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동명군은 요즘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엉덩이에 나는 종기 때문에 금욜은 병원까지 가서 째고는

붕대 잔뜩 붙여 놓은 걸 보여 주면서,

"아빠 ! 피 묻어 나왔어?" 이러더니,

학원 간다고 나갔다.

 

그리고는 일욜 아침이 되어도 안들어오고,

낮이 되어도 안들어오고,

밤 12시가 되어도 안들어온다.

 

저녁 무렵에 동명군 모친에게

"동명이 실종신고라도 내야 하는 거 아냐?" 했더니,

"실종은 무슨 놈의 실종, 아까 어디서 카드 썼다고 문자 찍혔던데..."

"어떤덴데?"

"모르지, 식당 같은데..."

 

밤 1시가 되어서 잠자려고 누웠는데, 들어왔다.

불러서 한소리 했다.

"어디 갔다 이제 왔냐?"

"친구네서 자고 왔지, 주말이잖아."

"공부한다는 놈이 주말만 되면 사라지고, 무슨 공부를 하냐? 엉덩이는 그모양을 하고선.."

"나는 형하고는 달라, 주말이면 놀아야지.."

"공부하기 싫으면 떼려치우고 군대를 가라"

"싫어 할거야."

"집에도 있기 싫으면 아예 짐 싸들고 나가든지..."

"싫어, 있을거야"

 

더 말해서 무엇하랴... 

그리고는 사라졌다.

잠시후에 동명군 방에 갔다 온 아내는

동명군 카드를 뺐어 와서는 가위로 잘랐다.

'이제 좀 괴롭겠구먼.... 근데, 그걸로 통제가 될라나...'

 

휴대폰으로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휴대폰 끊었다가,

집에서 밥이나 먹는지 어쩐지 연락이 안된다고 집전화 놨더니,

그게 동명군의 전용전화가 되고,

무슨 일이든 껀수만 생기면 나가서 놀고 안들어온다.

 

동명군 모친의 성화 때문에 불러서 잔소리 한마디 했지만,

산오리는 아예 신경끄고 산다.

근데, 그 신경이 꺼지지 않는 모친은

아마도 그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생겼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아내는

'무자식 상팔자' 란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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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4 17:46 2009/09/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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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틴

from 잔차야! 2009/09/13 19:12

동호회의 한 양반이 '바운틴' 이란걸 만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가서는

등산을 하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거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마다 아침에 모여서

북한산 효자동으로 가는데, 산오리는 평일이라 따라갈 방법이 없었다.

 

주말에 번개도 없고, 할일도 없고 해서

한 친구에게 연락해서 영흥도나 자전거 타러 가자 했더니,

그냥 바운틴이나 가자 한다.

 

셋이서 바운틴에 나섰다.

당초 8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아침에 비가 와서

10시 30분으로 늦췄고, 도로는 말라 가고 있었다.

원당에서 낙타고개 넘어서 벽제로,

벽제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넘어서 남경수목원길로,

그리고 남경수목원 지나서 일영으로,

일영유원지 업힐 너댓개 하고 나면 다시 의정부가는 길로,

송추 들어가 직전에 우회전해서 서울쪽으로

예비군 훈련장 두어개 지나서는 왼쪽에 음식점 하나 있는데,

여기다 자전거 세우고 등산 시작.

 

백운대와 인수봉 뒷길쯤 되겠다.

한 30분 걸었고, 몸에 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천둥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먹구름이 북쪽에서 몰려 온다.

아니나 다를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배낭에서 1회용 우비를 꺼내서 입었다.

소나기 거세게 내리니까 온몸이 다 젖는다.

미끄러운 신발바닥에, 바위와 나무뿌리도 다 젖어서

가파른 바위에  한발 한발이 쉽지않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올라간다.

 

한시간 반쯤 가니까 백운대와 인수봉 뒷면이 훤하게 보이는 큰 바위.

그 위까지가 등산의 마지막.

백운대 가는 길은 숨은벽 이란다.

 

바위위에서 좀 쉬고 싶은데, 아직도 바람이 불고,

비는 그쳤지만 추웠다.

그냥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좀 쉬어 가자고 부탁해서

싸가져간 막걸리 한잔 마시고,

찐계랸도 먹었다. 조금 살만하다.

이제부터는 햇살이 다시 따갑다.

 

내려오는 길은 평탄하다.

자전거 맡겼던 음식점에 내려와서는 김치찌게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출발하려니까 펑크.

튜브 바꿔 끼우고 출발,

돌아오는 길은 북한산성입구-구파발-삼송-원당 평탄한 차도로 왔다.

원당에서 하드 한개 먹고, 집에 오니까 6시가 가까워 졌다.

자전거 50km, 등산 3시간...

 

카메라 안가져 가서 사진은 없다.

무릎 아파서 등산 안갔는데, 그것도 갈만했다.

일욜 하루종일 집에서 쉬었는데, 왼쪽 무릎이 아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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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19:12 2009/09/1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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