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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화

20세기 소년

 

내가 뭔 오해를 했던 건지 기억나지 않지만, 예전에 [몬스터]를 너무 좋아하며 미칠 것처럼 좋아하다가 어느날 우라사와 나오키는 우익이다! 이 지랄 떨면서 작가의 작품을 다 처분했다. 왜 그렇게 속이 뒤틀렸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우익인지 어떤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의 작가가 평범한 우익인데 그게 뭐-ㅁ-? 그게 책 처분할 이유가 됨? 안 됨<

 

재미 없게 읽었떤 작품도 있는데.. 초기 단편같은 것들. 그리고 테니스 치는 만화? 하지만 몬스터나 마스터 키튼 등 정말 기절하게 재밌었기 때문에 이 작가는 믿고 본다! 그리고 이 작품은 엄청 화제가 되지도 않았던가. 그래서 전질을 질렀는데 내 돈 ;ㅅ; 본전 생각이 간절했다. 연출만은 의심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게 뭐야... 90년대 만화야? 왕 촌스러.. 왜 그렇게 화제가 되고 난리가 났던 건지, 그냥 내가 화제가 됐다고 착각한 건지, 내가 과대평가했던 건지, 너무 별로였다. 대표적으로, 등장인물들이 계속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며 놀라는데 그 놀라는 대빵만한 한 개도 안 놀라운 컷, 안 놀라운 연출... ㅜㅜ 너무 뻔하게 전개되는데 뭐가 그렇게 놀랍다고 대빵만하게 놀라냐규. 아으 게다가 뭐 다 죽었는 줄 알았더니 다 살아있엌ㅋㅋㅋ 와 이런 건 만화나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야, 라고 말하지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입니다, 라고 할 때만 설득력 있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진짜 만화에나 나올 말도 안 되는 전개를 만화에서 쓰면 어떡하냐교 -ㅁ-;;; 이쯤 되면 온몸이 난자당해 살해된 사람이 살아돌아와도 놀랍지 않음 -_- 그리고 부록이어야 마땅하지만 돈 받고 판매한 그 등장 만화가들이 그렸다는 만화책... 도대체 누가 그린 거임? 진심 궁금함 정말 우라사와 나오키가 그린 거임? 어떻게 이렇게 재미 없을 수가...!! 재미 없는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들이라는 설정이라도 조금의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님? 그 자들이 그리는 로맨스코메디? 그거 장르의 규칙이라도 완전 적나라하게 그려줘서 그런 재미라도 주든가 이게 도대체... 도채에 이거 왜 돈 받고 파는 거임-ㅁ-

 

아아...< 정말 알 수 없는 만화 일단 끝까지 읽으면 뭔가 다를 거라 기대하며 넘겼지만 철저히 나를 배신했다. 누구 줘 버리고 싶은데 팔아야지< 다시 읽으면 다르게 읽힐까... 일단 팔지 말아볼까 -_- 마치 내가 고등학교 때 쓴 장대한 소설을 연상시키는 이야기가 연결되는 매음새가 깔끔하지 않고 덕지덕지 누덕스러운... 아오 이렇게까지 생각하면서 뭘 다시 읽어 읽는 내내 재미 없어서 미칠 것 같았구만-_-

 

바벨2세

 

아마 이 만화 파는 광고글이었을텐데, 강경옥 쌤의 [별빛 속에]가 이 만화에 대한 오마쥬를 품고 있다지 않음? 그리고 많은 SF 만화들의 원형이 되는 플롯을 제공하는 원전인 거 같아서 큰 기대 없이 봐봤는데 굉장히 애매했다. 원전이 갖고 있는 힘이 있지 않음? 항상 느끼는 건 아니고.. [데빌맨]에서는 못 느꼈고 [표류교실]에서는 느꼈던 건데, 그니까 내가 원하는 세련됨이 개코딱지만큼도 없어도, 그래서 여기서 제시된 모티브들이 이미 클리셰로 정착이 된지 몇 십 년 돼서 다른 데서 쎄고 쎄게 본 것들의 오히려 촌스러운 버전이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형이 주는 힘을 느낄 때가 있는데 -언어로 설명할 능력은 안 되고- [바벨2세]는 그게 없지도 않은데 그렇게 힘이 세지는 않고... -ㅁ- 아주 애매했따. 재미 없다고 하기는 거시기하고 그렇다고 재밌다카기도 거시기하고... -ㅅ-;; 이 작가분의 [삼국지]는 끝까지 안 봤어도 고전적이고 경제적인 연출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 만화도 그 정도의 재미는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그게 있다기도 없다기도 뭐하다.. 그래서 끝까지 읽지도 못했다. 요즘은 성격이 더 가차 없어졌달까 중간에 읽다가 마는 일이 종종 있다. 진짜 20세기 소년은 참을 인자 새기면서 끝까지 본 거다, 작가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끝의 끝까지 있었기에... 암튼 일단 바벨2세는 다 읽은 뒤 생각해 보자.

 

신 이야기

 

고다 요시이에의 작품은 [자학의 시]를 본 게 유일했는데, 그 충격과 감동이 너무 커서 작가에 대한 기대치가 엄청 높아져 있었다. [신 이야기]랑 [기계 장치의 사랑]이 정발된다고 해서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몹시 기뻐했는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전 작품에 못 미치는 작품일까봐 걱정했는데, [신 이야기]를 펼쳐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는 우와! 됐다! 앞에가 이렇게 좋으면 뒤에는 좋을 수밖에 없다! 안심하고 읽기 시작했으나 아아... 안 돼... ㅠㅠㅠㅠ 작품이 좋은지 어떤지 모르겠다. 좋을 수도 있는데 전혀 모르겠따. 넘 슬퍼...ㅜㅜ 재미없어 ㅠㅠㅠ 이게 뭐야 그냥 다 너무 착함 꼴도 배기 싫어 -_- 너무 실망해서 기계 장치의 사랑은 아직 포장지도 뜯지도 않았다. 아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재미 없는 거고 그 재미 없음의 과반은 그냥 착하다는 데서 오는데, 이게 딱 그거였다 그냥 착해 이게 뭐야... ㅇ<-< [자학의 시]에서 얻은 누덕한 삶에 대한 감동, 인간의 삶이 아름답다는 말에 담기지 않는 그 감동이, 여기서는 뭐가 이렇게 쉬워? 쉬워서 감동이 없다 그냥 자동이야 그냥 인간은 아름답대 뭐가 아름다워 착하대 뭐가 착해? 알맹이가 빠져 있어서 왜 신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 설득력이 없음. 왜... 왜!!!! 왜ㅠㅠㅠㅠㅠㅠㅠㅠ [기계 장치의 사랑]마저 날 실망시킨다면 이 작가 작품은 영구히 더는 안 볼 것 같아서 두려워서 비닐을 뜯을 수가 없다 -_-

 

음양사

 

옛날에 어디선가 이거 정발 번역이 별로란 글을 보고 나중에 좋은 번역으로 다시 나오면 읽어야겠다~한지 어언 10년... 나올 기미 안 보임 -_- 그런데 갑자기 너무 읽고 싶어져서 중고로 구했는데 소장용이라고 정가로 팔더니만 대여점 책이었다 아오 씨팔 이런 일을 몇 년만에 겪으니 피가 거꾸로 솟기보다... 옛날같으면 지랄 떨었을텐데 이젠 귀찮고 그냥 봐...-_-

 

그냥 봤는데 너무 재밌다! 세상에...!! 왜 이 만화책이 안 팔리는겨!!!! 재밌는디!!! 그림도 너무 잘 그려!! 그런데 오카노 레이코님의 다른 만화 [요매변성야화]도 나름 재미있는데 한국에서 2권까지 나오고 나머지 두 권 정발 안 해 줌... ㄱ-;;;; 재밌는데.. ㅠㅠ 개그 센스도 참신하신데.

 

음양사는 너무너무 좋아서 내가 아주 그냥 ㅇ<-< 오랜만에 신심(=동인지심)이 불타올랐다. 세상에 세상에. 이건 너무 해!!! 음양사가 연재되는 시절에 봤어야 했어 그래야 쏟아지는 동인지를 봤을텐데 ㅠㅠㅠㅠ 세이메이 ㅠㅠㅠㅠ 세이메이 당근 총수 아님??? 어떻게 세이메이를 세메로?< 무조건 우케야!!! 총수다!!!! 아오 동인녀 마음에 부채질한 것은 바로 2권의 작가후기였다 - 세이메이가 남긴 글에 아름다운 여자는 적은데 아름다운 남자는 많다고 ㅇ<-< 그런가!!! 그러하냐!!! 그러하지?!!! 좋다!!!! 너무 신난닼ㅋㅋ 아앜ㅋㅋㅋㅋㅋ ㅇ<-< 히로마사 이 멍충아 ㅋㅋㅋㅋ 딱 꼬시기 좋음 너무 멍청해서 자기 마음에 의심 없이, 세이메이의 꼬드김에 넘어와서 한 번 좋아하게 되면 그냥 정직하게 계속 좋아하겠찌 이런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마음이 푸근해짐ㅋㅋㅋ 이쪽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레알 동인지 읽기를 미뤄두고 있을 정도다!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는< 세이메이가 자기랑 똑같은 식신을 보내서 어떻게 어떻게 히로마사가 식신이 옷을 벗겨도 사람의 형상인가 궁금해 하게 되고 그래서 그 식신의 옷을 벗겼다가...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ㄱ-;;; 아 이제 이런 글 페이스북에 발행도 못 하겠네;;

 

암튼< 꼭 그런 동인지심이 아니어도 재밌다.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뚫어져라 보게 된다. 이야... 이거 동인지로 그리기도 쉽지 않겠다< 실제로 찾아본 것들 다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도 동인지 홍수 시절에 봤으면 뭐라도 건질 게 있었을텐데 훙 아쉽다.

 

작가가 오리지널 캐릭터 넣고 스토리 원작이랑 너무 다르게 해서 원작자랑 갈라섰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던 거 같은데 잘못된 기억이었던 거 같다, 후속 시리즈를 현재 연재 중이더라. 정발되는 게 빠를까 내가 일본어 마스터해서 읽는 게 빠를까? 이런 옛스러운 만화에 나오는 단어는 한글로 읽어도 뭔지 모르는 게 많아서 정발되면 좋겠는데.. ㅜㅜ 원작자가 왜 오카노 레이코가 그렸으면 했는지 알 것 같다. 조만간 원작도 읽으리라.

 

란마 1/2

 

집구석에 있으면 예전에 읽었던 만화도 집어서 읽어본다. 역시 명불허전...!! 진촤 재밌다. 읽은지 한참 돼가지구 다시 읽으니까 새록새록 어쩜 이래. 7권까지 읽었음. 안타깝게도 완결까지 갖고 있지 못 한데 우리 루믹 여사의 장점이기도 하지 않은가? 완결 안 봐도 됨ㅋㅋㅋ 보면 더 좋지만... 가질 수 있으면 가졌겠지만 ㅜㅜ 나중에 일본 가면 뒤에 거 사와야지~ 너무 좋아 루믹여사 결혼해죠... 초딩 때 란마 애니를 볼 때는 샴푸가 제일 좋았었는데, 지금은 그냥 다 좋다. 특히 란마가 여자로 됐을 때.. 소녀들끼리 끌어안고 있는 그런 장면들이 특히 좋다< 이쪽도 동인지가 얼마나 무궁무진할 것이냐.. 잿밥에 관심이 더 많군 -_-;; 나는 언제나 루믹 여사의 남캐들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일단 아직까지도 내 최고의 이상형은 이누야샤다 멀리서도 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ㅋㅋ 너무 좋아 이누야샤 ㅇ<-< 란마도 좋다. 사실 초반에는 모든 에피소드가 재밌다가 뒤로 갈수록 확 떨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생겨나지만(시끌별 녀석들이랑 란마. 이누야샤는 그래도 끝을 향해가는 이야기 구조라서 전반적으로 괜찮았긔) 기본이 되시니까! 어쩜 이렇게 억지스런 얘기를 받아들이게 하는지 그림도 넘 귀엽고.. 책등에 란마 얼굴 표정이 다 다른 것도 신기함 마감도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는데 세상에 이런 만화가가 있다니.. 갑자기 편집자 마음에 빙의해서 신심이 솟구친다. 아무 권이나 꺼내 봐도 재밌는데 너무 재밌어서 1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연말연시 나와 함께 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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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만화 감상

불경기라 그런지 우연인지 오프라인 총판 3군데에서 최근 몇달간 잇달아 30%세일을 하는 바람에 만화책 잔뜩 사놓고 아직 다 못 읽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몇 개만 코멘트를 남기고 싶다.

 

솔티니스 1.2 한정판 박스세트 - 전2권
솔티니스 1.2 한정판 박스세트 - 전2권
후루야 미노루
서울문화사(만화), 2014

 

후루야 미노루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맨날 작품이 똑같다거나 전형적인 구원자 미인 여캐 설정이 말이 안 된다고 독자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계신 그 분.. 음.. 며칠 전 [낮비]를 읽은 ㅁ이도 요리저리 까던데 나도 모르게 요리저리 방어하고 말았다 -ㅁ-

 

이번 만화에서는 보잘 것 없(다고 쓰고 찌질하다고 읽)는 남캐의 구원상은 미인 여친이 아니고 여동생이다. 이 점에서 나는 이전 작품들에 등장한 일군의 구원자 여캐 무리 설정이 약간 납득이 됐는데, 구원을 위한 계기로 여캐를 이해해야 하는 거고 그건 꼭 여친이 아니어도 된다고. 이유가 있다면 작가의 판타지겠고 그 지점을 욕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데. 사실 그건 계기일 뿐이라서.. 다른 계기를 엮어낼 능력이 없어서 그걸 쓴다고는 생각이 안 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데우스엑스마키나적 개입이 아니면 그 캐릭터들 구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로 보이기도 한다.

 

본김에 [시가테라]도 다시 봤었다. 연속되는 이야기 속에 끼어 본편의 진행과 무관한 단편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2편 정도로 진행됐던 암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남자. 등장해서 여캐를 강간하고 자살할까 하다가 실패랄 수도 없는 시도(?) 한 번으로 단념(이란 말도 안 어울려)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여캐고 남캐고 그런 사람/위험이 있었던 건 알 수도 없다. 여자로 밤길을 다니다보면 잠깐씩 어떤 그림자들을 두려워할 때가 많은데.. 어떤 구체적 악의가 아니라도 현실을 침범해 들어올 수 있고 또 우연적으로 걷어질 수도 잇는. 그렇게 걷어지는 것은 캐릭터 시점에서 존재 자체를 알 수가 없잖아. 게다가 그게 3인칭으로 전개되는 게 아니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범죄자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고, 말아버린다. (그렇다고 그런 침범이 언제나 1인칭인 건 아니다. 여캐 알바 가게에 있던 변태 점장처럼.)

 

작품을 보면서 등장하는 남캐들은 어떤 특징을 가졌든 대부분 세상을 주어진 것으로 당연히 여기지 않고 자기 식대로 세상을 1부터 구성해 나가는데 그간 강렬한 살인자 캐릭터도 있었지만 솔티니스의 주인공에서 정점을 찍은 것 같다. 평범하지 않게 태어났거나(시체애호가)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 폭력적인 만큼 지배를 받고 있는(왕따, 가난, 범죄) 캐릭터들이라서 너무 당연한 것도 같다. 당연하게 의문을 품지 않고 살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여튼 작가도 이런 사람이겠구나 하고 믿어버리게 된다. 다음 단계로 나갈 때까지 집요하게,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부조리한 세상을 새로 구성하고 재구축하고, 같은 자리 뱅뱅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일견 이해는 되는데 그냥 무수한 동그라미를 그린다기보다 나선을 그리는 게 아닐까.. 각각의 궤적은 사실은 다르다고. [솔티니스] 진행을 더 봐야 확신할 수 있지만 겨우 두 권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는 작가 빠슌이야 어떻게 해도 나쁘게는 생각이 안 됨.. -ㅅ-

 

슬로 스텝 소장판 1~3권 세트 (묶음)
슬로 스텝 소장판 1~3권 세트 (묶음)
아다치 미츠루
대원씨아이(만화), 2012

 

아다치 미츠루 사마의 나름 팬이지만 열혈 팬은 아니라 전작 소장하고 읽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사실 아다치 만화는 팬이긴 하지만 그냥 가끔씩 [터치]랑 [H2], 단편집들을 주기적으로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적으로 해소가 된달까, 다른 작품들에 대한 니드 자체가 적었다.

 

근데 최근에 수영을 배우게 돼서(지금은 쉬고 있음 -ㅅ-) 아 수영 만화를 통해 수영을 배우자! 하고 [러프]를 샀는데 이걸 보고야 처음 깨달았다. 아.. 스포츠연애물의 대가지만 스포츠는 하나의 계기일 뿐...< 스포츠가 안 살아 있어 -ㅁ- 수영일 필요 없어 배구든 핸드볼이든 뭐라도 상관이 없다규...ㅠㅠㅠㅠ 절대로 막 괜히 수영에 대해 알려주는 걸 보고자 했던 건 아니고 사이드로라도 수영 선수들이 어떻게 몸관리하고 수영 종목의 특성은 뭔지 이런 게 사이드로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긔. 이 만화에서 수영에 대해 배운 건 수영을 하기 위해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 너무 당연한... =ㅅ= 어쨌든 재밌었음 ㅇㅇ

 

앞으로 천천히라도 아다치 전질을 갖춰볼까 하고 [슬로 스텝]도 샀다. 왕재밌어...! 작품 말미에 작가와 당신 편집장, 담당 편집자 대담이 실려 있어서 알게 됐는데, 이건 [터치] 끝나고 [러프]랑 동시 연재했던 작품이다. 터치로 엄청나게 주가를 올렸고, 러프에서 정공법으로 스포츠연애만화를 그리고 있으므로, 슬로 스텝에서는 편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이야기를 전개했나 보다(물론 소프트볼, 복싱 등 주인공들이 스포츠를 하긴 한다). 가장 즐기면서 그린 작품이라고. 그래서 다르면서 똑같은 전작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동안 소년만화지에서 남캐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여캐를 평면적으로 그렸던 게 나름 정식으로 '스포츠' 떼고 여캐 중심으로 이야기 전개한 이 만화에선 남캐들을 평면적으로 그린다. 특히 결말 가까이 가서는 아쉬울 정도로 너무 캐릭터들을 평면화시킴.. 거의 전작들의 조연 수준으로 애들을 추락(?)시킨다고-_-. 여주가 이렇게 개구진 건 처음 봤네 단편도 아닌데.

 

그리고 아다치 만화는 원래도 만화에 만화 제작(의 고뇌?)를 드러내며 능구렁이같이 개연성 없음의 덫을 피해 전개해 나가지만, 이 만화에는 특히 만화가와 편집자가 자주 등장해서 스토리 전개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역할한다. 초등학생 대상 만화잡지였다는 점에 더해 억지스런 전개를 아무렇지 않게 막 끌고 나가는데 항상 흐름을 깨지 않는 게 신기하다.

 

포의 일족 3 - 완결
포의 일족 3 - 완결
하기오 모토
세미콜론, 2014

 

드디어 정발판이 나오고 만 것이다.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갔는데 실제론 안 나와서-_- 실제 발매일에 다시 달려가서 사서, 읽었다. [포의 일족]은 예전에 1권을 원서로 읽고 그 고조되는 힘에 완전 ㅇ<-< 쓰려졌는데 왠지 한글판을 읽으니 그 힘을 느낄 수가 없었다. 정말 왠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2, 3권은 그냥 일어 읽기 싫어서 안 읽고 있었는데-ㅁ- 한글로 읽었을 때 다시 그 힘을 느끼고 만 것이다. 뭥미<

 

포의 일족은 각각을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는 중/단편들이 시대를 넘나들며 그려진다. 세계관과 주요 캐릭터가 명백한데 이렇게 얘기하는 건 각 작품을 독립적으로 읽어도 완결적이기 때문이다. 뭐 물음표를 갖고 읽을 수 있다만. 물음표는 작품이 완결돼 에드거의 삶 전체를 그려볼 수 있게 된 뒤에도 있긴 하다. 암튼 난 에드거의 일생을 중심으로 타임라인을 만들어봐야겠다!! 했는데 이미 세미콜론에서 해버림...< 난 이미지가 아니고 다른 요소들이 있으니 걍 진행해야지. 저번에 바빠 죽어도 주말에 집에서 오직 팬심으로 타임라인 초안을 잡으면서 넘 햄볶했다 원서랑 한글판을 같이 펴놓고... ///ㅅ///

 

한글판 책사양에는 불만이 좀 있는데 아마도 일본 쪽 갑질 때문일 것 같지만 내가 출판계 사정을 잘 모르는 관계로 적어둔다. 원래 컬러였던 페이지를 흑백으로 인쇄한 페이지들은 번짐이라 그래야 하나? 원래 그림과 너무 다르다. 가는 선들도 인쇄가 제대로 안 됐다. 문고판을 확대해서 인쇄한 건가 싶을 정도다. 진짜 궁금하다 인쇄가 왜 이렇게 안 좋은지. 못 볼 정도는 아니지만 팬으로서 너무 아쉽다. 일본에서 거대한 판형으로 나왔던 하기오 모톤 컬렉션을 구해봐야겠다.

 

하비비
하비비
크레이그 톰슨
미메시스, 2013

 

나중에 천천히 읽고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천일야화 읽듯이 이야기에 너무 빠져서 뒤가 궁금해서 그림을 대충대충하며 빨리 빨리 봐서. 그 와중에도 아랍어도 못 한다는데 아랍문자를 아랍문자답게 쓰고(본녀는 아랍문자를 읽고 쓸 수 있다 캬캬 뜻을 모름 -ㅅ-) 그리는 게 넘 놀라웠다. 아랍어 못 해도 나보단 잘 할 거야..<

 

오랜만에 작품을 읽고 작가 인터뷰를 찾아읽었다. 특별히 얻은 건 없었다. 누군가 이 만화의 오리엔탈리즘을 강하게 비판하고, 그 뒤 작가랑 친해져서 작가와 인터뷰한 게 있던데 영어가 디게 이해하기 힘들어서 읽다 말았다. 다음에 꼼꼼히 읽고 읽어봐야지. 이 작가 작품은 [담요]밖에 안 봤지만 정서가 양키스럽지 않고 한국 정서랑 닮았다고 느꼈다. 첫 단행본도 얼마전 번역됐던데 조만간 봐야지.

 

+ 참 작가에 대해 쉴드를 쳐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저것 생각해봤는데 그걸 안 적었네. 짧게 적자면 우리가 역사를 현재라고 인식하는 범위가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어떤 이스라엘인들은 현재를 어제와 오늘로 잘라내어 어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을 공격했으니 오늘 팔레스타인에 보복공격을 개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의 사건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사실은 그보다 더 전, 시오니스트 국가를 팔레스타인 땅에 세우려는 기획인 구체화된 순간부터)부터 설명하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도 '진실'로 읽힐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역사 인식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아야 할까? 예컨대 근대사는 껄쩍지근하지만 고대 어떨 때는 중세사까지 나와 동떨어진 일로 보이고 아무 양심의 가책(내가 누군가의 것을 뺏은 토대 위에 누리고 있다는 그런 거)을 느끼지 않는단 말이다. 나는 베트남 침략,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 문제를 현재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중세의 마녀 사냥을 보면서는 거리낌이 없다(싫다는 것과 별개임). 여튼 예술가에게 허용된 시간-현재의 범위는 넓을 수 있겠다 싶다. 그런 쉴드를 쳐주고 싶은데 나중에 쳐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or W

 

나의 타카하시 루미코 여사의 작품. 타카하시 루미코 극장은 학산에서 내줬는데(다카하시 루미코 걸작 단편집 박스세트) 왜 이건 안 내주는 걸까? 이거 해적판으로 나왔던 걸 이번에 입수(?)해서 드디어 봤다. 오늘까지 30% 세일하는 성신북스에서 50%가에 살 수 있음.

 

읽어보고 왜 안 내주는지 알게 됐다. 재미없어... -ㅁ-!!!! 루미코 여사의 단편이 재미없을 수가 있다니.. 그 길고 긴 장편 만화 중 개별 에피소드가 재미없었던 적은 있어도 단편이... 루미코 여사의 단편이 재미가 없다니...-ㅁ-!!!! 깜짝 놀랐다.

 

이 책은 뭔지 잘 모르겠고 일본에서 잘 하는 식으로 대충 '귀신'이란 소재로 단편을 계속 그리고 묶었나 본데... 결말이 다 갑작스럽고 개연성이 전부 다 떨어져서 깜짝 놀랐다. 우리 여사도 정해진 소재라는 제약에 묶이면 힘드시단 말가...?!

 

됐고< [1파운드의 복음]이나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엔 3권까지 정발된 뒤 절판됐고, 일본에서도 4권은 아주 나중에 나와서 예전에 다운받아 봤었는데 이젠 파일도 없고 ㅠㅠ 무엇보다 2, 3권은 알 수 없게 잃어버렸다. 집에 1권만 있다. 이게 워찌 된 일이랑가. 몇 년 전부터 찾고 또 찾았는데 없다교. ㅠㅠ 담에 일본 가면 꼭 사와야지. 있긴 있을라나?

 

 

항상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믿고 보는 만화가 윤태호. 약간 우려하면서 봤는데 설명조가 너무 많은 데에도 너무 재밌었다! 드라마가 주는 기쁨에는 이런 디테일들이 있지 않은가. 해방 후에 재조선 일본인들이, 일본인 앞잡이들이, 점령군 미군이 어땠는지 대충은 아는데 그 시대를 산 다양한 사람들이 격동하는 역사를 어떻게 살아냈는지 잘 볼 수 있다.

 

근데 설명문 아래 깔아놓은 복붙 그림들 때문에 너무 짜증났다. 그냥 일러스트 하나에다 말만 쓰던가. 원래 구체적 묘사가 아니고, 아니 구체적 묘사라면 그림으로 그리면 되겠지, 그게 아니고 좀 추상적인 설명들 있잖아 경제 지표가 어땠고 이런 거. 그런 설명에는 딱히 적당한 그림이 없고 그냥 그 시대상 아무데나 비추면 된다. 그렇게 하는 건 문제가 없는데 같은 그림을 요롷게 저렇게 심지어 반전까지 시켜가며 배경으로 써먹는 게 나는 너무너무너무 싫단 말이다. 그것이 한겨레에서 제공한 작업 환경에서 기인한 거라면 작가를 욕할 수 없겠지만. 독자로서 그렇단 말이다.

 

+

 

웬디발삼

 

오랜만에 웬디발삼 책을 봤다. 아주 사소하게, [찰리, 아라키]에 대해 작가 노트가 있었던 것 같아서 뒤지다가 이것저것 읽었다. 작가 노트는 결국 못 찾았고 오랜만에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굉장하다. 웬디발삼에게 눈이 멀어 당시 다른 작가를 못 알아봤던 게 이해가 갈 정도임.

 

노영미

 

웬디가 잠깐 몸 담다 말았던; 만화창작집단이 있다. '바카'라고, 지금도 열심히 하시는 그룹. 그 그룹 동인지를 세 권 갖고 있는데 동인지 옮기다가 우연히 다시 펼쳐봤다. 거기서 노영미라는 작가의 작품이 세 번 모두 취향 직격이었다. 당시에 왜 몰랐는지 정말 모르겠다. 글을 이렇게 잘 쓰는 만화가가 흔치 않은데 왜 몰랐찌...-_- 넘 아쉬워서 찾아보니 최근에 기획 단편집에 참여하셨다: [봄꽃도 한때]. 지금은 전시 작업 위주로 활동하시는 것도 같은데. 일단 이걸 읽어봐야긔

 

+ 이 글을 쓰는 내내 ㅁ이가 옆에서 말걸고 방해했다. 그래서 비문이 평소보다 심해졌는데 현장감을 살려(?) 그냥 놔둠 아놔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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