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님께

* 이 글은 미류님의 ['오갈 데 없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덧글을 달아주신 실무자님에 대한 답글입니다.  길어질 것 같아 트랙백했습니다.

실무자님, 사회복지시설의 실무자이신가요? 혹시 제 글이 님의 소중한 노동을 폄하하는 것으로 읽혔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시설이 문제시설이라는 의미로 '시설문제'를 다룬 것은 아닙니다. 작년에 3박4일로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시설에서 함께 지낸 적이 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생활교사들이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답니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시설에서의 인권침해 문제가 이어지는 것은 문제시설을 밝혀내고 폐쇄 및 시정조치를 하는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인가시설을 인가시설로 바꾸는 것도 시설에서의 인권침해를 끝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이 사회복지서비스의 공공성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빈틈을 노려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이 아닌 목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또한, 빈곤이 심화될수록, 각종 사회권을 박탈당할수록 시설로 쫓겨들어가는 사람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설정책 자체가 탈시설화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에 급급하지요.
시설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더욱 보람찬 노동을 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시설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사회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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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21:24 2005/03/1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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