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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본 영화들

짧게라도 적어놔야지 어휴 난 영화팬도 뭣도 아니지만 -ㅅ- 그냥 평범한 나부랭이지만 그래도 적으란 말이드아 너무 슬퍼 인정하고 싶지 않아 영화는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야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고서야 이럴 순 없어 이렇게 보지도 않고 생각도 안 하고 알던 것도 다 잊고 ㅠㅠㅠ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규 그래도 적는 거시다 모두 다 잊기 전에... -_-

 

데지레 Desirée, 1954

 

티비 틀다 우연히 봤다. 데지레라는 조그마하고 예쁜 여성은 나폴레옹의 약혼녀였는데 야심가 나폴레옹이 정치적 결혼을 선택하며 버림받고, 나폴레옹이랑 당시 친하고 나중에 현 스웨덴 왕가의 시조가 되는 남자(이름 까먹음;)의 구애를 받아 결혼한다. 그러고나서도 나폴레옹은 데지레를 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뭔가 암튼 마음을 계속 써주고 있고 볼 때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데지레 남편을 쳐죽일 일이 있었는데도 데지레 쉴드로 몇 번이나 걍 넘어갔다고 그러네. 궁금하면 엔하위키를 보시긔<

 

엔하에 따르면 데지레랑 나중에 결국 바람을 피웠다는데 영화에는 그저 데지레가 꼿꼿하게만 나온다. 재미가 있지도 없지도 않고; 말론 브란도가 나폴레옹으로 나오고, 우리 ㅁ이가 나폴레옹 빠돌인데 내가 나폴레옹 넘 몰라서 궁금해서 함 끝까지 봤다. 좋았던 장면은 ㅋㅋㅋ< 나폴레옹이 황제에 오르니까 여동생들이 자기들 공주 시켜달라고 존나 쪼른다. 존나 너네같은 것들 단지 내 동생이라서 니 남편놈들한테 이것저것 직위 줬는데 뭐 공주까지 시켜달라고 난리야 니들 줄 땅이 어딨어, 나폴레옹이 대놓고 싫어하는데 조세핀의 설득으로 그냥 공주 시켜주자고 해서 짜증이 나가지구 공주를 시켜주는데, 그 기사 임명(?)할 때 원래 때렸다매, 그것처럼 공주들 대가리를 성의 없이 툭, 툭 치면서 공주로 임명(-_-이 아니고 뭐지)시켜준다 ㅋㅋㅋㅋ 졸라 웃겼음<

 

킹덤 오브 헤븐, 2005

 

이것도 티비 틀다가 하길래 ㅁ이랑 봤음 맨첨부터 본 건 아니고, 원래 영화 처음부터 아니면 안 보는데 이런 영화 처음부터 안 보면 어떰?ㅋ 그래서 봄< 예루살렘 왕국을 십자군이 점령했을 당시, 예루살렘을 지배하던 왕은 나병환자였는데, 그가 죽으면서 여동생의 전쟁광 남편이 통치하게 되고 안 싸워도 되는데 무리하게 싸우고 완전 그놈만 개새끼고...< 그 여동생은 올란도 블룸과 바람이 났고...< 그 전쟁광 남편이자 왕은 무리하게 쌀라흣딘이랑 싸우다 쳐발리고, 여차저차 모두 버리고 간 예루살렘성을 올란도 블룸이 성안의 사람들을 규합해 존나 영웅적으로 싸우지만 너무 수적으로도 열세고 해서 지지만 그래도 올란도 블룸이 당당한 남자기에 적이지만 쌀라흣딘이 인정해 줘서 성안의 사람들이 다 피난을 간다는... 뭐 어쩌라구 이런 걸 요약하고 있어

 

아 이걸 왜 봤냐면!!! 그 여동생 공주님이 에바 그린이었다. [몽상가들] 본 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지목하는 그 여자였다 이름도 몰라서 검색해 봤음; 눈가가 진하게 말론 브란도 닮지 않음? 너무 예쁨 너무 섹시해서 아 저 여자 누구야 왤케 예뻐 하고 검색하니까 그 여자 -ㅁ- 아 넘 예쁨 미촤버리겠음 그래서 봤닼ㅋㅋ 그래서 검색해보니 여기 나온 남자 배우가 올란도 블룸이라지 않음?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2천년대 들어서 헐리우드 배우를 잘 몰라서 처음 봤는데 뭐 저렇게 잘 생기긴 잘 생겼는데 아무 감흥없는 얼굴이 인기가 많지.. 잘 이해가 안 갔음. 암튼 뭐 이런 영화.. 재미 있지도 없지도 않은 그냥 그런 영환데 신랑이랑 농담 따먹기 하면서 대충 보기에 적절한 영화였다. 난 영화 볼 때 대화하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신랑은 그런 걸 좋아함. 집중해서 보는 게 아니고 '같이' 보는 걸 좋아한다. 뙇 그 용도로 적절했음

 

쌀라흣딘(쌀라딘)은 양키놈들이 엄청 좋아한다던데, 신사적이라고. 개똥같은.. 암튼< 놀랍게도 쌀라흣딘은 쿠르드족이었다, 아랍인이 아니야! 그것도 검색해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한국에 유학중인 팔레스타인 친구도, 난 그냥 당연히 아랍인인 줄 알았는데, 아빠 쪽 조상이 쌀라흣딘이라는 거다-ㅁ-!! 넘 놀라움 ㅎㅎ 조상이 쌀라흣딘이라니 왠지 엄빠가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에 맞먹게 느껴졌다;

 

영화는 실제 역사랑은 다르다는데, 영화는 괜히 올란도 블룸을 영웅으로 그리느라고 그랬다. 아직도 이런 영화가 나온단 말야? 이게 뭐야 대단히 거지같을 것도 없고 그냥 이게 뭐야 ㅋㅋㅋㅋ 그러면서 볼 수 있음<

 

라이프 오브 브라이언 Life Of Brian, 1979

 

이거야말로 뭐얔ㅋㅋㅋㅋㅋㅋㅋ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겨서 기절할 뻔 함 ㅋㅋㅋㅋ ㅁ이가 다짜고짜 영화를 틀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오프닝 노래가 대박이다 가사가 막 브라이언이라는 소년이 있었는데 그는 자라서 청년 브라이언이 되었다고 그럼ㅋㅋㅋㅋ 이렇게 쓰면 안 웃김 ㄱ-;;;; 노래를 들어야 웃김

 

그에겐 팔과 다리와 머리가 있댘ㅋㅋㅋㅋ 아옼ㅋㅋㅋㅋ 오프닝부터 웃겨서 죽을 뻔 함 결말은 엄청나게 시시한데 전반적으로 내내 재밌었다. 특히 미촤버릴 것 같은 게 ㅋㅋㅋㅋ 아 배경이 예수탄생시절이다. 브라이언도 예수랑 같은 시기에 태어났음ㅋㅋㅋㅋ 그래가지고 아옼ㅋㅋ 나중에 예수가 연설하는 걸 들으러갔는데 화면이 줌아웃되면서, 카메라가 예수로부터 멀어지면서 뒤로 갈수록 예수 목소리가 비례해서 작아짐 그리고 멀리 멀리 얘기 들으러 온 사람들한텐 거의 안 들림ㅋㅋㅋㅋ 아 이것도 봐야지 웃긴데... -ㅅ-;;;

 

젤 웃긴 게, 로마 점령에 맞서 싸우는 유대인 조직이 여러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에 브라이언이 들어간다.  맞서 싸우는 조직이라는 것들이 이름이 거의 다 비슷비슷한데, 뭐 그런 거 있잖아 유대민족전선이랑 유대민족해방전선의 차이같은 거 ㅋㅋㅋ 그렇게 비슷한 조직끼리 서로를 로마군보다 더 싫어한다 ㅋㅋㅋㅋ 개웃김< 나도 운동권에 몸 담고 있기에 실제로 그렇다는 걸 잘 알고 있음<

 

브라이언이 선지자로 찍히고 난 뒤부터는 텐션도 떨어지고 개그도 많이 약해지지만 재밌었음. 출연하고 제작한 자들이 유명한 코메디 집단이라고 함.

 

28일 후... 28 Days Later..., 2002

 

이것도 어째 ㅁ이랑 티비를 막 틀다가 티비에서 어떤 좀비 영화가 하는데 끝물인 거라, 봤는데 저게 뭐야 거지같다고 어쩌고 저쩌고 그랬더니 좀비 영화에 관심이 있느냐,며 마치 전도하듯이 ㅁ이가 이 영화를 틀어줌. 영화를 보면서 어 이거 질감이 완전 낯이 익은데.. 했더니만 고등학교 때 미쳐서 20번도 넘게 본 [트레인 스포팅]의 데니 보일 감독작이었다. 우와 트레인 스포팅 그렇게 미친듯이 봤는데 유안 맥그리거 말고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 -ㅁ- 이 영화 괜찮았다 그 낯익은 질감이라는 게 영화 색조도 그렇지만 뭔가 그 미친 것같은 환상적인 게 음악이랑 현실이랑 적절히 현실감 있게 섞이면서 마치 약하는 것 같은 느낌이 되게 하는... 뭐 그런 게 있던데;

 

기절해 있다 깨어나니 도시가 텅텅 비어버렸다는 설정은 어디서 봤는지 기억 안 나도 뭐 흔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도시를 유랑하는 걸 참 잘 찍었다 초반부터 말이다. 그 환상적인 분위기를 뭐라고 해야 돼?? 모르겠다-_- 그 환상적인 느낌을 참 잘 유지하던데, 그래서 마지막에 비행기 기다리고 그런 게 좀 생뚱맞을 수도 있는데, 갑자기 뭔가 희망적인 영화로 끝나면 이상하잖아, 그런데 그것도 잘 섞어놨다. 몰라 아무것도 몰라 난 죽어야 돼 ㅠㅠㅠㅠ 암튼 재밌었는데< 후속작은 별로 안 땡긴다. 안 봐야긔

 

참 대니 보일 영화 트레인 스포팅 이후 처음 보는 줄 알고 감회에 젖었었는데 슬램독 밀리어네언가? 그것도 봤었네 엄청 재미없었는데... -_-;; 그런 영화를 만들다니...<

 

황금시대 黃金時代, 2014

 

허안화 감독 영화 처음 봤다. 탕웨이님이 나오시고 무연이 본다길래 영상자료원에서 같이 봤는데 런니타임이 꽤 긴데 딱히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재밌어도 시간 길면 좀 아아... 약간 싫어지는데; 막 리듬감이 느껴지는 구성도 아닌데도 괜찮았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 뭐 뭐지... 싶었다. 영화를 일단 재밌게 보긴 했는데 명작같지도 않고. 근데 여성은 진짜 잘 그린 것 같다, 정말 이렇게 여자를 대상화하지 않을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꼭 여성 감독이어서는 아닐 것 같구, 할튼 그것만으로도 훌륭하신 분이었다. 샤오 홍이라는 1930년대에 미친듯이 글을 썼다는 작가의 삶을 그의 작품을 적절히 인용하며.. 그 인생역정을 막 사람을 감정적으로 휘두르려 하지 않고 담담하게 잘 보여줬다.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샤오 홍이란 사람은 내가 아는 김하운이랑 너무 비슷해서 흥미로웠다. 샤오 홍의 책이 몇 권 번역돼 있던데 2월 중에는 읽어봐야지. 인용됐던 글들이, 정말 꽤 괜찮았다, 나는 이렇게 영화에서 인용되는 문장들에는 또 이상하게 아무 감흥을 못 느끼는데 -ㅁ- 샤오홍의 문장에 감흥을 느낌< 내가 당시 중국 역사를 너무 몰라서 영화에서 놓친 것도 엄청 많은데(인터가 하나 알아들었음-_-) 샤오 홍 책도 읽고 중국 역사책도 읽고 그래야지

 

한나와 그 자매들 Hanna and Her Sisters, 1985

 

ㅋㅋㅋ 생각만 해도 웃김 비행기 안에서 봤는데 우디 앨런 영화는 실망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나는. 그리고 거의 항상 놀란다 아 영화가 이럴 수도 있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 이들이 나레이션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카메라가 스튜디오랑 거리를 넘나든다. 그리고 그 유머는... 정말 미칠 것 같음 ㅋㅋ 우디 앨런 너무 좋아...< 너무 좋아하는데 대사 하나 외우는 게 없으니 안 되겠다. 올해 언젠가 우디 앨런 주간을 만들어서 영화 대사 좀 외워야지

 

귀향 Coming Home, 1978

 

이것도 비행기...< 출장 갔다 돌아오는 길에 기절해서 자다가 밥 나와서 굳이 일어나서 먹음 ㅋㅋㅋ 그러면서 괜히 영화를 잠깐 틀어봤는데, 틀자마자 잘려고 그랬는데, 인트로가 강렬해서 눈이 실제로 번쩍 떠졌다. 그런데 안타깝게 한국에 도착하면서 아 30분 남은 걸 못 보고 내렸다ㅠㅠ 10분 남은 줄 잘못 알고 아오 비행기 연착해라 그러다가 내렸음-_- 암튼 유투브에 있어서 뒷부분도 잘 봤다. 유투브에 왜 영화를 잘게 조각내서 올리는 걸까 이상했는데 통째로 올리면 더 짤리기가 쉬운 건가? 어차피 검색되는데. 여튼 이번에 조각나 있어서 필요한 부분부터 잘 볼 수 있었음. 

 

베트남 침공 전쟁으로 부상을 입고 돌아온 군인들이 병원에서 당구치면서 베트남에 다시 가겠냐는 얘기를 나누다가 누가 간다니까, 한 사람이 굉장히 냉정하게 그렇게 합리화하지 않으면, 자기가 거기서 저지른 짓거리를 합리화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하는데 진짜 냉정하게 얘기하는데 자세한 걸 다음에 써야겠다; 이러면 안 쓸 확률이 더 높지만 일단 일해야 돼 생각보다 이까잇거 쓰는데 시간 오래 걸렸어 ㅠㅠ 게다가 검색해보니 줄거리도 잘못 써있다 내가 틀리지 않은 줄거리를 쓰겠다< 그리고 다른 쟁점이 또 있어서 따로 쓰겠음

 

오마르 Omar

 

이것도 따로 써야 됨;; 곧 개봉합니다!!! 잘 생긴 오마르!!!!!! 이 남자 최고의 남자 내 남자< 오마르 다음주 목요일에 개봉함 어제 시사회로 봄 조만간 쓰겠음 이건 의무적으로 쓰기로 했기 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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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도시City of Borders, 2010

얼마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퀴어들이 만나는 공간, 예루살렘의 '슈샨'이라는 게이바를 중심으로 이-팔 몇몇 퀴어들의 삶을 찍은 다큐 [성스러운 도시] 상영회가 있었다. 주요인물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유대인 레즈비언 커플, 서안지구 불법 정착촌에 사는 유대인 게이, 서안지구에 살다 미국으로 이주하는 팔레스타인 최초의 드랙퀸, 예루살렘에서 시의원을 지낸 슈산 사장 등 다섯 명이었다. 나는 영화감독이 '슈샨'이라는 바를, 이-팔의 다양한 퀴어들이 민족과 분쟁을 뛰어넘어 퀴어로서 화합하는 해방구로 오인하고 영화를 찍었는데 막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내용을 살펴보니 딱히 해방구도 아닌지라 공정한 체 이-팔 퀴어들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수준에서 어정쩡하게 영화를 마무리했다고 보았다. 슈샨이 해방구가 아니라는 것은 영화 스스로 입증했다. 같은 공간에서 팔레스타인 퀴어들이랑 논다고 해서 식민자로서의 정치가 후퇴하는 건 아니라는 걸 불법 정착민이 인터뷰와 행동을 통해 드러낸다. 소소하게는 어깨에 총을 메고 클럽에서 춤 출 수 있는 건 오직 유대인 뿐이라는 것, 슈샨에서 발언하는 팔레스타인인은 영어를 써야 하지만 슈샨이 문을 닫을 때 고별사는 히브리어로만 이뤄졌다는 데서도 슈샨이 다른 이스라엘 사회보다 덜 억압적이더라도 여전히 점령 문제와 무관하지 않음이 드러난다.

 

헌법상 권리라는 것을 배운 뒤 권리를 분절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자유권이라는 게 있고 평등권이라는 게 있다. 양심의 자유가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다.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지만 접근권은 침해하지 않는 게 있다. 권리는 여집합 관계일 수 있다.

위키에 있는 적절한 그림을 가져옴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 레즈비언 커플 사미라와 라빗의 대화 중 이런 게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중동지역에서 동성애자가 군대에 갈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냐며 "민주주의 국가"임을 자랑한다. 유대인 라빗은 뭐 그건 팩트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게 그래서 뭐 어떻다는 게 아니고 그건 그냥 팩트라고. 사미라는 순간 말문이 막힐 만큼 황당해하며 중동에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이스라엘 내 아랍 시민으로 나에겐 한 번도 표현의 자유가 있었던 적이 없다고. 하지만 라빗은 적당히 웃어넘기며 누가 널 말 못 하게 하냐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 한다.

 

가자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에 함께 가는 길에 사미라가 이스라엘 거리에서, 아랍어로 이스라엘을 규탄할 때, 라빗은 마치 공중질서를 생각하는양 집회장에 가서 얘기하라고 말한다. 사미라가 목소리를 높이자 라빗은 매우 곤란해하는데, 이스라엘 공공장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아랍어로 얘기할 수가 없다고, 그러면 유대인들이 테러범인양 쳐다본다는 인터뷰를 읽었던 게 떠올랐다. 누가 널 말 못 하게 하니. 누가 널 소리치지 못 하게 하니. 영화화된 자신의 행동들을 보고 라빗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리가 법정에서 권리를 분절적으로 다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민주주의를 숫자로 환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삶에서 그래도 유대인 동성애자는 군대에는 갈 수 있어 제대하지 않을 경우 입을 불이익을 피할 수 있으니 법적 제도적 아랍인에 대한 인종차별 시스템이 있는 이스라엘도 이런 면에선 민주국가이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 잡채 자체가 쉰 게 아니고 당면과 시금치만 쉬었고 당근과 양파는 쉬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만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리다. 그런 잡채 너나 쳐먹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영화에서 다루지 않는 팔레스타인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가 여기서 얻은 유일한 교훈은 해방이라는 것은 절대 분절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거다(전략상 단계적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지만). GV 때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아서 아쉬운데.. 나는 점령 문제를 사회의 여러 억압 중 하나로 다루는 게 옳지 않다고, 점령을 차원이 다른 억압이라고 얘기했다. 점령이 다른 억압과 차원이 다르다는 건 비교급으로 퀴어 탄압보다는 점령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팔레스타인 퀴어가 받는 사회적 탄압은 영화에서 보여주듯 이스라엘에도 있고, 서구 사회에도, 한국에도 있지만 팔레스타인 퀴어가 사는 점령 현실은 다른 데에 없다. 이 얘기 하긴 했었지만... =ㅅ=;;

 

이스라엘 퀴어도 이스라엘 사회에서 차별받고, 팔레스타인 퀴어도 팔레스타인 사회에서 차별받는다. 그래도 이스라엘에는 텔아비브라는 게이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동네가 있으니 그나마 좀 괜찮다? 이런 얘기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이스라엘의 핑크워시-팔레스타인은 퀴어들을 미개하리만큼 탄압하고, 이스라엘은 민주국가라 퀴어에게 자유가 보장된다는 이스라엘의 게이 PR 캠페인-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억압받는 자들끼리 연대? 이-팔 퀴어는 절대로 똑같이 억압받는 자들이 될 수 없다. 개개인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이스라엘의 유대인으로 산다는 건 점령자로 산다는 게 될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유대인이 군대에 가서 점령군의 일부로 기능을 해 본다. 점령이 가져다준 수자원을 펑펑 쓰고, 점령이 파괴한 팔레스타인 집터에 집을 짓는다. 셀 수 없이 나열할 수 있다. 피점령자로 산다는 건 뭔가. 불도저를 이끈 군인들이 새벽에 쳐들어와 우리집을 15분만에 부술 수 있고, 그 부순 비용을 내가 내야 하고, 잔해물 치우는 비용도 내가 내야 한다. 밤에는 잠자다 가택 수색중이라는 군인들한테 끌려가 기약없이 재판도 없이 몇 년간 수감된다. 코앞에 생긴 장벽때문에 5분 거리를 30분간 돌아가야 하고, 슈퍼에 갈 때마다 검문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살해당해야 한다. 셀 수 없이, 셀 수 없이 많다. 점령자와 피점령자의 연대가 왜 기만적인 수사가 될 수밖에 없는지

 

어차피 연대가 불가능함이 영화에서 끊임없이 드러나지만. 식탁에서, 불법 정착촌에서, 게이바에서, 집회 장소에서. 하지만 연대가능성을 봉쇄하고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다만 특정한 억압을 매개로 다른 상황을 다 지우고 연대가능성을 제시하다 말아버리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말은 나중에 추가하겠음 추석이라 나가야돼 -ㅅ-

 

영화가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사미라 사라야씨한테 포커스를 맞춰 그를 찍었으면 훨씬 이백배 좋았을 것 같다. 아쉬웠다. 그가 한 얘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어느날 술을 마시고 라빗과 섹스를 하는데 갑자기 점령과 섹스하는 것 같았다고. 내가 그렇게 느끼니 걸 라빗도 분명 느꼈다고. 라빗은 점령이 아닌데, 오히려 내가 사랑하는 여잔데, 그런데. 그래서 둘이 같이 울었다고. 아 정말... ㅠㅠ 다음에 더 얘기할 기회가 있으으리. 이 분 뭐하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작년에 팔레스타인 힙합 그룹 DAM의 랩퍼랑 같이 랩한 게 있넼ㅋㅋㅋ 귀여우심

 

 

읽을꺼리<

  • BDS를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퀴어들은 전세계 퀴어 단체, 조직, 개인들에게 인종차별국가 이스라엘의 보이콧을 요청합니다. http://pal.or.kr/xe/300642
  • Israel, Palestine, and Queers http://mrzine.monthlyreview.org/2009/mr2804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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