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한 주...

from 단순한 삶!!! 2005/05/13 17:59

어버이날 신정동에 가서 잠간 부모님 뵙고 왔다.

그리고 9일부터 11일까지 회사에서 보내준 팀워크 교육에 갔다.

청평 지나서 설악면 어디쯤의 교원나라 연수원.

교육은 그런데로 지겹지 않게, 하루종일 뭔가 얘기하게 만들고, 뭔가 같이 만들게 만들고,

그러는 바람에 잠이나 실컫 잘까 하고 갔는데, 교육시간에 잠자지 못했다.

그리고 겨우 21명이 가는 바람에 한명이라도 빠지면 교육을 시작하지 않아서

땡땡이치고 도망가지도 못했다.

이틀동안은 머리 써가면서, 밝은 정신으로 교육 받았는데,

마지막 날엔 좀 지겨워 진데다 졸려서 빌빌거렸다.

같이간 사람들은 첫날도  이튿날도 밤에 술마시고 노느라 정신 없었는데,

나는 첫날은 일찍 잠자고 둘째날은 공식적인 뒷풀이에 이어진 술자리를 술 안마시고 잘 지켰다. 그나마 새로 들어온 직원들이 교육에 많이 와서 못보던 얼굴들 익히고, 얘기도 많이 한 자리여서 교육이 좋았다.

여기까지면 그냥 무난한 교육이었을 텐데....



둘째날 아침에 일찍 일어 나서는 산책이라도 해야겠다고 나섰는데,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대부분의 연수원들이 뒷산에 산책로라도 만들어 두는데, 여기는 청평호수 가장자리라 바로 앞에 물이 닿아 있었고, 산은 없었다.

그래도 마주보이는 작은 산이 하나 있어서 물을 건너서 산을 올랐다.

마침 안개가 끼어서 약간 올라가니 길도 제대로 없었는데, 그래도 정상즈음까지 갔다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중간에는 안개속이었지만, 꼭대기에는 해가 떠 올라서 안개위에 떠있기도 하고...길 제대로 없는데 올라가는 시간은 40분쯤 걸렸나?

 

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온다고 생각하고 계속 내려오는데, 이상하게 자꾸 오른쪽으로 가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안개때문에 바깥이 안보이니까 그냥 대충 짐작해서 내려올 수 밖에..

근데 아무리 내려와도 끝이 없다. 한시간도 더 내려왔는데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뭔가 희끄무레 보였는데 바로 호숫물이 나타났다. 바닥에 닿은 것이다. 그런데 올라가기 시작한 곳은 호숫가의 물이 없는 곳인데 왜 물이 나타난 것이지?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왔나 보다 생각하고서는 위로위로 걸어올라가는데, 전혀 어딘지 모르겠다. 이즈음에 안개도 제법 사라지고 저 멀리 반대편의 길도 건물도 보이는데, 연수원 건물도, 부근의 눈에 익은 모습도 전혀 없다. 완전히 길을 잃었다.

이렇게 헤메다가는 못찾을거 같아서 그 주변에 두어채 있는 별장을 두드려서 물어보려 했는데,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나오지도 않았다. 헤엄쳐서 저 강물을 건너갈까 119로 전화를 할까? 연수원 동료에게 전화를 할까? 휴대폰은 가지고 있어서 전화는 할수 있겠는데, 내가 도대체 어디쯤에 있는지 알아야 날 구해달라고 할 거 같은데 그걸 알수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계속가보자, 한나절을 가면 뭔가 나오겠지...

 

그렇게 그렇게 길도 없는 호숫가를 따라서 계속 걸었더니, 어느 순간에 연수원 건물이 맞은편에 어렴풋이 보였다... 우와... 살았다...

 

돌아오니 8시 30분... 1시간쯤 산책하자고 나갔다가 길을 잃어서 3시간을 헤매고 다녔다. 그 작은 산에서 무슨 꼴이람... 산이라고나 할수나 있나? 나즈막한 언덕쯤인데...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니까 발걸음도 허둥거리고, 더 힘이 빠지던지...

그나마 9시 전에 들어가서 다행이었지 9시 넘었으면 사람 찾아 다닌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겠지.

 

돌아와서는 이틀동안 계속 출장을 나갔다. 오전에 잠간 앉았다가 오후에는 밖으로 나갔더니 더 정신이 없다. 한주가 어떻게 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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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3 17:59 2005/05/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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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걷기운동 하러 나갔는데,

해가 뜨면서 날씨가 너무 좋다.

좋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고, 상큼하고, 시원하고, 쾌적하고.....

나뭇닢들에게서 푸르고 싱그러운 기운이 확확 뿜어져 나오는 듯한..

하튼,

이런 날씨에 산에 가지 않으면

아마도 1년은 후회할 거 같아서

아침먹고 후다닥 집을 나섰다.

북한산으로....




북한산성 입구에 내려서 산을 올려다보니,

아이구...머리가 확 비는 듯한 느낌이다.

2주만에 온 북한산은 완전히 녹색으로 바뀐데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어찌나 상쾌하고 기분이 좋든지...

계곡으로 접어들었는데, 계곡물도 엄청나게 많다. 물소리만 들어도 그저 날듯하다.

 


 

백운대를 향하면서 대동사 아래 계곡에서 올려다본 모습이다. 위쪽의 봉우리는 염초봉인듯.

간단하게 산에 간다면서 잘 안가는 백운대로 향했다. 토욜에다 사람들이 별로 많을 거 같지 않아서 백운대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려고...

 


백운대 정상에서 본 염초봉 원효봉 모습..

 

 


노적봉과 뒤에 멀리 보이는 의상봉 능선...

 

 


눈앞에 보이는 인수봉... 바위타는 사람들도 많더라..

 

 


멀리 도봉산의 모습도 보인다.. 오봉, 만장봉...


이렇게 맑고 푸른 날에도 남쪽의 서울 하늘은 검은 머리띠(?)를 두른 채 희끄무레함을 보여주었다.

 

 


다시 대서문쪽으로 되돌아 오는게 싫어서 백운산장과 인수산장을 거쳐 도선사로 내려왔다. 인수산장부근에서 올려다 본 인수봉의 모습이다.

 

 



 

비 탓인지 바람 탓인지 봄꽃은 다 지고, 두개의 꽃을 발견했다. 조금 지나면 하얀 아카시아꽃이 온 산을 뒤덮겠지...

 

도선사까지는 내려올 만했는데, 도선사부터 그 아래 버스 타는 곳까지 계속 아스팔트길을 걸어와야 했다. 내려오는 거라 오르는 것보다 조금 나을수 있겠지만, 기나긴 아스팔트 길이 그 좋던 산행의 아름다운 기분들을 다 앗아가는 거 같았다.

도선사쪽을 안가본지 너무 오래 되어서 그 전에 이 길이 이렇게 아스팔트 길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하튼 이 길은 다시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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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7 18:59 2005/05/0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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