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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단꿈이다

추석연휴를 본가에 와서 푸짐하게 보내고 있다.

어찌나 감동에 감동이 밀려올 만큼 ..

 

2일 날에는 모두의 기대와 같이 사무실에서 탱자 탱자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적절한 시간이 됐다고 느꼈을 때 쯤 지난 30일 언니 생일에 찍었던 조카의 동영상을 편집했다. 다 가족회의를 대비한 아바지에 대한 선물이라..

 

3일에는 오전 10시 부터 예상치 못한 공짜 영어 강의가 생겨서 청강을 하러갔다가(음하하 ^^) 성남 지역 친구들을 만났다. 직장 잡고 결혼 준비에 바쁘고, 이제는 나이 먹었다고 자가용들 끌고와 얻어 타고 남한산성 닭집 촌에 가서 만났다. 예전 같으면 대학 근처 뭐 싼 술집 찾아 다녔을 테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들 된 상황인거 같다. 그 녀석들을 만나고 나니 내 사회적 나이가 느껴졌다..음.. 나..정말 이대로 살아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일찍 자리에서 벗어나 집으로 왔다. 가족회의 아닌 회의를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었기에.

 

4일 에는 7시만 되도 늦잠자냐는 인삿말을 건네는 부모님 덕분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 같이 먹고, 엄마와 같이 동네 도서관에 놀러갔다 왔다. 그리고 저녁 먹고 탄천 주변을 뛰는 운동도 좀 하고, 추석맞이 목욕도 하고, 욕실 청소를 신나게 했다.

 

이리 건전한 연휴가 또 있을 수 있을까.

 

5일에는 여지 없이 새벽 3시 부터 일어나 부산스럽게 움직이시는 부모님들을 뒤로 하고 느즈감치..(그래봐야 8시 ㅡㅜ) 일어나 집안 일을 도왔다. 게장 담그는 것도 돕고, 송편도 빚고 부침게도 만들고 식사도 돕고 낮잠도 자고 TV도 보고(OCN에서 닥터하우스를 방영하는 것을 발견.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체이스가 소아암 환자한테 뽀뽀해 줬다가 완전 변태 취급 당하는 기가막힌 장면 부터 보게 되는 쾌거를..) 그리고 외가 친척들이 온 관계로 잠시 다른 이들의 눈치를 피해 컴 앞에 앉았다.

 

꽤나 오래 전에 알았다가 연락히 끊긴 사람이 있다. 직접적인 선후배 관계도 아닌데 그 선배는 명절 때만 되면 안부 문자를 보낸다. 물론 그룹문자고 형식적인 문자지만 받을 때 마다 고맙고 신기했다. 그 핸드폰에서 지워지지 않았구나..뭐 그런..덕분에 답문자 보내면서 안부도 전하고 살아있음을 확인하기도 한다. 올해는 나도 그렇게 해 봤다. 핸드폰을 뒤져서 다 보내진 못했지만 안부 전해야 겠다는 선배, 후배 그리고 아는 사람들의 핸드폰 번호를 다 입력해서 보내 봤다.

 

하하..반응들이 재밌다. 왜 진작에 이렇게라도 연락하고 문자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들 만큼. 처음이라 이런 반응들인건가? 어쨋든  보내고 나니 기분 좋다. ㅋㅋ 가장 많은 반응은..

"살아 있었구나~"

"니가 왠일이냐"

문자로 옮길 수 없게 진지한 답문 자 등등...

 

약식 가족 회의결과는 긍정적이다. 내 선택에 대해 작은 오빠는 '관둬'라는 짧은 대답을 했지만 큰 언니는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라 답했고, 부모님들은 다시 한번 믿어 주마라며 내 어깨를 토닥여 줬다. 그리고 합의해야할 몇가지 원칙들을 정했다. 서울의 나의 집에 대한 문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조만간 해결될 듯 하다..

 

지금은 내가 처음 학생회 활동을 시작할 때와 같은 상황이다. 붙잡아 주고 잡아주는 사람없어도 한번 가서 덤벼봐야 겠다는 내 고집과 그리고 백지의 시간이 남아 있다.

올해도 내년에도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난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계속 주문을 외우고 있고, 그렇게 계속 주변 사람들에게 환기를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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