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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와 갯벌

사랑하는 당신에게

 

곽재구의 ‘포구기행’을 접으면서.

잔잔하게 감동을 주고 간다. 잔잔한 수평선과 파도처럼-----. 숨가쁜 격렬함이나, 빠른 질주, 그렇다고 한정되어 있는 호수의 맑음, 그런 느낌은 아니다. 포구가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도 속물성에 질려하지 않게 하는 이유는 바다와 갯벌 때문 이리라. 넓디넓은 바다가 항상 지줏대처럼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간사함과 다툼은 그로부터 교정 받을 것이다. 인간 사회의 갈등과 이기심이란 해안가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바다를 근거로 형성되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바다 앞에서는 그리 내세울 것이 아니었을 터이다. 풍랑과 폭풍우, 파도가 언제든지 인간들의 오만함을 응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잘 아는 어부들은 항상 바다 앞에서 겸손하고 서로에게 따듯했던 것이지!

그리고, 갯벌은 해안가의 어민들은 물론 이거니와 뭍의 나그네에게 삶을 가르친다. 육지와 바다가 교차하는 지점, 그리하여 인간들이 살고 있는 뭍의 모든 배출물을 정화시켜내는 공간과 역할 때문에 갯벌은 ‘끝’이요 ‘시작’의 교훈을 준다. 단지, 쓸모없고 버려진 땅 떵어리라고 없인 여기는 인간들에게는 갯벌속의 생명과 그 생명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교훈이 안 느껴질 뿐이다. 한편으로 갯벌은 어부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그곳에서 ‘맛’을 채취하고 전복을 따서 거뜬히 자식을을 대학까지 교육시켰고, 멸치어선을 기다리거나 오징어배를 따라 생계를 이어갈수 있었다.

인간은 갯벌의 길이가 약한 곳을 택하여 배를 정박시키고, 이름하여 포구 또는 항구라는 명칭을 붙였다. 인천의 연안부두에서 아래로 제부도 들어가는 곳, 평택과 당진으로 패가 나뉘어 다툼하는 아산호, 안면도를 연한 일대, 군산과 장항이 15분 거리로 마주하는 금강의 하류포구, 그리고는 다도해와 오밀조밀한 남해의 작은 포구들 ------.

곽재구님은 그 포구를 바라보면서 삶의 힘겨움을 달래라고 하고, 풀어내라고 하지만, 내가 더 주목한 것은 각 포구의 역사성이다. 적어도 30년 이상의 역사가 묻어있는 포구에는 30년부터 길게는 60년 70년까지의 생생한 역사를 간직한 어부들의 인생사가 간직되어 있겠다. 낮선 나그네가 포구에서 위안받고 하소연하는 자신의 넋두리는, 실은 모두 포구(갯벌)와 포구민들이 이룩해 놓은 대자연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끊임없이 인공이 가미된 항구와 간척지, 댐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그 반-동-성이 증명 될 날은 가까워 올 뿐 아니라 이미 확인되기도 하였다. 갈매기가 노래하는 항구, 배가 둥실 떠 있는 바다, 갯벌의 지평선을 이룩한 교차점, 그리고 면면히 바다와 조우하며 살아온 어민들, 이풍경은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또 다른 모습이다.

 

전평과 70-99년의 역사(그렇게 이해됨)는 거의 마지막을 살펴보고 있다. 어제는 잘 내려갔는지! 많은 안부를 묻기보다는 너의 건강이 더 염려되는 구나!

오늘은 이만! 2004년 10월 5일 (화)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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