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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프레임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19/2014031900078.html?news_Head3

 

현실정치는 '타협'이 불가피하다. 그런 측면에서 매우 현실적인 제약이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저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조희연 선생이 장고 끝에 출마를 결정했음도 짐작이 간다. 이왕 험한 세계로 들어섰으니, 혹여나 있을 시련을 잘 헤쳐나가길 기대하고, 최소한 박원순 시장 정도만큼은 자기 중심을 잡고 지혜롭게 본인의 이념과 철학을 실현해나가길 개인적으로 소망한다. 그정도가 최대치가 아닐까 싶다.

 

어제 조희연 선생님이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소식에 뉴스를 검색해보니 역시 발빠르게 조선일보가 '무상' 프레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무상 프레임으로 몰고가면 보수의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 전개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여기에다 '전교조' 커넥션이라는 이념적 프레임도 덧칠될 듯 싶다.

 

구체적 현실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 말을 건넬 위치는 아니지만, 혹여나 그 거리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 막연히 생각해본다. 내가 보기엔 조선일보가 제시하는 이 프레임을 넘어서는 것이 관건일 듯 싶다. '무상'이 아닌 '의무'의 차원으로 프레임을 돌릴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인데, 그럴려면 방어적 수준에서의 담론으로는 역부족일듯 싶다. 오히려 교육 주체 다수가 느끼는 구체적 문제들로부터 공세적인 담론이 제출되어야 할 것 같다. 아마도 박원순 시장의 성과가 일정하게 참조가 될 수 있을텐데, 그것이 담론화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박원순 시장은 '안철수' 현상이라는 당시 특정 정세 덕분으로 가까스로 당선되었지만, 공약이나 담론 자체의 승부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정한 시간이 지난 지금 박원순 시장의 지지도는 그 성과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데, 그것은 과거의 안철수와 같은 외부 지원 없이도 일정한 지지율을 유지하는데서 드러난다. 물론 정치적 대립의 양극화라는 외적 요소도 감안해야 하긴 하지만... 암튼 그 성과를 정리해내고, 그로부터 민심을 읽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거기에서 교육과 관련한 방향도 아래로부터 새로운 언어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이미 그 작업이 진행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표현되지 못하는 듯 싶다. 진보/좌파의 한계는 바로 '이념적 진보'로 현실의 대중을 재단하는데 있는데, 그것의 방향성을 버리지 않되, 동시에 대중으로부터 유리되어 너무 관념적으로 앞서나가지 않는 나름의 기제가 필요하다.

 

교육현장의 주체들의 불만과 불안은 어디서 유래하는지.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법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또 명료하게 제시되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아주 추상적인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대략 이런 것이다. 초중등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교육을 받음을 통해 하나의 개체로서 사회와 역사 안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실현해 나가는 원초적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그 이후 사회로 나가서도 쉽게 좌절하지 않고 현실을 마주하며 각자 자신의 역할을 찾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나가게 되지 않을까.

 

나는 전리군 선생님이 중국 혁명 이후 1956년까지의 초중등 교육이 희망이 넘치는 분위기였다고 회고하면서 그 때 배양된 어떤 기질이나 정신이 평생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자신을 지켜주는 힘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인상 깊게 읽었다. 물론 1957년 이후 중국 사회는 질적 전환을 겪에 되고, 전리군 선생 또한 역사의 한 복판에 서서 현실을 대면하게 된다.

 

전리군 선생이 대학에서 강제로 퇴임하고 나서도 줄곧 놓치 않는 것이 초중등교육인데, 그것은 자신의 체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암튼 이런 추상적인 이야기가 현실에서 나름의 언어를 얻어 제시될 때, 민중은 교육으로부터 희망을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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