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의 뜻이 산 봉우리가 하얗다는 뜻이라던가요?

봉우리는 꽤 오래도록 눈을 쓰고 있어서 따뜻한 봄에도 하얀 정상이 보이죠.

마지막 눈구경을 소백산으로 가려 합니다.

이번 주말에 25일(금) 저녁(6시쯤 서울)에 출발해서 산밑에서 하룻밤 자고,

26일(토) 산에 올랐다가 돌아올 계획입니다.

'게으른 산행'이나 '먹고 노는 산행'이 산오리의 산행원칙(?)이므로

힘들거나 무리한 산행은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교통편과 숙박은 가실 분들을 고려해서 목요일쯤 정해도 될거 같구요.

아무 대책없이 떠나도 이 땅에서야 어딘들 못가겠어요?

 

'간장공장' 님은 자기가 번개를 때리면 사람들이 안온다는데,

산오리가 번개를 때린다고 해서 뭐 얼마나 달라진다고?

 

하튼 소백산에 함께 가실 분들은 덧글을 붙여 주세요!!

24일(목) 낮 12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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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2 09:32 2005/02/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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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산'(www.historymt.org) 을 따라 오대산엘 갔다.

올겨울 눈에 굶주렸는데, 다행이 며칠전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오대산에도 50센티이상의 눈이 내려서 눈구경은 실컫 하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갔다.

 

서울에서 세시간만 차를 타고 가면 딴 세상이 나온다.

강원도는, 그리고 오대산은 딴세상이었다.

'강원도의 福' 이라 생각했다.

 


아침 햇살을 받아서 눈꽃도 붉게 보였다.



정상을 조금 못미쳐 해가 떠올랐다.


 

정상 아래에 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박준성 선생님과 함께,

역사와 산의  탐스런 일꾼 김인모..

정상에서 그 추위를 무릎쓰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었지만, 맘에 드는 건 없다.

정상,,,, 비로봉...

 

산의 아침 기온이 영하 18도가 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래도 올라가는 도중에는 아랫도리가 싸늘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그러나 정상을 지나 상왕봉을 향해 산등성이를 따라 걷기 시작했을때

'이게 장난이 아니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길을 계속갈게 아니라 아예 되돌아 가서 비보봉에서 왔던길로 바로 내려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무릎, 허벅지, 엉덩이까지 빠지는데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와서 손발을 꼼짝못하게 마비시켰고, 조금 내놓은 눈 주변의 살까지 서서히 마비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모자를 두개나 눌러썼는데도 귀가 시리고 아팠다. 몇년전 태백산 갔을때 이후에 가장 추운 산행이었다.  그래도 사방의 전경이 다 들어오는 곳에 이르러 너무 멋있다고 사진을 찍으려고 디카를 꺼냈더니 작동불능이었다.

이렇게 추운날은 기계도 작동을 멈추는데, 인간들은 정말 지독하게도 이 추위속을, 눈속을 헤집고 다니다....

 

그렇게 한시간인지, 두시간인지 모르게 추운 능선을 타고 오니까 제법 비닐  썰매를 탈 곳도 있고, 햇살이 따뜻한 곳도 있다. 또 한참을 지나서 겨우 상원사로 내려오는 도로를 만났다. 도로는 완전히 눈에 덮여서 차는 커녕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웠다.

 

그 찻길에서 사람들은 눈내린날의 '강아지'와 마찬가지였다.

드러눕고, 뛰고, 기고., 빠지고, 소리지르고, 노래부르고...

그즈음에 다시 카메라는 작동을 시작했다. 조금 따뜻해 진 것이다.

 

내 얼굴은 어땠을까?

길은 이렇게 눈으로 덮였고,

 

바람따라 눈싸라기도 모래처럼 휘날려 사막의 바람무늬를 만들었다.

 

내려오다 되돌아 본 비로봉 방향... 하늘은 왜 그리도 푸르던지.

사진을 찍었는데, 얼굴은 없다...

 

일행 중 2명이 얼굴에 동상을 입었다.

한 친구는 물집이 생겼고, 한 친구는 볼이 푸르게 바뀌었다.

나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그렇게 시리고, 감감이 없더니,

집에 와서 보니 벌겋게 바뀐데다 여전히 감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비록 손발에 동상이 온다 할지라도 또 그렇게 걸어라면 가겠다고 하지 않을까?

히말라야를 오르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은(?),

그런 산행이었다...

으..........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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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0 22:09 2005/02/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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