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넷 블로그에 글 쓰는 것에 대하여

2007/02/05 01:34

은수님의 [누군가 보고 있어] 에 관련된 글.  

 

 

진보넷 블로그에 정성껏 글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  내가 봤을때는 단숨에 썼다고 할 수 없을정도로

길고 자세하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들을 담아서 공론화의 장으로서 블로그를 잘 이용하

고 있는 블로거들을 봤을때, 진보넷 블로그를 개설한 이들의 목적이 무언지는 확실하게 모르나

적어도 사적 친교의 역할 이상으로 담론을 생성해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반갑다.

 

나의 경우는,  성의 껏 글을 쓰고 내가 얘기하고 싶은 주제에 대하여 적극적인 얘기의 장을 펼칠정도로 진보넷 블로그를 잘 사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주로 조금 답답할 때 글을 올리기 때문에, 그리고 여기에 시간을 할애하는데에 압박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그냥 주절주절 그 당시에 단편적으로 생각한 것과 심리상태에 대해서 조금 쓰고 만다.  일기 이상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배설의 역할 이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블로그에 올릴만한 관심사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그에 관한 움직임을 포착해서 함께 소통하고자 하기에는 요즘에 내가 집중해야 되는 것의 성격이 그런식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솔직해진 다는 것, 어려울 것 같다. 나 역시 어느정도 이상으로는 솔직해지지 않고 자체검열을 한다.  하물며 일기에 있어서도, 어떤 특정한 상황에 있어서 내 감정의 전부를 나열하고 그 감정에 주 목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줄줄 쓰지 않는데 남들이 많이 보는 블로그에서 그렇지 않을리가 없다.  거기다 오프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블로그이지만,  또 이 바닥(?) 이 워낙 좁아서 그런지 내 쪽에서 누군지 대충 알수 있는 사람은 몇몇이 있다. ( ' 이 바닥' 을 알기만 하지, 많은 활동해 본적이 없는 데도 그렇다.)  그 사람들이 백의 하나 내 블로그를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 에라 모르겠군,  본 다 한들 뭐 어떤가'  싶으면서도 검열이 순간적으로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글이라는 것으로 조합되는 이미지에 대해서 신빙성을 어느정도 갖는 편인데, 하물며 별로 의심없이 사람에 대한 판단을 자신있게 하는 스타일의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나의 사생활에 관한 글을 보여주는 것이 탐탁치않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주구장창  연애사에 관한 얘기만을 블로그에 올린 것을 보고서 ' 아 이 사람은 생각만큼 진지하지 않고 감정적이군'   ' 슬픔에 오랫동안 매달리다니 나약한 데가 있군'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이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어차피 오랫동안 보고 지내는 사이라면,  또 나의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을테니 나에 대한 단편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않다면, 그 외의 사람들의 나에 대한 평가는 썩 중요하지는 않다.

 또 내가 행동의 제약이 많은 그런 대외적인 일을 하게 될 성향은 아니다. 그러므로 블로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관계속에서, 집단속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어차피 내가 절실하게 얘

기할때 들을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외의 만남들에 대해서는 가볍거나 혹은 담백하고 싶다.   (사실 오프라인에서 아는 이들은 두명정도 빼고 내 블로그를 전혀 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면도 있다.  그렇기때문에 고충이있는 블로거들을 이해한다.)

 

 

 사실은 스스로 검열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렇다 하게 쓸 얘기가 점점 없어지는 바보가 되는게 본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꾸준히 이 블로그를 사수하려고 한다.  여기가 이제까지 다녀본 중에 제일 나은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저  생각을, 살아가는 모습을 상세하게 적는 블로거들의 글을 읽을때 기분이 좋아지는 때가 있다.  아 저렇게 살 수도 있군! 이라고 주목하게 되기도 한다.  그 삶의 방식이 내가 오프라인의 생활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모습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내게 '상당히' 중요하다. ----> (요즘은 이게 블로그가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있다. )또 생각의 면에 있어서 자극 받는 것도 있다. (최근에도 어렴풋하게 그런것들이 몇몇 있었다.) 또 앞으로 시간이 많이 지나면 블로그가 내게 어떤 가능성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직은 내게 블로그는 여기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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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담론과 맥락은 변하고 있는가?

    Tracked from 2007/02/05 03:59 del.

    인터넷이란?   익명의 대중이 소통한 기록.참여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구조.한 개인이 이슈와 관심사에 몰두하고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   +   검색을 통하여?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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