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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한나라, 곽성문 추태 보다 TK병 청산이 시급하다”

새로운 팩트 많이 배웠다

 

진중권 “한나라, 곽성문 추태 보다 TK병 청산이 시급하다”
SBS전망대 칼럼에서…“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도 TK와 관련”
2005-06-19 14:33 김유정 (actionyj@dailyseop.com)기자
“문제는 민청학련 사건 당시의 밀고자라는 의혹을 받는 곽성문 의원의 과거사도 아니고 술 마시다 맥주병을 집어던지는 곽성문 의원 개인의 고약한 술버릇도 아니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정치인과 기업인이 만나는 ‘TK(대구·경북)적 방식’이다.”

진중권 교수가 최근 ‘맥주병 파문’으로 당 홍보위원장을 사임한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과 관련,“고질적 TK병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며 한나라당과 TK의 ‘끈끈한 유착관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18일 SBS 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 ‘곽성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려 “한나라당은 대구·경북의 서민이 아니라 그 지역의 토호를 대변해 왔다”고 주장했다.

“측근들의 관리를 잘못한다고 대통령을 비난하던 박 대표는 그 비판을 값지게 하기 위해 먼저 자기 측근들부터 단속하라”고 박근혜 대표를 비판한 진 교수는 곽 의원에 대해 “술로 흥한 자 술로 망한다더니, 이번에 술 때문에 큰 사고를 쳤다”고 비꼬았다.

그는 17대 국회 활동을 분석한 경향신문의 기사를 인용, “박 대표를 대신해 술을 마셔준다는 흑기사 그룹의 일원이라 그런지 곽 의원은 지난 1년간 단 한건의 법안발의나 정책연구도 내지 않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진 교수는 곽 의원에 대한 화살을 한나라당으로 돌려 “정작 심각한 문제는 정치인과 기업인이 만나는 TK적 방식이다”고 한나라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개정을 집단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을 겨냥, 그는 “전국에서 사학비리가 가장 극심한 곳이 TK지역이라고 하는데, 사학은 지역의 유지로 정치권과 끈끈하게 결탁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TK 병’이라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대구·경북 시민들의 반응을 전하며 “최근 대구·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있다는데 이는 한나라당이 이제까지 TK의 서민이 아니라 그 지역의 토호를 대변해 왔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이 청산할 것은 곽성문 의원 개인 뿐만이 아니다”고 밝힌 그는 “지역주민이 아니라 지역토호를 대변하는 TK 병이야말로 한나라당이 치유해야할 가장 큰 질병”이라고 평가하며 글을끝맺었다.

다음은 진중권 교수가 올린 글 전문.

이번 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은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이라고 합니다. 물론 얼마 전 대구의 골프장에서 있었던 취중난동사태 때문이겠죠.

얼마 전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인 전여옥 대변인이 학벌발언으로 물의를 빚더니 이번엔 또 다른 최측근이 취중난동을 벌이는군요. 측근들 관리 잘못한다고 대통령을 비난하던 박대표, 그 비판을 값지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측근들부터 단속해야겠습니다.

곽성문 의원은 박근혜 대표를 대신해 술을 마셔준다는, 이른바 ‘흑기사’ 그룹의 일원이죠. 한 마디로 박 대표의 정치적 ‘술 상무’라 할 수 있는데, 술로 흥한 자 술로 망한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에 술 때문에 큰 사고를 치게 됐죠.

술 상무 하고 술 접대 받느라 바쁘셔서 그랬을까요? 17대 국회의 활동을 분석한 경향신문의 기사를 보니, 곽 의원은 지난 1년간 단 한 건의 법안발의나 정책연구도 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딱 하나,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섬유특별법’이 있는데, 9 월 상정을 목표로 추진되던 이 법안마저 이번 사건으로 기우뚱거리게 됐지요. 게다가 이 사건이 지역 상공인들에게 정치헌금을 짜내다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 순수성에 흠집에 생기게 됐습니다.

문제는 민청학련 사건 당시의 밀고자라는 의혹을 받는 곽 의원의 과거사도 아니고, 술 마시다 맥주병을 집어던지는 곽의원 개인의 고약한 술버릇도 아닙니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정치인과 기업인이 만나는 TK적 방식이겠지요.

전국에서 사학비리가 가장 극심한 곳이 또한 TK지역이라고 합니다. 사학들은 지역의 유지로 정치권과도 끈적끈적하게 결탁해 있는 상태지요. 한나라당에서 사학법 개정에 완강히 반대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겠지요. ‘TK 병’이라고 할까요?

최근 대구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지요. 한나라당이 이제까지 대구경북의 서민이 아니라 그 지역의 토호를 대변해 왔기 때문이겠지요. 대구경북의 시민들은 곽의원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던 기업인들에게도 곱지 않게 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한나라당이 청산할 것은 곽성문 의원 개인이 아닙니다. 그의 괴팍한 성벽 아래에 깔려있는 더 큰 질병, 지역주민이 아니라 지역토호를 대변하는 ‘TK 병’이야말로 한나라당이 치유해야 할 가장 큰 질병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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