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from 단순한 삶!!! 2011/12/02 09:47

어제(12월 1일) 날자로 복직발령이 났다.

지난 해 7월 13일 해고되었으니까 1년 하고도 5개월쯤 세월이 흘렀다.

처음부터 해고 시키려고 했던건 아니겠지만,

입을 틀어막고, 사람을 격리 시키려고 했던 게

2009년 11월 수자원환경연구부로 발령을 내고 안동으로 가라고 한 때부터였으니까,

꼬박 2년 넘게 '조용주'라는 괴물한테 시달려 왔다.

 

괴물이 사라지고,  산오리는 복직을 했지만,

남아 있는 상처는 깊고 크기만 하다.

노동조합은 400명이 넘는 조합원이었다가 60명으로 줄었고,

(이즈음 겨우 100명을 넘겼다.)

해고나 징계를 받은 사람들의 후속 조치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직원들은 아직도 조용주 시대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두려워 하고, 눈치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짧은 기간의 폭력도 그 여운은 길기만 하다.

 

어쨌든 복직은 기쁜 일이다.

남편의 말은 하나도 믿지 않았던 아내도 축하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주위의 동료들과 노동조합의 동지들도 축하문자를 보내 주었다.

그들의 지지와 도움이 있었기에 복직도 가능했으리라..

가장 큰 지지대는 역시 노동조합이었다.

먹고 살 돈을 지원해 주었고,

괴물들을 물리치자고 함께 싸웠다.

 

인간이란게 지난 시절의 어려움도 쉽게 잊어 버리기도 하는데다

산오리의 기억력은 워낙 나빠서 나쁜 기억들도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조용주라는 괴물은 평생을 쫓아 다니면서 받았던 것들을 되돌려 주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었는데, 이즈음 들어서는 그렇게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기도 한다.

 

지난 2003~ 04년 과기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하면서 노조 전임을 한 이후로

이제는 체력도 달리고, 헌신도 줄어들어서 전면에서의 노조활동은 줄이고,

편안한 회사일이나 하겠다고 했는데,

괴물 조용주 덕분에 다시 힘든 노조 전임자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여건이 그리 되다 보니 피할 수 없는 건 즐길수 밖에 없다느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복직은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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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2 09:47 2011/12/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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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ii 2011/12/02 14: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앗! 축하드려요~ 하지만 무직의 연대 정회원자격을 상실하게 되시다니 그건 안타깝네요ㅋㅋ 조만간 축하연회를 한번 가져야겠네요^^

  2. 곰탱이 2011/12/03 19: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축하드려요, 산오리!^^ 정말 무지무지하게, 어마어마하게, 굉장히!^^

  3. 바두기 2011/12/05 13: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공식 축하!!
    늦었어요..17일에 뵈요..

  4. 도토리 2011/12/05 20: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축하드려요!
    좋은 소식 듣게되니 기분 좋네요.

    - 장수에서 농사짓는 도토리

    •  address  modify / delete 2011/12/08 14:40 산오리

      이게 누구신가요? 가끔 연락이라도 주셔야지 먹을 거리라도 좀 사 먹든지 하죠..ㅎㅎ
      멀리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 beatrice 2011/12/05 23:5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늦었어요..
    축하 인사가요.
    진심으로 축하드리구여
    한잔 사시는 거종?ㅋㅋㅋ
    찾아뵐께용~~

    •  address  modify / delete 2011/12/08 14:41 산오리

      늦다니요..ㅎㅎ
      함께 투덜거림도 정겨움으로 들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송년회 함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