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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9/09
    늙는 것(8)
    뎡야핑

커피 앤 요가

  • 등록일
    2011/09/19 13:20
  • 수정일
    2011/09/19 13:20
  • 분류
    우울한일기

생활의 정리를 위해 첫번째로 요가를 시작했다. 원래 요가를 좋아하는데 게을러서 안 했다. 요가 어플을 다운받아서 정해진 시간만큼씩(총20분) 하면 된다. 밤에 자기 전에 20분. 예전에 해봤고 책도 봤기 때문에 왠만한 자세는 다 알 줄 알았는데 그 무료어플에 소개된 20개도 안 되는 동작 중에도 난생 처음 보는 동작이 있다. 이런 게 너무 좋다 내 몸에 이런 부분이 있었구나 고통을 통해 알게 된다.

 

몸이 유연했는데, 지금은 너무 굳어서, 어깨도 딱딱하고 매일 잠을 잘 못 자고. 고작 이틀 했다고 잠을 더 잘 자는 건 아니다. 일부러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아 검색해봤다. "잠이 오는 방법" 몰랐던 얘기는 없다. 이게 뭐냐 하고 밀린 웹툰 <패션왕>을 다 보니 잠이 스륵 왔다.

 

잠을 어떤 때는 조금 자고 어떤 때는 너무 많이 자긴 하는데 푹 자진 못 하고.. 오늘 아침도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눈꺼풀이 무거워서 일찍 일어나지 못 했다. 매일 아침 머리랑 어깨가 푹 암흑에 빠진 것처럼 건져내기가 힘들다.

 

얼마 전 만난 무연은 나에게 조금 더 무리해야 하는 건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맞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니까 새삼 부끄러웠다. 뭔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많은 것은 많은데 정리가 안 돼서. 내 역량 이상의 일을 감당하려고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항상 내가 좀더 잘 하면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언제나처럼 나는 무연에게도 마구 푸념을 해댔는데. 잠깐 별개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푸념을 왕 많이 할까? 더 힘들고 덜 힘들고의 차이가 아닌 것은 분명한데. 나는 그냥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ㄱ- 고 생각하고 있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 있나? 그러니까 다른 방식으로 어리광 부리는 거지? 뭐 모든 사람한테 나 힘들어 징징징대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나한테 징징대지 않는 사람들도 다른 가까운 이에게 징징대고 있지 않을까? 왜냐면 징징대지 않는 나의 삶이랑 상상할 수조차 없어 ㄱ-;;;; 내 애인도 징징대지 않기는 하지만-_- 왜 안 징징대냐고 왜애 마음속으로 혼자 징징징징?

 

너무 길어졌다. 암튼 무연에게 말한 건 최근 내가 집중하고 있는 4대 영역이 진보넷, 팔레스타인, 연애, 만화이다. 나머지는 아무것도 못 하고 그나마 이것만 하고 있다. 였다. 그런데 각 영역에서도 항상 정신 없고 미안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고 사는지..ㅜㅜㅜㅜㅜㅜㅜㅜ 좀더 집중해서 잘라내고 정리하고 이런 작업이 필요한데, 그냥 일의 차원이 아니라 인생 자체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일피일 미루고, 언젠가 더는 미룰 수 없다 싶을 때 해치우고, 하지만 그러는 동안 새로운 일이 새로 밀리고 있고. 항상 이렇다. 뭔가 하다가 앗 뭐 안 했지 빨랑 해야지 이러고 따른 일 마아아악 하다가 앗 하고 돌렸다가 그러다가 아 저번에 그거 완성 안 했찌! 하고 막 그거 하다가.... ㄱ-;;;;

 

삶 자체를 재조직..... 아 확 그냥 영어 공부하러 외국에 나가버리고 싶다ㅜㅜㅜㅜ 영어 때문에도 항상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데. 어느 날은 말을 곧잘 하는데 어느날은 버벅버벅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어학연수 가고 싶은데 그것도 내 시간에 있어 시간 낭비인 것 같고. 지금도 영어를 할 일은 충분히 잔뜩 널려 있지 말이다..

 

영국문화원 어학 프로그램이 좋다고 해서 알아봤더니 너무 비싸다 나로선 감당이 안 되는 액수이다. 가까운 대학교 어학당이나 알아볼까...

 

아 근데 왜 첨에 쓰려던 글이랑 아예 상관없는 걸 쓰고 있어. 제목대로... 암튼 삶을 재조직하기 위해 커피도 끊기로 했는데, 막상 맛있는 오뎅라면을 사먹고 나오니까 커피가 마구 땡기는 거라. 그런데 나는 어떻게 끊기로 하고 바로 끊어 유예 기간이 필요해 ㅇㅇ 이 지랄을 떨면서 나 자신에게 변명을 해대면서 그렇다면 무설탕 커피를 마셔대며 천천히 끊어보자..!! 하고 편의점에 들어가니 무설탕 커피 한 개도 없어 -ㅁ-!! 세상에 이런 편의점이... 할 수 없이 프림 없는 커피부터 시작하기로....;; 커피온바바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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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 것

  • 등록일
    2010/09/09 02:31
  • 수정일
    2010/09/09 02:31
  • 분류
    우울한일기

어느날 엄마도, 삼촌도, 외할머니도 모두가 한때는 아기였으며 어른인 채 태어난 게 아니란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살아 있다< 누구도 처음부터 어른은 아니야. 어른이 되었다고 아기 시절과 단절적인 것도 아니야.

 

우리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할머니는 내가 0대 때도 할머니였고 10대 20대에도 계속 할머니라는 게 너무 슬펐다. 너무 일찍 할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로 생각하면 특별히 이른 것도 아니다.

 

외할머니와는 어릴 때부터 살아서 친했는데 어느날부터 할머니는 입맛도 없어지고 그저 늙은이로서 나에게 약한 모습만 보여주게 됐다. 어릴 때는 나에게 약했어도 약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뭔가 관계가 약자와 강자의 관계가 되어서 나는 지랄 떨고 할머니는 응응 받아주는... 할튼 이 얘기 할라는 게 아니고, 할머니는 같은 시기의 다른 여자들처럼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살았고... 예전에 안경 할머니의 자식이 미국인지 부산인지 떠나는 바람에 안경 할머니와 강제로 헤어져야 했을 때는 노인의 거주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바가 있긴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 나는 낭만적인 상상을 전제하고 있었아. 낭만적이라... 그냥 현실을 몰랐다고.

 

친할머니랑 살게 된 이후로 여러가지로 놀란 건, 어떤 부당한 것을 시정할 때... 그 부당함을 겪는 당사자가 결코 아름다운 상황은 아니라는 거... 뭐래 뭐라고 말해야 해????

 

암튼 굉장히... 뭐라고 쓸 수도 없다. 프라이버시라서. 그냥 노인 문제에는 내가 전혀 알 수 없었던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고 어느 한 부분도 낭만적으로 생각해선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뭐라고 해야 돼??? 몰라ㅜㅜㅜㅜ

 

예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했던 얘기를 무한 반복하는 것...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다. 하루에 몇 번 마주치지도 않는데 어느 하루 빠짐없이 똑같은 얘기 뿐이라면. 그리고 어느날 함께 있는 시간에, 지난 번에 함께 있었던 때 이미 수십 차례 했던 얘기를 똑같이 반복한다면. 진짜 짜증이 난다. 하루에도 그냥. 할머니가 말 거는 것만으로 화가 치민다. 올초부터 같이 지내면서 집에 같이 있는 대부분의 날들에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말을 하는 할머니가 너무 짜증난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나보다 더 많이 겪어야 하며, 그래서 더 많이 화나고 그래서 더 많이 할머니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어떤 가족을 보면 더 화가 치민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나에게 너무 스트레스고 내가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겪을 줄은 생각도 못해서 너무 더 스트레스다<

 

할머니는 너무 부지런하셔서, 하지 말라고 해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시는데, 할머니는 세제를 안 쓰고, 설거지를 하면 안 하는 것보다 지저분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설거지를 하면 지저분하다는 얘긴 할머니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거다. 그래서 모두 돌려서 말하며 하지 마시라고 하고 짜증도 내는데 밥먹자마자 설거지가 안 되는 상황이 할머니에겐 이해가 안 가는 거 같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무리 아파도 손걸레로 마루를  매일매일 훔쳐야 직성이 풀리시는데, 그 손에 힘이 없어서 걸레는 오히려 더럽고, 그렇지만 누구도 그 걸레를 항상 깨끗이 해놓을 만큼 부지런하지 않고 그렇게 하래도 그러고 싶지도 않고.. 가끔 밥먹을 때 내 다리 아래로 머리를 들이밀고 꼼꼼하게 빼놓지 않고 청소하시는 할머니가 너무 싫다.

 

뭐 그렇다는 얘길 써보았다. 또 이렇게 대충 끝냄. 근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쓸 수 없는 이야기들이 백배는 더 스트레스라서.. 할머니가 한 달 정도 다른 자식네 집에 머무신 적이 있는데. 그땐 정말 너무 좋았다... 너무 슬프다. 잘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함께 산 우리 외할머니라면 다를까? 한 번도 친했던 적이 없고 그 많은 손주들 중 내 이름만 잘 모르던 친할머니... 아무 애정도 없는 상태에서 같이 살게 된 친할머니라는 , 근데 너무 가엾은 일을 겪고 너무너무 약한 친할머니는 근데 나에겐 스트레스일 뿐이다 못 된 나라서 더 스트레스고... 아마도 보통 착한 사람들은 괜찮을 거야...

 

갑자기 외숙모가 나에게 너가 보기엔 너네 외할머니가 약하고 불쌍해 보이겠지만 나에겐 (심한?? 뭐라 그랬더라?) 시어머니이다. 라고 말했떤 게 생각나는구나 뜬금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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