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자전거에 후기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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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번째 목야 참석이다.

2년 전에는 매주 목야에 참석할 정도로 목야는 일상이었는데,

지난해는 안동에서, 그리고 올해는 목요일이면 딴일이 생겨서 갈 수가 없었다.

 

요즘 들어 한 동네에 사는 든든한 둥이(아빠)까지 있어서

자전거 타러 갈때고 올때면 심심하지 않아서 너무 좋기도 하다.

 

지난주에는 흐름, 가가멜 등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보여서 반가웠고,

이번주에는 시아가 나타나서 너무 기뻤다.

 

들녘을 지나면서 다가오는 밤바람은 이제 무더운 여름냄새가 묻어 나지 않았다.

잠들지 못하는 열대야도 없이 가을바람이 온 몸을 스쳐가고 있었다.

마구 내빼지 않은 번짱 덕분에 그리 힘들이지 않게 헤이리를 갔다 왔고,

마지막 출판단지에서 마구 달리는 사람들 속에

나도 과욕을 부려 봤는데, 역시 '그 정도'의 한계라는걸 다시 깨달았다.

 

수야든 목야든 끝나고 나면 맥주든 막걸리든 어울려서 한잔 하고픈 생각이야 굴뚝이지만

약한 술에 밤 늦도록 개기지 못하는 저질 체력에, 아침이면 깨지 않는 술 때문에

뒷풀이를 버리고 도망치는 내가 밉고 싫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랴...

 

집 앞에 와서 동네친구와 편의점에서 맥주 딱 한캔씩 마시고 집으로 갔다.

이정도가 자전거 탄 이후의 주량이 아닐까 싶다.

 

목야에 갈 때마다 처음 목야 따라 다닐때 혼자서 뒤쳐저서 길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던 때가 떠오르고,

송촌교 들어 갈때 넘어져서 팔뚝을 다 갈았던 때가 떠오르고,

유승아파트 올라갈때 죽을 거 같던 생각이 떠오르지만,

(요즘도 여전히 죽을거 처럼 헥헥거린다)

함께 달려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즐거운 일이다.

 

백만년만에 후기 쓰려니까 쓸말이 없네..ㅎㅎ

 

다음주에 목야는?

또 못가게 생겼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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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9 15:40 2011/08/19 15:40

어제 여의도에서 신입직원 초임삭감 철회를 위한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있었다.

민주노총도 맘에 안드는데, 한국노총까지 공동투쟁이 어쩌구 해서 가기 싫었는데,

그래도 머리 수라도 채워주겠다고 갔다.

민주노총 3개 조직, 한국노총 2개 조직이 참가했고,

우두머리들이 나와서 일장 연설들을 했다.

근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짜증이 슬슬 나왔다.

한결같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심판하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최소한 한국노총 놈들은 지네가 무슨 정책연대인가 해서 이명박을 당선시키는데 일조한 것에 대해

한마디의 '사과'라도 하는 놈이 없었다.

'그때는 이러저러해서 연대를 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싸가지가 없더라, 그때의 판단이 잘못이었다. 죄송하다'

이런 한마디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게 진정성이 있든 없든 사실에 대한 간단한 인정 정도일 뿐이라도.

그렇게 하고서는 함께 싸우자고 하니까, 또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누가 믿을까 싶다.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도 어떤 짓을 하든 진정성이 있어야 할텐데,

조합 간부인 산오리도 믿음이 안가는데, 일반 국민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믿을까 싶다.

 

건기연도 별로 다를 바 없다.

조용주가 물러나고, 새로운 원장이 취임하고, 그리고 당시에 완장차고 엄청나게 직원들을 괴롭힌

간부들이 한두명이 아니다. 그들 대부분이 보직에서 물러나고 평직원의 자리로 돌아 갔다.

그래서 직원들이 뭔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도 하고 있고, 탄압 받던 사람들이 탄압을 받지 않는

제대로 되는 연구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산오리도 그런 기대는 한다.

그렇지만, 그동안 도망치듯 사라진 조용주도 그렇고, 그 아래서 완장차고 같은 직원들을 괴롭힌

사람들은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도 없다.

무슨 복수를 한다거나, 당한 거 만큼 갚아 주겠다는 생각을 하는 직원들도 있겠지만,

가장 크게 당한 산오리 같은 사람도 그렇게 하고픈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라도 있어야 인간세상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 상황이 이래서 좀 무리하게 한점은 사과한다' 이렇게 한마디 하면

그게 진정성이 있든 없든, 최소한의 예의쯤이라고는 받아 들일 수 있을 거 같은데, 그것도 없다.

그러니, 깡패처럼 굴거나 힘으로 밀어 부치는 인간답지 않은 인간들이 항상 세상을 지배한다.

 

그나마 적은 정성이나마 들여서 마음 붙이고 있는 진보신당도 별로 다를 바가 없다.

대의원대회에서 이상한 논리를 동원하고, 의결 정족수도 이상하게 만들어서 통합을 밀어부치는

지도부는 이런 이상한 논리와 이상한 회의 방식에 대해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는 듯하다.

'정치는 원래 그런거다, 정치인은 원래 그런거다'라고 해  버리면

할게 뭐 있으며, 진보라는 슬로건을 내 걸 필요가 있는 것인지 알 수 가 없다.

설사 그런 순간에 그런 이상한 논리를 가져 와서 의결을 할 수는 있다 할지라도

그건 좀 무리한 것이었다는 사과 비슷한 말이라도 할 수 는 없는 것일까.

 

오늘 조남호가 청문회에 나와서 한 말이라고는 '모르겠다'였다고 하니까,

(중계를 봐야 뻔할 거 같아서, 아예 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게 더 재벌스럽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잡아 먹든지, 죽이든지 맘대로 해라! 이런 자신감이라도 있으니까 그러겠지.

'자본가는 원래 그렇다' 이건 오히려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암튼, 어디 가면 '사과' 한마디 들을수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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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16:02 2011/08/18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