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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쟁

박현채 선생과 진영진 선생은 기본적으로 '조선전쟁'(한국전쟁)이 초래한 부정적 결과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취하고 있다. 물론 박 선생님은 이를 '시민전쟁'으로 규정한다. 기본적으로 냉전구조와 관련되는 문제인데, 일본의 친미적 우익정권과 대만 및 남한의 반공주의적 친미 신식민 정권의 성립을 초래하여, 일본의 '탈제국화'와 대만 및 남한의 '탈식민화'가 기층에서 대중적으로 내부적 모순의 논리에 따라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여기에서 김일성과 모택동의 오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내가 보기엔 당시 '식민성'에서 주어지는 주체성 회복의 과제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알려진 바대로 조선전쟁 발발 이전에 김일성은 이미 모택동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러한 오류는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중국의 대만 인식에는 여전히 이런 측면이 지속되고 있다. 그것은 홍콩의 현재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만약 홍콩의 상황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이후 어떤 전환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따라서, 당시 중국 대륙이 '반식민지'로서 상대적으로 가졌던 주체성의 강점으로 얻어낸 성과의 도식은 '식민지'였던 대만과 조선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었던 셈이다. 식민지의 탈식민화는 단순한 형식적 독립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단 극복 또한 마찬가지이다. 식민의 역사성을 전제하고, 분단/냉전이 초래한 물질/정신적 주체성의 차원에서의 후과를 면밀히 조사검토해서 이를 극복하는 방향에서 통일의 가능성도 찾아져야 할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서는 앞서 언급한 모택동과 김일성의 오류를 단순히 판단의 오류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혁명과 북조선 혁명의 역사적 한계로 인식하면서 그 내부적 극복의 과제로 삼는 것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통일의 가능성이 진정으로 주어질 것이다. 이는 중국과 북조선의 사회주의의 역사적 의의를 평가하면서도 냉전 하에서의 굴절을 내재적으로 비판하는 관점이기도 하다. 아마도 중국의 '아시아' 부재의 문제는 이런 각도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난데 없이 '중화제국론'을 가져올 것이 아니라...

 

그런 맥락에서 왕휘 선생의 조선전쟁 발언은 다소 맹목적이다. 물론 이는 왕휘 선생님 뿐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훌륭한 중국의 지식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한계로 보인다. 한국에서 발표된 내용은 나중에 상당히 긴 글로 정리되어서 지난 해 12월 중문으로 발표되었는데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차분히 읽어봐야겠다. 프레시안에서 간단히 보도한 적도 있다.

프레시안 보도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22313

중문 완결판 http://www.guancha.cn/wang-hui/2013_12_02_189811.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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