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여행....6

from 단순한 삶!!! 2007/03/04 18:12
차마객잔에서 차가 다니는 길까지 내려가는 것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 가파른 산허리를 돌고돌아가는 길을 만들었으니 아무리 지프차가 내려가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30여분가까이 내려가는데 두어번은 한번에 회전하지 못해 뒤로 차를 뺐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지그재그를 해야 길을 찾아갈수 있었다. 이 길고 차마객잔 주인장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비와서 무너지거나 바위 떨어지면 동네사람들과 함께 치우고 해서 관리하고 있는 거란다. 그전까지는 마냥 걸어가야 했고, 짐은 말에 의존해야 했단다.


맡겨논 배낭을 찾아서 나오니까 같이갈 빵차가 기다리고 있다. 빵차를 타고 중호도협으로 가서 계곡의 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데 한시간, 올라오는데 한시간 해서 두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산을 제법 다닌 사람들이라고 30분, 40분정도 걸렸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올라 오는 것 보다는 훨 편했다. 몇군데 무서운 곳이 있기도 했지만, 그정도 걷는 것이야...

중호도협의 모습이다. 엽서에 찍혀 있는 모습대로 찍어 보겠다고 찍었는데, 계절이나 물의 양이 그만큼 받쳐 주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지금은 물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물살은 엄청나 보였다. 멋진 그림이 나올만한 바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그 바위에 올라가는 것도 돈을 내란다. 그리고 위험하다고 아줌마나 아가씨가 따라 붙는다. 5원인가 돈내라고 하는 바람에 그 바위에 올라가지 않고 말았다.... 쪼잔하게스리...ㅎㅎ

어디나 사람들 찾아 오는 곳에는 물건 파는 사람들 있게 마련이어서 김성수가 맥주 한잔 사서 나눠 마셨다. 그 맥주 덕분에 올라오는 길에는 숨이 턱턱 막혀서 혼났다. 복돌아빠는 혼자서 잘 가더니,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는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역시 고생했단다.

 

올라 와서는 산천객잔에 들러서 점심을 먹었다. 이 객잔은 차우토우의 타이거 카페의 아줌마 남편이 하는 것이란다. 여전히 김성수는 음식값 비싸게 받는다고 투덜대고, 마음에 안든단다. 오랜만에 볶음밥 먹었는데, 그저 비슷한 음식맛만 나도 반가웠다.

 

점심먹고는 백수대로 출발.... 가는 도중에 운전기사의 누이가 산다는 집이 길가에 있어서 차한잔 마시고 가자고 해서 들렀다. 역시 아직도 설 기간이라 설음식을 내왔다. 이건 우리가 어릴때 먹었던 설강정과 똑 같은 것들이었다.

이집 꼬마가 이뻐서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계속 얼굴을 돌려서 결국 이 친구 얼굴을 찍는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나오면서 돈을 주니까 한손으로 잡아서 잽싸게 자기 주머니에 집어 넣더군...

 

세시간 가량을 산길을 계속 달렸다. 원래 없던 길인데, 지난해 만든 길이란다.  호도협을 지나서 얼마까지는 나시족촌이 이어졌고, 한참 더 올라가서는 이족, 그리고 더 올라가서는 장족들이 사는 마을이었고, 집의 모양으로, 그리고 옷의 모습과 사는 모습들로 구분이 되었다.

 

산오리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있게 보았던 것은 이런 모습들이었다. '무인 곽원갑'이란 영화에서 보았던, 그 다랭이 논들이 이렇게 한구비 넘을때마다 셀수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저런 밭과 논을 만들어서 살았던 사람들의 위대한 힘이라니..... 그저 '인간은 위대하다' 이렇게 외칠수 밖에..

 

이족 마을쯤을 지날때 한번 섰는데, 기와 굽는 듯했는데, 물어봤더니 석회를 굽는 곳이란다. 저 아래 꼬마는 삼촌쯤 되는 사람한테서 저 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지나 가는 길에 이족들의 모습이 가장 열악해 보였다. 우선 집이 작고 낮았고, 사람들의 얼굴도 까맣고, 논밭에는 나무로 울타리를 다 둘러 쳤는데, 산에서 내려오는 동물들이 곡식이나 야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 놓은 거란다.

운전기사와 김성수의 말에 따르면 이족이나 장족들이 나무도 다 베어서 산도 황폐해 졌고, 또 가끔씩은 나시족이 사는 곳에 내려와서 약탈을 해가기도 했단다. 그래서 나시족들은 높은 산쪽에 사는 이족이나 장족을 아직도 싫어한단다. 그래서 그런지 운전기사는 이족동네를 다 지날때까지 거의 차를 세우지 않았다.

 

중간중간에서 찍은 설산과 다랭이 논밭...

 

 

드뎌 백수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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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4 18:12 2007/03/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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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복돌아빠 2007/03/05 14: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여긴 덧글이 없네여.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모습'이어서인가? 나로선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곳이어요. 저 다랭이 논밭은 야크를 이용해서 가래질을 한다던데 어느 동네에선가는 여인네가 꺽인 삽으로 갈고 있더만유. 그 모습을 보면서 '돌아가서 농사 열심히 지어야지' 다짐했쥬.

  2. 산오리 2007/03/05 17:2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농사 열심히 지으세유...

  3. 꿈꾸는 애벌레 2007/03/07 09: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설산과 다랭이 논...
    5원내고 사진 찍었으면 더 멋있었을려나?? 중간에 있는
    쪼잔하게스리..이 단어가 가슴에 팍 와닿는데요..ㅋㅋㅋ

    돈을 받아서 잽사께 주머니로 넣는 꼬마의 모습도 눈에 그려지구요..ㅋㅋㅋ

    재밌는 여행기예요..또 시간내서 보러와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