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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진 선생님의 의견을 우선 접수한다. 식민화된 지식사상 자체를 상대화하는 권역적/상호참조적 분석과 고찰 또한 다시 식민화된 언어문화 체계 내에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럴 때 바로 '조망'적 시각을 가능케 하는 '영어'의 장역이 필요한 것이다. '제3세계'를 매개하는 '영어'는 바로 이런 의미이다.
'영어'로 작성되지 않더라도, 그 맥락을 의식하는 글쓰기가 내게는 부족했던 것이다. 어쩌면 부족했다기 보다는 상호참조적 맥락에 더욱 충실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자체만으로는 여전히 한계적인 것은 분명하다. 어제 진 선생과 알랭 블로사 사이의 논전이 보여준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진 선생은 중국어적 맥락에서 중국어로 진행되었다면 내부적 맥락에 의한 왜곡으로 인해 전개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충분히 명료하게 아주 설득력있게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전개했다.
논문 심사가 잘 끝나고 여러 제안을 받게 되었다. 구체화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후속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 같다. 오히려 '한국'적 맥락에서 갖는 내 문제의식의 고립성과 위험성을 내가 너무 의식하면서 스스로 논문에 대한 의미부여의 정도가 너무 낮았던 것이 논문 자체를 더 밀고 나가지 못했던 원인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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