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짝에도 쓸모있는 ㅁ이

마음이 울쩍할 때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그런 마음이 없지 않으나 내가 진짜 고통스러워하는 것에 대해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 고통을 왜 덜고 혼자 편해져야 하는 걸까 그런저런 생각들이 있고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다. 이럴 때 ㅁ이에게 말하면 ㅁ이는 잘 듣지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오히려 진지하게, 목숨을 같이 짜내서 고민해 주지 않으니까, 어떨 때는 건성건성 어떨 때는 내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이기적인 관점에서 ㅋㅋㅋㅋ 자기 관점을 제시하는데, 이 새낀 뭐 날 이렇게 이해를 못해...하면서도 나랑 전혀 다른 결이 위안이 된다. 그것도 있고 듣지도 않고 말해도 이해도 못해서 말도 안 할 때가 더 많은데< 그럴 때도 옆에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가 날 지원해준다는 게 오히려 내가 어떤 짓거리를 해도 무조건적인 내 편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그 부분이 위안이 된다.

 

워낙 자존감 강하게 자라나서 타인의 공격도 무관심도 아무렇지 않게 튕겨내 왔는데 세월호 작업을 하면서는 정말 힘들었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서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걸로 위로받고 싶지도 않고 내밀한 마음을 누구와 공유하고 싶지도 않다. 응원받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얘기할 수 없었다. 그럴 때 너 왜 우냐, 너 왜 그러냐? 이러면서 정말 이해도 못 하고 관심도 없는 종자가 ㅋㅋㅋㅋ 옆에 떡 하니 '있다'는 게 그냥 그게 너무 좋다.

 

여담으로 진보넷에서는 상근자끼리 출근하거나 마주쳐도 인사를 잘 안 하는데 난 그게 너무 좋다...< 매일 보는데 매일 인사하는 거 귀찮지러. 그리고 선물이라는 것을 생각해 봤는데 앞의 이야기랑 아무 상관 없지만...< 내가 이미 쓸모없다고 기각한 걸 선물로 받으면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고맙기는 커녕 선물받은 거라 버릴 수도 없고... ㅠㅠ 상대를 아무리 생각해서 한 선물이어도... 그게 마음이 고마운가? 내 생각을 제대로 안 했으니까 그걸 선물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난 고맙지가 않다. 다행히 최근에 선물받은 게 없기 때문에 ㅋㅋㅋㅋ 누굴 겨냥하는 건 아니고 그냥 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는 생일도 남한테 절대 얘기 안 하는데< 그건 내가 태어난 것 자체가 딱히 축하할 일도 축하받을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당연히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기분 좋고 그런 건 있는데 문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 생각을 하는 내가 나쁜 건가? 혹은 쓸모없어도 응당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고맙지 않아도 고마운 척 해야 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몰라. 뭐 예를 들어 내가 만화를 좋아한다니까 내가 싫어하는 만화를 선물한다던가... ㅋㅋㅋㅋ 그럼 어떻게 해야 돼지 =ㅅ=;;

 

신랑새끼의 다정한 무관심이 힘이 된다. 힘이라기보다 옆에 있는 게 참 좋다 옆에 있기만 해도 그냥 존재 자체가 그냥...< ㅋㅋㅋㅋ 마음이 뜨수하게 차오르고 참 좋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되냐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