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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07/16

4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7/16
    아이가 대학생의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되다.
    너나나나
  2. 2006/07/16
    '연대'는 이럴 때 필요하다
    너나나나
  3. 2006/07/16
    계속 달라보이는 세상
    너나나나
  4. 2006/07/16
    허리가 휜다~!!!
    너나나나
  5. 2006/07/16
    아빠는 뭘 하지?
    너나나나
  6. 2006/07/16
    공원이 필요하다...
    너나나나
  7. 2006/07/16
    정말 진보적인 화장실..
    너나나나
  8. 2006/07/16
    "득남을 축하합니다..!!!"
    너나나나
  9. 2006/07/16
    애 낳고 3주간은 손에 물을 묻히면 안된다
    너나나나
  10. 2006/07/16
    드뎌 사람을 하나 낳다
    너나나나

아이가 대학생의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되다.

지난 일주일간 우리의 과업은 '모유수유'였습니다.

 

누구나 다 먹이는 모유,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울까 싶었는데..이게 장난이 아니네요.

 

우선, 가장 큰 어려움.

엄마 젖꼭지가 너무 아프다는 겁니다.

 

애기가 인정사정 없이 젖꼭지를 깨뭅니다.

 

참다 참다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진 주선생님께서는

병원의 모유수유상담센터에 전화를 했고,

'작전상후퇴'를 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며칠 분유를 먹이고 그 사이에 약 바르고, 젖꼭지를  좀 쉬게 한 다음

다시 시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뭐, 아는 게 없는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물론, 그냥 젖병 말고,

먹이는 부분이 숟가락 형태로 된 '스푼형 젖병'이 있는데 이걸 사용했습니다.

이걸 써야, 나중에 애기가 '유두혼돈'이 안 온다고 하더군요.

 

그냥 젖병 썼다가는 엄마 젖을 아예 물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스푼형 젖꼭지의 특징은

분유가 한번에 많은 양이 마구 애기 입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제가 먹이길 잘 못 먹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그래서 애기는 한 20분에서 40분 동안에 걸쳐 먹어야 할 엄마 젖하고 비슷한 양의 분유를

5분도 안 돼서 먹어치웠습니다.

 

이렇게 먹고 나서 한 3시간 쯤 잠을 자고,

또 깨면 냅다 분유를 입속에 붓고...이런 식으로 이틀쯤을 했습니다. 이땐 좋았죠.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애가 대학생의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된 것입니다.

 

무슨 얘긴고 하니,

스푼형 젖병으로 분유를 먹다가 엄마 젖을 다시 물렸는데

한 5분 빨다 잠드는 일을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젖 5분은 그렇게 배부른 양이 아닙니다.

당연히 1시간도 안돼서 배고프다고 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짓을 밤새...정말 밤새도록 해대고 있습니다.

 

젖먹은 시간 체크하는 우리의 차트에는 예를 들자면 이런 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2시 직수(직접 수유) 10분

1시 30분 직수 10분

2시 30분 직수 10분

3시 20분 직수 10분

4시 15분 직수 10분

5시 30분 직수 10분, 분유 90cc

8시 30분 직수 10분

 

5시 30분부터 8시30분, 이 시간이 바로 취침시간입니다.

 

밤새 보채다가 해뜰때쯤에야 잠드는 생활.

이것이 대학생의 라이프 스타일 바로 그것 아닙니까.

 

대학생들도 술집에서 밤새 보채다가 해뜨면 집에 들어가잖아요.

 

주선생님 직수하시는데, 옆에서 다리 펴고 널부러져 자기도 뭐하고,

저도 덩달아 한시간 마다 일어나서 이런 저런 보조를 합니다.

 

아...밤에 잠을 못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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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는 이럴 때 필요하다

임신 기간 10달, 그리고 출산 후 현재까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마

'남편이 얼마나 함께 하는가'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남편이

임신 및 출산을 함께 해 나가는데 관심이 없습니다.

 

말로 도와주는 거 말고,

실제로 함께 그 과정을 겪어 나가는 것 말입니다.

 

이래 저래 들은 사례 몇 가지.

 

부인이 자꾸 입덧을 심하게 하니까,

남편이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합니다.

 

"입덧은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어.

정신력으로 안되는 건 없잖아. 좀 참아봐~"

 

또 어떤 남편은,

부인이 배가 불러올 수록 해달라는 게 많고

자기 입장에서는 점점 귀찮아지니까

아예 핑계를 만들어서 매일 늦게 들어온답니다.

 

어느 집은,

남편이 집에서 개를 키우는 데 그 개한테 정 붙어서 다른 데로 못 보낸다고...

그래서, 막 태동하는 애 보다도 개를 더 이뻐한다고..

 

 

대개는 임신 하기 전이나 임신한 후나

남편의 생활은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몸 상태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걸 제대로 이해도 안 해주고,

집안 일 도와주는 경우도 거의 없죠.

 

하기야, 애 낳기 전에 육아 잡지를 보니까 

 

'미리 준비한 아이의 옷과 기저귀를 빨아서 햇볕에 말린다',

'입원 준비용품을 반드시 챙긴다' 하는 식으로

출산 30일 전부터 30일 동안 뭘 해야 하는지가 날짜별로 적혀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집에 혼자 있게 될 남편을 위해 냉장고를 정리해 둔다.

입원 기간 중 잘 지낼 수 있는지...어쩌고 저쩌고'

 

애 낳기 직전 만삭인 상태여도

여자는 여전히 남편을 챙겨야 합니다.

 

남자는 아무리 부인이 만삭이어도

그 부인한테 밥 얻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임신과 출산을 함께 준비하는 것..그게 뭔지 알리도 없고 실천할 리도 없습니다.

 

사무실의 어떤 후배가 한참 전에 웃으면서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임신했을 때 하나도 안 힘들었어~~!!"

 

그때는 그 이야기 들으면서, "아, 힘든 사람도 있고 안 힘든 사람도 있나 보다"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부인 임신했을때 그 인간이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을 확률이 훨씬 큽니다.

 

상황이 이러니, 여자들은 임신하면서 당하는 고통을 다 그냥 참고 있습니다.

원래 그렇지 뭐..이러면서 참죠.

 

입덧하지, 허리 아프지, 갈비뼈 아프지, 팔다리 얼굴 다 붓지, 치질 생기지..

 

그래도 운동 같이 해주는 남편 없고, 저녁 마다 팔 다리 주물러주는 남편 드뭅니다.

그걸 요구하지도 않고, 그냥 임신하면 으레 이런 거지 하면서 참습니다. 

 

임신하면 몸이 그런 식으로 힘들어지는 것은 맞지만,

매일 매일을 그렇게 힘든 채로 지내야 하는지

아니면 그래도 좀 괜찮게 보낼 수 있는지는 남편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연대'는 이럴 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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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달라보이는 세상

사람은 확실히 처지에 따라서 세상이 달라 보이고, 철학에 따라서 세상을 달리 해석한다.

 

1.

 

예전에 대림동에 살 때 자전거를 산 적이 있었다.

 

겨울이었는데,

날도 추운 데 자전거 타고 다닐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도 그냥 냅다 샀더랬다.

막상 자전거를 타고 거리에 나서자, 세상에..

동네 사람들 중에 웬 자전거 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그 전엔 전혀 몰랐었는데, 겨울철에도 정말 자전거 많이 타고 다니더라.

 

 

2.

 

지하철 탈려고 계단에서 뛰다가 다리를 접질린 적이 있었다.

한달 쯤 깁스를 하고 다녔는데,

깁스하고 병원에서 나온 순간, 세상에..

동네 여기 저기에 한쪽 다리, 한쪽 팔, 혹은 양쪽 다리 모두에 깁스를 한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깁스한 사람들과 스치면서 매번 느끼는 동지적 애정은 꽤 끈끈했다.

 

 

3.

 

같이 사시는 분이 임신을 하고 나서

세상 여자들은 임신한 여자와 임신하지 않은 여자로 나뉘는 것같은 착각에 빠졌다.

불룩 나온 배 때문에 어기적 어기적 걷는 임신부들,

얼굴, 팔다리 퉁퉁 부어서 다니는 임신부들이 동네에 정말 많이 보였다. 

 

 

4.

 

요즘엔 애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전엔 아이들에 대해 정말 아무 관심이 없었는데,

자전거 처럼, 깁스한 환자 처럼, 임신부 처럼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그저 이쁘고, 귀여워서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고 곧바로 옆에 늘상 붙어 있는 아이 엄마, 혹은 할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을까. 얼마나 지독하게 고생했을까. 아이 아빠는 또 얼마나 무심했을까.

 

요즘 내 눈에 아이들은 엄마와 할머니들의 고생, 노력, 고통, 인내 뭐, 이런 말들의 결정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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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휜다~!!!

본격 육아 휴직 들어간 지 8일이 지났고 이제 9일째 되는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8일 동안 정말 너무나 열심히 일했습니다.

 

기저귀 갈기 하루에 20회,

3끼 식사 준비,

식사와 식사 사이에 간식 신경 쓰기,

설거지하기,

청소하기,

빨래하기

아이 옷 삶기

그 밖에도 생각 못했던 이 일, 저 일...

 

아무튼 단 한 시간도 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일들이 쏟아졌습니다.

 

고딩때 공부할 때도 이 정도로 열심히 하진 않았었습니다.

그때 공부 안하면 나 혼자 좌절하면 그만이지만, 지금 일 안하면 곧바로 두 사람이 좌절입니다.

 

또,

 

인내심을 키우고, 정신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만점인 상황들도 많이 벌어졌습니다.

 

기저귀 갈고 있는 데 오줌을 갈겨서 방금 빨아 말렸던 요, 이불, 각종 깔개 등을 다시 빨기

 

젖 먹였는데 울어서 기저귀 갈아줬더니 1분 있다 다시 울고, 트림 시켜줬더니 트림 하고 나서 울고, 달래줬더니 괜찮아졌나 싶다가 다시 울고, 그러다가 다시 배고프다고 울고, 또 기저귀 갈고, 또 트림 시켜주고, 또 달래주고..

 

이걸 반복하다 보면 새벽 3시도 되고 4시도 됩니다. 물론 5시도 되고 6시가 될 때도 있습니다.

 

가장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던 건 이렇게 해서 밤을 샌 날 오전에 사무실 사람이 전화해서 이렇게 물었던 겁니다.

 

"잘 쉬고 있냐?"

 

이 말을 들으면서도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수양'하면 부처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옛날에 우리 부모님들이 "허리가 휠 정도로 일을 하셨다"고 하실 때

"음..적절한 비유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허리가 휘기 직전입니다.

 

...

 

제 허리가 휠려고 하는 건 그냥 일이 많기 때문 보다는 사실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8일 동안 일을 하면서 한 6일째 되는 날부터 허리 위 등쪽이 너무 아파왔습니다.

 

좀 심각합니다.

하루 종일 대체 뭣 때문에 아픈가 생각해봤는데..

 

이유를 찾았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일들이 상체를 굽히고 하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싱크대가 너무 낮았습니다.

키에 안 맞게 너무 낮은 싱크대에서 하루에 몇 시간을 일하다보니, 몸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싱크대가 주로 여자들 평균 키에 맞춰 나오다 보니까 저에게는 영 맞지 않았나 봅니다.

남자들이 부엌에 와야 남성용 싱크대를 만들든지 말든지 하지...싱크대 설계한 노동자가 앞에 있으면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제 상태는 일종의 근골격계질환에 걸렸다고 봐도 될 정도의 상황입니다. 

아..아파죽겠습니다.

 

수천년간 여자들을 부엌에 쳐박아뒀던 남자들을 대신해서 제가 대표로 고생하는 느낌입니다.

좀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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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뭘 하지?

남양 유업에서 집으로 뭔가가 날라 왔습니다.


‘아기 돌보기’라고 출생 시부터 유아기까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책자더라구요.


1개월 때는 뭘 하고 2개월 때는 뭐하고...

예를 들자면 1, 2개월 때 기저귀 채우는 법, 성격 교육, 외기욕(이건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아기를 안아주는 방법 등등..

 

좀 더 구체적으로 내용을 보면 이런 식입니다.

"생후 1, 2개월 된 아기는 몸이 충분히 발달해 있지 않으므로...엄마가 안아주면 모정이 싹터.."


3.4개월 때는 “주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사람과의 접촉을 좋아하게 됩니다. 엄마가 가까이 가거나 말을 걸면..”

“아기는 안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기를 안을 때 머리를 엄마의 왼쪽 가슴에 두면 심장 고동을 느껴 아기가 안정..”



5.6개월 때는 “이제부터는 혼자 노는 습관을 익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되도록 엄마의 눈길이 미치는 곳에 있도록 하는 것이...”

“어머니의 지혜에 따라 가정용품 중에서도 아기에게 훌륭한 장난감이...”

 

여기까지 읽다가 문득,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내가 육아를 할 건데..

그 책에는 그 많은 일을 전부 엄마가 하라고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읽어봤습니다.

아빠는 언제 등장할까...

 

그리고, 결국은 찾아냈습니다. 아빠가 처음 등장하는 때는 아기가 7,8개월 때였습니다.

제목은 "아빠도 함께 놀아줍니다"

 

7.8개월 아기 때에는 “혼자 놀기보다 어른들이 놀이 상대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어른이 지쳐 싫어질 정도로 몇 번이고 반복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 때에는 아기의 놀이 상대로 아빠의 참가가 필요할 것입니다”

 

결국 아빠가 아기를 키우면서 하는 역할은 애랑 '놀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아기가 놀면서 기뻐 좋아하는 소리에 엄마, 아빠 까지도 같은 즐거움 속을 ..."

여기까지 읽으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더군요.

 

어떤 선배가 저한테 한 말입니다.

"육아 휴직 해봐야 남자가 할 일이 없어. 방해만 돼"

"그리고, 고생도 별로 안 해. 애가 얼마나 이쁜데?"

 

아마 그 선배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책에 적혀 있는 대로 했던 모양입니다.

한 6개월은 아무것도 안 하고, 7,8 개월 쯤 됐을 때, 하루에 한 번씩 놀아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곧이곧대로인 사람 같으니라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자들이 다 이런 식이니까

낮 동안 내내 애 보채고 울고 그럴 때는 없다가 밤에만 잠깐 나타나서 애기 얌전해졌을 때만 본다는 이야기를 여자들이 할 법도 합니다.

 

책을 끝까지 봤습니다. 아까 그 경우 외에 아빠는 한번 더 등장합니다.......

9.10개월 됐을 때 애가 모험심과 탐구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많아져서

아빠 엄마가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을 많이 한다는 군요.

여기서 아빠의 역할은 깜짝 놀라는 일입니다. 그다지 힘이 드는 일은 아닐 듯 합니다.

 

책에는 애를 키우는 사람은 당연히 여성이라고 되어 있네요.

사실, 뭐, 아기 젖을 먹이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3,4개월때쯤 한다는,

아기를 안고 왼쪽 가슴에 대서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게 하는 일

 

..남자 심장 소리가 특별히 불량스러운 게 아니면, 이거 아빠도 할 수 있는 일이죠

그거 말고, 밥하고 빨래하고 기저귀 갈고..등등 할 수 있는 것 태반입니다. 

 

아빠가 애 키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책을 한 10년 이내에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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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필요하다...

 

임신 중이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나 말고, 주선생님 임신했을 때.


임산부한테는 운동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책에도 그렇게 써 있었고, 의사들도 다들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그러면서 걷기, 수영 등이 좋은데  특히 임신 후반부로 갈수록 걷기가 아주 중요하니까 하루에 한 시간씩 꼭 걸어야 한다고 그랬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임산부들의 반응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가장, 흔한 반응은 이것이었습니다.


“근데, 어디서 걸어?”


아파트를 한 시간 동안 그것도 매일 빙빙 돌거나

주택가를 매일 한 시간씩 배회하면

저 임산부 좀 미친 것 같다는 소리 듣기 딱 좋죠.

사실 별로 재미도 없구요.


그래서 우리의 임산부들은 주로 어디를 이용하냐면 대형 할인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한 시간 동안 열심히 걸어다닌다고 합니다. 원래 마트나 백화점 가끔씩 가기도 하겠지만 임신해서 운동의 장소로 마트, 백화점을 찾는다는 건 좀 슬픈 일입니다.


공원이 좀 많아야 할 것 같습니다.

멀리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가는 한강시민공원, 여의도 공원 그런데 말고

한 5분만 걸으면 동네 사람 다 나와서 동막골 분위기 연출하는

그런데가 좀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노동자들이야 돈 벌이 하느라고 맨날 밤늦게 끝나서

집 근처에 공원이 있으나 마나이긴 하지만,

그건 또 따로 풀어야 할 문제이고..공원은 어쨌든 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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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진보적인 화장실..

오늘은 당산동 쪽에 있는 한 대형할인마트를 들렀습니다.

 

IMF 이후에 경쟁 땜에 뭐든지 대형화되는 추세에

대형 할인마트는 동네 슈퍼 잡아 먹는 괴물이 됐죠

 

인구 몇 만명 있는 지방 도시에 할인마트 하나 들어서면

그날로 재래시장, 작은 슈퍼들은 다 망하죠

 

음..근데, 원래 이 얘기를 할려고 했던건 아니고.

 

그런 대형할인마트에서 오늘 굉장히 인상적인, 좀 정확히 말하면

'진보적'인 화장실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기존 화장실의 문제점

첫째, 장애인 화장실은 있는데 여자와 남자 화장실이 구분 안되어 있다.

장애인은 성이 없는 존재가 아닌데.

 

둘째, 여자 화장실 변기 숫자가 남자 화장실 변기 숫자랑 대충 비슷하다.

근데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따로 있기 때문에

남자들은 그런 일 거의 없는데

여자들은 극장에서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건

하여튼 줄을 일렬로 쭈욱 서서 기다리는 일이 많습니다.

 

셋째, 기타 등등..

 

그럼, 이 '진보적 화장실'은 어땠는가.

 

첫째, 남자 장애인 화장실, 여자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있었습니다.

음..놀라웠습니다.

 

둘째, 변기수는? 그건 내가 여자 화장실에 안 들어가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셋째, 사실 이것 때문에 더욱 감동 먹었는데..

아이 화장실이 따로 있는 것이었습니다.

장애인 화장실 들어가는 문 처럼 옆으로 여는 큰 문을 일부러 열고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조그만 변기, 조그만 세면대..

맞아 애들이 그 큰 좌변기에 앉을려고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

누군지 모르지만, 화장실 설계를 참 생각 많이 해서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넷째, 이것은 더욱 놀라웠습니다.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니,

기저귀 교환대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아..앞으로 내 처지를 정확히 예측한 이 신통함.

애들은 엄마만 데리고 다니는 법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엄마만 데리고 다녀서도 안된다는 사실

이뻐만 하지 말고 아빠도 기저귀도 좀 갈고 그러라는 강력한 주장이 느껴졌습니다.

 

다섯째, 기저귀 교환대를 보면서 놀라고

'혹시?'하는 생각에 몸을 돌려 칸막이 안에 들어갔더니

그 안에는 아기를 잠시 앉혀 놓을 수 있는 의자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아기 시트'

 

음...정말 훌륭한 화장실입니다.

세상도 다 이런 식으로 바뀌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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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남을 축하합니다..!!!"

동생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오늘 결혼식에 온 사람들의 주요한 관심사는 물론, 동생의 결혼이었지만

 

그 다음 관심사는 제가 애를 낳은 사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축하해주더군요

 

"득남을 축하해~"

 

"아들 나았다며? 축하한다. 축하해"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얘기했습니다.

 

"이야 한방에 해냈구나.."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 사람은 몇 달 전에 저한테 뱃속에 아기가 딸인지 아들인지 물어봐서, 그냥 모른다고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번에 얘기 안하길래 딸 인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한 사람 역시 '딸'이었습니다.

 

그 전에 딸인지 아들인지 얘기를 안 한 건,

아들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주변의 사람들이 보일 과잉반응들이 싫어서였습니다.

 

어쨌든, 오늘 저에게 득남을 축하한다고 얘기했던 사람들 중의 60%는 딸들이었고

나머지 40%는 아들들이었습니다.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딸'들과 '아들'들이 똘똘 뭉쳤더라구요.

딸들 입을 통해서 나오는 '아들이라서 다행이다'류의 말들은 사실 좀 끔찍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주 전형적인 '존재를 부정하는 의식'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가 저를 보고 활짝 웃으면서 "아들 낳으니까 좋지?"라고 물어보는 데

마음 속에서는 이런 말이 용솟음쳐 올라왔습니다.

 

"저는 딸이든 아들이든 구분하지 않아요~!

그냥 아이가 태어난 사실이 좋은 거죠!

저한테 그런 걸 물어보는 걸 보니 가부장제를 좋아하시는군요~!"

 

그러나 그 옆에는 제가 애를 낳았다고 했을 때, 아들인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엄청난 목소리로좋아했던 삼촌이 서 계셨습니다. 

갑자기, 삼촌한테 괜한 상처를 주지 말자는 생각이, 아니 그 보다는 집안에서 괜히 찍히지 말자는 대단히 기회주의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눈치를 보던 저는 결국 "아들 낳으니까 좋지?"란 물음에 염화미소(ㅠㅠ)로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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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고 3주간은 손에 물을 묻히면 안된다

"애 낳고 3주간은 손에 물을 묻히면 안된다" 고 하더라구요

 

애 낳은 엄마 얘기일 겁니다. 애 낳고 30분 있다 손 씻은 내 얘기가 아니고..

3주 간은 일하지 말고 푹 쉬어라..그런 뜻이죠.

 

..

 

뜻은 좋은데..

왜 하필이면 '물을 묻히면 안된다'고 했는지.

사실, 표현은 좀 맘에 안 듭니다.

 

여자들이 하는 대표적인 일이

물로 쌀 씻고, 밥하고 설거지 하고 그런 거라서

물 묻히지 말라고 한 것 같은데요

 

"애 낳고 3주간은 일하지 마라"라는 명쾌한 말이 있는데

꼭 저런 식으로 해서 얘기하다니 짜증 지대로네요.

 

..

 

사실, 짜증 나는 건 이것 뿐이 아니예요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자 넘쳐나기 시작하는 각종의 '파란색' 물건들

무슨 한나라당도 아니고, 베냇저고리든 겉싸개든, 속싸개든 다 파란색이네요

 

역시 여자와 남자는 사회가 만든다는 걸 실감합니다.

우선, 색깔부터 구분하잖아요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

 

예쁜 아기 옷을 사 온 후배가 말합니다.

"파란 색 이쁜 옷이 없더라구..그래서 녹색 중에 사 왔지. 분홍색은 이쁜 것 많던데.."

 

 

...그냥 분홍색 사오지.. 

 

 

그래도,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건 역시 '아들'에 대한 일부의 반응이죠. 이때 '일부'는 주로 가족들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반응: "나 애 낳았어~~" "오홋~! 추카추카, 산모는 건강하고?"

 

일부의 반응: "나 애 낳았어요~~" "어..그래?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이요." "오홋~~!! 잘 했어~~역시~!!"

 

아..끝에 "역시~!!" 는 뭐란 말입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거의 0.1초쯤 후에 드는 생각

'딸이었으면 뜻뜨미지근한 반응이 나왔겠군..흠흠..'

아마, 그랬으면 제가 상처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겠죠.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

우리 애기가 차이를 잘 인정하면서 다른 이들하고 제대로 연대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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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사람을 하나 낳다

같이 살던 분께서 드디어 애를 낳았습니다.

 

애를 낳기 전날, "18시간 걸렸다", "54시간 동안 죽을 뻔했다"는 등

분만이 고난의 행군이 될 거라는 증언들을 듣고 상당히 긴장 상태였는데...

 

그야말로 놀라운 속도로 낳아버렸습니다.

 

2시 00분 "어..몸에서 뭐가 흘렀어.."

             "애기 나올려는 거 아냐?"

             "음...설마, 몇일 남았는데..괜찮지 않을까?"

             "괜찮겠지?" "그냥 자자.."

 

 

2시 13분 "어! 배가 아파~!"

             "느낌이 좀 이상한데? 시간 체크할까?" 

             "내일 아침 11시쯤 병원 가기로 했는데, 좀 더 일찍 가서 검사받아야겠다"

             "그러자.." "같이 갈 수 있어?" "그럼! 같이 가야지.."

 

 

2시 15분 "이슬이 비치는데..애가 나올려나?"(이슬은 산모들만 쓰는 전문 용어입니다)

             "글쎄..좀 걱정 되는데?"

 

 

2시 17분 "배가 또 아퍼..."

             "어, 안 되겠다~! 시간 재자..."

 

 

통증이 오는 간격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라마즈 분만법 교육시간에 배운대로라면 최소한 10분 정도 간격으로 통증이 와야 하는데..

곧바로 3, 4분 간격으로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

 

우리는

 

...전날 사다 놓은 등심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몇 시간 갈 거니까 힘을 비축해야 해. 등심 먹자. "

 

그 와중에도 등심은 참 맛있더군요.

진통이 오는 배를 움켜쥐고 등심을 먹는 모습에 경탄하며

저는 짐을 챙기려했으나..

 

우리의 주현숙. 저 보다도 한발 앞서

짐도 다 챙겨놨더라구요.

 

3~5분 사이 진통이 오기 시작한 후 1~2시간 쯤 지나서 병원으로 출발하면 적당하다고 해서

새벽 4시에 출발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딱 보아하니 4시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었습니다.

 

3시 30분 집에서 출발

3시 50분 병원 도착

4시 00분 분만실 입실

 

그리고

.

.

 

출산 4시 07분

 

정말 놀라운 속도였습니다.

4시 3분 쯤에 제가 분만실에 들어갔는데..

 

우리의 주현숙 딱 힘 다섯번 줬는데

애기 울음 소리가 들리더군요

정말 대단한 순간이었습니다.

 

엄청난 일을 해내신 주현숙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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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아..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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