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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회주의자다

[설탕듬뿍 꽈배기]
그는 사회주의자다


머리가 깨질 것 같네.
두 탕 뛰는 게 아닌데... 뭐 어쩔 수 없었지만...
어제 교육이 뭐였더라? 맨날 같은 이야기만 떠들어대니 이젠 무슨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겠어.
교육부장도 말이야, 시간 좀 잘 잡지. 어정쩡하게 끝나니까 대낮부터 술을 마시게 되잖아. 점심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저녁 빨리 먹는 셈 치자는 말을 해. 그것도 그렇고 어떻게 모이기만 하면 맨날 삼겹살이냐. 한 마디 하려고 했는데, 흐흐흐 안 하길 잘했지. 조직부장 거 괜히 나서서 찐따나 먹고. 회가 먹고 싶으면 지가 사던가. 나도 그 생각은 했지만 대놓고 맨날 삼겹살이냐고 하면 되나? 그런 때나 삼겹살 먹지 또 언제 먹겠어? 따지고 보면 맨날 먹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저 양반은 좀 굼떠. 나이를 많이 자신 것 같지도 않은데.
요즘은 기술도 좋아졌는데 꼭 저기서 차단기를 올려야 하나? 하이패스도 나오는 판인데. 돈도 빠져나가는 판에 그냥 직원들 차는 딱 인식해서 통과하도록 하면 되지 일일이 올리느라 바쁘고. 왜 회사에선 이런 걸 안 바꾸나. 사람이라도 바꾸던가. 저 양반이 파견이지? 거기는 노인네밖에 없나? 젊은 사람 앉혀 놓으면 한결 낫겠구만.
이런 문제를 딱 대놓고 얘기해야 하는데... 위원장이 지랄하겠지. 정규직으로 채용하지는 못할망정 짜르자고 할 수 있냐고. 하긴 그 말도 맞아.
그래도 젊은 놈이 낫지. 인사도 싹싹하게 할 테고.

 

이명박이 되고나선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네.
그런데 말이야. 얘네들이 이럴 줄 몰랐나?
찍은 놈들 잘못이지 뭐. 한 번 된통 당해야 다음 찍을 때 잘 찍지. 부자들한테 잘 할 것이라는 걸 몰랐다는 거야, 아니면 부자들한테 잘 하더라도 우리 좀 봐달라는 거야. 무슨 생각으로 찍은 거야? 이러니 나라가 이 모양이지. 하여간 조선놈들은...

가만있자. 아침에 마누라가 뭐라고 했는데... 머리 아프고 속 뒤집어지는데 뭘 하라고, 조잘조잘, 하여간 여자들이란.
뭐였지?
아, 맞다.
그 사람들 계약기간 다 됐다고 했지? 요즘 월세가 좀 뛰나? 십만 원 올리든지 나가든지 하라고 얘기하라 했지? 나가라긴 야박하게. 여자들은 꼭 같은 말을 해도 그렇게 한다니까.
십만 원이면 몇 부지?
그런 건 자기가 전화하지 좀...
하긴 월세도 시세에 맞게 올리긴 올려야 해. 옛날엔 그게 그렇게 서럽더니 집주인 말이 맞더라구. 세를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 그 돈으로 비슷한 집을 얻지 못한다고 했지? 맞는 말이야. 이 사람들도 지금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 터무니없는 집에 살 수도 있거든. 잘 알아듣게 이야기하면 되겠지. 영 아닌 사람들은 아닌 것 같지? 아니면 어때? 내 집에서 살면 내 말대로 해야지.
오전부터 전화하긴 그렇고... 이따가 퇴근할 때 하지 뭐.

점심은 뭘 먹나? 해장해야 하는데.
아니, 와인 지난 지가 언젠데 그 녀석들은 아직도 와인 타령이래.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긴 하더만 배 터지게 삼겹살 먹고 간 사람한테 와인 마시자는 건 또 무슨 경우람? 돈 자랑 하려면 양주나 한 잔 하던가.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니 좋긴 좋더라구. 녀석들 미안하긴 할 거다. 그래도 노조활동 하는 놈은 나밖에 없잖아. 그때는 평생 새우깡에 소주만 마실 것처럼 굴더니 다들 삐까번쩍한 차 몰고...
크크. 아가씨들은 허리띠를 본다고? 진짜 돈 있는 놈은 양복, 와이셔츠, 넥타이 뿐 아니고 양말 같은 것도 명품인데 양말은 얼마짜리인지 보기 어려우니 허리띠를 본다는 거지? 그래서 다들 자기 허리띠가 얼마짜리인지 따지고... 하여간... 삼십년이 지나도 모이면 그때처럼 논다니까. 웃겨.
살다가 허리띠 오십 만원 줬다는 놈은 또 처음 봤네. 애들한테 깐보이지 않으려고 허리띠에 오십 만원이나 쓰냐? 웃긴 놈이라니까. 옛날엔 꽤 했던 놈인데... 세월이 많이 가긴 했어.

이 양반은 어딜 또 가자는 거야.
강좌는 무슨 강좌. 이 나이에 한 시간씩 앉아서 강의 듣게 생겼나? 힘들어 죽겠구만 뭘 또 들으러 가자고. 간부가 무슨 대가리 채우는 사람인가? 하여간 빨갱이들은 모이면 위원회고 말만 많고... 나도 빨갱이 축에 끼는데... 크크크.

사회주의라... 좋지.
다들 잘 사는 게 좋은 거지. 당연한 말을 저렇게 길게 설명하나. 나도 좋은 차 타고 와인 먹고 다녔으면 좋겠다.
나눠서 공평하게 사는 게 맞지. 그거 모르는 사람 있나? 사장 놈들 좀 덜 먹고 나도 돈 걱정 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세상이 오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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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6 15시06분  미디어충청 칼럼


몇달 전 미디어충청에서 코너를 하나 맡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예전에 이주노동자와 관련해서 드문드문 글을 올렸드랬는데,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일이라는 것이 사실 백 가지, 천 가지 경우가 모두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이주노동자에 국한하지 않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라고 한다면 쓰겠다고 했다. 내 말에 답하느라 그랬는지, "그게 더 좋다"고 해서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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