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도 먹고...

from 단순한 삶!!! 2008/08/12 17:47

1. 미국에 계신 빈산거사께서 전화를 하셨다.

    (산오리) 이나라 더워죽겠다

    (빈산) 몇도나 되는데?

    (산오) 어제는 서울이 34도라던가 35도라던가...

    (빈산) 여기는 낮에 40도도 넘는다

    (산오) 그럼 밤에는?

    (빈산) 15도로 떨어지지..

    (산오) 그럼 살만한거잖아.. 여긴 밤에도 30도가 넘는다..

 

    어쨌든, 심심하지 않게 빈산거사가 잘 살아 있을거라 믿는다.

    전화도 안하고 사는 산오린데, 빈산은 그래도 생각난다면서 가끔은 전화도 해주고...

    미안하고,...

    할일 없으면 낙타 한마리 사서 사막이나 어슬렁거려 보라 했는데, 그게 어디 쉽겠나.

    돈좀 만들어서 얼굴 보러 한번 가주고 그래야 하는데, 날아가는 건 엄청 비싸서 엄두도 못내겠다.

 

2. 시계가 멈춰서서  버릴까 하다가,  그 시계를 준사람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선물로 사 준건 아니고, 무슨 회사나 단체의 기념품을 챙겨 준거다.)

    시계방에 가서 약을 갈았다. 쬐끄만 약 가는데 3천원씩 달라 하더구먼.

    그렇게 2개의 시계 약을 사 먹였는데,

    그 다음날 한 놈은 줄이 끊어졌다.  이 더위에 가죽끈인들 제대로 모양이 살아 있을까..

    그래서 다른 놈을 봤더니, 이놈은 더위에 늘어져서 아예 천천이 움직이고 있다.

    이 더위에 제시간 맞춰서 다니는 놈이 정신나간 놈들이지.

    근데, 약기운 떨어진 약을 준 것이야? 약먹어도 정신 못차리는 몸통이 문제야?

 

3. 더워서 맨정신에 잠들수 없다고 생각해서, 가게에 가서 맥주를 사왔다.

    병맥주 3홉 짜리는 없고, 4홉짜리만 있다니, 작은 병은 어디로 갔을까나..

    어쨌든 3홉짜리 한병을 먹고 잠들었더니, 금새 잠은 잘 들었다.

    자다 일어나서 화장실도 한번 가 주는 거까지야....

    아침에 깨보니, 눈두덩이가 무겁고 갑갑하다. 부은건지 어쩐건지....

    맥주 마시니까 시원하기는 하던데,

    오늘 저녁에는 소주를 마셔야 할라나...

 

4. 회사 인터넷은 어제부터 계속 붙었다, 끊겼다를 반복한다.

    무슨 문제가 있고, 그걸 조치하고 있다고 담당팀에서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인터넷이라고 이 더위에 후닥후닥 떠로으고, 빨리빨리 바뀌고 한다면

     제정신이 아닐듯하여,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는 한다만,

    그래도 막상 끊겨서는 되돌아 오지 않을 때는

     자판을 두드려 패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 없이, 인터넷 없이, 종이에 연필로 쓰는 시절로 되돌아 가야 한다.

     더위먹지 않고, 정신 제대로 차리고 살려면...

 

5. 이번주는 4일 출근하면 되는구나..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꾼다고 난리가 난 모양인데,

     이렇게 쉬운것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

     광복절은 그냥 냅두고, 국경일로 놀게 하고,

     건국절은 따로 만들어서 공휴일로 놀게 하면 간단한 일을...

     더우면 다들 제정신 찾기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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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17:47 2008/08/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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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from 단순한 삶!!! 2008/08/08 15:16

1. 며칠전에는 제법 밤바람이 시원하길래, 더위도 한풀 꺽였나 했더니,

그건 아닌모양이다. 어제 오늘 밖에 나서니 한증막 들어가는 것처럼 후끈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안방의 보일러 온도계를 보니 28도였다. 온도계 숫자로 나타나는 걸로

바꾼 후 가장 높았다. 그래도 밤에 술 마시고 들어온 탓에 잠은 잘 잤다.

사무실도 에어컨이 예전같지 않다. 정부에서 온도를 1도인가 2도인가 높이라고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무실 중간벽에 설치된 온도계는 30도를 육박하고 있다.

잠간만 움직여도 땀이 배어난다. 게시판에는 지금 사무실 온도가 30도를 넘었다는

푸념이 올라오고 있다.

 

2. 이렇게 더운데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사무실에서 개기고 있는 건

행복한 푸념임이 분명하다. 잠간 밥먹으러 나가서 5분을 걸었는데도 속옷이 다젖을 정도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회사도 조용하다. 물론 일도 많지 않다. 전화도 별로 안온다.

이 땡볕 더위에 놀러가지 않고, 휴가가지 않고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는 건 잘 한거 같다.

휴가는 시원해 지면 가자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3. 이 더위에도 길바닥에 앉아서, 그리고 경찰과 싸우는 사람들, 수십일을 굶고 있는 사람들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 세상 살아가면서 내가 원하는대로 뭔가 되는 일이 있다면 좀 살아갈

맛이 날런지 모르겠다. 열심히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사는 사람들은 꽤있는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갈수록 그렇게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어렵다는 생각이다.

 

4. 가능하다면, 세상사에 관심 좀 끊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먹고 살만하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 수 도 있지만, 내가 무엇을 꿈꾸고 내가 무엇을 해서 보탬이 되는 게 거의 없는 듯하고,

지나고 보면 이리저리 어떤 미망에 휩쓸려 다녔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도 주위에

사람이 남아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서 보면 그때의

그 사람들이 꼭 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걸 보면 마찬가지로

관심 가지는 것이 서글플 때가 있다는 것이다.

 

5. 촛불집회에 자주(?) 가기도 하면서, 구경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꽤나 즐거워 하기도 했는데,

그런 열망들도 무력 앞에서 사그라 들어갈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답답하다.

그래도 자주 뉴스도 들여다 보고, 아고라에 가 보기도 하는데, 이명박과 견주어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글들을 보면 기도 안찬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이명박을 만든 일등 공신은 노무현이고, 노무현이 집권할때 조중동과 싸운다고 했지만,

입으로는 그들고 싸우면서 정책이나 노동자 탄압은 저들의 요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 줬던게

사실이다. 심지어 노동자 집회때의 폭력은 지금 경찰들의 물대포는 새발의 피에 불과하고,

농민들은 시위하다가 죽은 경우도 있었다. 1000일을 넘게 싸우고 60일이나 단식투쟁

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투쟁도 노무현 정권이 만들고 해결해 주지 않은 것들이다.

집값은 있는대로 다 올려주고, 강남 일번지를 만든 것도 노무현 정권이고,

전교조를 저렇게 바보처럼 만든것도 노무현정권의 역할이 컸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노무현에게 "아무말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을하면서,

그의 무능함과 국민과의 불소통에 핀잔을 주었으니까, 지금의 이명박에 견줘도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모르겠다. 여우의 탈을 쓴 개혁파들에게는, 그리고 떨거지 386들에게는 자유와 권력을 맘껏 향유하게 하고,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봄날이었는지 모르겠는데, 노동자,농민에게는 절망의 세월이었음이

분명하다.

도대체 노무현과 이명박의 정책에서, 무슨 차이 가 있었는지 얘기하지 않고,

마냥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것은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 노릇이다.

 

6. 이거 몇자 적는데도 등에서 땀나네.. 더위에 모두가 잘 살아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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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8 15:16 2008/08/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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