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대만사회연구계간 87호(2012년 6월)

대만사회연구계간 6월호가 막 나왔다.

 

이번호 발간부터 총편집이 甯應斌 선생으로 바뀌었고, 조희연 교수의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라는 글이 실려있다. 마지막 부분에 진광흥 선생이 <成露西의 발견>이라는 책에 대한 서평을 썼다.

 

조희연 교수의 글은 개인적으로 그 과정에 약간 관계하고 있어 사실 그 반응이 궁금해 하고 있다. 마침 페이스북에 대만의 박사반 친구 한 명이 관련 논평을 하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 방금 가볍게 간단한 논의를 형성한 바 있다.

 

핵심은 조희연 교수가 제안하는 "신민주주의 정치 공간"의 재도입을 통한 사회주의 헤게모니 정치의 활성화를 읽는 하나의 방식을 이 친구가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바로 "'현 체제의 유지'하에 '좌익 헤게모니를 지켜가는 가운데, '민주' 정치의 공간을 개발해 나간다"는 이해다. 그러면서 '신민주주의 정치 공간'이 적절히 않는 번역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였다. 왜냐하면, 기존의 담론 구조에서 중국의 좌익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신민주주의 정치 공간'의 도입은 50년대 중반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부정하는 일종의 역사적 '퇴보'로 여겨질 수 있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체제의 유지'가 아닌 '체제의 타도 또는 변혁', 기존의 '좌익'이 아닌 다른 주체의 설정 등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희연 선생의 글이 이렇게 오해된데에는 글에서 일정하게 이와 같은 인식을 공유하는 '신좌파'의 논의를 여러 곳에서 인용하는 것과도 관련될 것 같은데, 이는 한편으로 신좌파의 논의가 헤게모니 정치와 부분적 결합의 가능성이 있음과 동시에 일정한 분기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방증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역사'와 관련한 부분이 소략하게 다루어진 것과 관련될텐데, 이와 관련해 일부 신좌파의 역사 인식에 기대어 '개혁개방' 이후의 헤게모니의 위기라는 지점에 착목하면서 동시에 '신민주주의 정치공간'의 재도입을 제안하는 지점은 '신좌파'와 '신민주주의'의 모순 만큼이나 모순적으로 읽힐 수 밖에 없다. '신좌파' 쪽에서는 '신민주주의' 보다는 문혁 시기의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중국 공산당을 중심으로한 반관료주의적 '대민주'를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50년대, 특히 이른바 전리군 선생이 제기하는 '57년 체제'가 중요해 진다.

 

진광흥 선생이 쓴 <成露西의 발견>에 대한 서평은 成露西 선생 서거 1주년 즈음해서 출간된 선집과 추모문집 관련 행사에서의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진 선생은 1939년생인 成露西 선생의 삶과 학술 및 운동의 궤적을 그가 설정한 탈냉전의 맥락에 놓고 재발견하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 成露西 선생은 세신대학 창립자의 딸이자, 1세대 대만출신 미국 유학 좌파이며, 문혁 시기 중국을 드나들며(주은래와 만난 기록도 있음) 관찰과 협력적 작업을 진행했고, 90년대에는 대만으로 돌아와 세신대학에 사회발전연구소라는 좌익 석사과정을 창설하여 대만 출신의 좌익 이론가과 운동가들의 학술공간을 만들고자 시도했다.  진 선생은 이와 같은 인물을 "상황 내부의 절반의 국외인局外人"으로 부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