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단식3일차

단식 3일차 (2월 3일)

 

- 밤에는 몹시 괴로웠다. 낮의 산책이 무리였던 것 같다.  

일찍 잤으니 당연히 새벽에 깰 수밖에 ! 

여기저기가 쑤시고 숨이 가쁘니 잠도 제대로 안 온다. 

코를 푼 휴지가 한 무더기! 물도 마시기 귀찮다.

 배는 홀쭉해졌고 기운은 없으나 배고픈 신경만은 예민했다.

단전호흡으로 코막힘을 뚫었다.

책은 잘 안 들어온다.

글을 쓰니 아픔이 조금 가시고 숨이 가라 앉는다.

 

단식3일차 새벽!

내몸은 현상적으로는 최악의 상태로 진단 되었다.

이런 몸을 병원의사에게 보인다면 당장 링게루 꽃아야 한다고 방방 뜰 것이다.

단식 중에 부화뇌동하며 돌팔이 의사 앞세워 호들갑 떨다가는 정말 큰 일 날 수도 있는데,

그때가 바로 이 때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로 곡기를 끊었으니 몸이 이러저러하게 반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열이 나거나, 기력이 뚝 떨어지거나, 피부에 꽃이 피고 악취가 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이것이 단식의 효과이다. 놀라운 자연치유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단식은 건강예방형과 치유형으로 크게 나뉜다. 내경우는 후자형이다. 

 

아플때는 입맛이 떨어진다. 몸이 시키는대로 안먹어야 한다.

이를 의식적이고 체계적으로 행하는 것이 치유단식요법이다. 탈수증상의 위험만 없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심한 환자는 전문가 조언을 받으며 행하면 된다.

단식 전과 후에 지켜야 할 '100 훈' 이 있으나  단식후에가  문제지 들어갈때는  곡기끊고 물만 먹으면 된다.

단식요법이야 말로 얼마나 간단한 치유법인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특히 좋다.

 

단식 원리는 대체로 이렇다.

영양공급을 끊음으로 해서 몸의 균형상태를 회복하고, 피를 맑게 하며(살이 빠지는 과정에서 연소를 하고 생수가 공급되면서 맑은 피돌기가 되는 것인데..... 좀더 전문적인 원리는 책을 다시 봐야 한다. 요즘은 대중화되어서 인터넷 검색만 해도 전문가 뺨친다. ) , 특히 영양공급이 중단되면서 몸의 약한 부위 (예컨대 악성종양, 아토피, 뱃살, 관절 등)가 비 활성화 되어 수그러드는 것이다. 에지간한 피부병은 3일만 곡기 끊어도 효과본다.

 

나의 경우 단식 3일째는 그 약한 부위가 통증으로 드러난 것이다. 

자신이 어디가 좋지 않았는지 몰랐다면  이때 통증 부위로 알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 2일-4일에 절정을 이룬다.

 난 간과 폐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눈이 아팠고, 가슴패기가 탑탑하고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입과 코가 막혔기 때문이다.

    

날이 밝아 아침해에 몸을 맡기고 일광욕을 했다.   

냉온욕을 하고 흙집에 누워 혼자 부황을 놓았다. 등짝을 놓지 못하였지만 이게 어딘가 ?

한결 몸이 가뿐 해졌다.

콧물과 기침도 잠잠해졌다.

간밤의 그 고통스러웠던 격랑이 지난후 몸은 호전되고 있다는 감이 느껴졌다.

 

오늘도 오후2시쯤 산책에 나섰다. 어제의 반대방향 수동쪽이다.

캠프촌 개울을 따라 수동쪽으로 한 참을 걸으니 남양주시 수동면이다.

얼음덮힌 개울로 내려가 걸었다. 날이 풀린탓인지 내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우지직 깨진다.

냇물 소리가 맑다.

 

- 아저씨 두분이 모닥불에 막걸리를 드시고 계신다.

"안녕하세요?"

" 어서오슈! 여기 앉아요."

모닥불에 달구어진 온돌차리를 권한다. 동료들과 물고기를 잡으려 채비중이라 한다.

좋은 볼거리가 생겼다.

" 북한강 상류인데 고기잡아도 되요?"

" 그물질은 괜찮아요. 전기로 짖어대서 잡는것도 아닌데요, 뭘 !" 

 

조금 있으니 두명이 합류했다. 막걸리 한통과 오뎅, 순대, 김치를 풀어 놓는다.  주거니 받거니------. 오뎅이 큼직한게 맛나게들 드신다. "  한잔하쇼! " 사람마다 권하지만 거절할수 밖에!

술을 좋아하는 내가 아니래도 한적한 겨울오후 개울가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시는 막걸리 한장을 누군들 싫어하겠는가?

함께 패를 지어 일하는 늙은 노동자들인듯 보였다.

 

- 곡괭이 질인가? 해머 질인가?

논쟁을 벌어졌다. 쉽게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곡괭이 쪽편을 들었다.

결국 해머로 쳐서 고기를 기절시킨후 곡괭이질을 하는 방식으로 타협되었다. 

해머질이 없다면 돌을 뒤짚는 사이에 도망가기 때문이라도 한다.

나는 여전히 재 빠른 곡괭이 질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내색하지는 않고 속으로 만!

한번 그 물질에 한마리면 족하고, 한번 그물질에 3분이상 소요치 않는다면 해머질보다 효율적이라 본 것이다. 해머질을 하려면 큰 돌이 있어야 하고, 무척 번거롭고 느리며, 결정적으로 정당성이 떨어진다.  야비하게 기절시키고 잡다니!  

허나, 여기는 우리동네가 아니지 않는가? 수동면에 오면 수동식을 따라야지!

 

해머질도 그럴 듯했다.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연실 고기로 그물을 채운다.  

꺽지, 쉬리, 개구리 ! 한번에 3마리 까지! 매운탕꺼리는 충분 할 듯하다.

 

" 그럼 많이 잡으세요!"

" 잘가요"

잡은 고기를 담은 비닐 봉지를 일행에게 넘기고 돌아섰다. 

선배님께 앞 개울 고기잡이를 말씀 드렸더니, 언짢아 하셨다. 

" 그거 신고하면 즉각 달려와! 그리고 살생을 왜 하냐 ! "

 뜨끔했다. ' 말씀드리지 말걸! '

 

- 공복감과 무기력증은 씻은듯이 사라졌다.

콧물도 많이 줄었다. 단식3일차 내몸은 분명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