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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7/02/22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2/22
    사과물(2)
    너나나나
  2. 2007/02/22
    이유식 먹이기 전쟁(6)
    너나나나

사과물

이유식을 다 먹이면

의자에 앉힌 채로 바로 이어서

사과를 갈아 먹입니다.

 

미루가 약간의 변비 증상이

있을락 말락 해서

 

하루에 사과 두 쪽 정도를 갈아 먹이는데

이게 효과가 좋습니다.

 

"미루야, 사과. 너 좋아하는 사과~~~아, 어디가~"

 

가끔 사과를 안 먹이고

미루를 의자에서 내려놓을 때가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이유가 없는 데 내려 놓아서 문제입니다.

 

이유식을 실컷 먹어서

별로 아쉬울 게 없는 미루는

여기 저기로 몸을 움직입니다.

 

하지만 이유식 먹이기 벌써 4달째.

제 실력도 굉장합니다.

 

이동하는 입 속에

정확히 사과 담은 스푼을 집어 넣습니다.

 

'오물오물..'

 

미루는 틀림없이

사과를 목으로 넘기자 마자

다시 움직일 겁니다.

 

저는 옆에서 사과 한 스푼을 더 퍼서

기다립니다.

 

'꿀꺽'

 

이 소리는

안 들립니다.

 

목이랑 입을 자세히 보면

사과를 넘기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몸이 다시 움직이려는 찰나

그 보다 빨리 숟가락이 입을 파고 듭니다.

 

역시 전 훌륭한 아빠입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도 사과 두쪽을 다 먹입니다.

 

"앗"

 

턱받이가 없습니다.

사과물이 옷으로 다 흘렀습니다.

 

이럴수가

하필이면 낮에 나갈 때

제일 이쁜 외출복 입혔다가 안 갈아입혔는데

 

사과물 흐르는 건 신경도 안 쓰고 먹이기만 바빴습니다.

주선생님이 전하신 격언이 떠올랐습니다.

 

"사과물은 바로 바로 빼야 돼..."

 

곧바로 미루 옷을 벗겨 들고

화장실로 튀어 갔습니다.

 

화장실 문턱에 앉아서 빨래 비누로 옷을 박박 문질렀습니다.

미루는 뒤에 앉아서 제 등을 툭툭 칩니다.

 

"미루야, 아빠 건들지마...사과물 안 빠지면 엄마 한테 죽어..."

 

알아들을 리가 없습니다.

 

빨래비누로 빨고

세탁기용 세제 묻혀서 한번 더 빨고

마지막으로 세제를 물에 풀어 담가놨습니다.

 

그 옷에는 정말

사과물 들면 안 됩니다.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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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먹이기 전쟁

"미루야~이유식 먹자..."

 

처음부터

고분고분 받아먹을 리가 없습니다.

 

숟가락을 입에 대면

고개를 휙 돌립니다.

 

"미루야...얌얌..이유식 먹자~~"

 

다시 숟가락을 댑니다.

이번엔 입을 조금 벌립니다.

 

인상을 쓰면서 맛을 보더니

얼굴이 펴집니다.

 

제 이유식 만드는 솜씨에

경탄을 금치 못하는 표정입니다.

 

세번째 숟갈부터는

덥석덥석 잘 받아 먹습니다.

 

두 손으로는 다른 숟가락을 가지고 놀다가

이유식이 가면 입을 벌립니다.

제비새끼 같습니다.

 

"야! 엄마 옷을 왜 물어~~"

 

밥 먹다가 별 짓 다합니다.

주선생님 옷에 이유식이 왕창 묻어 있습니다.

 

한참 먹다 보면 미루는

꼭 손으로 얼굴을 비빕니다.

 

"끼잉.."

 

턱받이를 다른 손으로 잡더니

확 풀러버립니다.

 

그래도 전 계속 이유식을 먹입니다.

철분 섭취가 적으면 빈혈이 생기는데

그러면 안 좋답니다.

 

또 얼굴을 비빕니다.

입 속에 있던 이유식이

입 밖으로 나옵니다.

 

계속 비빕니다.

이유식이 얼굴에 퍼집니다.

 

이젠 아예 얼굴을 반죽을 합니다.

쌀알과 브로콜리, 시금치, 호박이

범벅이 되서 얼굴전체를 데코레이션합니다.

 

'탁탁탁'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미루

제가 방심한 사이에 그릇을 잡더니

식탁을 퍽퍽 내려칩니다.

 

식탁 유리 끝이 두 군데나 깨졌습니다.

 

"야!!! 이리 줘~~!"

 

미루한테서 그릇을 뺏었습니다.

 

"으아앙~"

 

들고 있던 숟가락을 팽개치고

얼굴이 빨개져서 미루가 웁니다.

 

이럴 땐 방법이 있습니다.

 

사과 갈아놓은 걸 입 속에

푹 집어 넣습니다.

 

그러면 오물오물 잘 먹습니다.

다 먹고 나면 웁니다. 하던 일을 마저 하는 겁니다.

 

"으아아앙~"

 

또 사과를 푹 집어 넣었습니다.

또 잘 먹습니다.

 

사과가 떨어졌습니다.

결국 안아서 달래줬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식탁 주변이 전쟁터가 됐습니다.

 

밥 먹이고 나서

치우는 게 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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