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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심재철 서울역회군, 우릴 두번 죽였다”

5공화국 연결해서 쭉 함 봐야겠다.

 

이인영 “심재철 서울역회군, 우릴 두번 죽였다”
“개혁진영 더 깊어져야...이젠 진보까지 가야한다”
2005-06-19 12:08 신아령 (ararshin@dailyseop.com)기자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회군’에서 만일 대학생들이 학교로 발길을 돌리지 않고 군부와 맞섰다면 80년 ‘서울의 봄’은 어떻게 기록됐을까.

피비린내 나는 광주민중항쟁을 야기한 5월 17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전인 5월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비상계엄해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들은 신군부 진압군과의 유혈 사태를 우려해 자진해산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서울역 회군’을 결정한다.

당시 지도부로 시위를 주도했던 비둘기파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서울대 총학생회장)은 회군을 주장했고 매파의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대의원회 의장)은 반대를 했지만 결국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오는 길을 선택했다.

▲ 이인영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최근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 이 장면이 재현되는 한편 80년대를 뜨겁게 달군 화두인 5·18광주민중항쟁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80년 군부독재의 만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서울역 회군에 대해 “불상사가 발생해 학생들이 크게 다칠 수도 있겠다는 판단으로 회군을 결정했다”면서 최근 방영과 관련 “객관적으로 묘사됐다”고 뉴스레터를 통해 당시 활동을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1987년 6월 10일 민주화항쟁과 함께 태동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역임한 이인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역 회군을 주장했던 심재철 의원에 대해 “역사와 민중, 386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해마다 6월 10일이면 87년 6·10항쟁을 기념하며 당시 함께 했던 동지들과 술잔을 기울인다는 이 의원은 “심재철 의원은 두 번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심 의원이 당시 회군을 결정하면서 이미 한 번의 잘못을 저질렀다는 그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활동하면서 회군의 불가피성을 다시 역설하는 것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의 회군 주장을 유시민 상중위원뿐만 아니라 신계륜 의원도 만류했었다고 밝힌 그는 "386 의원들은 준엄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살고 있는 동지들, 즉 ‘386 생활인’들이 ‘386 의원’들을 엄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그는 “심 의원은 당시 외쳤던 평화와 통일로 바르게 가고 있는 건지, 또 잘하고 있는건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더 빠른 개혁 열망, 운동권 의원 정책으로 승부하라

이 의원은 지난 4월 전당대회에서 '장영달 일병 구하기'를 적극 나선 재야파 소속이다. 하지만 당내 노선 및 이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 그다.

그는 장영달 의원이 3위로 상임중앙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염동연 상중위원이 사퇴하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벌어진 당내 갈등에 대해선 "별로 관심두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때가 어느 때인데 노선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겠는가. 서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 지지도 순위에서 3위를 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결과이다. 두 차례 워크숍에서 토론한 양극화 해소에 모든 것을 집중해도 부족하다.”

이 의원이 당내 분란에 대해 말을 아끼는 주된 이유이다.

“정치역사상 처음으로 6·10항쟁 정신을 정체성으로 계승한 집권여당이 생겼다는 것은 (중요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이 의원은 현재 개혁진영에게 더 깊어질 것을 요구한다. 한 마디로 개혁을 넘어서서 진보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금배지를 단 386 의원들을 보면서 “아,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는 이 의원은 최근 벌어진 실용과 개혁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실용의 출발은 민생이었다. 따라서 실용이 개혁과 다르다고 보면 안된다. 전략이 무엇인지를 확고히 잡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개혁관이자 실용관이다.

▲ 이인영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그는 또 이 과정에서 얼마 전까지 일각에서 일었던 386 회의론 등에 대해서 일정한 선을 그을 필요를 느꼈든지 “운동권을 팔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운동권이 폄훼돼선 안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단호하게 밝혔다.

역사가 존중돼야 격조있는 나라이며 또 그만큼은 돼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장영달 상중위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일부는 물론 수구세력들은 ‘운동권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고 국민들은 더 많은, 그리고 더 빠른 개혁을 원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런 의미에서 당이 안정되려면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김근태·정동영 장관이 당에 복귀해야 한다며 “정 장관이 출마하고 김 장관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끌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정 장관이 수도권에서 승리하면 내년 지방선거의 승률이 2배~3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선까지 이 기운을 이어 가려면 두 장관이 조만간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논쟁엔 관심을 두지 않고 ‘복지국가’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는 이 의원은 정계를 떠날 때 ‘변하지 않은 정치인’ ‘많이 망가지지 않았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정치인들이 삶의 질, 교육, 복지 등 정책으로 승부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여유있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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