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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군과의 대화> 출간

갑작스럽게 집안 어른이 돌아가셔서 한국에 다녀왔다. 겸사 출판사에 들러 출판 계약을 했고, 마침 책이 나와서 우선 두 권 들고 왔다. <전리군과의 대화>(연광석/이홍규 엮음, 연광석 옮김, 한울). 주중에 시중에 나올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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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되살아난 지나支那

http://www.coolloud.org.tw/node/77815
 
인터넷 기사의 댓글을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대만 사회에 대해 더이상 인내심을 가질 수 없는 중국과의 통일 지향 좌파의 목소리로 보인다. 대만 사회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일종의 자포자기 같기도 하지만, 내심 정말 이 말이 맞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역사는 무정하니까.
 
 
天下大亂,越亂越好! 

臺灣亂象已現,跟隨全球右翼的群眾運動興起的趨勢,很可能逐漸烏克蘭化,將來也許會形成群眾鬥群眾的流血暴力。不過這是兩岸統一前必然出現的混亂,統一或許比想像中的快多了!天下大亂,越亂越好!

 

천하가 대 혼란이다. 혼란스러울수록 더 좋다!

대만의 난맥상은 이미 전세계적 우익 대중운동 흥기의 추세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같은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아주 높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아마도 대중과 대중간의 유혈폭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양안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출현할 수 밖에 없는 혼란이다. 통일은 아마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올 수 있다! 천하가 대 혼란이다. 혼란스러울수록 더 좋다!

 
게다가 정말 그것을 증명하려는 듯, '지나'가 다시 되살아났다. 남부에서 올라온 대학생의 팻말에는 총통 馬英九의 얼굴 사진을 배경으로 "지나의 천박한 짐승, 외래종은 꺼져라"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여기에는 '지나'라는 일본제국의 중국에 대한 타자화의 표현과 함께 그를 외부에서 건너온 '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인종주의가 이미 반세기 넘게 대만에서 함께 살아왔고 현재 대만 인구의 절반을 넘는 국민당 지지자 및 30%를 차지하는 '외성인' 대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는데 단순히 중국 대륙에 대한 적대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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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대만

 

1.

최근 대만과 중국 대륙 사이의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 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의 후속 협의라 할 수 있는 서비스무역협정 반대와 관련해서 난리도 아니다.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4/03/19/0601300100AKR20140319186000103.HTML

 

흥미로운 것은 대만에서는 이를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으로 파악하여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언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찬성하는 측은 한중 FTA에 앞서 대만이 중국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반대하는 측은 한미 FTA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그 교훈 속에서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을 전면재협상하라고 주장한다. 물론 전자가 현실적 담론으로 우위에 있고, 후자는 포퓰리즘적 담론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 사실상 양자는 공모관계인데, 대만의 양당 구조가 유지되는 핵심적 기제라 할 수 있다.

 

물론 중국 측은 경제적 측면 보다 정치적 고려가 앞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확한 분석은 안 해봤지만, 기존의 경험으로 볼 때, 중국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익의 측면에서 대만에게 양보하게 되어 있다고 본다. 중국은 이를 역사적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국내 정치'의 일부로 본다. 그 정도의 여유는 중국경제의 규모에서 볼 때 충분히 있다. 그리고 대만은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나는 이 여지를 잘 살리면 현재와 같은 대외의존적인 측면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데, 이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인듯 하다. 자유무역협정도 될 수 있지만 자립경제협정도 될 수 있는 것이 양자의 특수관계가 갖는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FTA와 비교하는 관점에서 보이듯이, 독립분리주의 '좌파'들에게 중국과 미국은 똑같은 '제국'이고, '자유무역협정'은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부터 이어지는 미국에의 종속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 그래서 '좌익담론'이 제시하는 '자유무역협정' 반대는 사실상 뒤로 숨게 되고, 결국 반중국적 독립분리주의 담론에 종속된다. 보편주의 담론이 어떻게 포퓰리즘 담론과 결합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중국은 대만 자본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데, 대만 자본은 미국에게서 얻던 것을 중국에게서 똑같이 얻으려고 할 뿐, 대만 경제구조 자체의 질적 변화를 꾀하지는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대만의 진봐좌파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꼭 독립지향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보편주의적 프레임에서 보면 같은 결론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만 유학생들이 백악관 청원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고 중국과 수교한 3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미국이 보호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착각한다. 아마 미국으로부터 매해 사들이는 천문학적인 무기구입과 관련해서도 무기를 공급해주는 미국에게 감사한 마음일지 모르겠다.

 

2. 

대북台北시의 왕씨가족王家의 집이 재개발로 철거되면서 시작된 반철거투쟁이 2년만에 끝났다. 왕씨가 소송에서 연달아 십여 차례 패소하고 공사지연으로 인한 피소 및 가족 내부의 갈등, 운동단체와의 갈등 등으로 지난 주에 가족 중 일부가 직접 가건물을 철거했다.

 

왕씨 가족은 재개발 지역의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로 한화로 30억이상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상류층이었고, 재개발로 제시된 보상 금액도 상당액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 가족은 보상을 얼마를 해주든지필요없고, 살던 곳에 계속 살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본인의 건물을 포함해 지역 일대의 건물이 모두 철거된 뒤에도 가건물을 짓고 재개발 지역에서 제외하여 건물을 복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특이한 지향은 대만의 '도시개발피해자연맹'이라는 학생중심의 단체와 결합되어 2년간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투쟁을 계속하는 주된 동력이 되었다. 투쟁이 길어지고 사회적으로 일정한 동정여론(거품이 많지만)이 조성되면서, 개발자본은 공사지연으로 일정한 손실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철거된 다른 소유주들에게 주거 비용 들을 추가로 지불하게 되어, 이와 관련한 소송을 왕씨 집안에 제기하게 되었다.

 

나는 이 사건 발생한 시점에서 바로 이 운동의 문제점들을 조심스럽게 제시한 적이 있는데, 일종의 '문명/문화적 주거권'과 추상적인 반자본/반국가 담론이 결합되어 구체적인 모순을 왜곡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는 점이 핵심적 내용이었다. 재개발은 모두 토목건설 회사의 이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는 허황된 전제가 있었고, 그것은 왕씨 가족과 같은 문명/문화적 주거권과 결합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지지하거나 동정했던 '다음 번엔 내 차례'라고 생각했던 이들은 아마도 왕씨와 유사한 계급적 기반을 가진 토지/주택 소유주들이었을 것이고, 그들은 겉으로는 '대의'에 동의하는 것 같지만 사실 소유권의 보존을 더욱 확실히 보장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걱정이 기우였음이 판명나자 별 관심이 없어졌던 것이다.

 

아마 가장 큰 문제는 이 운동에 '철없이' 결합한 수많은 대학생들과 운동단체들에게 있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어떤 '지도력'도 발휘하지 못했던 사회운동 전반의 무능도 지적될 수 밖에 없다. 

 

3. 

두 가지 사건에서 보면 대만이 처한 곤경이 상당히 심각함이 감지된다. 특히 젊은이들의 사상적 공백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자신과 사회의 역사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그로 인해 현실의 모순에 대해서도 피상적인 접근 방식을 보이고, 엘리트주의-포퓰리즘의 핵심적 동원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난맥상은 어떤 측면에서 역설적으로 지적 사유의 심화를 추동하는 것 같기도 하다. 대만의 '주변성'이 갖는 패러독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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