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雨)
너는
앞서 모인 네 사람들에게
네 몸집보다 큰
사랑의 파문 하나
던지는데
나는
흩어져 있는 내 친구들에게
부서져 가는 내 동지들에게
메말라 가는 내 가족들에게
흩날려 가는 내 연인에게도
여리더라도 살가운
바람 한 토막
전해 주지 못하다니...
<2005. 9.13.>
비(雨)
너는
앞서 모인 네 사람들에게
네 몸집보다 큰
사랑의 파문 하나
던지는데
나는
흩어져 있는 내 친구들에게
부서져 가는 내 동지들에게
메말라 가는 내 가족들에게
흩날려 가는 내 연인에게도
여리더라도 살가운
바람 한 토막
전해 주지 못하다니...
<2005. 9.13.>
어느날 몰래 책상위에 화분을 갖다 놓은 분은
'누릅분재(가끔 가지치기)'라고 써서 포스트잇을 붙여 주었다.
열심히 물도 주고, 녹차 찌꺼기도 말려서 올려놓았는데,
동명이 병원데려간다고 휴가 간 금요일을 포함해서 3일간 못보고
월요일 왔더니 잎이 다 말랐다.
꽤나 뜨거운 날들이었으니 거의 말라 죽었으려니...
그래도 다시 물주고, 살아나라고 기도(?)했더니,
일주일만에 새 이파리를 내밀고 살아나고 있다.
살아있다는건 끈질긴 것이다.....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평화바람에 기증된 책 중에서 2000원 주고 골라왔었다.
위화를 들어본 거 같은데, 책을 읽어본 건 첨이다.
초반에는 '무슨 이런 얘기가 있지?'하는 생각이 들다가
책장을 넘길수록 자꾸만 빠져 든다.
중국의 50-60년대를 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못먹고, 못입고, 못살던 시절이 웃음과 해학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피를 팔아서 숫한 어려움과 위기를 넘기는
허삼관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데,
갖가지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설정과
그 상황마다 전개되는 반전이 이 소설의 멋이고 아름다움이다.
그냥 웃을수 만은 없고,
그냥 울 수 만도 없는....,
피를 팔든, 생명을 팔든,
몸뚱아리를 팔든,
모든 것을 팔아야만 겨우 생명을 부지할수 있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