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20대.

그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과

좌절감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그 20대의 한 가운데에서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남은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지만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나는 25년 동안 경주마처럼 길고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우수한 경주마로, 함께 트랙을 질주하는

무수한 친구들을 제치고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 달려가는 친구들 때문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소위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나를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 서서 이 경주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통과시켜 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너의 자격증 앞에 나의 자격증이 우월하고

또 다른 너의 자격증 앞에 나의 자격증이 무력하고,

그리하여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 질주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제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앞서 간다 해도 영원히 초원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 또한 나의 적이지만 나만의 적은 아닐 것이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임을 마주하고 있다.

대학은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되어 내 이마에 바코드를 새긴다.

 

국가는 다시 대학의 하청업체가 되어,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2년간 규격화된 인간제품을 만들어 올려 보낸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피라미드 위쪽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이 변화 빠른 시대에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는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전문과정에 돌입한다.

고비용 저수익의 악순환은 영영 끝나지 않는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세계화, 민주화, 개인화의 넘치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자격증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학습된 두려움과 불안은 다시 우리를 그 앞에 무릎 꿇린다.


생각할 틈도, 돌아볼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또 다른 거짓 희망이 날아든다.

교육이 문제다, 대학이 문제다라고 말하는 생각 있는 이들조차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공해서 세상을 바꾸는 '룰러'가 되어라,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 나는 너를 응원한다,

너희의 권리를 주장해. 짱돌이라도 들고 나서!

그리고 칼날처럼 덧붙여지는 한 줄,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큰 배움도 큰 물음도 없는 '대학大學'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

우정도 낭만도 사제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순수한 시절 불의에 대한 저항도 꿈꿀 수 없었다.

아니, 이런 건 잊은 지 오래여도 좋다.

그런데 이 모두를 포기하고 바쳐 돌아온 결과는 정말 무엇이었는가.

우리들 20대는 끝없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이대로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우리 젊음이 서글프다.


나는 대학과 기업과 국가, 그리고 대학에서 답을 찾으라는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깊은 분노로. 그러나 동시에 그들의 유지자가 되었던 내 작은 탓을 묻는다.

깊은 슬픔으로.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을 용서받고,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만을 키우며 나를 값비싼 상품으로 가공해온

내가 체제를 떠받치고 있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이 시대에 가장 위악한 것 중에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 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는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자유의 대가로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도전에 부딪힐 것이고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삶의 목적인 삶 그 자체를 지금 바로 살기 위해

나는 탈주하고 저항하련다.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고, 행동한 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학비 마련을 위해 고된 노동을 하고 계신 부모님이 눈 앞을 가린다.

'죄송합니다, 이 때를 잃어버리면 평생 나를 찾지 못하고 살 것만 같습니다.'

많은 말들을 눈물로 삼키며 봄이 오는 하늘을 향해 깊고 크게 숨을 쉰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덕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균열은 시작되었다.

동시에 대학을 버리고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이제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음 싸움을 앞에 두고 나는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2010년 3월 10일 김예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자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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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6 14:28 2010/03/16 14:28

편할 날이 없다!!!

from 노동운동 2010/02/16 15:43

명박이 땜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특히 노동자들은 더욱 그렇다.

명박이 시대에 노동자들의 삶은 '생존'을 위한 삶 그 자체다.

일단 생존해야 한다.

명박이가 노동자들의 삶을 쌍끌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앞으로는 노예처럼 죽어라 일만하고 주는 것만 받아 먹어라!

이런 상황이다.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몰렸는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자중지란이다.

분열이다.

단결은 그저 공허한 구호뿐이다.

이떻게든 자신이 속한 세력의 확장에만 골몰하다.

자신들이 속한 세력이 제일 잘난줄 안다.

그래서 자신들 뜻대로 해야 한다.

안되면 조직을 깨면된다.

 

명박이 앞에서 이게 무슨꼴인가?

죽기 살기로 단결해서 덤벼도 될까 말까인데...

점점 회의가 든다.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답답하다.

이러다 정말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나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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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15:43 2010/02/16 15:43

명박이 땜에 못살겠다고 하는데...

세상은 거꾸로 가고...

 

나도 거꾸로 한 번 살아 볼까나???

 

암튼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특히 명박이 조심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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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11:05 2009/12/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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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12/16) 경향신문에 '철도노조 파업 유도' 관련 기사가 떳다.

지난 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가 유사한 공기업노조 파괴를 위한 정권차원의 공작...

이번에는 구체적 증거까지 나왔다.

99년에는 진형구 검사라는 놈이 취중에 한 발언으로 구체적 증거가 없어 상당한 논란이 있었었다.

하지만 이번엔 구체적 문건까지 나왔다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드디어 터질것이 터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파업을 어떻게 파괴하고 궁극적으로는 노조 자체를 무력화하고 파괴하려는지...

자본과 정권은 늘 그래왔듯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자본과 정권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얘기하고 노사평화를 주장하지만 모두가 기만이고 거짓임이 드디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다.

저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노조없는 세상,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는 세상과 사회라는 것.

그런 저들에게 대화와 평화는 그저 치장에 불과한 것이다.

진정성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저들에게 바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경총과 노동부를 끼고 3자 야합을 해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3자 야합!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결코 노동자들을 위한 조직이 되기에는 너무도 먼 한국노총.

오로지 상층관료들의 출세수단으로 전락한 조직...

현장의 조합원들은 그저 그들의 출세를 위한 대상일뿐이다.

그저 희생양일 뿐이다.

 

아무튼 철도노조의 파업유도 공작은 단순히 철도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공공부문 노조들의 문제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전체 노동운동의 문제일 것이다.

자본은, 정권은 늘 그들방식으로 그렇게 최선을 다해왔다.

어떻게 하면 노동자들을 말 잘 듣는 노예로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노동조합은 무력화하고 파괴할 것인가, 더 나아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삭제할 것인가...

결코 자본과 정권과 타협할 수 없는 것...

복수노조 허용과 창구단일화,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로 인한 투쟁이 한창 진행중이다.

딴나라 당이 지배하는 국회에서 지금 통과될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코 이번에도 그냥 앉아서 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노동기본권 보장되고 확장되는 방향으로 노동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거꾸로 가는 노동법, 결코 인정해서도 국회에서 그냥 통과되도록 놔둬서는 더욱 안된다고 생각한다.

결코 다른지 않는 투쟁이 될 파업유도 사건과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

모두가 노동기본권의 침탈에서 시작된 것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노동기본권을 오로지 자본과 정권만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이 사회다.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것,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은...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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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10:53 2009/12/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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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다..

from 일상에서 2009/08/27 10:58

한동안 망설였다.

이 블로그를 어떻게 할까...

좋은 세상이 오면 다시할까???

아님 그냥 푸념이나 늘어놓으며 계속할까...

아직 결정 못했다.

버리기는 아깝고 계속하자니 뭐 딱히 계속할 이유가 떠오르지 않고..

앞으로도 자주 방문 못할 것 같다.

뭐 적당히 타협하는 정도라고 할까???

버리지도 않으면서 매일 하기는 그러니까...

 

암튼 요즘 내 표정이 바뀌었다고 누군가 그랬다.

전에 하고 비교해서 많이 굳어 있다고..

수석, 직대 이런거 거치면서 많이 힘들었냐고

왜 그렇게 표정이 굳어있냐고 그랬다.

난 아니라고 했지만...

바뀐거 없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뭔가 변화가 있었던게 분명하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나는 그대로 인거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른 모습이 보이나 보다.

내가 좀 표정관리가 안되긴 하는데...

힘들어도 그렇지 않은척 잘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좀 힘든시기는 힘든시기다.

모두가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워낙 소위 정세라는 것이 그러니까...

제대로 되는 일 하나 없고 힘든일, 어려운일만 잔뜩 생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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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10:58 2009/08/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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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 내일 이후는???

from 일상에서 2009/04/14 16:15

오랜만...ㅋㅋ

블로그야 미안 ㅎㅎ

오늘은 선거 마지막날...

내일 결과가 사뭇 기대된다.

모두들 그런다.

당선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

안팎이 모두 문제이기 때문이다.

밖으로는 MB가 안으로는 소위 NL이...

참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그래도 어쩌랴...

당선되기 위해 나왔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겠죠???...

떨린다.

내일까지 기다린다는 것이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나가는 것 같은 기다림이다.

음...지나친 상상??

어제까지는 시간 잘 갔는데..

이제부터는 시간이 잘 안갈 것 같아 ㅎㅎ

내일 유세도 걱정이다.

난 대중앞에 서면 하예지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할 수 있을지..

 

한마디...

현장에서는 별다른 대안과 전망을 못찾고 있다는 거.

자본과 2MB의 공격은 매우 거센데...

그래서 현장은 매우 어려운데...

어떻게 대응할 지...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으로 안되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

좀 더 큰 힘으로 밀지 않으면, 투쟁하지 않으면 2MB 끄덕도 않는다는 거.

내일 이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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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16:15 2009/04/14 16:15

2009년!

뭔가 불길함이 몰려온다.

죽기살기로 덤벼도 될똥말똥 할듯한 위기감...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본능이 발동한다.

암튼 잘 살아남자!

그게 2009년의 모토가 될 듯 하다.

당연히 건강해야 하고, 좋은 일도 많아야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을 듯 한 2009년.

그래도 모두들 행복하시라!

그리고 무조건 살아남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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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9 08:56 2009/01/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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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이 가고 있다.

고통의 한 해가 가고 있다.

촛불의 희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제위기가 덮쳤다.

그리고 모두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이 경제위기의 끝은???

노동자들은 잔뜩 움추려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전혀 노동자, 서민들의 고통은 생각치 않는다.

오히려 좌파니, 뭐니 하면서 노동자, 서민들의 고통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오히려 경제를 죽이고 있는 이 정부의 정책은 이미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더 이상 이런 정부를 인정할 수는 없다.

오로지 부자, 힘있는 자만을 위한 정부를 어떻게 가난한 서민들이 이해할 수 있으면 인정할 수 있는가..

그래서 슬프다.

뭔가 즐거운 기억을 안고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슬픈 기억만 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촛불 민심을 무참하게 짓밟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강행할 때 이미 이 정부의 본질은 다 까발려 졌다.

전혀 국민, 서민을 위한 정책, 경제살리기를 하지 않을 것임을 말이다.

소수의 부자만을 위한 정책, 경제살리기를 할 것임을 이미 알아 차렸다.

그렇기에 더욱 슬프다.

지금 연말은 너무 가라앉아 있다.

새해는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다.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정확할 것이다.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변화시켜야 한다.

그럴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힘을 만들 것인가?

그것은 바로 노동자, 서민들에게 달려 있는 것 아닌가?

어떻게 힘을 만들어 갈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정부의 정책을 중단시키고 진정 서민,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가져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강력한 힘, 그리고 저항, 투쟁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2009년 새해에는...

새해에는 모두가 행복하고 기쁨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모두가 건강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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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6 14:02 2008/12/26 14:02

지난 12월 1일 공공노조 창립2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그 기념식에서 공공노조 위원장의 기념사가 있었다.

그 기념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지금의 노동운동에서 특히 더 그랬다.

그 전문을 아래에 싣는다.

 

<공공노조 창립 제2주년 위원장 기념사>


1980년대 노동을 체험하면서, 당시의 시대상황을 정면에서 투쟁으로 돌파하려 했던 무수한 노동자들이 이젠 50줄에 접어들어 부모와 자식에 대한 마지막 책임을 다하려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30여 년 전의 긴급조치와 계엄령, 그리고 통금을 체험하진 못했지만, 개방과 경쟁의 이데올로기 사회에서 혼란해 하는 20대, 30대, 40대 초반의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훨씬 넘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우리 운동의 관성들이 어떻게 다가가고 있는지 우린 아마도 정확하게 꿰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불행하게도 지금 그들에겐 구심마저 없습니다. 민주노총의 결의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지 오래입니다. 15만 공공운수연맹 조합원들이 연맹을 구심으로 보거나 신뢰하지 않습니다. 공공노조 역시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이대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내말은 맞는데 네 말은 무조건 틀렸다”는 이 뿌리 깊은 불신의 파열음을 제거하지 않는 한 우린 노동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노동자들을 짓누르고 있는 패배주의를 극복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투쟁을 외쳐대도 이 불신과 분열을 단결로 돌려놓으려는 노력이 엿보이지 않는 한, 그 투쟁에 대한 희망을 기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15만 공공운수연맹 조합원 여러분!


공공노조는 36,000여 공공노조 조합원들만의 노조가 아닙니다. 공공노조는 공공운수연맹 15만 조합원들의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인정했고, 우리가 그렇게 결의했지 않습니까?


공공노조가 통합의 끈을 과감히 끊어버리면 우린 새로운 환경에 맞설 전열을 재정비 할 수 있겠지만, 보다 높은 단계의 산별운동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통합의 끈에 매달려 질질 끌려가면 전열을 재정비 할 기회마저도 놓치게 되고, 결국 지리멸렬하여 공공대산별운동을 10년 이상 후퇴시킬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노조는 보다 분명한 산별통합의 일정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전환을 위해 노력하거나 고민하지 않는 사업장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끝도 없이 위축되어 가는 공공부문의 노동운동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통합산별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전환일정을 제시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 2년간 공조직 집행단위들만의 논의로서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는 의견그룹들의 영향이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모입시다. 모여서 의견을 모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직 내 논의를 거쳐 통합산별노조 건설방침을 확정합시다. 우리 착한 지혜만을 모아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구심을 세워 나갑시다.



자랑스러운 36,000여 공공노조 조합원 여러분!


2년이 지난 지금 “공공노조의 사업이 조합원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는 지적이 저에게는 “한 게 뭐가 있느냐”는 따가운 질책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비판들이 있지만, 전들 왜 할 말이 없겠습니까?


2006년 11월30, 2007년 12월 말, 2009년 5월 1일로 변경되어온 산별 통합의 지연으로 공공노조의 사업은 실종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공노조는 지금까지 그 흔한 집회와 수련대회를 독자적으로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상징도, 깃발도, 투쟁복도 새로이 만들거나 통일시키지 못했습니다. 통합의 과정이라는 과도기에서 어쩔 수 없이 연맹의 일정이 우선 될 수밖에 없었고, 통합이 되면 그때 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선거제도를 비롯해 현실보다는 이상이 너무 강조된 제도들은 급기야 산별노조에 대한 불편과 불신의 근원으로 대두되었습니다. 투쟁사업장에 대한 집중대응은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는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일상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기도 했습니다.


고용보장과 임금과 근로조건이 기업의 책임으로 크게 전가되어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산별의식의 재고에는 현실적 벽도 높았습니다.


연맹 시절의 사업추진 관성을 탈피하지도 못했습니다. 산별다운 집행에만 의욕이 앞선 결과, 한발 한발 다가가려는 과정이 무시 되었습니다.


여전히 결의에는 진정함이 없었고, 참여에도 열정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지침은 남발되었으며, 조합원들은 그러한 결정과 지침에 신뢰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의 지도력도 문제였고, 임원도 채우지 못했고, 현장에서의 파견도 절대 부족했고, 지역본부와 업종본부라는 허리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해 지도집행력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그 결과 사업은 계획에만 머물렀고, 현장으로 파고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노조는 참으로 많은 애를 써 왔습니다.


우리 임원들, 그리고 사무처 성원들, 일밖에 몰랐던 지난 2년간 정말 고생들 많이 했습니다. 우리는 산별노조라는 자부심 하나로 어떤 투쟁의 현장에도 자랑스럽게 공공노조의 깃발을 들이 댔습니다. 이랜드 투쟁이 한창이던 시절 우린 빠짐없이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청계광장과 시청에서 촛불을 밝히고 온갖 여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고 이병렬 열사가 외친 공공서비스를 지키기 위해 우린 사회공공성 의식의 불모지인 이 땅위에서 수많은 공공성 의제들에 대해 전단을 만들어 뿌리며 목이 쉬도록 외치고 다녔습니다. 민주노총과 연맹의 집회투쟁에서도 우린 늘 어느 노조 보다도 커다란 결집력을 보여 왔습니다. 집에 들어와 TV를 켜면 늘 공공노조의 깃발은 화면을 압도했습니다. 언제나, 어느 지역에서나 우리의 깃발은 선두의 자리를 지켰으며, 그 모습은 우리들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 왔습니다.


한편, 우리 사업장에서는 파업투쟁이 봇물처럼 터졌습니다. 그럴 때 마다 지역본부가 중심이 되었고, 아름다운 연대로 승화시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 투쟁사업장의 요구는 어느 사업장이든 비정규조합원들의 고용보장과 차별시정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우린 단 한명의 조합원이 투쟁해도 끝까지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제 드러난 허와 실을 메우고 승화시켜, 공공노조의 조직을 혁신시켜 나아가려 합니다. 조직체계를 개선하고, 중앙의 권한을 조정하고, 선거제도를 비롯한 과도한 제반 규약과 규정을 개선토록 하겠습니다. 각종 위원회의 기능을 한시적으로 중집에 위임시키고, 복잡하고 불편한 행정업무도 개선하겠습니다. 임원과 사무처 성원들은 사업추진 방식의 과거 관성도 과감히 버려야 할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공공노조의 활동이 진정으로 조합원 가까이 다가가는 사업이 추진 될 수 있도록 모든 장애를 줄이고, 없애고,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눈 앞에 닥친 2009년은 냉혹하고 심각한 상황만이 가득합니다. 행동 말고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지금, 분열을 넘어 단결로, 통합산별노조의 시대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구심을 세워 나갑시다. 그래야 한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승리를 상상해 봅시다. 감사합니다.



2008년 12월 1일 위원장 이 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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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8 17:01 2008/12/08 17:01

조용하다.

속으로는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결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었던 10/27이 지나고 정말 조용하다.

마치 시한폭탄이 언젠가 터질듯한 그런 분위기???

 

방구 뀐놈이 성낸다고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일은 있는대로 다 저질러 놓고도 반성도 사과도 없다.

아직도 자신들이 잘났다고 아니 너희들이 잘못이라고 떠들어 댄다.

이런 x같은 놈들... 세상...

 

결정대로... 원칙대로 한 사람만 바보됐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난 아직도 노동운동이 망해가고 있다는데 한 표를 계속 던지고 싶다.

대공장 중심의 운동...정규직 중심의 운동...

그들이 중심이 되어 하고 있는 노동운동이 전체 노동자들 위해 비정규직과 중소영세 노동자들을 함께하는 것이라면 희망을 말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와 반대다.

비정규직을 외치고 있지만 비정규직이 배제되는 노동운동, 중소영세 노동자들을 말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권한도 소위 말해 말빨도 없는 그런 노동운동이 되어 버렸다.

대공장은 잘못해도 누구도 그들의 잘못을 얘기하지 못한다.

아니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이게 과연 정상이고 상식이란 말인가?

 

눈앞에 보이는 현실조차 제대로 인식못하는 그들...

이제 그들앞에는 죽음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죽음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아마도 조만간이지 않을까?

 

그리고 노동운동은 그 죽음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써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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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0 09:29 2008/10/30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