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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결혼식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나는 그의 결혼식에 사회를 보았다.

 

그는 고등학교때 같은 반이었고 같은 대학을 진학했다. 1학년때는 잠시 동거했고, 순박하게 전교조 노래패 동아리 활동을 잘하고 있던 녀석을 꼬셔서 학생회에 발을 딛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녀석의 인생은 꼬였다. 소위 말하는 빨갱이로 그는 다시 태어났다. 그의 학생회 건설과정에서 정책을 맡았던 나는 그가 학생회장이 되는 학생회의 슬로건을 과감하게 '학생전사'라 이름붙였다. 그후 그는 진짜 전사가 되었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투쟁했다. 그는 어떻게 투쟁해야하는 지를 실천으로 보여준 훌륭한 동지였다.

 

졸업하고 운동의 판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그 친구는 전공을 살려 수학교사가 되었고 전교조 조합원으로 다시 운동에 복귀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가 결혼했다.

그의 결혼식에 사회를 보면서, 그 보다 6년이나 먼저 결혼해서 다섯살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는 나는 묘한 감정이 울컥 솟았다.

 

마치 다 큰 아들녀석 장가보내는 아비의 마음이랄까.. 글쎄 울 아들이 다 커서 장가가면 아마 비슷한 감정이 생길까? 어쨌던 수십번 친구들의 결혼식 사회를 보았지만 왠지 모른 감동이 있었다.

 

결혼은 '동지적 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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