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기획안 쓰는 숙제~

(두 개 해야 하는 건 아니었는데 이 기획은 조만간 해보고 싶은 거,

같이 하고 싶은 사람~!!! ^^)

 

1. 기획의 배경

 

○ 모든 사람에게는 살만한 집에 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사회의 주거권에 대한 인식은 매우 미흡하다. 주거권의 실현을 위한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집’의 의미를 환기함으로써 권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주거권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 일반적인 주거권의 내용은 시설, 설비, 환경, 입지 등으로 설명되며 이 안에서 다양한 정체성들은 고려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집은 ‘휴식’을 위한 공간이며 이를 위해 자연환경으로부터의 보호, 사생활의 보호, 쾌적한 주거환경, 일터나 각종 공공시설들과의 거리 등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점유의 안정성이나 적정한 주거비 부담도 중요한 요소다.

 

○ 그러나 이 내용들을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것들이 보인다. 일단, 집이 과연 휴식을 위한 공간일까. 집 안(안과 밖의 경계는 불명확하지만)에서 이루어지는 가사노동이나 보육, 간병노동, 감정노동 등은 여성의 집의 의미를 ‘휴식’을 중심으로 살펴보기 어렵게 한다. (물론 휴식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때 달라져야 할 주거권의 내용은 없을까.

 

○ 점유의 안정성은 주로 개발사업 등으로 인한 강제퇴거와 관련해서 설명된다. 그런데 여성의 점유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거대한 원인 중 하나는 가정폭력이다. 가정폭력은 사생활의 보호라는 맥락에서 주거권은커녕 인권문제로 자리잡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정폭력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이 점유하고 있던 공간에 대한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여성이 독립하고자 할 때 어떻게 주거를 보장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 적정한 부담 수준을 넘어서는 주거비는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 빈곤의 여성화가 신자유주의 시대에 두드러지는 경향이라면 주거비 부담에 대한 여성주의적 접근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또한 각종 주거지원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는 정상가족 중심성은 다양한 여성들을 배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성의 시각에서 평등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은 어떤 것일까.

 

○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으며 비슷한 고민들은 단편적으로나마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주거권이라는 관점에서 여성의 주거권과 관련된 문제들을 엮어낸 글들은 아직 보지 못했다. 따라서 다양한 여성들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 집과 관련해 겪는 문제들이 어떤 것인지를 모아보는 것은 구체적인 정책과제나 운동을 만들어갈 때 가장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여성의 주거권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주거권의 내용과 과제가 풍부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2. 전체 기획

 

○ 기획연재기사로 구성. 각 기사는 인터뷰 기사로 작성.
- 인터뷰 기사로 쓰는 이유는 개개인에게서 듣게 되는 이야기들을 가장 투명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임. 이 기획의 의도는 다양한 여성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와 곤란한 문제들이므로.

 

○ 첫 기사는 매체(광고)비평으로 함.
- 대부분의 아파트 광고들이 여성을 모델로 하면서 강화화는 이데올로기들을 분석하고 그것이 앞으로 다뤄질 인터뷰의 내용들과 어떤 연관을 갖는지, 혹은 여성의 주거권 문제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서술함.
- 이 기사는 일반적인 비평기사 형식일 수도 있고, 기획연재의 일관성을 위해 인터뷰 기사로 작성할 수도 있을 것임. (광고를 비평해줄 여성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 마무리 기사는 연재기사들에서 언급된 문제들을 여성의 주거권 관련 과제 중심으로 정리하는 기사로 함.
- 인터뷰만 늘어놓을 경우 주거권이라는 맥락이 불분명해질 우려도 있으며 이후 구체적인 연구과제나 운동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한 차례 정리하는 기사가 도움이 될 듯함.
- 형식은 역시 인터뷰일 수도 있고 대담, 혹은 일반 기사일 수 있을 것임.
※ 연재기획을 마친 후 정책과제를 중심으로 한 후속연재기사를 작성할 수도 있을 것임.

 

○ 본론을 채울 기사들은 다양한 경험을 아우를 수 있도록 구성함.
- 기획 단계에서 다양한 여성들로부터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음. 인터뷰어 섭외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가능한 한 풍부하게 여성의 주거권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

 

 

3. 기획연재 구성 가안

 

<여성, 천 개의 목소리로 집을 말하다>

 

1) 여성의 목소리가 아닌 아파트 광고들
- 위에서 말한 광고 비평

 

2) 전업주부에게 집은 어떤 공간일지
- 가사노동과 집
- 부부 1실에 대해 등

 

3) 비혼여성(30대 후반 이상)의 집 구하기
- 가족에게 얹혀살면서 겪는 불편함 혹은 어려움
- 집을 구하기 위해 시도한 것들과 좌절된 이유들 등

 

4) 레즈비언 청소년의 집 찾기
- 쉼터의 문제 등 주거의 경험
- 집을 구하기 위해 시도한 것들 등
※ 관련 활동가의 도움이 필요함

 

5) 정부의 주거지원 프로그램(청약? 전세금 대출? 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여성
- 현재의 주거에 대한 만족도
- 집을 마련하기까지의 어려움과 현재의 불편함 등

 

6) 임대료 수입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여성
- 거주하고 있는 주택 이외의 주택이 갖는 의미
- 임대료 수입의 의미와 다른 소득 마련에 대한 계획 있는지 등

※ 이건 사실 울 엄마를 염두에 둔 기사다. 하지만 울 엄마는, 내가 볼 때는, 임대료 수입이 꼭 필요한 지 모르겠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그래도 연금이 나오니까. 그리고 아무래도 나는 1가구 2주택은 좀 동의할 수가 없다. 그냥, 겸사겸사 엄마와 얘기를 나눠볼까 하는 생각. 전체 기획연재와는 좀 안 맞는 듯도 하다. 자꾸 나더러 돈 벌어 오라니까 한번 까놓고 얘기해보자는 취지? ㅜ,ㅜ

 

7)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온 여성
- 이전의 집과 나오게 된 과정
- 다시 주거를 마련하기까지 겪은 어려움 등

 

8) 20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집
- 집에 대한 고민
- 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이 있는지, 곤란한 점이 있는지 등

 

9) 성매매여성과 ‘집창촌’ 개발계획
- 거주하는 공간이 어떤 의미? 느낌일지
- 개발로 인해 느끼는 불안 등

* 전국의 내노라하는 ‘집창촌’들은 대부분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 곳은 성매매여성들에게 일터이기도 하지만 일부의 여성들에게는 거주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개 무허가 건물인 데다가 주거용 건물이 아니라 보상은 전혀 없다. 이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적절할 지는 모르겠다. 개발 자체를 반대하기도, 주거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부적절하다. 평택에서 만났던 한 여성은 거주하는 여성들이 꽤 되지만 개발에 대한 불안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성매매/성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성산업 안에서의 지위가 어떤지에 따라 여성들의 입장도 다양할 수 있다. 그런 걸 감안하면서도 얘기를 꺼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남는다.

 

10) 마무리 정리 기사
-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주거권의 내용
- 여성이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점들
- 제도의 문제점들 ; 최저주거기준(부부1실), 단신가구 배제, 여성에 대한 폭력(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과 주거의 문제가 만나는 지점들 등

 

※ 물론 중간 순서들은 특별한 의미도 없고 내용도 생각나는 대로 적은 정도임. 음냐. 기사를 같이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생긴다면 같이 많은 얘기 나누고 싶당.

 

 

4. 기사 작성 계획

 

○ 기획연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취재팀이 필요할 듯. (뜻 맞고 맘 모이는 사람들을 못 만나면 완전 꽝~ ㅜ,ㅜ)

○ 팀에서 기획연재 검토 및 기획안 확정 ;10월 초까지(위의 구성안은 진짜 가안임. 같이 쓰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서 다시 얘기해봐야지~)

○ 기사 작성 분담 및 인터뷰 진행 ;10월

○ 기사 연재 ;11월부터 (어디에? ㅡ,ㅡ;;)

 

※ 대략의 기획안이 나오면 주택정책 관련 자료들을 충분히 살필 필요가 있음. 그렇지 않으면 막연한 이야기들로 끝나버릴 우려도 있음. 개개인의 느낌들을 섬세하게 전하되, 현실의 문제점들도 투명하게 드러나는 기사가 되면 좋을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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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1:51 2007/09/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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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현 2007/09/10 12:1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 이거 좋겠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주거권, 새롭네요.
    나는 동거인이 있을때나 없을 때나, 며칠 친구가 머물다 가거나 간에
    집에서는 쉰다는 느낌을 갖기가 쉽지 않았어요
    늘 일에 쫓기다 보니 청소나 밥이나 빨래나 밀려있기 일쑤라서
    집이라고 간신히 기어들어가도 눈 앞에 할 일만 보이고
    맘대로 뒹굴뒹굴 할수 없던 그 심정...
    그리고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경우,
    결혼한 사람과 안한 사람, 혼자사는 사람과 동거인이 있는 경우에
    따라서 중개인이나 집주인들의 태도도 많이 달랐던 것 같고,
    집 구하는 사람의 직업과 옷차림에 의해 차별받은 경험도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듯, 기대하겠삼

  2. 미류 2007/09/10 13:4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재미있는 이야기는 그대에게서 나올 듯한데~ 혹시 기사를 쓰게 되면 현현도 만나봐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