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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5공화국>, 5·18 최초 발포자 암시적으로 '지목'

 

 

드라마 <5공화국>, 5·18 최초 발포자 암시적으로 '지목'
"발포 정당"- "전두환 다시 심판해야" 드라마 홈피 달아올라
텍스트만보기   강성관(anti-20) 기자   
MBC 드라마 <제5공화국> 게시판이 또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18일 <제5공화국>은 지난주에 이어 5·18민주화운동 3편을 방영했다.

이날 방영분에서는 광주지역에 투입된 공수부대들이 "공수부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남도청 앞에 모여든 광주시민들에게 무차별 조준사격을 가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발포 명령자, 전두환 등 신군부로 암시

▲ <제5공화국> 18일 방송분에서는 5·18 발포 명령자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라는 점을 암시적으로 그렸다. 드라마에서 노태우·전두환으로 분한 서인석, 이덕화(오른쪽)씨.(자료사진)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특히 이날 방영분은 '발포 명령자가 누구냐', '발포 장면이 어떻게 그려질까'를 두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에 방영전부터 네티즌들은 "군 성격상 절대 명령 없이 일어날 일이 아니다", "시민군들이 무장해 발포한 것이라 정당하다"는 등 극명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이날 <제5공화국>은 발포 명령자를 긴박하게 돌아가는 계엄사령부, 불안해 하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의 움직임, 88년 국회 5공청문회 당시 장면 등을 통해 강하게 암시했다. 전체 맥락을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물론 '최종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공수부대의 집단 발포가 처음 있었던 것은 80년 5월 21일 오후 1시 전남도청 앞이다.

이날 오전 당시 도지사가 "(부대를) 12시까지 철수시키겠다"고 시민들을 설득하는 사이 공수부대원들에겐 실탄을 지급됐고, 도청 지휘관은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고 "예, 예, 네? 알겠습니다"라며 자신의 권총을 매만진다. 드라마는 발포 명령 순간을 이렇게 그려냈다.

한 시민이 운전하는 버스가 도청을 향해 돌진하자 발포 명령을 받은 지휘관이 권총으로 이 시민을 사살하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된다. 이후 애국가가 울러퍼지면서 "사격개시"라는 명령과 함께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조준 사격이 시작됐다.

이날 방영분이 끝나자 삽시간에 드라마 게시판은 뜨거워졌다. 1시간여 만에 2000여건의 글이 게재됐다. 한편에서는 "MBC가 역사를 왜곡했다"며 전두환 전 사령관을 두둔한 반면 "전두환을 다시 심판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드라마 끝난지 1시간여만에 게시판 글 2000여건... 감정적 글 늘어나

▲ 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시위 촬영장면. 이날 공수부대의 집단 발포가 처음으로 있었다.
ⓒ2005 <광주드림> 안현주
아이디 'RUY21'은 "전두환 각하와 5·18은 100% 무관하다"면서 "방금 봤는데, 전두환 각하와 휘하 장군들이 5·18에 대해서 논의하는 걸 봤는데, 이거 완전 정말 소설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GYWNQKQH'는 "3류 코미디 왜곡 하드코어 드라마 제5공화국 너무 티나게 왜곡 하네"라는 의견을 적었고, 'WORX999'는 "정치적, 역사적 편파 의도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고 있으므로 MBC와 정권측에 강력한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SMTU72UB'는 "군인들의 과잉진압 이전에 무분별한 과격시위가 문제였죠"라며 "전두환을 무조건 파렴치한으로 매도하고 예정된 시나리오였다는 식으로 모는 거나 일방적으로 5.18사태를 미화하고 시위하는 사람들을 영웅시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폭도들을 가만히 놔 두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군인들의 자위권발동 잘한 것이다, 발포는 정당한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 'CYYU27'는 "이 드라마를 볼때 마다 정말 분노가 치밀오 오른다"며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껄끄러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렇게 엄청난 짓을 벌이고도 지금 그렇게 당당한 모습을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HANGIB'는 "전두환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장군인줄 알았는데 이젠 아니다"며 시민들이 경찰서를 장악하여 총기휴대를 하자 곧바로 자기 명분을 위해서 폭도로 몰 수 있다고 좋아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소감을 밝혔다. 'SFMIRINE'는 "시민의 힘으로 뽑힌 대통령이 아니라 군대라는 무력을 동원해 실권을 잡는 게 민주주의냐?"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운거다, 그들의 뜻을 폄하하지 마라"고 적었다.

80년 당시 시민군 활동을 했고 드라마에 엑스트라로 출연한 박하성(42)씨는 "드라마에 비해 당시 상황은 더 처참했다. 제작진이 5·18의 진실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본다"면서 "전두환은 (시민들을) 빨갱이로 몰아세워 진실을 숨겼지만 드라마를 통해서 많은 국민들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발포 명령자의 경우, 검찰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이어서 제작진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인데 암시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수만 5·18유공자유족회장은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누가 어떻게 광주 학살을 자행했는지 알수 있을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2005-06-19 12:18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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