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구장 건설계획이 발표된 10월29일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혼란 속에서 박광태 시장과 광주시 관계자들은 돔구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명의는 다르지만 내용은 같은 플래카드들이 여기저기 내걸려 있고 광주시 및 자치구 홈페이지에 돔 구장 설명 자료를 공지하고 있다. 거기에 김윤석 경제부시장이 공무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고 한다. 여태껏 본 적 없는 열정적인 시정이다. 하지만 시민들과 야구팬들은 이런 모습을 보며 찝찝하기만 하다.
 

 사실 광주시가 야구장에 대해 조금만 공부를 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왜 반대를 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예만 들어보자. 돔 구장을 짓게 되면 그라운드에 인조잔디가 깔릴 가능성이 크다. 2004년 무등 경기장 경기장에 인조잔디를 깐 이후부터 2008년 신형 인조잔디로(필드 터프) 교체할 때까지 4년 동안 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타이거즈의 암흑기었던 1998년 부터 2000년까지의 승률보다 더 낮다. 또한 이 시기 많은 선수들이 부상당하며 경기력이 급감한 기억이 있는 야구팬들이 천연 잔디를 사용할 수 있는 일반 구장을 선호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돔 구장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야구 때문은 아닐 것이다. 야구경기와 함께 개최될 콘서트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돔 구장은 비싼 관리비로 인해 1회 대관료가 억대를 부른다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가수가 광주에서 콘서트를 하러 내려오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을까? 거기에 염주체육관, 문화예술회관, 김대중 컨벤션센터 등 다른 대체시설들도 많은데 굳이 돔 구장에서 공연을 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광주에서 돔 구장과 함께 계획되고 있는 신도시 개발은 또 어떤가. 최근까지 수완지구의 미분양율이 지역사회의 이슈 중 하나였고 광주의 인구수가 점차 감소한다는 기사가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광주시민들이 별 필요 없는 신도시 개발을 지지할 이유가 있을까?
 

 사정이 이러함에도 박광태 시장과 광주시는 돔 구장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돔 구장이 아니면 새 야구장을 짓기 힘들다고 시민과 야구팬에게 ‘협박’(?)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광태 시장은 사태의 본질을 너무 모르는 것같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답답하기만 하다.

 

신영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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