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전여옥&크마

2010/01/25 15:02

 

 

 

 

1. 이주노동자 병원

 

 이주노동자 클리닉에 봉사활동을 하러 한달에 2번씩 가게됬다.

 

 '봉사활동' 이라는 것이 주는 이미지와 이데올로기적 함의에 대해서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남들에게 '봉사활동' 하러간다 라고 말하기가 좀 뭐하다.

 

 

 

 백수 수험생이자 구직자인 내가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착한사람

 

으로 생각하거나 혹은 한편으로는 딱히 분명히 말할수는 없겠지만

 

 사회적 룰을 지키는 한도내에서도덕을 실현하려고 하는 반듯한 고지식함과 같은

 

 인상을 살짝받을것이다.  나는 그런 시선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그런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사회적 약자가 근본적으로 자발성을 가지고 변혁을 이끌어낼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

 

 그런활동을 물론 하고 싶다.  그러나 내 상황상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소위 봉사

 

 활동이라 명명하는 활동을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이해타산적인 관계들에서 잠시

 

 벗어나서 편안하게 자기만족을 느끼고 싶어서 가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내가 일하는 지회에는 너무

 

 환자분들이 적어서 무료하고 할 일이 없다.  집중적으로 할일이 생겨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또한 환자인 이주노동자들과 잠깐만 접촉하기 때문에 연대와 소통의 교류보다

 

 는 잠깐의 의료서비스에 지나지 않는게 아닐까 싶은 아쉬움도 있다.

 

 

 일요일에도 일을 하러나간다는 나이지리아 노동자 아저씨의 검은얼굴이 그리 불행해

 

 보이지않았던것은 내가 그 사람의 표정을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그가

 

 특별히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이기 때문이었을까. 이것저것   궁금하면서도 함부로

 

 물어볼수 없는것은, 그에 대한 접근을 내가 편안히 여기는 것을 되려 그가 불쾌하게

 

여기지 않을까 싶은 소심한 우려에서 나오는 것도 있다.

 

 

 무료 의료서비스 물론 가장 중요한것으로 생각하지만, 아픈 몸은 약을 받아서 적당히 고치

 

 더라도, 한국인의 80%정도의 급료만 받으며 주말에도 연장근무를 하는 이주노동자에게

 

 노동을 하는 외의 시간을 그나마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알차게 '정착민' 같은 마음을

 

 갖게끔 여건을 마련하는것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근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여기에 나갈것이다.  부담없는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2. 크리미널 마인드

 

  크리미널 마인드에 조금씩 중독되어가고 있는거 같다. 밤에 잘때 일주일에 몇개씩 보고

 

 있는데 냉정하고 건조한느낌이면서도 너무 재밌다.

 

 

  다만 FBI들을  아프고 부족한 어린시절의 결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의롭고 인간적이며

 

 프로페셔널하게 그리며, 동시에 명석하거나 혹은 천재성을 가진 엘리트 FBI요원들을

 

미화하고있는시각이 좀 묘하게 거슬린다.  (미드이건, 우리나라드라마건, 가난한 집 출신의 

 

정의롭고 순진하고 나쁜것을 보면 참지못하고 넘어가는의사나 법조인이  좌충우돌

 

부패한 권력과 맞서싸우는 내용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조금 이전시대의 얘기라면

 

모를까,  요즘 내 세대에 나 그런 사람 단 한명도 못봤다.  

 

  아무튼 모든것에 열심히 몰두하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멋지다.

 

  특히 에런하치너 요원과 이름이 기억안나는 노련하고 늙은 팀장 너무 멋지다.

 

 

 3, 전여옥 항소심패소

 

   전여옥이 항소심에서 패소했는데 상고를 또 제기한단다.

 

   그러나 사실심은 모두 끝났으므로 사실상 이변이 없는 한 재판은 끝난것이다.

 

   

   내가 대학교 초년생 그때까지만해도 전여옥은

 

   지금처럼 대중에게 이상한 이미지로 낙인된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당하고 거침없어서, 본받고 싶은 이상향으로 여성들이 꼽는 순위의 반열에,

 

   최정상의 인기는 아니었어도, 올라있는 편이었다.

 

   물론 그때도 이 사람이 똑똑하다거나, 아니면 동의할만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냥 약간의 페미니스트적 성향을 가진 성공지향적인 386

 

  출신 언론인 정도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한때 운동했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키고 싶어하는 가치 정도는 있는

 

  노력하는 여성으로 보여서 존중하는 태도 정도는 가졌었다.  그러나 그때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때에도 이미 일본은 없다를 홀랑 통째로 베껴서 팔아

 

  먹는짓을 이미 한지 한참된 후였다.  그래서 사람이 이미지가 무서운것이다.

 

 

 

 이따금씩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지나쳐서 전여옥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그런 행동을 해서까지 일정한 자리에 오르고 싶어하는

 

것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는 그 자리에 오를만한 능력이 되지 않아서라는 얘기도

 

된다.  그래서인지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중에 정말 특출나게 뛰어난사람보다는,

 

오히려 능력은 어중간한데 자기어필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 아, 진짜 조금만 하면 되는데... 조금만 채워지면 저기에 다다를수 있을텐데...'

 

  하며 욕망에 슬그머니 굴복하고 싶은 마음,  나 역시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바이다.

 

 근데 이건 약간정도가 아니라 '완전 통째로 책전체를 베껴버려서라도'  나는 '반드시

 

 이름을 펄펄 날리고 싶다'    이런 태도 인것같은데, 나는 솔직히 내가 그렇게 권력에

 

 가까이 가본적이 없어서인지 그정도의 철면피의 마음이 썩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스스로 그런 자신을 돌아보면서 비참하지 않을까?  그러나 기회가 온다면,

 

 들키지 않을자신이 있다면, 만약 자신의 도용이 영영 드러나지 않을것이라면, 

 

 그런방법을 써서라도 인생반전의 기회를 꿈꾸고자 하는 마음을 누구라도 쉽게

 

 가질 수 있는것일까?

 

 

 결국은, 자신의 욕심만큼 자신의 능력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얘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단히 굉장히 의미있고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 이라는 자의식이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을 합리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은

 

 어느정도의 자뻑은 필요한 법인데,  참 시시때때로 헷갈리는 일이다.  어느정도의

 

 자뻑을 가져야 할지.

 

 

 

 도용당한  피고인 유재순씨의 이제까지 전여옥과의 충돌일지를 퍼왔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니 읽은 사람들은 퍼뜨려주시길 바란다.

 

  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3293&section=sc2&section2=유재순

 

 

 4.  마음약함

 

 

  가끔 난 마음이 너무 약한것 같다.

 

  새로 조직한 스터디에서 한명하고 나하고만 마음이 맞아서  둘이만 나와서

 

  하기로 했다.

 

 사실 내가 조직한 스터디이기 때문에 스터디원들에게 배신때리는 일이다.

 

 그러나 사실 시험준비라는건 자기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야하는 것이니까

 

 그리 죄책감을 가질필요는 없는것이다. 거기다가 스터디는 2월초부터 하는것으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근데 이 얘기를 전하려 스터디원 1명 (나보다 꽤 연장자) 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가

 

 이 얘기를 하자마자 화를 냈다.  사실 난  3명이나 인원이 남았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인원이 너무 많다는 얘기기 나와서 남은 3명이 더 좋은 여건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 남은 3명중에 1명도 안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결국

 

 스터디는 무산됬다.  썩 미안한 일이긴하다 사실.

 

 

 물론 장수생인 그의 입장에서 스터디가 무산되는 것을 여러번 경험했을테고

 

 신경질이 나기도 하겠지.  하지만 나도 꽤 이 생활 오래했고 비슷한 일도 겪었

 

 지만 그럴때마다 내가 노골적으로 신경질낸적이 없어서 공격적인 성향을

 

 유감없이 표출하는 그런 사람이 여전히 낯설다.

 

 

 

 

 아무튼 나는 남자들이 좀 세게나오면 별로 그럴 일이 아닌데도 나는 괜히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내가 조금도 잘못한 일이 아니면 완전 맞서싸울 자신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지나치게 팍 수그러드는 성향이있다.

 

 

 앞으로 사람들한테 많이 잘못을 저지르고 많이 뻔뻔한일에 익숙해져서 조그만 일에

 

가슴이 벌렁거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올해는 소심한 마음을 버리고 잘못을 많이

 

 저지르는 한해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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