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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jinbo.net/camusian/?pid=71 에 이어서...)
아저씨는 눈을 꼭 감고 신음하고 있었다. 아저씨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말하길 캡사이신 스프레이를 정면으로 맞았단다. 난 아저씨를 붙잡아 시청광장에 세워놓은 정체불명의 설치물 (아무래도 오세훈이 바리케이드 대신 세워놓은거 같아...ㅡ,.ㅡ)에 기대어 앉힌 후 물을 찾았다. 마침 옆에 음료수와 닭꼬치를 파는 아저씨가 있어서 부상자가 있는데 물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얼은 생수 한병을 꺼내주신다. (ㅡㅡ;;; 섭씨 0도 이하의.....)
그걸로 아저씨 얼굴에 묻은 캡사이신을 먼저 닦아드리고, irrigation을 하는데 마침 누가 의료봉사단을 한분 데리고 왔다. 그분이 일회용 식염수를 꺼내는데 무전이 울린다. 4번출구에 추락 환자가 있는데 두피 열상이 있다고 한다. 중환일 것 같아서 '저 인턴인데요 이 환자 제가 봐드릴게요' 했더니 식염수를 주고 그쪽으로 후다닥 뛰어가신다.
응급실에서 하던대로 (line에 연결된 식염수 대신 얼음 생수를 졸졸 붓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 계속 씻어내자 아저씨가 눈을 뜰 수있게 되었다. 주위에는 기자도 있고, 아저씨 뒤에 서 있는 바람에 캡사이신을 피한 여자분이 연신 불빛을 비춰주고 있었다. (핸드폰 불빛이었던 것 같다) 아저씨는 '고마워요' '미안해요'를 계속 반복하신다. 나도 '뭐가 고마워요' '뭐가 미안해요' 하고 매번 대꾸하다가 '저놈들이 미안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저씨 대신 주절주절 경찰들 욕을 했다. 아저씨가 '아이구 그래도 이렇게 봉사하러 나오시니 얼마나 고마워요..' 하시길래 '아저씨 저 봉사하러 나온거 아니에요. 시위하러 나왔어요. 그리고 시위하는 분들이 봉사하러 나오는 분들보다 더 고마운 분들이에요.' 했다.
아저씨는 눈을 깜빡깜빡 하시더니 신이 나서, '어, 이제 괜찮다! 이제 이길 수 있겠어~!' 하신다. (참 성격도 밝으시지... ㅡㅡ;; 경찰 욕 한번 안하시고 ㅋ) 아저씨한테 얼음물 때문에 추우시니까 젖은 옷부터 말리시라고 신신당부를 하는데 들은건지 못들은건지 아저씨는 연신, 이제 이길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시며 인파 속으로 들어가신다.
아저씨가 가시고, 주변에 모여있던 사람들과 서로 조심하시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캡사이신은, 일단 맞으면 씻어내야한다. 얼음물이라도...
엇... 그러고 보니 물값 안드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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