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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세 식구가 장을 보러 갔습니다.
미루 이유식에는
꼭 유기농 재료를 사용합니다.
돈이 없어서 나중에 좋은 건 못 먹일 거고
지금 적게 먹을 때 좋은 재료 사서 먹이고 말려고 그럽니다.
마트에 가서
유기농 호박, 유기농 시금치
유기농 양파, 유기농 비타민 등
다양한 유기농 야채를 샀습니다.
"현숙아 우리 주방세제 떨어졌어, 사야돼.."
주선생님이
이왕 주방세제 살 거면
천연세제를 사자고 합니다.
"그건 뭐가 좋은데?"
"그거? 대충 헹궈도 된대..."
하기야 유기농 식재료를 사는 정신을 살려서
세제도 그런 걸 사면 환경친화적이고 좋을 것 같습니다.
"내일 사자.."
미루가 피곤해 하는 것 같아서
다음날 사기로 했습니다.
다음날이 오늘입니다.
주선생님이 세제를 사왔습니다.
쌀겨에서 추출한 순식물성 원료로 만든
천연세제입니다.
이거 쓰면 주부습진도 안 걸리고 좋답니다.
연약한 제 피부에 딱 어울리는 세제입니다.
"근데 있잖아..이거 봐, 이거 저독성이다."
세제용기 겉면에
저독성 세제라고 써 있습니다.
독이 조금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게 저독성이면
보통 우리가 쓰는 세제는
유독성 물질 수준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주선생님이
옆동 후배한테서 무를 얻어왔습니다.
이 무는 후배의 어머님이
밭에서 직접
핀셋으로 벌레 뽑아가면서 키운
궁극의 유기농 무랍니다.
이걸로
무밥 해먹기로 했습니다.
책을 봤더니 9개월 쯤에는
옷 입고 벗길 때 아이가 엄마를 도와준답니다.
미루는 전혀 안 도와줍니다.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발달이 늦은 건가?'
그러고 보니까 미루가 요새 말수가
좀 적어졌습니다.
제가 워낙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데
미루랑 있을 때도 가끔 혼자 있는 것처럼 조용히 있었더니
미루한테 나쁜 영향이 있었나 싶습니다.
열심히 책을 찾아보니까
짧은 문장으로 같은 단어를 여러번 사용해서 말을 해주면 좋답니다.
의성어, 의태어도 계속 사용해주라고 합니다.
"미루야~~이유식 먹자..."
미루를 번쩍 들어서
의자에 앉히고 이유식을 먹입니다.
뭔가를 안 쥐어주면
이유식 숟가락을 꼭 손으로 칩니다.
다른 숟가락 한 개를 의자에 붙은 식판에 올려줬습니다.
미루는 그걸 들어서 흔들어 보고
식판을 탁탁 쳐보기도 합니다.
"미루야, 숟가락 흔드네..."
이유식 한 숟가락을 먹였습니다.
"우리 미루, 숟가락으로 식판을 치는구나"
숟가락을 들어서 만세를 하는 듯 하더니
바닥으로 던집니다.
"숟가락을 바닥에 던졌네..."
"아빠가 숟가락 집어줄께..
"여기있다~숟가락"
다시 숟가락을 집더니
곧바로 바닥에 던집니다.
이 시기엔
아이들이 물건을 잡았다 놓는 게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라서
숟가락 던지는 걸 뭐라고 하면 안된답니다.
의자에 앉자 마자
다시 일어나서 숟가락을 집어줬습니다.
"미루가 숟가락을 다시 던졌네.."
"여기, 숟가락 다시 받어"
받자마자 다시 던집니다.
"숟가락을 다시 던졌구나~"
"숟가락이 달그락 하면서 떨어지네.."
"숟가락 다시 주워줄께..."
미루는 이번 기회에
숟가락이라는 단어를 마스터 할 심산으로 보입니다.
숟가락을 계속 던집니다.
허리를 몇 차례 굽혔다 폈다 했습니다.
예전에 봉침 맞고 나서도
아직까지 완치되지 않은 허리입니다.
허리 굽히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숟가락을 하나 더 줬습니다.
이제 허리굽히는 횟수는 1/2로 줄어들 겁니다.
"우리 미루~숟가락을 두 손으로 동시에 던졌네..."
이유식 먹는 내내
똑같은 행동을 몇 번 했는지 모릅니다.
다시 재개된 말걸기 육아는
참 고됐습니다.
미루는 이쁜데
숟가락이 왠수 같습니다.
"아! 아야!!"
미루가 주선생님
젖꼭지를 깨물었습니다.
이빨까지 난 애가 깨물었다니까
아주 오싹합니다.
"현숙아, 안된다고 큰 소리로 말해~"
"잘 못하겠어.."
"그래도 해야지, 안 그러면 계속 물잖아.."
젖꼭지 깨물때 강하게 안된다고 하지 않으면
애가 계속 문다고 그 동안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그런 일을 당하지 말아야 겠다 싶은데
주선생님 마음이 약합니다.
"미루는 계속 물지 않아...."
주선생님 말대로 미루는
젖꼭지를 계속 물지 않았습니다.
팔뚝을 물었습니다.
"아야..."
한 입에 들어가지도 않는 어른 팔뚝을
잔뜩 문 채로 미루는 저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안돼!!!!!!'
주선생님이 안되면
저라도 소리쳐야겠다 싶었습니다.
소리 못 쳤습니다.
괜히 미루랑 사이 안 좋아질까봐
잠시 번민하다가 기회를 놓쳤습니다.
"계속 물긴 무네...그러지 말고, 크게 안돼라고 외쳐..."
저는 못하면서
주선생님한테 자꾸 하라고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집요하게 요구해야
제가 못한다는 걸 눈치 못 챕니다.
"지금쯤이면 안된다는 말 알아 듣는대...필요할 땐 분명하게 말하래.."
"말했다가 미루가 마음 상해하면 어떡해..."
"할 수 없지...그리고 잘 달래주면 되고..."
"마음 상하면, 밤에 자다가 깨잖아...그게 싫은거지..."
주선생님
비겁한 변명을 늘어 놓고 있습니다.
자다가 깰 게 무서워서 소리를 못 치다니
어차피 요새 자다가 자주 깹니다.
이럴 때는
저라도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면 됩니다.
사실 예전에 한번
소리 쳤다가 너무 커서
저도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미루는 엄청 울었었습니다.
그때 기억 때문에 2차 시도가 쉽지 않습니다.
밥을 자기 손으로 퍼먹지는 못해도
미루는 사과나 당근 오이 같은 건
손으로 아주 잘 집어 먹습니다.
"미루가 집어먹을 수 있을까?"
"한번 줘 보자..."
"뭐 주까? 사과? 배?"
"사과 잘라서 한번 줘 보자.."
사과를 자릅니다.
근데 어떻게 잘라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얇고 길게 잘라야 하나? 아니면 뭉툭하게 잘라서 줄까?"
주선생님은 얇고 길게 잘라야
먹기 좋지 않겠냐고 합니다.
"근데 그렇게 잘랐다가
입 속에 붙어서 숨 막히면 어떡하지?"
결국 이렇게도 잘라주고
저렇게도 잘라줬습니다.
"쿠에엑~"
숨 막혀 합니다.
얇고 긴 것도, 뭉툭한 것도
모두 마구 갉고, 베어 물어서
입 속에 사과 조각이 꽉 찹니다.
너무 꽉 차서
애가 숨을 못 쉽니다.
미루는 우리의 예상보다도
훨씬 더 손으로 사과를 잘 집어 먹었습니다.
"상구, 상구~이것 좀 봐~~~~"
주선생님이
얇게 자른 배를 보여줍니다.
배 표면에 미루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습니다.
위에서 눌러 주저 앉은 V자 같습니다.
저 이빨로 사각사각
과일이랑 야채를 갉아 먹는 걸 보면 참 귀엽습니다.
"크크큭큭큭..."
처음에 과즙망에 사과를 담아 줬을 때
미루는 자기 이빨 소리에 한참 큭큭 거렸었습니다.
정말 사각사각 소리가 났고
그때 마다 한참 웃었습니다.
이제는 과즙망도 안 쓰고
그냥 덥석덥석 집어서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넣습니다.
"미루야! 그건 안돼~~"
"현숙아, 그 사과 방금 전에 깎아준건데..."
"바닥에서 뒹굴던 거란 말이야.."
"에이, 괜찮어..."
"방금 내가 밟은 거란 말야..."
미루는 뭐든지
잘 집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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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사랑이 지극하십니다.무밥은 어떻게 해먹는 건지 궁금합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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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미루 사진 좀 올려주세요~방금 어린이가 된 진경이의 사진을 보고 나니 미루도 얼마나 컸는지 감탄하고 싶어졌어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