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살인

이게 살인이 아니면 뭐가 살인일까?

 

국가 폭력에서 특히 무서운 점은, 이 폭력배들이

자신들은 대중들의 '대항폭력'에 맞서 '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공직자/공무원'으로서 '정당한 법 집행'을 했을 뿐이라며 스스로의 정당성을 확신한다는 점이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기에 책임이 없다고 변명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

'법은 법이다'라는 주문을 되뇌인다.

하지만 역사적 비극과 그에 대한 반성을 거치면서, 우리는 알게 되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잔혹 중 하나였던 유태인 학살이

철저히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그 집행자 중 한 명이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자신은 국가가 합법적으로 부과한 의무에 충실했을 뿐이므로

무죄라고 스스로를 변론했다는 것을.

사고(思考)와 저항 없이 법에게 바치는 절대적 복종,

그것이야말로 가장 거대한 악의 뿌리라는 것을,

자유주의자들이 페스트처럼 싫어하는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것을.

 

"이번 사고가 과격 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청와대 부대변인이라는 작자의 개소리나,

"우리는 임무를 다한 것 뿐"이며

"이런 말하면 또 욕먹겠지만 정의가 없는 사회인 거 같다. 우리 편은 어디에도 없다"

며 '절규'했다는 특공대원 S 씨의 말을 듣자니,

우리 나라 지배 계급들과 그 집행자들에게 새삼스레 절망감이 든다.

사람을 죽였으면 그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단 죄책감을 느끼고 입을 닥쳐야 하지 않을까?

뭐 좀 도덕적인 얘기긴 하다. 정치란 그런 게 아니겠지.

 

그렇긴 한데도, 이 바닥을 모르는 우리 나라 지배 계급들

(물론 이건 전용철, 홍덕표, 하중근, 허세욱 열사를 죽인,

더욱이 '분신'을 수단으로 한 공세에 굴하지 않겠다고 지껄인 노무현 부류들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의 윤리 수준을 보면, 참으로 환멸이 든다.

제발 입 좀 다물어라. 확 찢어 버리기 전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Posted by 아포리아

2009/01/21 15:07 2009/01/21 15:07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blog.jinbo.net/aporia/rss/response/40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aporia/trackback/40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133 : 134 : 135 : 136 : 137 : 138 : 139 : 140 : 141 : ... 176 : Next »

블로그 이미지

당연하잖아 비가 오면 바다 정도는 생긴다구

- 아포리아

Tag Cloud

Notices

Archives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274790
Today:
13
Yesterday: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