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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강성철, 고동민 동지 면회기

한상균(지부장), 강성철(구노회), 고동민(문화부장) 동지 면회 후기 ( 1월 26일(화), 27일(수), 28일(목))

 

- 결론적으로 1월 28일 수원구치소에 있는 고동민 동지를 끝으로 면회는 이어지지 못하였다.

감옥에서 얻은 독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출소후 밖의 세상에서 전염된 오염원 때문인지는 알수 없으나, 아뭏튼 더이상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넉다운되고 말았다. 이대로 몸을 방치한다면 죽을 것 같았다. 주변에서는 병원을 안가고 아프다고 하는 나를 몹시 못마땅해 하였다. 그러나 그 동안 행해왔던 나의 건강철학을 배신하고 낼롬병원으로 달려갈수는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짐을 싸들고 산속으로 들어가 단식으로 치유하기로 하였다. 현재 나는 2월 1일부터 5일까지 존경하는 선배님께 몸을 의탁한채 물맑고 공기좋은 산중에서 생수단식 5일을 마친 상태이다. 오늘로 복식2일차에 못다 쓴 면회 후기를 쓰고 있다. 기억은 오래가지 못하므로 간단히 기록한다.

 

-  한상균 동지는 몸이 많이 말라 있었다.

작년 8월경 잡혀왔을 때, 다량의 구속탄압에 항의단식 15일을 (?)한적이 있는데 그때 그상태라고 했다. 그렇다면 원래 체질이라고 봐야 한다. 내 건강상식으로는 좀 마르고 호리호리한게 나쁠리 없다.

'저렇게 염소수염을 기르는 것은 무슨이유 때문인가? 베트남의 호 아저씨를 닮으려 하는가?'

" 잘 지내요? 동상은 좀 ?"  

" 당분간은 책 넣지 말고 ! 재판중이니-------."  

지인들이 면회를 자주와서 이것저것을 듣게되고 이리저리 생각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만 갈뿐 몸이 움직일수 없는게 징역이니 어쩔 도리가 없이 체념하게 된다. 때문에 밖의 일은 구속되지 않은 사람들의 몫이다. 한 지부장의 눈빛은 그것을 말하고 있는듯 보였고, 구속된 자신은 그곳에서 해야할 일을 찾고 있는듯 보였다.

 

- 강성철 동지를 면회하였다.

오다가다 집회현장에서 만나다가 철창을 사이에두고 마주대하니 동지에 대한 또다른 감회다.

내일 모레면 수원구치소로 이송을 갈 예정이라고 한다.

 

강동지는 나에게 평택 구치지소에서의 옥중 투쟁과 투쟁으로 인한 변화된 사항을 말해주었다. 

가장큰 변화는 면회시간을 8분에서 10분으로 쟁취한것이다.

'겨우2분?'

무심한 개인에게 2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닐수 있다. 하지만, 억울한 사연을 전달하고자 하는 수인에게 2분은 천금의 시간이 될 수도있다.

2분 곱하기100명, 2분 곱하기 100명 곱하기 한달 또는 일년을 상상해 보라!

강동지의 옥중민주화투쟁으로 접견시간2분 증가를 쟁취했다는 것은 소내의 전체 공안수들이 한 일주일넘게 단식투쟁을 하고도 단 1분의 증가도 시키지 못했던 과거 사례로 비추어 볼때 실로 대단한 성과라 아니할 수 없는 일이다. 수원구치소에서 딱뿌러지게 무엇하나 투쟁으로 쟁취한것이 없었던 나는 절로 머리가 숙연해 졌다.   

 

나는 강동지에게 수원구치소의 비인간적 대우에 대해 말해주었다.

운동장은 건물에 뭤같이 달려 있으며, 햇빛은 볼수없고, 특히 통풍이 잘 되지 않아 먼지투성이며, 1층에서 10층까지 낡은 마루바닥이라 소음문제도 심각하다고. 있는 동안 단 한번도 땅을 밟지 못했다고.

속으로 이런 주문을 한 것같다.'동지가 가서 좀 해결해 주세요!'  

 

- 평택구치소 동지들 전체를 보고 올라가려했으나 전 사무장이었던 한일동 동지는 이미 사전예약이 꽉찬상태라, 부질건히 다녀 1심 선고전에 수원 동지들을 모두 보기로 했다. 

1월 28일. 이날도 여전히 몸상태가 별로였다. 내 감으로는 병원에가서 진찰하면 반드시 암진단을 받을것 같았다. 

콧물나고, 간이 안좋은지 눈이 아프고, 목이 잠기고. 저녁이면 말도 못할 정도의 피로감이 밀려왔다.

 

- 오후 한시경 수원구치소의 고동민 동지를 면회하였다.

" 이정아 동지 되세요? 저는 김동수라고 하는데요? 고동민 동지 면회하려고 하는데요. 가능한지요?"

" 네. 찾으라는 영치금 액수가 달라서 찾지 못했다고 전해주세요."

" ---- 애기 기저귀 떨어졌다고 하던데! "

" 네? 아니요? 어디서 그런 소문이."

'허긴. 기저귀값은 얼마하지 않으니까.' 분명 누군가에게 들었으니, 내가 입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구속자든 해고자든 사정은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반갑게 맞이하는 고동민 동지!  

" 잘 지내지? "

" 최영호 동지와 같이 있어요. 적응해야죠 뭘 !"

면회를 할때 한번 본적이 있었다. 그때는 살이 통통했었는데. 좀 야위었다.

이날 수원구치소에서 서진철 동지가족, 서민식동지 가족, 그리고 이재진등 전 간부동지들을 만날수 있었다.

거리가 멀고 시설도 최악이고 갇힌 동지나 옥바라지하는 가족이나 고생이다.

다음날을 기약하면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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