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에 폴란드에서 부유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나

독실한 카돌릭 집안에서 공부하고 법학을 전공했으나

흥미를 잃고 프랑스 유학을 하고서도 변호사 공부를 하다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단다.

 

1939년 아르헨티나 기사를 쓰기 위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갔을때

2차 세계대전이 터져서 고국 폴란드로 돌아가지 못하고

아르헨티나에 남아서 생활고를 겪어가면서 작품활동을 했단다.

 

나치와 소련 체제에서 작품들은 판금으로 묶였고,

1957년 폴란드 민주화 운동으로 잠시 해금이 풀렸지만

다시 묶였고, 1960년대 중반에야 폴란드에서 출판되었다고..

 

제목이 섹시하기도 하지만

16살, 17살 어린 청춘의 내면 변화를 두 아저씨가 잘도 읽어내고,

부부와 어린청춘 둘, 아저씨 둘, 그리고 어린 청춘의 약혼자.

이들이 벌이는(?), 이들이 생각의 공감과 내면의 반격

이런 것들이 흥미진진하다.

 

아저씨들간의 질투와 음모, 거짓말,

그리고 서로간의 수많은 유혹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말은.......

 

책을 보시면 되겠지요.

 

폴란드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한데,

그보다 더 힘든 전쟁과 핍박을 받은 이나라에서

이런 상상력을 보여 줄

작가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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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3 23:10 2011/07/03 23:10

오랜만에 탁하지만 간결한 소설 한편을 읽었다.

일본 전쟁시기인 1909~1948년까지 서른아홉살을 살다간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고리대금업으로 신흥부자가 된 집안의 11명 남매중 10번째로 태어나서

서른살에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혼자만 살아 남았고,

죽을때까지 5번의 자살 시도 끝에

마지막 애인과 함께 자살에 성공한 작가....

 

그의 인생유전을 기록한 것이고

자전소설이다.

'퇴폐의 미'  '파멸의 미'라고도 불린다는데,

어릴때부터 온갖 파행을 다 겪어가면서

정신병동까지 거치면서

아버지에게 버림받으면서도 할수 있는 건 다 해 본 주인공이다.

 

일본 패망 후에 젊은이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게 되었다는게

오히려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책 뒤에 붙어 있는 단편소설  '직소'는

예수의 제자인

가롯 유다의 변명(?) 같은 구술이 있는데

이런 해석도 나름대로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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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3 22:57 2011/07/03 22:57

김소진을 만나면

잊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떠올린다.

아니, 애써 되새기고 싶지 않던 것들을 떠올린다.

어쩌면 묻어 버리고 싶은 것들을

꺼내서 다시 봐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우리가, 우리 사회가 덮어두고 외면하는 것들에

놀라울 만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그게 개같은 인생이라고

박대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개같은 인생을 살고 있음에야...

 

그의 짧은 생애가

다시 한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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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6 10:41 2010/04/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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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이후 두번째로 본 박현욱의 소설.

안동 간다고 일산의 한 친구가 선물로 준 책이다. 

'아내가..'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단편들도 있는데,

소설의 흐름이나 가벼움은 '아내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소설이 이렇게 가볍기에 오히려 정겹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재밋게 읽은건 '이무기'

프로기사가 되기 위한 처절한 고난을 그렸는데,

공감이 되기도 하고,

새삼 프로기사가 존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고도 주인공은 프로기사가 되지 못했다.

 

가볍다고는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인간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들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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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6 10:33 2010/04/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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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동화라고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는지라,

동화에 관해서 물어 보거나 얘기할때는 뭐라 참견할 말이 없다.

어디 동화 뿐이랴, 만화든 위인전이든, 우리 나라 구전설화든..

하튼 책으로 읽을 거라고는 책이 없어서 읽을 수가 없었다.

 

중학교 시절 쯤에는 소설책이  읽고 싶었는데 

방학때 이모집에선가 방인근의 소설집이 있길래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방인근이 일제시대에 활동한 통속소설가 쯤 되는 모양인데,

중학생이 통속소설 읽고 앉아 있으니,

그 내용도 잘 모르는게 많았을 뿐 아니라,

야한 장면이 가끔 나와서 혼란 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소설 제목이나 내용은 전혀 기억에 없고...

 

어쨌거나,

허클베리 핀의 모험..... 하니까, 이건 애들의 모험을 그린 얘기 쯤으로 보이고,

또 그런 책은 어린 시절에 읽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톰소여의 모험도 읽지 못했고, 그 유명하다는 동화나 위인전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까, 도대체 뭔가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톰소여의 모험 후속편이라고 작가가 소설 시작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그리고 앞부분에서

 

    경 고 문

이 이야기에서 어떤 동기를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기소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교훈을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기소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플롯을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기소할 것이다.

 

                                         - 지은이의 명령에 따라

                                                     군사령관 G. G.

 

라고 씌어 있다... 이거 멋있는데...

 

동기나 교훈과 플롯을 찾지 않고 읽었는데, 그런대로 재미 있다.

물론 동화는 아니다... 애들이 보기에 적당한거 같지도 않다.

 

600쪽에 달하는 긴 소설이지만,

중간중간에 삽화도 들어 있다.

 

전형적인 미국냄새가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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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1 15:55 2010/04/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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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작품이라고 예전에 들어봤지만,

노벨문학상을 받았기에 오히려

잘 읽지 않는 못된(?) 버릇 덕분에 뭔지도 모르고 있던 책이다.

그래서 파리대왕이라는 제목이 프랑스의 도시 파리와 관련있는 줄 알았는데,

소설을 읽어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소설의 중간을 넘어 서서야 파리대왕이라고 나오는데...

" 얼마 후에 파리떼는 사이먼을 알아챘다. 잔뜩 배를 채웠기 때문에 파리떼는 사이먼이 흘리는 땀을 찾아와 마쎴다. 파리떼는 사이먼의 콧구멍 아래를 간질이고 넓적다리 위에서 등넘기 장난을 하였다. 파리떼는 새까마니 다채로운 초록빛을 띠고 있었고 헤아릴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리고 사이먼의 전면에는 <파리대왕(大王)>이 막대기에 매달려 씽끗거리고 있었다. 마침내 사이먼은 눈을뜨고 다시 쳐다 보았다. 흰 이빨과 몽롱한 눈과 피가 보였다. ---그리고 태고적부터 있어 온 피할 길 없는 인식이 그의 응시를 떠바ㄷ치고 있었다. 사이먼의 오른편 관자놀이가 지끈 지끈 아파 왔다."(206쪽)

 

파리대왕과 얘기도 나누는 걸 보면 사실 파리가 어떤 존재인지 의미인지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어쨌거나 무인도에 떨어지 어린이들의 삶과 투쟁을 그린 게 줄거리인데,

어린이들을 빌어서 인간세상을 표현해 보고자 했던 것이리라 생각한다.

 

"작가가 한 떼의 소년들을 무인도에 올려놓고 제기하는 의문은 내면화된 문명의 가치가 어느정도의 견고성과 효용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짐승 얘기에 암시되어 있는 공포를 극복하고 하루빨리 구조를 받는 것이 초급한 당면과제이다. 처음 얼마동안 그들은 소라에 상징도어 있는 동의(同意)의 관습을 존중하며 섬생활에 적응해 간다. 그러나 곧 그들은 사냥에 매료되고 스스로 오랑캐 즉 야만인으로 타락해 간다."(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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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16:22 2010/03/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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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from 읽고 보고 2010/03/05 10:08

21권을 읽으려니 지겨울 만큼 읽었다.

안동에 있으니까 사무실에서도 별로 할일이 없고,

숙소에 돌아가서도 할일이 없으니까, 그냥 소설을 읽는 수밖에 없었기에

지겹지 않게 읽었으리라.

읽는데도 힘든데(힘들다기보다는 오래 걸리는데), 쓰는 거야 오죽했으랴 싶다.

25년동안 썼는데, 이걸 슬금슬금 읽어 보고서는

무언가 느낌이 제대로 온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거 같다.

소설전체에서 일관된 흐름은 항일투쟁과 해방이었고,

그 과정에서 겪는 민초들의 삶이 3대에 걸쳐  생생하게 그려 지고 있다.

 

중간중간에 울컥할 만큼의 가슴 아픔 장면들도 많았지만,

당시대 상황을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좀 지겨웠다.

 

"내가 행복했다면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박경리 선생은 얘기했다는데,

불행과 어려움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모양이다.

 

마지막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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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양현은 입술을 떨었다. 몸도 떨었다. 말이 쉬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어머니! 이, 이  일본이 항복을 했다 합니다!"

"뭐라 했느냐?

"일본이, 일본이 말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

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 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이냐...."

속삭이듯 물었다.

그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 안았다.

이때 나루터에서는 읍내 갔다가 나룻배에서 내린 장연학이 둑길에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며 걷고 있었다.

모자와 두루마기는 어디다 벗어던졌는지 도어고리 바람으로

 "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외치고 외치며, 춤을 추고, 두팔을 번쩍번쩍 쳐들며, 눈믈을 흘리다가는 소리내여 웃고, 푸른 하늘에는 실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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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10:08 2010/03/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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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사랑...

from 읽고 보고 2010/02/26 10:19

소설책은 대체로 쉽게 읽히는 편이다.

더구나 남의 나라 글을 옮겨 놓은 것도 아니고,

아주 먼 세상의 얘기도 아니니까....

그런데도 21권이나 되는 무게는 그리 만만치 않다.

소설의 훌륭함을 따질만한 처지도 못되지만,

읽기에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

써 냈다는 것만으로도 감히 존경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겨우 겨우 토지를 다 읽어 가고 있다.

 

단순한 사랑이라고 했지만,

토지에 나오는 인물들 가운데, 산오리가 가장 맘에 드는 사람은 송관수다.

백정은 아니지만, 장인이 백정이라고 해서 신분상 차별을 안팎으로 받으면서도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 단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만주로 떠나면서 딸을 친구이며, 동지인 강쇠에게 맡기는 장면은 또 눈물나게 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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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은 어두컴컴했다. 질화로에는 불이 빨갛게 피어 있었다. 돗자리를 깐 방바닥은 뜨근뜨근했다.

"우찌 된 일이고?"

강쇠의 사팔뜨기 눈이 크게 벌어졌다.

"살림을 동개부릴라꼬."

"살림을 동개부리다니 그기이무신 소리고?"

"말을 하자 카믄 길어질 긴께 차차 하고 오늘 내가 여길 왜 왔는고 하니.. 앞뒤 짤라부리고 영선이를 맽기러 왔다.

  맡을라나, 안맡을라나."

"강쇠는 순간 숨을 죽인 듯 관수를 쳐다본다.

"와 말을 못하노!"

"맡는 것도 나름 아니가, 더 확실하게 얘기해 봐라!"

"짐작이 갈 긴데 피하기가?"

"피하는 놈이 확실하게 얘기하라 하더나?"

"자부 삼으라 그말이아."

"조오치."

관수의 굳어졌던 얼굴이 확 풀렸다.

"너무 홍감해서 걱정이제."

"이자 됐다, 자식 걱정은 덜었다."

관수는 쓸쓸하게 웃었다.

---------------

다시 봐도 눈물이 날 거 같으네...ㅎㅎ

단순하기 보다는 어찌 보니까 낭만적인.....거 같기도 하다.

전혀 무엇인지도 모르고 애비를 따라왔던 딸의 입장이야 오죽하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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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6 10:19 2010/02/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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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사랑

from 읽고 보고 2010/01/26 12:55

안동으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소설책이라도 읽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책을 떨이 처분할때 샀던 토지를 읽고 있는데,

어제 안동 내려오는 버스에서

월선의 죽음을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

그저 눈물만 나오다가 훌쩍거리면 울었고,

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찍어내면서 계속 울었다.

 

2008년도에 김준이 죽었을때

비 맞으면서 한참을 울었던 생각이 났다.

 

내게도  눈물이 있다는게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볼까나...

 

방으로 들어간 용이는 월선을 내려다본다. 그 모습을 월선은 눈이 부신듯 올려다 본다.

"오실줄 알았십니다."

월선이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산판일 끝내고 왔다."

용이는 가만히 속삭이듯 말했다.

"야 그럴줄 알았십니다."

"임자."

얼굴 가까이 얼굴을 묻는다. 그러고 떤다 머리칼에서부터 발끝까지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댄다.  얼마 후 그 경련은 멎었다.

"임자."

"야."

"가만히."

이불자락을 걷고 여자를 안아 무릎 위에 올린다. 쪽에서 가느다란 은비녀가 방바닥에 떨어진다.

"내 몸이 찹제?"

"아니요."

"우리 많이 살았다."

"야."

내려다 보고 올려다 본다. 눈만 살아 있다. 월선의 사지는 마치 새털같이 가볍게, 용이의 옷깃조차 잡을 힘이 없다.

"니 여한이 없제?"

"야, 없십니다."

"그라믄 됐다. 나도 여한이 없다."

머리를 쓸어주고 주먹만큼 작아진 얼굴에서 턱을 쓸어주고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눕힌다.

용이 돌아와서 이틀밤을 지탱한 월선은 정월 초이튿날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토지 8권 232~233쪽>

 

"여한이 없제?" 라고 내게도 묻는다면,

나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그런 사랑을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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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12:55 2010/01/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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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 사기

from 읽고 보고 2009/09/07 17:06

노동조합에서 가지고 있는 책을 정리한단다.

책과 DVD를 가지고 조합원들에게 대여해 주는 사업을 하는데,

DVD와 만화책은 장사(?)가 잘 되지만,

일반책은 거의 장사가 안된다.

거기다 연구원 정보관에서 일반도서도 구매해서

비치하기 시작하자, 책대여장사는 접기로 했단다.

 

그래서 1차로 반값에 세일...

 

토지 스무권을 샀다.

그리고 이런저런 몇권을 더...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질러 놓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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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17:06 2009/09/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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