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유인원과의 산책, 사이 몽고메리

 

크리스티나 폰 브라운이 <히스테리> 에서 말하는 대문자 자아 Ich 와 소문자 자아 ich 생각나서 트랙백해둠.

 



개념의 혼란이 특히 심해진다. 나는 대문자 자아와 소문자 자아, 이 두 표현을 도입함으로써 가까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소문자 자아는 자신의 "불완전성"에 대한 의식, 앞에서 내가 말한 의식에 상응하는 자아를 의미한다. 이 자아는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떤 특정한 성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와 반대로 대문자 자아는 "완전성"의 환상에 상응하는 추상명사다. 대문자 자아는 전능하다. 무한의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남자인 동시에 여자이다 -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성이 없다. 이것은 소문자 자아와는 반대로 정신의 피조물이며 스스로 추상이 아닌 물질이 되기 위해서 소문자 자아의 몰락을 요구한다. 그 원천이 그렇게 추상적인데도 불구하고 대문자 자아는 실제의 모습을 갖춘다. 예를 들어 군대나 국가 또는 "대중"의 모습으로 말이다. 소문자 자아는 이들에게 종속되거나 혹은 그 속에 함몰돼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문자 자아는 거대한 사회조직체로만 물질화되는 것이 아니다. 소문자 자아의 자리를 대문자 자아가 차지해 버린 개별적 인간으로도 물질화된다. 대문자 자아는 하나의 이념이다. ...

 

*** 그녀들이 "과학(science)을 대문자로 시작하는 권위적인 과학(Science)으로 보는 것은 나로서는 소름끼치는 일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혹시 그녀들이 '여성'이었기 때문은 아닌지 고민해보기 ***

 

 

그리고 생각난 김에 메모해둠.

 

... 로고스는 정신을 강제로 "육체에서 떼어냄"으로써 "남자의 정신성"과 "여자의 육체성"이라는 대립을 창조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자연과 문화 등 여러 다른 대립쌍을 만들어냈다. 또한 이러한 대립쌍의 특징인 주종관계를 구축했다. ...

*** 모든 대립쌍은 대칭관계가 아니라 주종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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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6 10:48 2004/12/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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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건종 2004/12/06 11:2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데, 대문자 자아와 소문자 자아의 구별은 맨 처음 라캉이 만들어낸 개념이었던 것 같아. 맥락은 위와 비슷했던 듯.

    여성이었기에 권위적인 과학에 저항할 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엔 나도 동의.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반항의 의미와 무의미>, 푸른숲 에서 정신분석학적인 의미에서 여성이 어떻게 권력/권위에 저항할 수 있는가를 탐구하는데, 읽어보면 설득력있는 구석이 많더라. 근데 절판일 듯 ^^;;

  2. 미류 2004/12/06 18:3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반항의 의미와 무의미>는 자네가 선물했던 책이네. 같이 읽고 토론도 몇 번 하지 않았나 싶네만. 이번에 책 정리할 때 후배들 줘버렸네.

  3. ^^;; 2004/12/06 19:5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글쿤글쿤.^^;; 그런것 같더라니... 준이랑 했나 너랑 했나 가물가물하더라니...^^

  4. 미류 2004/12/07 02:2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허거걱... 어쩌다가 글쿤글쿤이라는 말을 입에 담게 되었소? 심히 어색하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