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에서 찾기적절햄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0/10
    직장여성 코스프레 - 퇴출편(6)
    뎡야핑

직장여성 코스프레 - 퇴출편

  • 등록일
    2008/10/10 13:29
  • 수정일
    2008/10/10 13:29
  • 분류
    마우스일기

퇴출당했다.

한달 쫌 넘게 중딩 영어강사로 일했다.

계속하고 싶은 맴도 초큼 있었지만 다른 일이 많아서 할 수 없이 대포기.

 

돈을 버니까 참 신난다. 그동안은 남이 주는 돈을 초큼초큼씩 모아서 뭘 사야 했는데

순식간에 목돈이...!!!! 90만원이나 생겼어=ㅁ=!!!!

이걸로 뭘할지 생각만 해도 흐뭇하긔. 갖고 있기만 해도 흐뭇하긔 쿠쿠

 

일단 자전거를 사야지!! 또 뭐하지?! 미싱 살까?! 살까?!

집에 미싱 초크만 거 있는 걸 알아냈다. 그걸 해보고나서 결정해야지.

 

그럼 뭐하지?! 뭐하지?! 이토록 큰돈이 생긴 나자신이여...!!! 위대한 나여!!!!!!!

 

일하는 거는 막 힘들진 않았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나란 여자 1달이나 매일같이 일해본 경험이 생애최초이기도 하고. 순이는, 단지 선생이라서, 무조건적인 호의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굉장한 일이냐고 했더랬다. 그랬다, 어리다고해서 계산적인 면이 없진 않지만 못생긴 어른들보다는 더 정직하고 착한... 착한 것 같진 않고;

 

교육철학같은 걸 갖고 있지 않는 나로서는 내가 학생 때 느꼈던 것들대로 했는데, 난 나에게 강압적으로 구는 게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했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실 하려고 해도 할 줄도 모른다. 강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분위기 싸하게 재수없게 할 수는 있지만 그럴 이유는 없고=_=;;;

 

그냥 인간으로 대했는데 아무생각없이 인간으로 대하니까 아이들은 나를 우습게 봤다. 실은 출근 하루만에 장악당하기도 했다. 애매한 것이 상대가 어른이라면 가만 안 놔둘텐데 어린 사람이라서 호되게 짜증낼 수도 없고. 좀 화냈더니 삐지고...=ㅁ= 혼내는 거 어떻게 하는 건지.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강압적인 게 필요하구나... 왜냐면 꼭 필요한 건데도 숙제도 안 해오고 수업시간에 계속 딴얘기 하자그러고. 시험이 코앞인데...-ㅁ-!! 그 페이스에 많이 넘어갔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거다. 학생만 더 힘들다 혹은 성적 개망함

 

애들이 나를 무시한다고 해서, 막 내 앞에서 나를 무시하는 게 아니고 내가 숙제해와 외워와 이런 걸 전혀 안 하는 거다. 매일 "숙제 있었어요? 몰랐는데" 그러거나 "너무 많아서 할 수 없다" 그랬다. 할 수 없다고 할 때는 그냥 수긍했는데 이 말을 들은 수학쌤이 수학은 아무리 많이 내줘도 다 해온다고, 대체 누가 그런 식으로 말하냐고 그러셔서...=ㅁ=;;;; 심지어 내가 젤 이뻐한 중1은 영어시간에 수학숙제 하고 그랬다-_- 안된다고 그래도 ㅇ아 이거만 할 거에요 잠깐만요 그러면서 계속 했다. 그 꼴이 귀여워서 그냥 같이 풀어주고 덧셈도 해주고 그랬지만...;;; 이건 아닌듯. 그냥 걔는 전교꼴등이기도 하고 같은 걸 열번 가르쳐도 기억을 못해서 그냥 포기한 측면도 있었다.

 

아 그래서 내가 권위가 전혀 없고 징벌이 없으니까 애들이 말을 거의 안 들어서, 언니(원장)의 권위를 이용했다. "원장선생님한테 이른다?!" 그러거나 수업하지 말자 그러면 "그러면 내가 곤란하다 원장선생님한테 안좋은 소리 듣는다" 이런식으로... 내가 권위적으로 안 굴기 위해서 남의 권위를 빌려오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문제해결능력이 없어서...ㅜㅜ 근데 실제로 이런 협박도 안 통해서 결국은 언니한테 일렀고

 

언니가 불같이 화내니까 그 다음부터는 숙제도 해오고 그랬다. 또 그러다가 불같이 노함이 가시면 안해오지만...=_=;;;;;;

 

숙제 안 해오면 때려달라는 반도 있었는데 언니가 나보고는 때리지 말라고 했다. 때리는 스킬이 없어서 애하고 서로 빈정만 상한다고-_-. 실제로 애들 삐질 때마다 삐질삐질 너무 힘들었다=_= 잘 삐져 어린 사람들.

 

애들이 학원을 그만 두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징벌이 위협이 될 정도로, 그 간격을 잘 알고 때리는 것이 기술이다. 내가 그런 걸 할 줄 알리도 없고. 나도 딱히 자율적인 어린 사람들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맘때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딱히 자율적으로 잘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하는 거라서 강제가 필요했다. 물론 하고싶어서 하는 것이 최상이겠지만 그게 가능하냐고. 대부분 공부도 못하는 애들이고, 잘하는 애들 역시 좋아서 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도 무지 중요한데 그런 것도 참 어렵더라.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하기 싫은 공부는 안 해도 되는 것일 게다... 입시 즐

 

일을 하면서 오랜시간 학원강사를 한 순이와 언니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 두 사람이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며칠전에 순이도 학원을 그만 뒀다. 학원을 그만 두고 펑펑 울어서 너무 놀랐다. 순아, 우리 순아...;ㅅ; 나도 그만두고 이렇게 서운했는데 너는 어땠을 것이여 마음씩 착한 우리 순이. 순이 찬양으로 적절한 마무리

 

앗참 코스프레한 모습을 보고싶다던 많은 분들(약 3인)께 죄송한 마음이다. 사진 좀 찍어놨는데 다음에 올릴게. 열화와같은 성원 감사드린다(약 3인께)



  -> 잘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나와서 올림<

아 하나 더 있는데 영 흔들려서 저질스러워서... 아 이것들도 저질스럽긴 매한가지

아아 매일매일 나의 신경쓴 옷차림을 찍어두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안 되고 딱 네 번 찍었으나 그마저도 하나는 저질스레 흔들림. 저질한 새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