰한다고 말했고, 이는 국가기관 중 1위다. 저는 헌법재판관하고 소장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것이 국민들 중 61%가 헌재를 신뢰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30명가량이 강의실 양쪽에 줄을 서서 질문을 쏟아내느라 당초 오후 5시 30분 종료 예정이던 강연은 6시를 조금 넘기고 나서야 마쳤다. 문 전 재판관은 끝으로 "저의 바람은 (카이스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와서) 노벨상 수상연설에 제 이름이 거론되길…"이란 말을 남겼다.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팬인 그에게 부산 출신 학생이 '올해 롯데가 우승할 것 같냐'고 묻자 "한화(대전 연고)가 못하면 우승할 것 같다"고 답했을 때처럼, 청중은 또 한 번 큰 박수로 응원했다.
28일 오전 9시 30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이재명이냐, 김문수냐’가 아니라 ‘광장시민이냐, 윤석열이냐’의 선택이다.
대선을 1주일 앞둔 28일, 시민사회는 이번 대선이 광장의 힘으로 만들어 낸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내란 청산을 위한 대선을 만들자며 이같이 호소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과 서울 지역 시민단체들은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탄핵으로 만들어진 대선을 내란 청산 선거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하 공동의장은 “윤석열 파면 투쟁을 통해 일상에서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생히 경험했다”며 “이번 대선에서 내란을 종식시키는 압도적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 세력은 이후에도 사회대개혁을 방해하고 기성 정치는 우왕좌왕할 것”이라며 “선거 직후, 광장의 투쟁을 분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공동의장은 “윤석열은 자유로운 몸으로 부정선거 영화를 관람하고, 지지자들의 ‘윤 어게인’ 환호에 파묻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을 두둔하고 탄핵을 반대한 내란당이 버젓이 대통령 후보를 내는 아이러니한 대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일화와 지지율 이슈, 혐오 발언과 비방만 난무하는 대선이 아니라 내란을 청산하는 대선으로 만들려면 광장이 다시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복남 공동의장은 “내란의 우두머리가 아직도 활보하면서 선거제도를 부정하고 내란 세력 재결집을 도모하고 있다”며 “다시는 위헌·위법한 계엄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압도적이고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10시, 너머서울 등 서울 시민사회가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이어 오전 10시, 너머서울 등 서울 시민사회는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윤석열의 내란으로 인해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정작 광장의 목소리는 사라졌다”며 “우리는 사회대개혁을 위한 행동을 광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운영위원은 “12월 3일 계엄 이후, 이 선거는 내란을 종식시키고 광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선거”라고 짚었다. 이어 “건강한 공동체, 불평등과 차별을 혁파하는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광장의 대선’임을 재차 강조했다.
홍명교 체제전환운동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우리는 대통령 하나 끌어내리려고 투쟁한 게 아니다”며 “(그런데) 광장의 투쟁으로 만든 이 대선에서 광장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평등과 차별 없는 나라를 향한 투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광장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전국 곳곳에서 ‘내란청산 유권자 선언’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광장은 “대선의 본질은 내란 청산. 광장의 힘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하자”라고 외쳤다.
잊지말자 불법 계엄 상기하자 12.3 내란
내란극우세력, 투표로 청산합시다
내란청산을 위해 투표합시다
사회대개혁에 투표합시다
비상행동은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아침·저녁 캠페인을 통해 마지막까지 광장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9시 30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28일 오전 9시 30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28일 오전 10시, 너머서울 등 서울 시민사회가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한경준 기자han992002@naver.com
비상행동, 9개 분야 사회변화 방향 공개...대선 후보들 "차별금지, 시민주권 후퇴" 등 우려
기자명 이승현 기자
입력 2025.05.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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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공론장 '천만의연결'을 통해 확인된 광장시민들의 사회변화 방향 [사진-비상행동]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광장에서 윤석열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외쳐 온 시민들은 '새로운 세상'은 단연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사회'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별, 연령, 장애, 성적지향, 인종,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없는 사회를 꾸준히 제기해 온 광장 시민들은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석열 파면 선고 이후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단체 명칭을 바꾼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7일 온라인 공론장인 '천만의연결'(https://talk.bisang1203.net/)을 통해 취합된 시민 요구사항을 정리해 9개 분야에 걸친 사회변화 방향으로 공개했다.
△차별금지·성평등·인권·소수자권리 (25.9%)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사회"에 이어 △정치개혁과 민주주의·정치참여(25.8%)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짜 민주공화국" △노동권과 노동환경 개선 (10%) "일하다 죽지 않고, 누구나 존중받는 노동을 할 수 있는 세상" △언론개혁과 표현의 자유 (8%) "공정한 언론, 진실한 보도, 시민의 표현 자유를 위한 사회" △평화·남북관계·통일 (7.2%) "전쟁과 증오가 아닌 대화와 공존으로, 평화로운 한반도" △사회적 돌봄과 복지 (6.4%)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연대하는 사회" △교육개혁과 평등교육 (5.6%) "모두가 차별 없이 배우고,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하는 교육" △생명·안전·공공보건(3%) "사람과 동물이 함께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정책(0.9%) "국가가 책임지는 기후위기없는 세상"이 9개 분야 사회대개혁 방향으로 발표됐다.
지난 2월 10일 개설해 5월 15일까지 운영한 '천만의연결'에 올라온 총 788건의 시민제안(우리가 만들 세상 586건, 사회대핵 과제 202건)을 정리한 이 내용은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11개 소위원회가 정책으로 개발해 '광장 시민과 비상행동이 제안하는 12개 분야 118개 사회대개혁 과제'로 발표하고 각 정당과 정치권의 공약과 정책에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별금지·성평등·인권·소수자권리 향상을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함께 '다양한 가족과 관계의 법적 인정', '여성대상 혐오·폭력 근절, 장애인 이동권 및 접근권 보장, 소수자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정책',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자연, 문화권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권리 담론'이 확인되었다.
진짜 민주공화국을 위해서는 국회, 검찰, 법원, 경찰 등 핵심 권력기관에 대해 민주적 통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두드러졌으며, 국회의원 소환제, 국민발안제 도입 등 시민주권 실현과 직접민주주의 확대요구가 많았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해 권위주의 정치 유산을 철폐해야 한다는 요구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노동은 단순한 생계수단을 넘어 존엄한 삶의 권리로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불안정 노동 해소, 차별 철폐, 노동권 실현, 제도 개선 등 노동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전쟁과 무력 갈등을 벗어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남북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인 외교노선과 군사주권 확보가 필요하며, 역사정의 실현 요구도 제기됐다.
비상행동은 "광장시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 대선과정에서 '차별금지'와 '시민주권'을 위한 논의는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문수(국민의힘), 이준석(개혁신당) 후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노골적으로 반대할 뿐 아니라 차별과 혐오,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에 유보적인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비상행동은 남은 대선기간동안 광장을 통한 시민들의 목소리와 118개 사회대개혁 과제를 더욱 공론화하고, 각 후보와 차기 정부가 광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란, 그 다음의 세상-노동 ②] '가짜 프리랜서' 1000만 명 시대, 사업주 위장 계약 뿌리 뽑는 근로기준법 2조 개정 촉구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5.05.28. 09:33:31
8년 전, 광장은 승리했다. 시민들은 엄동설한 속에 촛불을 밝혔고, 비선실세에 휘둘리던 무능하고 타락한 정권을 몰아냈다. 그야말로 '촛불혁명'이었다. 그러나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정권은 촛불의 열망을 제대로 실현해 내지 못했다. 노동자와 소수자·약자들의 삶은 그대로였다. 시민들은 학습했다. 정권 교체만으로 나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8년 만에 다시 기회가 왔다. 또 한 번의 조기 대선을 앞두고 시민들은 새 정부가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한 바람을 담아 시민들은 겨우내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과 더불어 사회 대개혁 구호들을 목이 터지도록 외쳤다.
시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윤석열 퇴진 집회를 주도했던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6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이 바라는 사회대개혁 과제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차별금지와 인권보장' 31%, '민주주의와 정치개혁' 23%, '돌봄과 사회안전망' 8%, '노동권과 일자리' 7%, '평화와 통일' 7%, '기후위기 대응' 7%, '경제와 민생 안정' 6%, '교육' 5%, '생명존중’ 4%' 순으로 나타났다.
<프레시안>은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위 순서에 따라 분야별 개혁 과제들을 짚어본다. 새 정부가 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6~8 번째 편에서는 노동 개혁 과제를 살펴본다.
#1. 영화 스태프 이상길 씨
'근로계약서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8일 넷플릭스가 입주한 서울 종각 센트로폴리스 빌딩 앞에서 만난 이상길 전국영화산업노조 사무국장은 수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 및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 스태프들이 불가항력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OTT 현장이 시작이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애플TV,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근로계약을 회피하던 드라마 현장의 '악습'을 그대로 가져왔다. 스태프들이 오래 투쟁해 근로계약을 안착시켰던 영화 현장과 달리, 드라마 현장에선 도급계약 편법만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OTT 산업이 확장하며 영화와 시리즈(드라마) 간에 경계가 허물어지고, 스태프들도 현장을 넘나들면서 악습이 상식을 밀어내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화 현장에선 근로계약서를 줄곧 써왔던 감독, 제작사들조차 관행을 핑계로 도급계약서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영화노조가 넷플릭스 입주 건물 앞에서 두 달째 1인 시위 중인 이유다. 20년 전 투쟁했던 '근로계약 체결' 구호를 20년 후 다시 꺼내 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말했다.
"시스템이 없으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가요. '설마 그러겠어' 했는데 쿠데타하고 내란 벌어졌잖아요. '상식이잖아, 설마' 했는데, 있던 4대 보험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영화 노동 현장의) 내란이죠."
▲이상길 전국영화산업노조 사무국장이 지난 5월 8일 서울 넷플릭스 입주 건물 앞에서 OTT드라마 제작 현장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했다. ⓒ프레시안(손가영)
#2. 프레쉬 매니저 A 씨
지난 9일 만난 한국야쿠르트의 프레쉬 매니저 A 씨(30대)는 "뭐가 민주사회예요, 계급사회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노동자가 아닌 '위촉계약직'이란 프리랜서로 채용된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이렇게 고되게 일해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사회는 말이 안 된다"라고도 했다.
매니저들은 건당 수수료만 받는다. 수수료는 보통 24%다. 1600원 '윌' 하나를 팔면 400원을 채 못 번다. A 씨는 고정고객에 배달하는 매출로는 한 달 80~100만 원 정도를 벌었고, 나머지는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직접 파는 매출로 채웠다. 매달 850만 원 매출은 올려야 월 200만 원을 번다. 1600원 윌 5312개 값이다. 퇴사후 지급될 퇴직금 명목으로 10만 원, '코코(전동차)' 사용료 5만 원이 매달 공제된 건 덤이었다.
A 씨는 매일 새벽 5~6시 사이 출근해 오후 3~5시 사이 퇴근한다. 원청은 '자유롭게 영업하고 판매한다'며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홍보하지만, A 씨는 "업무 시간은 고객의 배달 요구 시간에 맞춰지고, 월 200만 원을 넘기려면 주 5일 하루 8시간 넘게 꼬박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중년 동료 여성 직원의 이야기를 전했다.
"매출왕으로 유명한 분인데요. 수중에 떨어지는 건 200만 원 중후반대예요. 주 6일 일해요. 코로나 이후부터는 7일 일하고요. 저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해요. 집에 가면 집안일 또 하겠죠? 한 번씩 코코 세워놓고, 간이 의자에 앉아서 잠시 주무시던 모습이 안쓰러웠어요."
▲매일경제TV 유튜브 '프레시 매니저 경력 20년 노하우를 쏙쏙 파헤친다!' 화면 갈무리. ⓒ매일경제TV유튜브
#3. 교통사고 조사원 김인식 씨
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김인식 삼성화재애니카지부장(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이 가장 바라는 건 4대 보험 가입이다. 2019년부터 직접고용을 두고 투쟁했고 문제의식도 그대로지만, 지난한 교섭을 거치며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은 "그래, 소송 안 할게. 대신 최소한의 것, 노동자에 준하는 최소한의 대우만 해달라"는 마음으로 4대 보험 가입을 회사에 요구한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 지부장은 주유소 바닥에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된 조합원, 주행하던 차량이 주차해 놓은 조합원의 차량을 들이받은 사고, 사고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내리다가 맨홀에 빠져 연골판이 파열된 동료를 봤다. 언제 호출될지 모르니 불규칙한 식습관에 만성 수면장애도 만연하고, 폭언과 모욕에도 시달려 공황장애, 우울증 등을 겪는 동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수많은 특수고용노동 직종 중에서도 18개만 선별해 가입 자격을 부여했다. 고용보험법은 17개 직종이다. 김 지부장은 "뭘 더 바라지 않는다"며 "그저 편안하게, 걱정 없이 일 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현실에 맞게 고쳐야"
지난 8~9일 <프레시안>이 만난 '가짜 프리랜서' 노동자 3명은 '내가 바라는 내란 이후의 세계'를 묻자 각각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을 정책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미래", "나의 노동이 올곧이 평가받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답했다.
모두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해달라"는 요구와 일맥상통했다. 이상길 사무국장은 근로계약을, A 씨는 최저 생계의 보호망을, 김인식 지부장은 사회보험의 보호망을 간절히 바랐다.
제도적 대안은 근로기준법 2조 개정으로 모아진다. 근로기준법을 회피하려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편법적인 도급 계약을 계속 남용하는 것이 근본 원인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근로자 정의를 현실에 맞춰 개정해 이런 시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22대 국회에는 같은 취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해 11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 등이다.
'노동자 추정 제도'를 도입하고, 노동자성의 증명 책임을 사용자에게 지우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현행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만 정의한다. 개정안은 이 1항에 '제2호'를 추가해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근로자로 추정"하고, 다만 특정 3가지 조건이 모두 증명된 경우에만 그를 근로자로 추정하지 않는다고 정의한다.
특정 3가지 조건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가 △기업(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경우, △해당 기업의 통상적인 사업 외의 업무를 하는 경우, 그리고 △독립적으로 본인의 이름과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이다. 어떤 직원을 개인사업자라고 주장하려면 기업은 이 3가지 조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노동자다. 자신의 노동자성을 노동자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현행 체계를 반대로 바꾸는 것이다.
▲이상길 영화산업노조 사무국장은 '내가 바라는 내란 이후의 세계'를 묻자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을 정책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며 모든 노동 현장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답했다. ⓒ프레시안(손가영)
'가짜 프리랜서' 곧 1000만 명, 4대보험·최저임금법 개정 후속 과제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도급 사업자,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특수고용노동직군들이 모인 노동조합 권리찾기유니온은 근로기준법 2조 개정과 동시에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직종 제한 폐기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엔 18종의 특수고용노동 직종만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설계사 △건설기계조종사 △방문강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방문판매원 △대여 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배송설치기사 △건설현장 화물차주 △화물차주 △소프트웨어기술자 △방과후학교강사/유치원·어린이집 강사 △관광통역안내사 △어린이통학버스기사 등이다.
김인식 지부장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직업 종류만 수만 개는 넘어간다"며 "3.3% 사업소득세가 떼이는 노동자들도 800만 명이 훨씬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사선택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직업 종류에 대한 차별을 폐지해야 하며, 이를 대선 후보들이 정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보장은 법조문만 따진다면 지금이라도 적용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제5조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협의의 노동자뿐만 아니라 작업의 결과물을 납품해 급여를 받는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은 "임금을 월급제로 받든, 도급제로 받든, 그 형식이 노동자성을 판단하는데 중요치 않다는 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기준"이라며 "다만 사회적 편견이나 낡은 고용 및 세무 행정의 문제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법률 개정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근로기준법 2조 개정으로 그 가능성을 먼저 여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특수고용노동직 규모는 862만 명가량(2023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사업소득세가 원천 징수되는 소득 신고자의 수다. 이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기에, 노동계에선 곧 1000만 명을 넘길 것이라 보고 있다.
21대 대선 여론조사공표금지기간(5월 28일~6월 3일)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가 되든 안되든 오차범위 밖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오마이TV>는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28명(응답률 5.7%)에게 지지 후보를 물었다. 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 47.1%, 김문수 후보 39.1%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0%p로 오차범위 ±1.4%p(95% 신뢰수준)를 훌쩍 벗어났다. 이준석 후보는 9.8%였다. 그 뒤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0.9%, 황교안 무소속 후보 0.5%, 송진호 무소속 후보 0.4% 순이었다. 부동층(없음/잘모름)은 2.2%로 조사됐다. (이하 후보 호칭 생략)
적극 투표 의향층(n=4757)만 보면 이재명 48.7%, 김문수 39.0%, 이준석 9.5%로, 1·2위 격차가 9.7%p로 더 벌어졌다.
김문수는 70세 이상(58.5%)과 대구/경북(57.2%)에서만 확실히 우세했다. 이준석은 18·19세 포함 20대(26.6%)와 30대(20.1%)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령대와 성별을 교차해 자세히 살펴보면, 이재명은 40대 남성(63.3%)과 40대 여성(61.2%), 50대 남성(63.2%)과 50대 여성(55.7%)에서 확실한 우위를 기록했다. 20대 남성(27.9%)과 70대 남성(29.0%)의 지지율이 비슷했다. 김문수는 70대 남성(63.9%)과 70대 여성(54.5%)에서 확실한 우위였다. 이준석은 20대 남성(40.5%)에서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30대 남성(30.8%)에서도 이재명(32.6%)-김문수(32.8%)와 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n=2117)의 86.3%가 이번 대선에서도 이재명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김문수 7.1%-이준석 3.7%). 반면 윤석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n=2291)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 13.5%-김문수 70.5%-이준석 12.8%로 나뉘었다.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를 전제로 후보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두 후보 지지도의 단순 합산보다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지지층의 일부가 다른 후보나 부동층으로 이탈한 탓이다.
김문수로 단일화를 전제로 한 질문에는 이재명 46.9%, 김문수 43.1%로 조사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8%p로 좁혀졌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밖이다. 그 다음은 권영국 1.7%, 황교안 0.8%, 송진호 0.6%, 부동층 6.9%였다.
개혁신당 지지층(n=438)과 이준석 지지층(n=498)이 온전히 김문수 지지로 향하지 않았다. 개혁신당 지지층 중 37.3%만 김문수를 택했고, 그 외는 이재명 17.6%, 부동층 40.5% 등으로 흩어졌다. 이준석 지지층 역시 36.9%만 김문수에게 투표하겠다고 했고, 이재명 19.2%, 부동층 39.7% 등으로 분산됐다.
이준석으로 단일화를 할 경우에는 이재명 44.9%, 이준석 27.0%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7.9%p로 꽤 컸다. 이준석으로 단일화 할 경우 황교안이 7.5%, 부동층이 18.0%로 증가하는 것이 눈의 띈다. 권영국은 1.6%, 송진호는 1.0%였다.
국민의힘 지지층(n=1878)의 39.4%만 이준석을 지지했고, 나머지는 황교안 16.3%, 부동층 38.3%, 이재명 3.8% 등으로 흩어졌다. 김문수 지지층(n=1962)도 38.7%만 이준석을 택했고, 황교안 16.8%, 부동층 39.3% 등으로 분산됐다.
정권교체 52.3% - 정권재창출 40.1%
한편, 대선 프레임 인식 조사에서는 기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정권교체론이 52.3%, 기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정권재창출론이 40.1%로 나타났다(잘모름 7.6%). 후보 지지율 격차보다 더 큰 12.2%p 격차다. 중도층의 58.7%가 정권교체 주장을 더 공감했다(정권재창출 32.6%).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투표층에서도 22%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정권재창출 69.5%).
투표 시기 조사에선 본투표일(6월 3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6.5%, 사전투표일(29~30일)에 투표한다는 응답이 41.5%였다(거소 투표 0.8%, 잘모름 1.2%). 흥미로운 점은 지지후보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이재명 지지층의 61.3%는 사전투표일을 응답한 반면, 김문수 지지층의 80.0%는 본투표일을 선택했다. 이준석 지지층은 본투표일 56.5%, 사전투표일 41.4%로 나뉘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2025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로 선정했다. 통계보정은 2025년 4월 말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셀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p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과 중국세에 밀린 일본 조선업계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세계 조선업계의 활황으로 선박가격(선가)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조선업계도 향후 3년 정도의 수주 잔고는 채우고 있으나, 그 앞날이 불투명하다. 특히 선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한국 중국세에 기술 및 수주 모두 완전히 밀려 설 자리가 없어졌다.
차세대 연료선 개발, 미국의 중국견제에 기대
27일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조선업계는 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차세대 연료선박 개발로 옮겨 갈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 조선업의 부활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대중국 규제 강화 등이 일본 조선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높아진 건조 선박가격 추이. 1988년 1월을 100으로 했을 경우의 지수. 클락슨 리서치 일본경제신문 5월 27일
세계적 조선호황 속 일본업체도 활황
<닛케이>가 인용한 영국 선박·해운 조사회사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1988년 1월을 100으로 설정한 선박가격(선가) 지수는 최근에 가장 낮았던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5배인 189.2로 올라갔다. 지난 4월 말 현재 일본 각 조선사의 수주잔고도 약 3.7년분으로 늘었다.
이런 활황 속에 일본 업계 2위인 ‘재팬 마린 유나이티드’(JMU)의 2025년 3월 연결순이익은 전기 대비 5.4배인 199억 엔(약 1990억 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찍이 일본 조선 최대기업이었으나 조선건조 분야에서는 퇴조를 보이면서 선박용 엔진과 항만 크레인에 특화한 미쓰이E&S도 순이익이 전기 대비 1.6배인 390억 엔(약 3900억 원)으로 올라가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중국세에 밀려 존재감은 더 떨어져
하지만 이처럼 일본 조선업계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한국 중국 조선업계도 마찬가지여서, 규모에서 한국 중국세에 뒤지는 일본세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의 신조선 수주 비중은 중국이 69%로 수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 한국이 15%를 차지했다. 일본은 7%로, 1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 중국세에 눌려 계속 위축되는 일본세라는 구도가 정착되고 있다. 따라서 선박 건조 도크가 비는(수주 잔고가 없어지는) 3년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위)경쟁국들에 비해 수주 비중이 떨어지는 일본 조선업. 올라가는 실선이 중국, 중간선은 한국, 노란 선이 일본, 맨 아래 점선은 유럽.(아래)액화천연가스선(LNG선) 수주 한중일 3국 비교. 옅은 청회색이 한국, 짙은 색은 중국, 갈색이 일본. 클락슨 리서치 일본경제신문 5월 27일
선박건조 중국이 69%-LNG선은 한국 60%, 일본 0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선가가 높아 이윤폭이 큰 액화천연가스선(LNG선)에서 일본 조선업계는 존재감이 없다. 2024년의 수주 척수는 한국세가 56척, 중국세가 37척이었고, 일본세는 2016년 이후 수주한 것이 거의 없다. LNG운반선 수주의 60%를 한국, 나머지 4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야타케 요시후미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장에 따르면, “LNG선에서는 이미 승부가 났다.”
설계 등의 ‘공통화’를 통한 ‘올 재팬’ 공동대응
규모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한국 중국세가 석권하고 있다. 뒤처진 일본세가 기사회생의 한 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올 재팬(All Japan)’체제의 추진이다. 반도체 분야에서처럼 동종 업체끼리 경쟁하지 말고 힘을 합쳐 하나가 돼 공동대응하자는 전략이다. 반도체 '올 재팬'이 그랬듯이, 조선 '올 재팬'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어쨌든 그 제1탄이 차세대 환경선박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는 암모니아 연료선 탱크의 ‘공통화’다. 공통화란 연료 탱크를 선박의 크기와 형태(모양)별로 8개 패턴으로 분류한 뒤 고객인 해운사들이 그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건조를 주문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설계의 수고를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회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도 설비투자 결단을 내리기 쉬워진다.
일본정부도 지원
여기에 국토쿄통성(일본정부)도 한국 중국세에 대항하기 위해 암모니아 연료선박 외에 수소나 메탄 연료선박 등의 ‘온난화 배출가스 제로’ 선박에 대한 조선 등 16개사의 약 1200억 엔(약 1조 2000억 원) 규모 투자에 보조금을 주는 등 측면지원을 한다.
이에 발맞춰 해운사들도 ‘올 재팬’ 체제를 더욱 진화시킨 것이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중공업의 공동출자회사 ‘마일즈’(MILES/ Marine-design Initiative for Leading Edge Solution. 첨단 솔루션을 위한 해운설계 이니셔티브)다.
액화CO2선 개발 등에 대형 조선 및 해운사들 참여
그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회수·저장한 이산화탄소(CO2)를 운반하는 액화CO2선박의 개발이다.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조선에다 JMU(재팬 마린 유나이티드)도 참여한다. 그리고 해운사들 쪽에서도 ‘상선 미쓰이’와 일본 우선(郵船), 가와사키 기선이 합류해 모두 7개사 연합을 형성한다. 그리하여 탱크 등 주요 파트뿐만 아니라 선체까지 같은 형태인 차세대 환경선박을 해운 각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연합에 대형 해운 3사가 나란히 참여한 의미는 크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그 결과 조선업체들이 채산을 맞추기 어려운 차세대 환경선박 분야에서 수주받기가 용이해진다. 설계와 개발 부분의 인재 부족에 시달려 온 일본 조선사들도 공통화로 설계와 개발 코스트를 줄일 수 있다. 납기 단축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건조 도크의 회전율도 높일 수 있다.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중공업 공동출사회사 마일즈(MILES)에 참여한 조선업체 JMU, 일본 쉽야드, 미쓰비시 조선(위), 그리고 해운업체인 일본우선, 상선 미쓰이, 가와사키 기선(아래) 일본경제신문 5월 27일
“연합하지 않으면 한국 중국세에 진다”
마일즈에서는 앞으로 다른 조선회사의 참여도 염두에 두면서 설계한 도면을 다른 조선회사에서도 사서 쓸 수 있게 할 계획도 짜고 있다. 최첨단 선박을 차별화하는데 중요한 설계도까지 경쟁사에 개방하는 것에 당혹스러워 하는 소리들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으나, “각사가 각자의 방식대로 하다가는 스피드에서 한국 중국세에 뒤진다”(이마바리 조선 히가키 유키토 사장)는 위기감이 마일즈의 그런 도전으로 이어졌다.
미쓰비시 중공업 등의 대형업체들이 조선부문의 분사화 등을 통해 이마바리 조선 등 지역 업체들과 협력하는 등 일본 국내 업체들끼리의 과당경쟁은 한풀 꺾였다. 독립의식이 강한 오너들의 발언권이 강해지는 가운데 “총론 찬성, 각론 반대 경향이 있는 조선회사들이 일단 정리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나가자와 히토시 일본우선(郵船) 회장은 말했다.
액화CO2선 중국이 이미 납품, “시간이 없다”
한국과 중국세가 석권하고있는 LNG 운반선은 최근 수년간의 대량 건조 결과, 용선료가 바닥권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신조선 공급 러시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높은 선가로 인수할 회사들이 있을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마일즈가 주력하고 있는 액화CO2선박을 세계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집단(CSSC)이 이미 건조를 완료한 뒤 2024년 11월에 노르웨이 CCS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노던 라이트’사에 인도했다. “일본 선박회사들이 호황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과 태도는 이번 대선을 통해 윤석열이 주도한 계엄령 사태와 관련된 내란 행위의 정치적 정당성을 복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발언 시간 대부분을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로 사용했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7일, 정치 분야 대선 토론회가 열렸다. 김 후보는 형식적으로 “계엄은 반대한다”면서도, 본질적인 책임 회피와 윤석열 내란 정권에 대한 실질적으로 동조했다. 그러면서 내란방지를 위한 법안 제안은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사법리스크로 내란은 희석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가 부정했던 윤석열 내란을 지적하며 재차 내란인지, 아닌지를 물었다. 김 후보는 “내란인지 아닌지는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며 지금은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러면서 현재 이재명 후보가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서는 유죄 확정인 것처럼 몰아갔다.
“대장동, 백현동, 위례신도시, 쌍방울… 이게 몇 개냐”, “이렇게 많은 재판 받는 자가 대통령이 돼도 되냐”며 판단을 유보했던 윤석열 사안에는 배치되는 입장을 보였다. 이중잣대다.
내란방지법은 모조리 반대
또한, 권영국 민주노동장 후보가 내란 방지를 위해 내놓은 의견에는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계엄 선포 시 국회의 사전·사후 동의를 받는 법안’ 도입에 관해 묻자,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면서도 법안 도입 자체에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국무총리 대신 선출직인 국회의장을 권한대행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헌법에 대해서 그렇게 몰한 분이 어떻게 변호사가 되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헌법을 어긴 윤석열은 옹호하다가 개헌 논의 때 위헌을 운운한 셈인데, 권 후보의 주장은 개헌에 관한 논의였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제안이었다. 대통령과 총리 모두 같은 행정부 라인에서 임명된다면, 대통령의 권한 남용 등 비상사태에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란 동조를 완강히 부정하던 한덕수 전 총리는 진술했던 것과 배치되는 의혹이 드러나 현재 출국 정지당한 상태다. 사실로 밝혀진다면 내란을 동조했던 자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게 된다.
전체적으로 김 후보의 전략은 이번 조기 대선의 본질인 내란을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로 희석시키고, 내란을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은 가로막는 것이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쿠데타 세력의 직간접적 책임자이자 계승자인 김 후보의 실제 목표는 선거 이후 내전 양상을 지속할 내란세력의 재결집과 혼란 조성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국회 해산권?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독재를 부추길 수 있는 ‘대통령 국회 해산권’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군대를 통해서 해산하는 것이 아니므로 계엄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이에 권 후보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회 해산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등 독재 시기에 있었던 일” 반발하며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회 해산권은 독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국회 해산권이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권 후보의 지적처럼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회 해산권은 독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입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통제력이 커져, 이번 계엄 경우라면 계엄해제가 불가능해진다.
실제로 유신헌법, 5공화국 시절 국회 해산권이 독재 강화의 도구였다는 점에서 명백한 후퇴다. 이 같은 사실을 이 후보가 알았던, 몰랐던 후보로서 자격은 미달로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밤 대선후보자 TV토론에서 여성 성기에 가해하는 행위를 직접 묘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정책 경쟁은 없고 후보들끼리 서로 공격만 난무한 대선 후보 TV토론회였다. 27일 저녁 MBC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등 4당 대통령 후보는 개헌과 정치 개혁, 외교·안보 등 이슈를 놓고 토론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김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 윤석열, 즉 반란 수괴가 귀환한다’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내란 극우 프레임으로 날을 세웠고, 김문수 후보는 “전혀 근거 없는 말씀을 한다. 그 말씀을 그대로 드리면 우리 이재명 후보야말로 부패, 부정, 비리, 범죄의 우두머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혐오 발언 글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과거 이재명 후보가 했던 욕설 발언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상대로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28일 한겨레 1면.
28일 아침신문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을 두고 일제히 1면에 보도했는데, 긍정적인 평가는 없었다. “끝까지 비방만…‘토론’은 없었다”(경향신문) “마지막까지 비전보다 비방 ‘최악의 대선 토론’”(동아일보) “3번의 TV 토론, 우물 안 개구리 싸움만”(조선일보) “2시간 비방전…정책도 토론도 없었다”(한겨레) 등의 제목이 달렸다.
▲28일 동아일보 1면.
▲28일 경향신문 1면.
후보 공격하려 여성혐오 발언 인용까지… 동아일보 “TV토론 역대 최악”
특히 이번 마지막 TV토론 이후 이준석 후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자신의 형수님을 향해 욕설한 논란을 소환했다. 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이라면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표현을 말한 뒤 “냉정하게 말해서 이것 누가 만든 말인가. 이재명 후보 욕설 보고 따라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제 부족함에 대해서는 그간 사과 말씀을 드리고 다시 사과드리겠다. 그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우리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왜 안 말렸느냐’고 제가 과하게 표현했다는 설명을 드린다”라고 답했다.
▲28일 동아일보 3면.
이어 권영국 후보를 상대로 “이재명 후보가 가족 간 대화에 대해 사과했다”며 만약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거듭된 질문에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우리는 당연히 성적 학대를 한다든가 한다면 누구보다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토론이 끝난 후 권영국 후보는 자신의 SNS에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여성 성기 관련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TV 토론회 자리에서 들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한 발언이었다. 이준석 후보가 여성혐오 발언인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혐오 발언이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너무나 폭력적이다”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런 황폐한 풍토서 정치 개혁 될까’ 묻게 한 대선 TV토론> 사설에서 “이번 대선의 세 차례 TV토론은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기대 이하였다. 유권자에게 아예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후보들의 합작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비판한 뒤 “TV토론은 후보의 철학과 식견, 비전을 듣고 자질과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반감과 편견을 노골화하는 정치권의 대결, 나아가 그 근저에 강경 지지층의 팬덤 정치가 판치는 현실에서 건강한 토론이 이뤄질 리가 없다. 이대로라면 한국 정치의 장래는 여전히 어둡다”고 지적했다.
▲28일 동아일보 사설.
▲28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대선 TV토론 이런 식으론 안 된다> 사설에서 “이번 TV토론 시리즈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급작스레 진행된 대선이라 후보들이 정책 역량을 숙성할 기간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반적인 토론의 수준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라고 지적한 뒤 “후보들은 정책과 국정 수행 능력을 따지기보단 인신공격과 말꼬리잡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김문수 손잡은 이낙연, 경향 “민주당에 대한 배신” “이성 상실해”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협력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7일 기자회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공동정부 구성 등 연대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이낙연TV 영상 갈무리
이낙연 상임고문은 김문수 후보와 2028년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개헌의 뜻을 같이했다며 “일찍부터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내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후보를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에게는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그의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친화적이고 현장밀착적인 공직수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저의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28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내란 비호’ 김문수 손 잡은 이낙연의 정치 유랑 참담하다> 사설에서 “오로지 ‘반이재명’을 이유로 내란 옹호 세력, 수구 냉전 세력과 손을 잡은 것이다. 그를 정치적으로 키워준 민주당에 대한 배신이요,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말해온 정치인 이낙연의 참담한 자기부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대의명분 없는 정치연합은 야합에 다름 아니다. 3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이낙연의 정치가 내세우는 유일한 목표와 명분은 ‘반이재명’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후보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합당했다가 11일 만에 쪼개졌다. 얼마 전에는 친윤계가 대통령 후보로 옹립하려던 한덕수 전 총리와의 연대를 모색하더니, 급기야 김 후보와 손을 잡았다. 김 후보는 어제 윤석열 내란을 앞장서 옹호해온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낙연의 정치가 유랑하고 퇴행하다 내란 옹호 세력 품에 안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 상임고문은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 그런 그가 박근혜 탄핵이 잘못됐다 하고 윤석열 내란도 비호한 김 후보와 손을 잡았다. 모든 면에서, 이 후보에 대한 사감에 눈이 멀어 이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는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돈이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만 쏠려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세 가지 비정상적인 모습이 있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서도 부동산 금융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 금융의 세 가지 비정상
한국의 부동산 금융에는 세 가지 비정상적인 모습이 뚜렷하다.
첫째, 총신용의 거의 절반(49.7%)이 부동산 금융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이 빌린 돈(민간 신용) 총액 1932.5조 원이 부동산 부문에 들어가 있다. 이는 전체 민간 신용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한정된 금융자원이 부가가치 비중에 비해 부동산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정상 중의 비정상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매년 100조 원 넘게, 연평균 8.1%씩 폭발적으로 늘어온 결과다.
둘째, 기업 신용의 30%가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이다. 기업이 빌린 돈 중에서도 부동산 업종 및 건설업 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 2024년 말 기준 32.7%에 달한다. 기업 신용의 30%가 부동산 관련 업종에 집중되는 것 역시 비정상이다. 부동산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투자된 자본 대비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가장 낮다. 돈이 이런 곳에 묶이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성장 동력이 약화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한정된 자금을 부동산에 넣고서, 경쟁력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허황된 것이다.
셋째, 지난 10여 년 간 한국은행이 돈을 풀면 생산적인 곳이 아니라 부동산으로만 몰린 것이다. 경기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이 돈이 생산성 높은 기술 개발이나 제조업 같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부동산 금융으로만 몰려간다.
이는 부동산 가격과 토지 가격을 밀어 올려,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콘크리트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다. 부동산 금융은 결국 한국은행의 금융정책을 무력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끌'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1일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2025.5.21 연합뉴스
경제성장률 낮추고 금융산업 경쟁력 약화시키는 부동산 금융
한국은행 보고서는 이 세 가지 비정상이 우리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경제 성장이 느려진다. 부동산에 돈이 쏠릴수록 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이 되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 신용은 이미 성장에 부담이 되는 임계치를 초과했다.
또한 금융안정성을 해쳐 금융 시스템이 위험해진다. 집값이나 땅값이 떨어지면 빚을 못 갚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부실해져 연쇄적으로 무너질 위험이 커진다. 특히 최근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이런 위험을 키우는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더불어 후진적인 금융기관들이 쉬운 부동산 대출에만 안주하게 되어 금융산업 자체의 경쟁력도 약해진다.
왜 이런 비정상적 상황이 되었나? 이런 비정상적인 부동산 쏠림은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 사람들의 강한 부동산 선호와 집값 상승 기대, 부동산업 사업체 증가 및 외부 자금 의존도 증가 같은 수요 측면 요인이 있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하기 쉬운 부동산 담보 대출에 집중하고, 비은행권은 위험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려왔다.
정책 대출 확대 등 문제 덮기에만 급급한 금융당국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정책 측면에서는 BIS 자본 규제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 위험도를 낮게 잡아,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대출을 간접적으로 장려한 측면이 있다. 금융권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된 부동산 대출 규제가 부족했던 점에서도 정부의 책임이 크다. 부동산 금융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커졌음에도 한국은행과 금융위는 여전히 부동산 금융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제대로 된 대책을 펴기 어려운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정부나 금융 당국의 대책은 이런 비정상을 근본적으로 고치기보다 당장 문제가 터지는 것만 막으려는 임시방편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분형 주택 금융이나 CR리츠는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임으로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반대로 비정상적으로 커져 버린 부동산업과 건설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이렇듯 부실을 제대로 털어내지 않고 돈을 부어 생명만 연장하는 '에버그리닝'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만기를 늘리거나 정책 대출을 확대하는 편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건 마치 중환자에게 수술 대신 산소호흡기만 달아주는 것과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미루면 결국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해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인데도 어디에서도 아무런 경고음이 들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집값을 올리기 위해 영끌을 조장하는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정치권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자신이 낸 보고서를 부정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금융위는 온갖 편법으로 부동산 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끌'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1일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2025.5.21 연합뉴스
해결책은 이미 나와 있으니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라
우리 경제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금융 구조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해결 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한국은행과 BIS 보고서 같은 곳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알려진 대책들을 용기 있게 실행하는 것이다.
먼저 부동산에 묶인 돈의 총량을 줄이고,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게 바꿔야 한다. 정부 재정도 국토부 예산이 혁신 부서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은 비정상적인 예산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소득을 기반으로 한 대출 능력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예외 없이,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도 소득 기반 규제가 차입자 회복력을 키우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 강조한다. 만기 연장 같은 규제 회피 수단들을 막고, 정책 대출 규모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거시 건전성 정책을 통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대출을 함부로 늘리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높여 은행의 자기자본 부담을 늘리는 방식이 있다. DSR기준에 따라 위험 가중치를 선별적으로 적용하거나, 동시에 생산적인 기업 대출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의 금융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이 부동산으로 더 이상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비정상을 강화할 뿐이다.
아프다고 수술 미루고 30년을 잃어버린 일본, 그 뒤를 좇는 한국
일본 역시 버블경제 대처에 늦는 바람에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다. 비정상적인 금융을 해결하는 대책들은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이나 관련 산업의 어려움 같은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실행하기 쉽지 않다. 수술의 고통이 두려워 수술을 미루는 것과 같다. 집값 하락을 막으려 문제 해결을 미루고, 심지어 청년 돕는다고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기는 정책은 결국 비정상적인 상황을 고착화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더 어둡게 할 뿐이다. 일본은 구조조정을 미루다가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는데, 그것을 생생히 목격한 한국 경제가 그 뒤를 좇고 있음은 한심한 일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용기가 필요하다. 금융위기가 눈앞에 와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오전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윤석열의 내란 혐의 5차 공판에서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휘명령이 실제 실행 단계에 있었음이 법정에서 다시 확인됐다. 같은 날, 경찰은 윤석열과 측근들의 비화폰 통화 기록이 원격 삭제된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는 5월 26일, 윤석열의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현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여단장은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에 각각 한 개 대대를 보내 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출동한 병력에 실탄을 장착하고 케이블 타이와 포박 장비, 테이저건을 챙기라는 구체적인 무장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여단장이 부하 지휘관들과 나눈 통화 내용을 담은 녹취 파일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녹취 내용은 이 여단장과 김형기 특전사 대대장(통화 대상)이 진위 여부를 확인했다. 윤석열 측은 해당 녹취가 위법수집 증거일 가능성을 들어 법정 내 공개 재생에 반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생을 허용했다.
이번 증언과 증거 제출은 계엄 당시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계획이 실제로 실행됐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비상계엄이 단순한 ‘경고’라는 주장을 일축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석열의 비화폰 통화 기록이 지난해 12월 6일, 원격 삭제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삭제된 비화폰에는 윤석열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통화 기록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통화 기록을 경호처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그 동안 확보한 비화폰 서버 기록을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 재판부에 직권 발부 방식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요청한 상태다. 재판부는 영장 발부 여부를 증인 신문 종료 후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한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집무실 복도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기존 진술과 영상 내용이 불일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한덕수, 이상민은 오전 10시부터, 최상목 전 부총리는 낮 12시부터 각각 경찰에 출석했다.
모금 두 시간 만에 목표액 100%, 일주일 만에 700% 돌파…"모두가 인간답게 살자는 게 5·18 정신"
박상혁 기자 | 기사입력 2025.05.27. 08:35:37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광주퀴어문화축제에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이 쏟아졌다. 조직 운영과 축제 진행을 위해 시작한 모금 운동에 목표액의 700% 넘는 후원금이 모인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만날 새로운 세상에서는 성소수자도 더욱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게 곧 '5·18 정신'을 잇는 것이라는 데 뜻을 모은 결과다.
26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보면, 지난 20일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조직 운영 및 축제 진행을 위해 시작한 모금 운동에 900여명의 참여로 3800만여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모금 2시간 만에 목표액 500만원을, 일주일 만에 목표액의 7배 넘는 금액을 모은 것이다.
이번 펀딩에 모인 후원금은 조직위가 전혀 예상치 못한 액수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 2018년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할 당시 같은 방식의 모금 운동으로 후원금 429만원을 모았다. 당시 경험에 비췄을 때 이번 축제 후원금은 300만원정도를 모을 수 있겠다는 게 내부 판단이었다. 이에 축제 개최 직전 펀딩을 한 번 더 여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예상과 정반대로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져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재창립을 기념하는 '무지개 화염병'ⓒ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모금 성공에 따라 광주에서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다시 열리게 됐다. 그간 열린 광주퀴어문화축제는 다른 지역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풍경이 펼쳐져 소소한 화제가 돼왔다. 2018년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서는 축제 참여자와 성소수자 혐오집회 참여자 모두 오후 5시 18분 금남로에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2019년에는 지역언론 <전남일보>가 성소수자 인권존중의 의미를 담은 6색 무지개 제호를 사용한 신문을 배포했다.
2년간 성공적으로 개최된 광주퀴어문화축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진 2020년 영화제 형식의 축제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다. 이에 광주퀴어문화축제 부활을 꿈꾸는 시민과 활동가들이 지난해 간담회에서 결집한 이래로, 수 차례 성소수자 관련 행사와 토론 끝에 올해 4월 조직위를 재발족하면서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수 년 만에 다시 열리는 광주퀴어퍼레이드에 응원과 지지가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프레시안>이 만난 후원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함께 맞을 새로운 세상에서 성소수자도 더욱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하며,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게 곧 '5·18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탄핵 시위를 기점으로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있다는 서울시민 스테끼(30, 활동명) 씨는 "지난 18일 광주를 답사하며 오월의 광주 정신을 후대가 이어가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의함에 맞서는 힘에는 여러 사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펀딩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광주 거주자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남색한죄(27, 활동명) 씨는 차기 대통령에게 성소수자 정책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던 중 자신을 모른체하는 성소수자 지인들을 보고 퀴어문화축제에 후원을 결심했다. 그는 "그들은 서명에 참여하는 순간 아웃팅(동의 없이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일)을 당할까 봐 걱정했던 것"이라며 "광주가 진보적 도시라고는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보수적이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후원에 참여했다"고 했다.
▲2019년 광주퀴어문화축제 당시 지역언론 <전남일보>가 성소수자 인권존중의 의미를 담은 6색 무지개 제호를 사용한 신문을 배포했다.ⓒ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조직위도 시민들과 같은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위가 준비한 후원 답례품 중 하나는 '무지개 화염병'이다. 조직위는 "화염병은 억압과 불의에 맞서 싸운 1980년 광주시민의 상징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었던 마지막 불꽃"이라며 "이 화염병의 상징성을 이어받아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사회에 맞서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조직위는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광주의 성소수자 인권단체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바리 광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은 2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어리둥절하면서도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도 된다. 늦지 않게 꼭 찾아뵙겠다"며 "호랑이 등에 탄 격이니 축제를 포함해 광주퀴어인권단체로서의 움직임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겠다"고 다짐했다.
‘21대 대통령선거’ 여드레 앞인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SNS를 통해 나름의 대외정책 구상을 밝혔다. 3차 TV토론(정치 분야)을 하루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우선 북한이 ‘동족’ 개념을 폐기하면서 ‘적대적 두 개 국가’로 규정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긴장완화와 비핵평화로 공존하는 한반도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중단된 지 오래”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동맹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국제사회와도 중층적인 협력의 틀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면해서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코리아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며 “군사 핫라인 등 남북 소통채널 복원을 추진하여, 긴장 유발 행위를 상호 중단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북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 교류협력의 내용은 무엇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산가족, 납북자 등에 대한 인도 지원과 제도 개선, △북한주민 인권 실질 개선도 다짐했다.
특히 “대북정책이 정치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만 생각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대화로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대외정책 전반을 관통하는 슬로건은 “대전환의 시대, 진취적 실용외교와 첨단국방으로 외교안보 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실용외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다”며 “불법계엄으로 훼손된 한미동맹의 신뢰기반을 복원하고,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 한미일 협력도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일본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과거사·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관되고 견고한 한일관계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지난 정부 최악의 상태에 이른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미러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한러 관계를 국익 우선의 관점에서 다루고, 우크라이나 재건에 기여하며 한반도 안보와 우리 기업을 위한 실용 외교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제·통상과 안보이슈의 연계도 우리 앞의 과제”이나 “조선, 방산, 첨단산업 등 미국과 협력할 분야는 넓다”면서 “상호 이익을 균형있게 조정하며 관세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안보 현안 총괄 컨트롤타워 구축도 다짐했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중요성과 역할이 날로 증가하는 글로벌사우스 국가, 아세안, 브릭스,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국가 등과 외교를 다변화해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10월말로 예정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12.3 계엄을 극복하고 민주 헌정질서를 회복한 K-민주주의를 널리 알려 국제적 위상과 추락한 외교력의 복원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분야에서는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우선 “12.3 불법계엄으로 훼손된 대한민국 국군의 위상을 복원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군이 위헌·위법한 정치적 폭거에 동원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문민 통제를 강화하고, 군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방위력 증강은 안보의 핵심”이라며 “공고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기반으로 한미 확장억제 체계와 3축 방어체계를 고도화하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수원 아주대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이재명 후보.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이날 수원 아주대학교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은 이재명 후보는 “그건 계획하고 말고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나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금 상태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나 “당연히 준비하고 가능하게 만들어야 되겠다”면서 “더구나 지금은 트럼프(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계속 공언하고 있는 상태라 그게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도 관심 갖고 지원·협력하고 그 안에 반드시 (우리의) 역할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남북관계는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과 기본적으로 대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은 중요한 주축 중의 하나”이나 “그 관계 역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맞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해법에 대해서는 “핵무장’을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북한의 핵을 일단 동결하고 비핵화로 가야 하는데, 그 비핵화에는 북미대화 등 미국의 역할이 크겠지만 또 한편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도 굳건하게 발전시키되 한미일 안보협력도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잘 해나가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중국, 러시아와 불필요하게 적대화할 필요는 없고 중국·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일 사이에 과거사·영토 문제와 기타 협력을 분리해서 추진하는 ‘투트랙 접근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가능하게 만드는 게 정치이기도 하고 외교역량이기도 하다”면서 “일본도 필요하고 우리도 필요한 게 있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지난 26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비대위원장. 사진=국민의힘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단일화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 “명분이 없다”는 비판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면서 단일화만 추구하는 것이 “게으르고 한심한 일”이라며 “설령 (단일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아무런 감동도 실익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개혁신당을 향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을 제시해달라”며 “단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사흘 앞두고 공개적으로 조건 제시까지 요청하며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 26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0%”라면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준석 후보가 ‘내란 비호자’ 손 잡는 건 자기부정일 뿐”
경향신문은 27일자 <단일화 명분·효과 다 물음표, 보수 혁신은 거꾸로 가는 길> 사설에서 “대선 막판에 갑론을박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는 명분도 효과도 찾기 어렵다”며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파면 후 치르는 대선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쳐온 이준석 후보가 ‘내란 비호자’ 김문수 후보 손을 잡는 것은 자기부정일 뿐”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대선 후보 단일화는 비전과 명분이 분명해도 이루기 쉽지 않은 고도의 전략이다. 그러나 현재 보수의 목표는 ‘이재명 후보의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뿐, 윤석열 내란과 국정 3년과 부정선거를 보는 눈이 전혀 다른 두 후보의 ‘묻지마 단일화’에 가깝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의 출당도 못한 국민의힘은 친한동훈계가 요구한 극우 세력과의 절연도 못하고 있다. 명분·방법·효과 다 물음표 쳐진 김문수·이준석의 단일화 논의는 ‘보수 혁신’과도 거꾸로 가고 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 27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27일자 사설 <‘단일화’에 목맨 국민의힘,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에서 “직전까지 집권당이자 원내 2당의 선거 전략이 오직 ‘단일화’뿐이라는 것은 그만큼 후보와 정당의 자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탄핵심판 내내 내란 옹호에 나선 당이 후보를 낸 것도 부적절한데, 김문수 후보는 여전히 극우 세력과 부정선거 음모론 등에 뚜렷이 선을 긋지 않고 있다.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한 정당과 후보가 국민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산술적 단일화에 목매고 있는 것은 게으르고 한심한 일”이라며 “‘가능성’에만 기댄 국민의힘의 일방적 단일화 주장은 국민에게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염치도 없고 양심도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쟁으로 정작 중요한 정책 토론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자 사설 <대선마다 반복되는 단일화 소동… 결선투표 검토할 때 됐다>에서 “우리나라도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이 채택하고 있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들 국가에선 대선 후보들이 1차 투표에서 완주한 뒤 과반 득표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이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때 3, 4위 후보는 자연스럽게 정책 공조 등이 가능한 결선 진출 후보를 지지하면서 선거연대를 맺는다.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지금 같은 단일화 신경전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법원조직법 개정안 철회한 민주당에 경향신문 “바람직”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6일 ‘대법관 100명 확대’, ‘비법조인 대법관 임용’ 등의 법안을 철회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각각 3면에 소식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1면 <한발 물러선 민주… ‘대법관 100명·비법조인 임용’ 철회> 기사에서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한발 뺀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27일자 <李 무죄 만들기 법안들도 철회하길> 사설에서 “지금은 아니어도 향후 추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며 “민주당은 당론이 아니라고 했지만 믿기 어렵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법안들을 이재명 후보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에 대한 ‘보복성 법안’이라 평가하며 “제3세계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정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 2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이 후보가 유죄 취지 판결을 받은 선거법 조항도 고쳐 이 후보의 유죄 혐의를 원천적으로 없애려 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헌정 회복을 내세우고 있다. 헌정 수호 의지를 증명하고 싶다면 대법관 증원법뿐 아니라 이 후보 무죄 만들기 법안까지 모두 철회하길 바란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이 법원조직법 개정안들을 철회한 것은 늦었지만, 바람직하다.
사법개혁은 분풀이식으로 밀어붙여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법개혁은 일체의 정치적 의도를 배제하고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자세로 치밀하게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때 시도한 어설픈 검찰개혁이 어떤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는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경향신문은 사법부를 향해서도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통렬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이 주도한 이재명 후보의 파기환송 결정을 놓고 ‘사법 신뢰 실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선이 끝난 뒤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이런 우려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라면서도 “사법 독립의 전제는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과 절차적 공정이다. 이 전제가 충족되지 않는 사법 독립은 사법독재와 다를 바 없다. 향후 법관대표회의에선 사법부가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통렬하게 성찰한 토대에서 재판의 독립 문제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단일화 전제 양자 대결 구도에서도 이재명 우세”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각각 의뢰한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기사를 1면에 실었다. 두 조사에서 모두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김문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를 전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동아일보가 대선을 앞두고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24, 25일 전국 1008명을 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조사. 무선 RDD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 45.9%, 김 후보 34.4%, 이준석 후보 11.3%라고 응답했다.
동아일보는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해 양자 대결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경우에도 이재명 후보는 두 후보를 각각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와 양자 대결 시 50.0%로 김 후보(41.6%)를 8.4%포인트 앞섰다. 이준석 후보와 대결 시엔 이재명 49.3%, 이준석 34.9%로 14.4%포인트 차였다”라고 했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응답률 2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로는 이재명 후보가 다자 대결에서 49%,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3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11%,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1%로 나왔다.
중앙일보는 “대선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히는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는 걸 전제로 가상 양자 대결을 할 경우 이재명 후보(52%)와 김문수 후보(42%)는 10%포인트 차였고, 이재명 후보(51%)와 이준석 후보(40%)는 11%포인트 차였다”며 “보수 후보로 누가 나와도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얻는 동시에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새 시대의 맏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구시대의 막내 노릇을 하게 되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적절한 판단이었지만,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구시대의 막내가 되지도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정부는 구시대를 더욱 퇴영적인 방식으로 연장했고, 그 극단적인 사건이 바로 지난 12.3 비상계엄, 즉 내란 사태였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5공, 3공, 심지어 6.25 전후를 방불케 하는 통치 방식, 담론, 세력을 부활시켰다. 물론 이명박 이후 지난 15여년 동안 지구적 신자유주의 위기, 심각한 불평등으로 신우익, 신파시즘 세력이 창궐한 시기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 중간에 촛불의 힘을 업고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구시대를 끝내지도, 새 시대를 준비하지도 못했다.
윤석열 즉각 탄핵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이호 작가 사진
압도적 승리보다 국힘당의 압도적 패배가 바람직한 이유
사실 박근혜 탄핵 이후 안보와 성장을 무기로 한 국민의힘과 한국의 주류 보수세력의 지도력과 국가운영 능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후 두 번의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계속 패배해서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으며, 영남 ‘텃밭’과 서울 강남 부자들의 변함없는 계급적 이해, 검찰, 사법, 행정 엘리트, 주류언론, 거대 로펌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버텨왔다. 결국 작년 윤석열의 ‘자살골’로 국민의힘의 지도력은 파국적인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8년 전 박근혜 탄핵 시기처럼, 또다시 ‘광장의 시간’이 끝나고 ‘선거 정치’의 시간이 다가왔다. 광장의 시민은 이제 개인 유권자로 파편화되었다. 탄핵의 에너지는 주로 광장의 시민에게서 나왔지만, 그것을 법 제도적으로 마무리할 권한은 정치세력인 민주당에게 있다. 민주당은 이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서 내란 세력, 즉 냉전/ 반민주/ 특권/ 부패/ 지역주의로 무장한 구세력을 퇴출하자고 외친다. 그런데 촛불/응원봉 세력은 물론 내란세력 처벌을 지지한 다수의 대중은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가 구시대를 종식시킬 수는 있을지라도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들 상당수는 박근혜 탄핵을 지지했으나 이후 민주당 정부에 등을 돌린 경험이 있다. 만약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압승하여 내란세력을 확실히 응징하고, 정부, 사법부, 검찰 등 권력기관 제도 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다행이지만, 또다시 개헌 작업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현재의 양당 독점 구도에 안주한다면 이번 내란 사태에 등장한 극우세력을 부활시킬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압승보다는 국민의힘의 압도적 패배가 더 중요해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투표의 60%를 얻으면 압승이라 할 수 있고, 강한 개혁의 동력이 생기겠지만, 그런 일은 어려울 것이다. 이재명이 55% 정도를 얻어도 압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40%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재명이 55%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준석, 권영국 후보가 합해서 15%를 얻고 국민의힘의 김문수 30%에 못미치는 지지를 얻는다면, 국민의힘의 압도적 패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는 민주당의 독주를 가져올 위험이 있으나, 국민의힘의 압도적 패배는 민주당이 청년, 노동자 등과 힘을 합쳐 내란세력을 퇴출하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03년 3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종합청사에서 전국 평검사들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2003.3.9.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발호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연합정치
결선투표제가 없는 현재의 대통령 선출 제도/한국식 대통령제/양당 독점체제 하에서 집권세력은 소수 정당의 정책을 반영하거나 그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공동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연합정치를 실천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설사 집권세력의 의지가 있어도 권력 독점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즉 현 제도에서는 대통령실이 집권 여당을 압도하기 때문에 여당은 존재감이 없어지고, 정책적 의제를 둘러싼 생산적 논쟁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런 제도는 정치를 정권 지지/반대로 양분화 한다. 그래서 우리가 민주화 이후 모든 정권에서 보았듯이 집권 세력의 국가 운영의 실책은 집권 후반기에 식물정권으로 이어지고, 동시에 정권 유지/교체를 건 사활적 투쟁을 지속적으로 부른다.
즉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압승한다고 하더라도,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자 몸사리기, 민감한 사회정책 손안대기로 일관할 수도 있다. 특히 이재명과 민주당의 정책적 오류는 죽어가는 국민의힘과 내란세력의 부활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래서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야권 일반과 촛불/응원봉 세력이 어떻게 권력을 나누어 가질 것인가가 집권 후 최대의 과제가 될 것이다. 더구나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몸으로 막은 광장세력과 시민들은 윤석열 파면에 이은 조기 대선이 민주당과 함께 저항적 시민의 공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선 이후 집권의 성과를 민주당이 독식할 경우, 점점 비판 세력으로 돌변할 것이다.
즉 집권 민주당 대통령이 연합정치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을 경우, 내란 세력을 완전히 고립시키지 못할 위험이 있고, 지지율 저하를 맞았을 때 맞서 도와줄 우군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조국혁신당 등 소수당과의 연합정치는 물론이고, 제도권에 대표부를 갖지 못하지만 탄핵을 주도한 광장 세력과 공동정부에 준하는 정부 운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료 구성에 권영국 후보를 끌어들이거나 여러 정부 위원회의 대통령 몫을 개방해서 국회 및 시민사회의 몫을 늘여야 한다. 연합정치가 필요한 이유는, 지난 5개월 동안 우리가 계속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보았듯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정치개입, 사법부, 관료, 검찰, 언론의 지속적인 개혁 방해를 막아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야당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사거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18. 연합뉴스
연합정치를 궁극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개헌으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거나 선거법 개정을 통해 다양한 세력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의원내각제로 가야 한다. 이번 이재명의 개헌안에서 이런 내용이 부분적으로 반영되었으나, 집권 후 국민에게 다시 약속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각료 구성, 정부의 각 위원회의 위원 임명에서 대통령 추천 몫은 가급적 줄이고, 국회 추천, 그리고 시민사회 추천 몫을 확대해야 한다. 과거 민주당은 입법과정에서 이런 작업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정권을 잃은 다음에는 국가교육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인권위원회, 과거사위원회 등 중요한 위원회가 파행을 겪거나 설립 목적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시민들을 정치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연성정치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저출생, 고령화, 수도권 과집중, 제조업 경쟁력 강화, 경쟁교육 등의 과제는 대통령과 국회 등 제도권 권력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연합정치가 다양한 정치 사회세력의 연대와 타협의 기반을 구축하여 내란/탄핵 지지 세력을 고립시키고, 정치를 정상화하는 작업이라면, 연성정치는 정치 밖 정치, 즉 시민정치, 시민참여를 제도화하고 활성화하는 작업이다. 즉 광장 시위와 선거 참여 외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이익과 요구를 표출할 수 없는 시민들을 정치와 정부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여, 국가의 실질적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국민주권정부’를 내건 것도 이것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헌법 개정 작업을 제도권 여야의 합의로만 진행하면 그 헌법은 기성 양당의 이해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한 내용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시민회의’ 도입 등을 통해 각계 각층 사회 대표들이 참여한 숙의의 과정을 거쳐서 헌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공직선거법이나 정당법의 개정 역시 시민의 참여가 배제된 채로 진행되면 지난번처럼 위성정당의 설립으로 귀결되고 비례성 확대의 목표는 생색내기에 그치게 될 것이다.
1987년 6월 1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사제단 신부들이 직선제 개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홈페이지
87년 민주화 이후 여전히 모든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지역주의를 끝내기 위해서는 영남에 민주당 기반을 강화하거나, 호남에 국민의힘이 세력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보다는 영호남를 포함한 모든 지방과 지역사회의 조례 제정이나 정책 수립에서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거나 자치를 실질화하는 일이 더 필요할 것이다.
한국에서 제도정치의 문턱은 너무 높고, 시민의 일상적 요구는 시장의 힘에 눌려서 제대로 제기되지 못한다. 5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농민, 외국인 노동자들은 교섭권이 없다. 지방의 모든 문제는 주민 일반과 청년들에게 절실한 문제이나, 수도권으로 이전을 결정하는 기업의 투자 의지를 막을 수 없다. 필수의료 등 국민건강 문제에서 잠재적 환자인 국민들은 전공의들의 파업에 맞설 수 있는 발언권이 없고, 주택문제는 모든 세입자, 청년들의 절실한 관심이나 실제로는 건설업자나 수도권 건물주나 아파트 소유자들의 이해에 따라 결정된다. 이들 조직되지 않고 대표되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에게 발언권과 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이 곧 연성정치가 될 것이다.
결국 연성정치는 연합정치의 아래로부터의 기반이 되고, ‘선거’와 ‘광장’이라는 극단적 선택지의 빈 칸을 메울 수 있는 미래지향적 민주주의의 실천이다. 선거와 광장의 극단적인 이분법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연성정치가 활성화되어야 아래로부터의 극우세력의 창궐도 막을 수 있고, 골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청년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오른쪽’ 자처한 만큼 ‘왼쪽’ 위한 제도 개혁 앞장 서야
선거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와 비토가 교차하는 열광의 도가니다. 그런데 이 열광은 순간이고, 그 순간이 지나면 우리는 냉정한 일상, 생존 현장으로 되돌아간다. 대부분 행복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그 일상은 감내하기 어려운 벅찬 삶의 현실이다. 보통 시민들에게 비상계엄, 탄핵, 대선은 자신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엘리트들의 전쟁일지 모른다. 며칠 전에도 SPC 계열사 제빵회사에서 노동자가 끼여 숨졌다. 2022년 이후 세 번째다. 회사는 첫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했다고 했으나, 이 비극적 결과는 변화의 부재를 웅변한다.
지난해 노동자 사망 및 잇단 부상 사고가 발생한 SPC의 한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8일 또다시 근로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41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소재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 A씨가 근무 중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사진은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 모습. 2023.8.8. 연합뉴스
민주당이 집권 한다면 미완의 과거청산, 내란 세력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는 작업을 해야 하지만, 그 세력이 계속 기득권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 법, 언론, 판결, 판검사 관료 엘리트 양성 체제, 교육을 개혁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여기서 구시대의 마무리와 새 시대의 시작은 사실상 분리되지 않는다. 박근혜 탄핵 이후 더욱 심각해진 불평등, 저출생, 수도권 집중 문제의 해결, 그리고 다가온 산업전환, 인공지능과 기후위기 시대에 대처하는 일은 지금 바로 시작해도 너무 늦었다.
무엇보다도 윤석열이 영혼없이 외쳐 댄, 낡은 ‘자유’의 담론을 걷어내야 한다. 민주당이 이제 스스로 ‘오른쪽’이라고 했으니, ‘왼쪽’ 세력의 등장과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개혁에 앞장서야 국가가 바로 설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기성층과 기득권층을 의식해서 여전히 부국강병, 성장주의 구호를 내걸었지만 집권하면 산업전환, 생태, 돌봄, 주거 안정, 경쟁교육 청산 등 사회적 의제와 씨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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