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기 전에 ...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모든 운동이 이미 그 자체로 다른 세상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데에 동감(동의?) . 그래서 보기로 함.

보고나서는 ?  ^^;



이미 영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글을 써서 굳이 덧붙이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사실, '공장점거운동본부(이제는 이름도 가물가물 ㅡ.ㅡ)'의 전략이 새로운 세상의 시작의 전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고민은 사회주의운동의 오랜 역사 속에서 항상 존재했던 것이기도 하고 여러번 시도되었던 것이기도 하니까. 자본과 노동의 경계가 허물어질 듯도 하나 자본주의의 굴레 속에서 어느 순간 '조금 다른' 자본으로 기능하기도 했고...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모든 운동이 이미 그 자체로 다른 세상의 시작을 의미'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의미를 끝내 이어가려 한다면, 그리고 수많은 운동들이 그렇게 이어진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소리높여, 때로는 조심스럽게, 불러보는 '혁명'이라는 것이 단한번의 봉기로 이루어졌던 적은 없다. 우리가 서양근대사에서 보는 '혁명'의 시기도 한 시간 분량으로 기억해낼 수는 있을 지언정, 백여년에 걸친 변화였다.

 

카메라의 시선이 제목과는 달리, 노동자들의 질퍽한 삶을 비추며 sympathy를 이끌어내려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혹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러갔을 당시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눈물 한 스푼, 웃음 두 스푼 반, 부러움 반 스푼과 살짝 뿌려질 만큼의 아쉬움, 뭐 이런 것.

 

쨌든.

기억에 남는, 가장 감동을 받았던 장면은 공장점거의 시작이 되었던 봉제공장을 빼앗길 상황에 처하자 전국 각지에서 활동가들이 몰려와 함께 시위를 하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연대하기 위해 왔던 사람들이 모두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비정규직투쟁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품앗이로, 장기농성사업장 투쟁은 장기농성사업장 노동자들의 품앗이로, 그렇게 힘겹게 이어지는 모습만 보아온지 오래된 나로서는, 국회에서 공장의 노동자협동조합 소유가 인정되던 장면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추리고 추려 네 편만 보자고 마음먹었는데 결국 두 편밖에 보지 못했다. (여성전사들, 알고싶지 않은... 을 못 봤다. ㅡ.ㅡ) 폐막작을 먼저 보았기 때문인가? ^^;;

내년 노동영화제를 다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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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2 21:07 2004/11/2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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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류 2004/11/18 13:5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ㅎㅎㅎ 보기를 너무 잘했다. 밀린 일들 때문에 후달리기는 하지만 "다른 세상은 시작되고 있다!" 주말 지나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당.

  2. 미류 2004/11/18 17:1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참, 엔딩 음악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메인 테마였던 듯...
    오늘은 정말 혼자 노는 날이군... ㅡ.ㅡ

  3. 해미 2004/11/18 17:3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내가 7078 이구먼... 근디 우짠다냐.
    후원주점 티켓은 있어도 소용이 없는것을...ㅋㅋ

  4. 미류 2004/11/18 22:3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해미// 누가 댁 준다드나~ 7077번째 손님이 있으시다오.
    이제 후달리기 시작하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많이 후달리니까 영화보기를 정말 잘한 건지 쪼끔 의문이 들락말락 ㅡ.ㅡ 기필코 내일 새벽이 밝기 전에 마치고야 말리랏!!! ^^

  5. 미류 2004/11/19 00:1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배고프당. 저녁도 못 먹구 집에 갈 차비도 없구 ... 여기서 밤을 새우겠군. 여기는 처음인데... 정신도 하나도 없구... 쨌든... 힘내라, 얍!!!
    오늘은 이렇게 혼자 들락날락하면서 중얼거릴 듯하군. 아까 '출혈' 보면서 생각나는 것들이 넘넘 많았는데 글쓸라구 맘먹을 쯤엔 까먹을 듯하군. 으ㅏ앙

  6. 미류 2004/11/19 03:4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써야할 글들은 안 써지구... 영화 보고온 얘기 쓰고 싶당... 계속 배고프...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